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부진 와중에 전년비 영업익 11%↑
경영진 인센티브 `당근` 구조조정 `채찍` 병행
◆ 레이더 M / PEF 투자기업 17곳 지난해 성적표 ◆
#웅진식품은 2012년 3분기 '웅진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이익이 2012년 42억원 흑자에서 2013년 12억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그룹 법정관리에 따른 직원 동요로 영업망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12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아들인 뒤 웅진식품은 조직 재건에 나섰다. 한앤컴퍼니는 소니코리아와 한국보랄석고보드 등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던 최승우 씨를 웅진식품 대표로 선임하고 5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 대금을 바탕으로 대영식품, 동부팜가야 등 음식료업체도 잇달아 인수해 경쟁력을 높였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1812억원과 영업이익 81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옛 웅진그룹 계열사 시절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사모투자펀드(PEF)가 투자한 기업들이 뜨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등 국내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PEF 투자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내에 PEF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남에 따라 PEF들의 기업 '선구안'이 올라간 데다 기업가치 향상이라는 목표에 '올인'한 덕분이다.
9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이날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기업 중 국내 주요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코웨이 등 6곳), 보고펀드(버거킹 등 4곳), 한앤컴퍼니(웅진식품 등 3곳), IMM PE(할리스F&B 등 4곳) 등이 지분 20% 이상을 투자한 기업 17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매출액과 총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4%, 11.2% 늘었다. 주요 PEF 투자기업의 총매출액은 2013년 12조779억원에서 14조1836억원으로, 총영업이익은 1조1389억원에서 1조2667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국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들은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0.43%와 12.69% 감소했다. 국내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PEF 투자기업들은 대조적으로 성장했다.
이같이 PEF 투자기업들이 우수한 실적을 나타내는 '비결'로 업계는 PEF들이 기업 인수 후 기업가치 향상이라는 '한 우물'만 판 데다 애당초 투자기업 선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꼽고 있다.
이혁진 베인&컴퍼니 파트너는 "대부분 기업 오너나 경영자는 외형 성장 등 기업가치와 무관한 경영목표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PEF는 이익 창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기업가치 향상에 전념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진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위신, 체면 등 비금전적 목표에 대한 유혹에 빠지게 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반면 PEF는 10년 이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유혹에 빠질 여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업집단에서 벗어나게 됨에 따라 '계열사 위험'이 제거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PEF 관계자는 "기업집단에 속해 있을 경우 개별 회사 이익보다 계열사 전체에 대한 이익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웅진사태'로 그룹이 위기에 빠졌을 당시 알짜배기 기업이었던 옛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PEF들의 투자기업 선정부터 운영까지 실력 자체가 늘어났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전문투자자인 PEF가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기업의 사업 기회가 많다는 뜻"이라며 "PEF 출범 10년이 넘으면서 관련 경영능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진단했다.
PEF들은 기업 경영에 있어 '당근'과 '채찍' 전략을 병행하며 경영진의 기업가치 향상을 독려 중이다. 한 대형 PEF 대표는 "일반 오너기업 대비 경영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특히 경영 시스템이 취약한 중견기업의 경우 PEF가 매니지먼트 강도를 조금만 높여도 경영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채찍' 전략에 더해 경영진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등 'C레벨' 임원들에 대해 추후 PEF가 기업을 재매각할 경우 관련 이익을 일부 나눠 주는 계약을 별도로 맺는다"고 말했다. 김형섭 전 네파 대표가 네파를 2013년 4월 MBK에 매각한 뒤 지난해 초까지 대표직을 유지했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기업 임원 퇴직 연령대가 50대 초반으로 앞당겨지며 PEF가 활용할 수 있는 경영진 풀(pool)도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모건스탠리PE가 인수한 건자재기업 한화L&C가 대표적인 사례다. 모건스탠리가 임명한 한명호 한화L&C 신임 대표는 한화L&C의 경쟁상대이자 건자재시장 1위 기업인 LG하우시스 대표 출신이다. 한앤컴퍼니의 경우에는 아예 전 소니코리아 대표 윤여을 회장을 필두로 한 임원진 풀을 자체 보유해 인수기업에 임원진을 파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람 기자]
사모투자펀드(PEF)가 투자한 기업들이 뜨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등 국내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PEF 투자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내에 PEF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남에 따라 PEF들의 기업 '선구안'이 올라간 데다 기업가치 향상이라는 목표에 '올인'한 덕분이다.
9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이날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기업 중 국내 주요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코웨이 등 6곳), 보고펀드(버거킹 등 4곳), 한앤컴퍼니(웅진식품 등 3곳), IMM PE(할리스F&B 등 4곳) 등이 지분 20% 이상을 투자한 기업 17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매출액과 총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4%, 11.2% 늘었다. 주요 PEF 투자기업의 총매출액은 2013년 12조779억원에서 14조1836억원으로, 총영업이익은 1조1389억원에서 1조2667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국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들은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0.43%와 12.69% 감소했다. 국내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PEF 투자기업들은 대조적으로 성장했다.
이같이 PEF 투자기업들이 우수한 실적을 나타내는 '비결'로 업계는 PEF들이 기업 인수 후 기업가치 향상이라는 '한 우물'만 판 데다 애당초 투자기업 선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꼽고 있다.
이혁진 베인&컴퍼니 파트너는 "대부분 기업 오너나 경영자는 외형 성장 등 기업가치와 무관한 경영목표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PEF는 이익 창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기업가치 향상에 전념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진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위신, 체면 등 비금전적 목표에 대한 유혹에 빠지게 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반면 PEF는 10년 이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유혹에 빠질 여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업집단에서 벗어나게 됨에 따라 '계열사 위험'이 제거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PEF 관계자는 "기업집단에 속해 있을 경우 개별 회사 이익보다 계열사 전체에 대한 이익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웅진사태'로 그룹이 위기에 빠졌을 당시 알짜배기 기업이었던 옛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PEF들의 투자기업 선정부터 운영까지 실력 자체가 늘어났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전문투자자인 PEF가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기업의 사업 기회가 많다는 뜻"이라며 "PEF 출범 10년이 넘으면서 관련 경영능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진단했다.
PEF들은 기업 경영에 있어 '당근'과 '채찍' 전략을 병행하며 경영진의 기업가치 향상을 독려 중이다. 한 대형 PEF 대표는 "일반 오너기업 대비 경영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특히 경영 시스템이 취약한 중견기업의 경우 PEF가 매니지먼트 강도를 조금만 높여도 경영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채찍' 전략에 더해 경영진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등 'C레벨' 임원들에 대해 추후 PEF가 기업을 재매각할 경우 관련 이익을 일부 나눠 주는 계약을 별도로 맺는다"고 말했다. 김형섭 전 네파 대표가 네파를 2013년 4월 MBK에 매각한 뒤 지난해 초까지 대표직을 유지했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기업 임원 퇴직 연령대가 50대 초반으로 앞당겨지며 PEF가 활용할 수 있는 경영진 풀(pool)도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모건스탠리PE가 인수한 건자재기업 한화L&C가 대표적인 사례다. 모건스탠리가 임명한 한명호 한화L&C 신임 대표는 한화L&C의 경쟁상대이자 건자재시장 1위 기업인 LG하우시스 대표 출신이다. 한앤컴퍼니의 경우에는 아예 전 소니코리아 대표 윤여을 회장을 필두로 한 임원진 풀을 자체 보유해 인수기업에 임원진을 파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람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39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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