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차종별 희비


국제 유가 급락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연료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공격적으로 배기량이 큰 자동차를 구매하고 있다. 반면 뛰어난 연비로 고유가 때 각광받았던 일본 하이브리드차량(HV)이 유가 급락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지난달 팔린 자동차는 1710만대(연환산)로 11월 월간 판매 기준으로 2003년 이후 11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1월 예상 판매량을 1670만대로 내다봤지만 이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고용 창출이 늘어나면서 가계 자금 여력이 커진 데다 최근 가파른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부담까지 줄면서 소비자들이 그동안 미뤘던 자동차 구매를 늘린 것이다. 자동차업체들이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할인폭을 확 키운 것도 판매량 증가에 보탬이 됐다. 특히 시장은 11월 중 기름을 많이 먹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소형트럭) 판매량이 급증해 전체 자동차 판매 증가를 이끈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갤런당 휘발유 가격은 2.77달러로 2010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11월 한 달간 전년 동월에 비해 6.5% 증가한 22만5818대를 팔았다. GM 픽업트럭인 쉐보레 실버라도 판매량이 24% 증가해 판매를 주도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5만3672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4% 감소해 올 들어 처음으로 시장점유율이 4% 아래로 떨어졌다. 기아자동차도 4만493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반면 판매가 줄고있는 대표 차종은 하이브리드차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도요타 프리우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내년 1분기(1~3월)에 프리우스를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차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2만대 줄일 예정이다. 

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올여름부터 북미 시장에서 프리우스 판매량이 10~20% 줄고 있어 내년 생산량도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초 도요타는 지난달 수출용 프리우스를 1만1600대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25%나 줄어든 약 8800대에 그쳤다. 유가 급락으로 기름값 부담이 줄어들자 소비자들이 전기와 기름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 대신 성능이 뛰어난 가솔린차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우스는 아이치현의 도요타시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판매 감소로 공장 가동률도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320만대로 예상했던 국내 생산계획도 미달될 가능성이 커졌다.


프리우스는 죽을 쑤고 있는 반면 도요타의 픽업트럭인 ‘다코마’는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1~10월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215만대를 판매했다. 주 생산공장인 멕시코 공장은 판매 물량을 맞추느라 2교대에서 3교대 근무체제로 바꿨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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