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둔화·제조업자급률 상승에 油價 하락 겹쳐

유화공장 밀집한 대산공단 상반기 對中수출 22%↓
기계·자동차부품 생산 中企들도 실적 악화로 고전


◆ 위기의 수출 / 시름 깊어지는 수출 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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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수출가격 하락으로 철강 수출의 수익성이 급락하자 최근 글로벌 수출 비중을 전략적으로 줄이기로 경영 전략을 변경했다. 중국산 덤핑에 맞서 저가로 수출 물량을 밀어내는 것은 회사 수익성에 큰 내상을 입힐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국내 철강 업계는 올해 초부터 7월까지 1835만5295t을 수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0.4% 물량이 늘었지만 수출금액은 149억6296만달러로 오히려 13.6%나 줄었다. 

충남 대산공단에 연산 110만t 규모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춘 롯데케미칼도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에틸렌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출 채산성을 맞추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에틸렌 가격은 지난 6월 t당 1400달러에서 하반기 수요 침체로 8월 말 현재 900달러 수준까지 35%가량 하락했다. 

에틸렌은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등의 기초원료로 '석유화학의 쌀'로 불릴 정도로 사용빈도가 높은 기초소재다. 국내 철강산업과 석유화학산업은 수조 원대 적자를 내고 몰락한 조선(선박) 분야에 이어 중국산 수출 확대, 글로벌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수출 경쟁력이 가장 빠르게 추락하고 있는 산업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회사 매출에서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에 달하는데 중국 경기 둔화와 제조업 자급률 상승, 수출제품 가격 하락이 맞물리자 최근에는 해외 직접 생산과 합작사업을 늘리는 사업구조 전환을 시도 중이다. 

다음달 완공될 예정인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유화단지 프로젝트를 비롯해 지난달 준공식을 개최한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합성고무공장,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2018년 상업생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LG화학,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석유화학 생산공장이 밀집해 있는 충남 대산공단은 대중국 수출(전년 동기 대비)이 지난해 12월 마이너스(-1.1%)로 전환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22.2%를 기록할 정도로 수출 부진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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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도 고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매출은 64조241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2.2%(8조9324억원) 감소했다. 특히 그리스 디폴트의 직격탄을 맞고 유럽지역 수출이 39.1%나 감소했고, 중국 수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샤오미, 하이센스, TCL 등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생산 비중을 높인 자동차, 반도체, 타이어 등 일부 업계는 그나마 수출 감소 충격이 덜한 편이다. 

국내 수출이 최근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수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국 경기가 급속도로 둔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 현지의 제조업 자급률이 상승하면서 중간재·소재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출을 중단한 국내 기업 가운데 중국 수출 비중이 28.6%로 가장 높았고 일본(12.9%), 미국(7.3%), 독일(6.9%) 등의 순이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로 중국의 수출이 늘면 국내 수출도 늘어나는 시대는 지났다"며 "조선, 철강, 부품, 유화 등 각 분야에서 사업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중간재 자급률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제조업 수출은 8.4%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자동차부품, 기계분야 중소기업들도 수요 둔화와 환율 변동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분말야금이라는 특수 공법으로 경량화된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A업체는 국내 완성차뿐만 아니라 북미 완성차 브랜드에 직수출하며 지난해 매출액 4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급변하는 환율 문제로 새로운 납품처로 유력했던 일본 자동차부품업체를 계약 직전에 놓치고 말았다. 원재료인 분말철 수입을 위한 수입자금을 마련하는 부담이 큰 데다 환율 변동 위험에 대한 회피수단도 마땅치 않아 자금 마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수출이 확대되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 업계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부문 수요 회복이 미흡해 위안화 절하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중국의 중간재 생산능력이 확대되면서 국내 수출 업체에 미치는 수혜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대영 기자 / 채수환 기자 / 전범주 기자 / 안병준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84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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