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애써 키워놓으면 대기업으로 `메뚜기 이직`
中企도 처우개선 할수있게 납품 적정수익 보장해줘야
◆ 양극화 이렇게 풀자 ② 기업 ◆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핵심에는 '인력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 대기업에는 '스펙 뻥튀기'를 해서라도 들어가려 하고, 중소기업은 문을 활짝 열어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한 인사 담당자는 "입사 지원자 중에는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것을 진정한 취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청년 인재들이 대기업만 바라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종업원 5~9인 규모 소기업 월평균 임금은 222만원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447만원) 대비 50% 수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994년 '종업원 5인 이상 299인 이하' 중소기업 임금은 '300인 이상 대기업' 임금 대비 76.7%였다. 하지만 이 비율은 점차 떨어져 2002년 70% 밑으로 내려갔고 2010년에는 59.9%까지 떨어졌다.
급여 차이는 이직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원들이 이직하는 이유로 임금 수준 불만족(48%)이 가장 많았고 작업 환경 불만족(24.3%), 타 업종 근무 선호(24%), 유사 중소기업 스카우트(10.5%) 순이었다. 채용하기도 어렵고 이직도 심하다 보니 중소기업들은 늘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지방 기업일수록 상황은 더 안 좋다. 화성시 소재 금형업체 W사 대표는 "병역특례, 특목고나 마이스터고 인력으로 그나마 충원하고 있는데 이들도 얼마간 일하고 자리를 잡으면 더 큰 기업으로 가 버린다"고 하소연했다. 요트를 제조하는 P사 관계자도 "정규직을 채용하면 정부에서 임금을 지원하고 세제혜택도 준다고 하지만 장기근속하려는 사람 자체가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만큼 직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없는 것은 적정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 중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대기업 협력사들은 제대로 된 납품단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부가가치 높은 신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없다. 자동차 도금 전문 협력업체인 A사는 매년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더니 올해는 제로에 가까워졌다. 연매출은 30억원대인데 이익이 거의 없어 연구개발(R&D)은커녕 똑같은 제품을 찍어내기도 힘들다. 이 회사 대표는 "대기업에 꽉 잡혀 있다 보니 회사 운영은 이른바 '인건비 따먹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대·중기 생산액 편차는 2007년 25조9000억원에서 2013년 74조1000억원으로 3배가량 벌어졌다. 부가가치 격차도 2007년 중소기업이 174조7000억원으로 대기업 170조3000억원에 앞섰지만 2010년 역전된 뒤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한섭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불공정 행위, 경영자의 보수적 마인드,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 등으로 핵심 인력을 못 구한 중소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대기업과 격차는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주요 기업집단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 21.2%, 현대차 11.5%, SK 11.1%, LG 8.1%, 롯데 4.2%였다. 한국에 있는 전체 370만여 개 기업 가운데 300인 이상 기업은 0.1% 미만이다. 상위 0.1% 기업이 한국 기업 전체 매출 중 50% 넘게 차지한다. '99-88'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소기업 수가 99%, 중소기업 고용이 88%에 달한다.
[민석기 기자 / 정순우 기자 / 김정범 기자]
이처럼 청년 인재들이 대기업만 바라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종업원 5~9인 규모 소기업 월평균 임금은 222만원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447만원) 대비 50% 수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994년 '종업원 5인 이상 299인 이하' 중소기업 임금은 '300인 이상 대기업' 임금 대비 76.7%였다. 하지만 이 비율은 점차 떨어져 2002년 70% 밑으로 내려갔고 2010년에는 59.9%까지 떨어졌다.
급여 차이는 이직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원들이 이직하는 이유로 임금 수준 불만족(48%)이 가장 많았고 작업 환경 불만족(24.3%), 타 업종 근무 선호(24%), 유사 중소기업 스카우트(10.5%) 순이었다. 채용하기도 어렵고 이직도 심하다 보니 중소기업들은 늘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지방 기업일수록 상황은 더 안 좋다. 화성시 소재 금형업체 W사 대표는 "병역특례, 특목고나 마이스터고 인력으로 그나마 충원하고 있는데 이들도 얼마간 일하고 자리를 잡으면 더 큰 기업으로 가 버린다"고 하소연했다. 요트를 제조하는 P사 관계자도 "정규직을 채용하면 정부에서 임금을 지원하고 세제혜택도 준다고 하지만 장기근속하려는 사람 자체가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만큼 직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없는 것은 적정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 중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대기업 협력사들은 제대로 된 납품단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부가가치 높은 신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없다. 자동차 도금 전문 협력업체인 A사는 매년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더니 올해는 제로에 가까워졌다. 연매출은 30억원대인데 이익이 거의 없어 연구개발(R&D)은커녕 똑같은 제품을 찍어내기도 힘들다. 이 회사 대표는 "대기업에 꽉 잡혀 있다 보니 회사 운영은 이른바 '인건비 따먹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대·중기 생산액 편차는 2007년 25조9000억원에서 2013년 74조1000억원으로 3배가량 벌어졌다. 부가가치 격차도 2007년 중소기업이 174조7000억원으로 대기업 170조3000억원에 앞섰지만 2010년 역전된 뒤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한섭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불공정 행위, 경영자의 보수적 마인드,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 등으로 핵심 인력을 못 구한 중소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대기업과 격차는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주요 기업집단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 21.2%, 현대차 11.5%, SK 11.1%, LG 8.1%, 롯데 4.2%였다. 한국에 있는 전체 370만여 개 기업 가운데 300인 이상 기업은 0.1% 미만이다. 상위 0.1% 기업이 한국 기업 전체 매출 중 50% 넘게 차지한다. '99-88'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소기업 수가 99%, 중소기업 고용이 88%에 달한다.
[민석기 기자 / 정순우 기자 / 김정범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85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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