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가 만든 `여왕의 생환`…4년 불황도 이겼다

`51% vs 49%` 겨우 300만표差,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연임
"개혁·변화 이끌겠다" 시장은 불안, 주가 급락…경제살리기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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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서 힘겹게 연임에 성공했다. 

26일 끝난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 중도좌파 노동자당 후보인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의 최종 개표 집계 결과 51.64% 득표율을 기록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48.36%를 기록한 중도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의 아에시우 네베스 후보를 가까스로 따돌렸다. 두 후보 간 표차는 300만표로 1989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치열한 선거로 기록됐다. AP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극심히 분열된 국가상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희망은 증오를 이긴다`를 앞세운 이번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노동자당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16년간 집권하게 됐다. 호세프 대통령 개인으로는 브라질 사상 연임에 성공한 세 번째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호세프 대통령은 재선이 확정되고 나서 "브라질 사회가 요구하는 큰 변화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2기 정부는 내년 1월 1일 시작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1947년 불가리아 이민자 출신 아버지에게서 1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불가리아 공산당 당원인 그의 아버지는 정치적 박해를 피해 브라질로 이주했다. 호세프가 젊은 시절 마르크시스트였던 것은 아버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으로 성공한 아버지 덕분에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낸 호세프는 17세 때 군사 쿠데타를 겪은 이후 사회주의자 길로 들어선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마르크시즘에 심취했다. 그는 1967년 브라질 사회주의자당 아래에 있는 조직이던 `노동자의 정치(The Worker`s Politics)`에 가입했다. 1969년에는 반정부 무장투쟁 조직인 민족해방사령부에 들어갔다. 3년간 수감돼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석방 후 그는 재기의 발판을 브라질 남부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찾았다. 1980년 포르투알레그리시에서 민주노동당 창당에 참여해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노동당 내부 문제에 염증을 느껴 당을 떠나 2001년 지금의 노동자당에 합류했다. 이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룰라 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 정무장관 등을 역임했다. 

그가 첫 대선에 출마했을 때 당시 지지율 80%라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던 룰라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 호세프는 그러나 재선에서는 고충을 겪었다. `룰라 효과`가 사라지고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브라질 경제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래 전망도 어둡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브라질 성장률을 0.3%와 1.4%로 각각 전망했다. 승리에 도취하기엔 너무 심각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호세프 정부에 대한 시장의 큰 불신이다. 

대선이 끝난 후에도 부정적인 흐름은 여지없이 나타났다. 일본 도쿄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라질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호세프 대통령 당선 소식 이후 7.9%나 떨어졌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증시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6%가량 급락하면서 5만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경제를 살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시장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호세프 대통령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하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기업 최고경영자를 재무장관에 기용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유무역협상(FTA)에도 과거에 비해 유연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표심에서 뚜렷이 나타난 지역 간ㆍ계층 간 갈등 구조, 불안한 치안 등도 호세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문수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59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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