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옐런…이제 관심은 `美 금리인상 시기`

`유례없는 금융실험` QE 종료
3분기 3.5% `깜짝성장` 조기인상 가능성
中·유로존 불안해 내년말까지 미룰수도


◆ 포스트 QE시대 / 세계경제 ◆ 

2012년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3차 양적완화(QE3)`라고 불리는 3차 국채매입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이전 두 차례의 양적완화와 QE3가 질적으로 다른 점은 실업률이 연준이 원하는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무제한`으로 돈을 푼다는 것이었다. 중앙은행 역사상 유례없는 금융실험이었다. 당시 세계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 충격으로 더블딥의 공포에 빠져 있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었으나 회복세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2년이 지난 29일 오후 2시 미국 연준 금리ㆍ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0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내놓은 성명서를 통해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3월 FOMC 정례회의 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 회복세가 연준 기대치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올가을께 양적 완화 조치를 마무리한다고 예고했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성명서에 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해 `양적 완화 종료 후 상당 기간 제로금리 유지`라는 선제적 안내 문구는 그대로 가져갔다. 고용ㆍ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에 접근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시장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왕 비둘기 재닛 옐런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시장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구나"라는 시장 분위기가 확산됐다. 

그런데 곧바로 반전이 일어났다. FOMC 성명서에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매파적 내용이 담긴 것. 그리고 매파적 기조로 전환된 배경에는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일단 미국 고용시장에 대한 연준의 평가가 크게 개선됐다. 성명서에 `견조한 일자리 창출`과 `노동자원 저활용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들어갔다. 연준은 한 달 전만 해도 유휴노동력이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성명서에는 유로존발 경기 침체 불안감, 중국 경기 둔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이들 대외 변수가 미국 경제 회복 모멘텀을 꺾을 만큼 대단한 게 아니라는 연준 시각을 내비친 것이라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의 양적 완화 종료 결정과 경제 환경 평가는 미국 경제에 대한 신임투표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이처럼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은 3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높게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적 완화 종료 결정 하루 뒤인 30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은 3.5%를 찍었다. 월가 예상치(3.1%)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유로존 디플레이션 위협 등 대외 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에도 미국 경제가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뚜렷히 보여줬다는 진단이다. 

또 연준은 최근 인플레이션 하향 압력은 일시적인 것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명서는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약세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적으로 떨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출연해 "노동시장 평가와 인플레이션 진단으로 볼 때 FOMC 성명은 생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출발점인 양적 완료 종료 선언으로 이제 시장 관심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의미하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쏠려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불안 속에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 말께로 늦춰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무르익기도 했지만 매파적인 FOMC 성명서와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서프라이즈를 내면서 내년 2~3분기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다시 무게중심이 맞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12월 FOMC 정례회의 때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가 삭제되면서 본격적인 출구전략 염려가 증폭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적 완화 종료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채권시장이다.
 이날 2년ㆍ5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일간 상승폭이 지난 3월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다만 금리 상승 압박이 이어지겠지만 채권시장에 패닉을 가져올 정도로 오름폭이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양적 완화 종료 후에도 연준이 4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만기 원리금을 재투자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7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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