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수면제 치매 유발 부작용…비향정 멜라토닌 성분 각광

미래 불안감·모바일·커피까지…불면증 환자 증가율 美·日의 1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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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싫은 사람들이 많다. 행복감에 잠을 설치는 이들은 '수면장애'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 몸은 피곤해서 천근만근인데 잠을 못 자는 고통을 그들은 모른다. 직장인 김아연 씨(30)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그는 "밤에 2~3시간 잠들었다가 또 2~3시간 깨 있는 패턴을 반복하거나 아예 꼬박 새우기도 한다"며 "낮이고 밤이고 멍한 채 잠이 오지 않아 일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20일 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0년 33만6753명에서 지난해 48만7202명으로 급증했다. 5년 새 44.7%, 연평균 10% 증가율이다. 불면증 환자가 10명 중 1명꼴이라는 미국도 불면증 환자 증가율은 연평균 1% 정도다. 유럽, 일본이 0.5%대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취업 고민, 노후 준비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밤늦게까지 조명 등 다양한 빛에 노출돼 있는 한국인 활동 성향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불면증을 포함한 수면장애를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불안감에 따른 스트레스, 밤늦게까지 일과 사교활동을 하는 한국 문화는 불면을 유도하는 환경적 요인"이라며 "이런 모든 스트레스의 1차 증상이 바로 불면증"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모바일 사용도 불면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일과 가정은 물론 친구나 동호회 그룹마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끊임없이 주고받는 수많은 메시지가 숙면을 방해하고 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낮에만 하던 사회활동들이 소셜미디어, 메신저, 게임 등을 통해 밤까지 지속되다 보니 긴장 상태가 풀리지 않으면서 불면을 유발한다"며 "이런 활동이 깊은 잠을 방해하고 잠을 분절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카페인 소비도 한국인 불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커피 소비량은 2008년 1인당 2.91㎏에서 2011년 3.38㎏으로 4년간 17%나 증가했다. 3.38㎏이면 하루 960㎎이나 된다. 하루 커피 섭취량이 500~600㎎ 이상이면 수면에 지장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건강정신의학과 교수는 "커피라는 물질 자체가 각성 유발물질이기 때문에 영향을 안 줄 수 없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커피 소비량이 많은데, 20~30대 여성 불면증 환자율이 높은 것과도 일부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면장애 환자가 늘어나면서 수면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수면제 대부분은 뇌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약물 환각이나 각성, 중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향정신성 계열이다. 향정신성이란 환각·각성·중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일부 제품은 장기 복용하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수면제 복용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과거에 많이 처방되던 제품이 졸피뎀 등 향정신성 수면제다. 신체적, 심리적 중독성에다 부작용도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이런 문제점으로 최근엔 비향정신성 수면제가 주목받고 있다. 강력한 수면 효과보다 안정성을 찾으려는 경향이다. 대표적 제품이 멜라토닌 성분 서카딘이다. 

멜라토닌이 부족하면 불면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서카딘은 뇌에 직접 작용하지 않으면서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비향정신성 의약품이다. 

박두흠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효과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복용 후 부작용이 덜한 제품이 확산되는 추세"라며 "서카딘과 함께 사일레노 등이 급여로 출시되면서 처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69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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