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큐 하버드대 교수 단독인터뷰
美경제 2015~2016년 3%대 성장 가능…기준금리 내년초 조기인상이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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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0월 3차 양적완화(QE3) 종료를 예고했다. 연준 통화정책이 중대한 변곡점에 접어든 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지난주 뉴욕 맨해튼 하버드클럽에서 만난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이 10월 양적완화 중단을 예고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실제로 긴축통화 정책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는 양적완화 중단을 선언할 경우 시장에 어떤 충격을 줄지 예단하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고 염려했다.

맨큐 교수는 "물론 연준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출구전략을 시행하겠지만 그때그때 시장 투자심리에 따라 시장 영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양적완화 중단 출구전략과 관련해 학습 효과가 없기 때문에 시장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긍정론을 펼쳤다. 그는 "미국 경제가 2~3년 전에 비해 훨씬 건강한 상태"라며 "미국 경제가 꾸준히 회복 기조를 지속하면서 경제 정상화 국면(back to normal)에 한 발 한 발 다가서고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과 후년에는 3%대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정한 연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전에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를 시행했다가 중단한 뒤 또 QE3에 들어가야 했던 시행착오를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초로 앞당기는 게 맞다고 본다. 미국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 국면에 접어든 상태에서 제로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금융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제로금리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과도한 위험 감수에 나서고 이로 인해 자산거품이 커질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대신 일단 금리 인상에 나서면 그 폭과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나중에 급하게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조기에 기준금리를 올린 뒤 추가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하는 게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적완화 중단 후 4차 양적완화(QE4) 가능성은.

▶물가상승률이 확 떨어지거나 예기치 못한 블랙스완이 발생했을 때에만 QE4 가능성이 대두될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 회복 국면을 상정할 때 QE4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연준과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반대로 가고 있다.

▶나라마다 처한 경제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통화정책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경제도 회복 국면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정상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반면 디플레이션 위협에 직면한 유럽중앙은행(ECB)을 필두로 일본은행(BOJ), 중국인민은행(PBOC)이 경기부양을 위해 유동성 확대에 올인한 상태다. 통화정책이 엇갈리면서 앞으로 달러 강세는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다.

-ECB, BOJ의 돈풀기로 이들 국가 통화 가치가 급락해 환율전쟁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데.

▶유동성 공급 증가로 해당국 통화 가치가 떨어져 수출경쟁력이 강화되는 반면 주변 국가들은 더 가난해진다는 `근린 궁핍화`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나는 이를 환율전쟁으로 보지 않는다.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타국 중앙은행을 비난하기보다는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이 자구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韓 담뱃값 인상은 `증세`…공짜 점심은 없잖아요

"담배 가격 인상은 증세가 맞다. 그런데 이게 증세인지 아닌지가 중요한가?"

그레고리 맨큐 교수는 최근 국내 담뱃값 인상 논란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국민 건강 증진 이유도 있겠지만 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증세로 보인다"면서도 "복지에는 공짜 점심이 없는 것처럼 어딘가에서 세원을 확보해야 하고 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누군가는 부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맨큐 교수는 "담뱃값 인상이 실질적인 증세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없는 논란에 불과하다"며 "복지를 위한 것이라면 증세가 나쁜 게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21세기 자본론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토마 피케티 교수가 방한하면서 한국에서 다시 소득 불평등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는 기자의 설명에 맨큐 교수는 "피케티 교수가 사용한 데이터 오류 등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동안 피케티 교수 주장에 비판적이었던 맨큐 교수에게 어떤 점에서 피케티 교수와 다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앞으로 부의 불평등이 얼마만큼 심화될지 그리고 소득 불평등 해소방식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앞으로 소득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란 피케티 교수의 주장에 대해 맨큐 교수는 "자녀 증여ㆍ상속 등으로 자본 규모가 쪼개지고 상속세 등의 제도도 마련돼 있기 때문에 피케티 교수가 주장하는 것보다는 자본 축적(concentration of wealth)이 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맨큐 교수는 또 "피케티 교수의 불평등 처방전은 자산가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불평등을 없앨 수 있는 더 좋은 방안은 바로 하위계층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시스템을 개선해 하위계층이 더 많은 임금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2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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