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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가 경제난을 겪고 있는 유로존 선진국들과 달리 경기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독일은 유럽 경제와 함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영국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8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영국 경제성장률은 3.2%로 예상돼 주요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높다. 

반면 유럽 경제의 모범생이자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유럽 저성장의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전 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성장률은 1.2%로 예상되지만 최근 독일 경기는 전형적인 침체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과 달리 통화로 파운드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국의 경쟁력을 찾고 있다. 

영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한 것은 2013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를 부양한 덕을 톡톡히 봤다. 영국은 2009년 3월 이후 정책금리를 0.5%로 인하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엔 `Help to Buy`라는 주택구입지원제도를 실시했다. 이는 영국판 공유형 모기지 제도로 60만파운드(약 10억원) 이하의 주택을 사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정부가 주택가격의 20%에 대해서 5년간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제도다. 

런던 내 주택 공급부족과 겹치면서 주택가격이 올랐고 이는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경기회복세로 나타났다. 런던의 경우 2012년 말 대비 주택가격이 20% 이상 올랐다. 때마침 영국 주식시장도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효과에 힘을 보탰다. 자산가격 상승은 다시 소비 확대로 이어져 영국 경제는 서비스업 주도로 빠르게 회복됐다. 여기에 각종 규제완화로 민간부문이 활력을 회복한 것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마남진 한국은행 런던사무소 차장은 "통화정책으로 초저금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주택경기를 부양한 것이 런던 경제 회복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지난해 이후 은행시스템의 자금배분 기능이 정상화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에 묶여 유럽 18개국과 유로화를 쓰는 독일은 몸이 무겁다. 통화정책은 유럽중앙은행(ECB)에 넘어가 독일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돈이 풀리고 있다. 다른 유로존 국가들은 독일이 돈을 풀어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띄우라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해 남유럽 국가들이 제대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풀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 독일의 생각이다. 이처럼 정치적인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 경기가 침체되면서 독일 경제도 가라앉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영국처럼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함께 쓸 수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던 문제다. 

패트릭 민퍼드 카디프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영국이 유로화를 사용했다면 위기 때 통화가치를 낮출 수도 없고 양적완화를 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낮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는 남유럽 국가들처럼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독일은 러시아 경제 제재 여파로 수출과 생산 모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존한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영국 경제가 승승장구하면서 영국에서는 EU 탈퇴론이 점차 힘을 받고 있다.  

[런던 = 이덕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3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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