손목시계에 TV, 거짓말 탐지기 등을 접목한다면...
6. 차별화되는 색다른 상상을
‘롤렉스’ 같은 스위스 손목시계를 차는 것이 부의 상징이던 시절이 있었다. 일본의 SEIKO, CITIZEN 같은 회사들이 고급 시계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디지털 시계가 등장하면서 스위스 시계산업은 큰 위기에 빠졌다.
당시, 스위스 은행은 향후 스와치 그룹의 회장이 된 니콜라스 하이에크에게 시계회사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는데, 이 사건은 시계산업을 크게 바꾸게 된다. 즉, 하이에크는 ‘시계가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구가 아닌 패션 그 자체’라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함으로써 스위스 시계 산업을 부활시켰다. 그가 없었다면 손목시계는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골동품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손목시계에 대한 상상은 섹시함과 냉철함을 겸비한 제임스 본드가 활약하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죽느냐 사느냐’ 편에서는 강력한 자성으로 수저를 끌어당기고, 발사된 총알을 빗나가게 하며, 강력한 회전 날로 손을 묶은 밧줄을 끊는다. 여러분은 어떤 상상을 하겠는가?
스위스 ‘보르고(Borgeaud)’ 사는 색다른 상상의 일면을 선보였는데, 손목시계에 인디언의 점성술을 접목했다. “Panchang”이라는 이 시계는 하루 중 가장 불길한 90분을 알려준다. 불길한 징조를 의미하는 암흑성이 지평선 위로 나타날 때, 시계 우측 하단의 표주박 모양을 갈색으로 바뀐다.
이처럼 색다른 상상을 하는 방법 의외로 간단하다. 흔히 ‘강제연결법’이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관련이 없어 보이는 개념들을 찾아, 주제와 강제로 연결시켜보는 것이다. 어릴 적, 필자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검은 고양이'를 쓴 소설가 애드거 앨런 포는 사전을 뒤적여 단어 하나를 고른 뒤, 그것을 소재로 작품을 썼다고 한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보자.
휴대용 거짓말 탐지기가 판매 중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손목에 차는 형태로 전기피부반응(galvanic skin response)을 이용하여 거짓말 여부를 판별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사랑하는 아내가 수 없이 반복하는 ‘자기, 나 사랑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까? 상상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다만, 젊은이들이 얘기하는 '밀당', 즉 밀고 당기는 재미가 사라질 것은 분명하겠다.
필자가 운영하는 포럼에서 '손목시계에 무엇을 첨가할까?'를 주제로 상상을 해 보았다. MP3, TV, 화상전화, 맥박체크, 사주궁합, 타임머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대부분 제품이 나와 있었다. ‘당신이 생각한 것은 남들도 생각했을 것이다’……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자신문 2009년 4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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