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대 연구진 "인간 배아서 빈혈 유전자 제거"…생명윤리 논쟁 불붙을듯
중국 연구진이 인간 배아에서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는 데 성공했다. '맞춤형 아기' 논란으로 일부 과학자들이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 연구를 중지해야 한다는 '연구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고 제안한 지 한 달 만의 일이다.
중국 중산대 생명교육과 준지우황 교수 연구진은 인간 배아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베타지중해성 빈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잘라내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단백질과 세포' 최신호에 게재됐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동식물의 특정 유전자를 자를 수 있는 기술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미리 잘라내는 방식으로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불임 클리닉에서 얻은 생존 불가능한 배아 86개를 유전자 가위로 자른 뒤 48시간 지켜봤다. 71개 배아가 생존했으며 이 중 54개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했다.
연구진은 "28개 배아에서 유전자 가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을 확인했다"며 "정상 배아에 유전자 가위를 적용하려면 성공률이 100%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낮은 성공률 때문에 연구를 중단했다. 또 유전자 가위가 다른 유전자를 자르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돌발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생쥐 배아나 인간 세포를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높았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 인간 배아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인 첫 사례로 꼽힌다.
김형범 한양대 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간 세포나 쥐의 배아로 연구한 적은 있지만 인간 배아에 직접 유전자 가위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라며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라고 말했다.
중국 연구진의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 시도는 과학계에 또다시 생명윤리 논쟁을 불어일으킬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과학자들은 학술지 '네이처'에 "인간 배아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하는 연구를 중지하자"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향후 맞춤형 아기 등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중국에서는 인간 배아를 유전자 가위로 자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중산대 연구진의 이번 발표로 떠돌던 소문은 사실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논문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제출했지만 윤리적 문제 때문에 게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배아 유전자 편집이 가져올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형범 교수는 "과학자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이 배아 유전자 편집을 어떻게 바라보고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중국 중산대 생명교육과 준지우황 교수 연구진은 인간 배아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베타지중해성 빈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잘라내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단백질과 세포' 최신호에 게재됐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동식물의 특정 유전자를 자를 수 있는 기술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미리 잘라내는 방식으로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불임 클리닉에서 얻은 생존 불가능한 배아 86개를 유전자 가위로 자른 뒤 48시간 지켜봤다. 71개 배아가 생존했으며 이 중 54개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했다.
연구진은 "28개 배아에서 유전자 가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을 확인했다"며 "정상 배아에 유전자 가위를 적용하려면 성공률이 100%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낮은 성공률 때문에 연구를 중단했다. 또 유전자 가위가 다른 유전자를 자르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돌발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생쥐 배아나 인간 세포를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높았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 인간 배아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인 첫 사례로 꼽힌다.
김형범 한양대 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간 세포나 쥐의 배아로 연구한 적은 있지만 인간 배아에 직접 유전자 가위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라며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라고 말했다.
중국 연구진의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 시도는 과학계에 또다시 생명윤리 논쟁을 불어일으킬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과학자들은 학술지 '네이처'에 "인간 배아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하는 연구를 중지하자"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향후 맞춤형 아기 등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중국에서는 인간 배아를 유전자 가위로 자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중산대 연구진의 이번 발표로 떠돌던 소문은 사실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논문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제출했지만 윤리적 문제 때문에 게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배아 유전자 편집이 가져올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형범 교수는 "과학자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이 배아 유전자 편집을 어떻게 바라보고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89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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