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QE시대 / 세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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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E3가 종료된 지금 시장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라는 단서가 붙는다. 

QE3가 시작되면서도 `새로운 화폐전쟁`이자 `근린궁핍화` 정책이라는 비난이 미국에 쏟아졌다. 결국 QE3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으로 판명됐다. 

실제로 2012년 9월 7.8%였던 미국 실업률은 올해 9월 5.9%로 2%포인트 가까이 내려갔다. 주가는 40% 넘게 올랐고 부동산 시장도 회복되면서 미국 자산가격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 10년국채 금리와 모기지 금리가 QE3 실시 전보다 더 높아졌다. 달러화가치는 양적완화 기간 중에는 주요 통화 대비 낮았지만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축소)이 시작된 이후에는 QE3 실시 전보다 오히려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적완화로 금을 사고 미국 달러화 자산을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실제 결과는 금 가격이 하락하고 주가가 급등하는 등 반대로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가 오른 것은 미국 경기가 성장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성장률이 3%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QE3 이전보다 1%포인트 이상 올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 강세에 대해서도 "미국이 셰일혁명과 함께 정보기술(IT) 신산업을 주도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양적완화를 실시한 선진국들은 톡톡한 효과를 봤다. 일본은 본격적인 양적완화(아베노믹스)가 실시된 2012년 12월에 비하면 실업률이 4.2%에서 3.5% 떨어졌고 주가는 77%나 상승했다. 통화가치가 39% 하락하면서 엔저효과로 기업들은 힘을 받고 있다. 영국도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한 2012년 7월 이후 실업률이 8%에서 6%로 떨어지고 선진국 중 가장 경제회복 속도가 빠르다. 

반면 양적완화를 실시하지 않은 유럽과 신흥국은 어려움을 겪었다. 양적완화가 인근 국가 경제를 빈곤하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지만 표면적으론 부정적이다. 유럽 경제는 높은 실업률과 낮은 물가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주축인 독일의 10월 실업률은 30일 6.7%를 기록했다. 일본의 2배에 근접한 수치다. 유럽도 이제 유동성을 풀어 유로화가치를 낮추고 디플레이션을 수출해야 할 판이다. 

신흥국에서는 `취약 5개국(Fragile 5)`으로 분류된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브라질 등이 피해자로 거론됐다. 이중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은 양적완화 축소에도 흔들리지 않았지만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은 최근 주가 하락과 통화가치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QE3의 숨겨진 패자는 한국이다. 한국은 양적완화 기간 자산가치가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40개 국가의 주가를 2012년 9월부터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한국 주가는 8% 상승에 그쳐 32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MSCI월드 주가지수는 30%나 올랐다. 

다른 통화들이 달러화 대비 가치가 대부분 하락했음에도 원화값은 오히려 10% 올랐다. 수출 중심 한국 경제에는 치명적인 셈이다. 

한국 경제가 QE3의 수혜를 거의 받지 못한 이유는 한국 내부적인 문제가 크다는 평가다. 

첫째는 2012년 하반기부터 한국 경제가 사실상 `스톱`됐다는 분석이다. 구조조정 지연과 함께 소비가 부진해지고 자산시장도 침체됐다. 둘째는 한국 경제가 중국 경제에 연동되면서 중국 경기둔화의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다. 미국 경제 성장에 따른 낙수효과를 거의 받지 못한 셈이다. 

[이덕주 기자 / 연규욱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7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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