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 너마저…‘뉴노멀 시대’ 본격화

유럽불황에 엔저 겹쳐…수출증가율 최저
유가하락에 수입 더 줄어 ‘불황형 흑자’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중국 11월 수출 증가율이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처음으로 ‘뉴노멀’을 공식화한 데 이어 중국의 성장 드라이브가 한풀 꺾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세관 격인 해관총서는 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는 10월 증가율(11.6%)은 물론 시장 전망치(8.0%)에 비해서도 훨씬 낮은 수치다. 수입은 같은 기간 6.7% 줄어들었다. 이는 전월 4.6% 증가에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며 3.8% 증가할 것이라던 전문가 예상을 한참 빗나간 결과다. 

수입액 감소는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데 지난달 국제 유가가 20% 가까이 폭락해 수입액도 이에 비례해 줄었다. 원유뿐 아니라 철광석 석탄 등 중국 주요 수입 원자재의 지난달 수입 가격이 대부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목할 부분은 수출 증가율 급락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8% 안팎 성장을 예상했지만 4.7% 성장에 머물렀다. 우선 주요 수출시장 경기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정도로 경기 침체에 신음하고 있고,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구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위안화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양적 완화 정책으로 엔화 가치가 역사적 저점으로 떨어진 가운데 한국 원화도 약세를 이어가면서 중국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통화가치가 올랐다. 이는 전자 기계 등 업종에서 중국산 제품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실제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21일 전격 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 위안화 강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지정학적 요인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민주화 시위가 발생해 중국과 긴장 관계에 놓였던 홍콩 수출입이 7.7% 줄었으며 에볼라 바이러스 간접 영향권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수출입도 9.4% 줄었다. 중·일 관계 악화 영향으로 대일본 교역액도 0.7% 줄었다.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 월별 무역흑자 규모는 55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 증가보다 수입 감소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불황형 흑자’로 해석된다. 게다가 시진핑 지도부가 9일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7% 안팎으로 낮출 전망이어서 중국발 글로벌 경기 침체 염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후진타오 정부 내내 8%를 상회했지만, 올해는 7.5% 목표치를 가까스로 달성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수출 위주 성장 전략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텅페이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중국 거시경제 연구위원은 “11월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떨어진 것은 기준금리 인하와 유가 하락 영향으로 해석된다”면서 “중국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는 등 내수 경기를 부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안정 속 발전’이라는 뉴노멀 시대 가치에 맞게 인위적 수출 진작보다 내수 경기 부양에 힘쓰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 증시는 8일에도 급등세를 이어가 3000을 돌파했다. 

중국 증시 투자자들이 수출 증가율 둔화보다 금리 인하에 따른 내수 경기 부양 효과를 더 주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만원 기자 / 서유진 기자 / 김대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506178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