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도 태평양판과 필리핀판 경계면 위치 `불안`
"백두산은 지진대 달라…현재 폭발 징후는 안보여"
상공 10㎞까지 치솟은 화산재에 가을 단풍을 즐기던 관광객들은 혼비백산했다. 산 정상에서 산기슭을 타고 흘러내리는 화쇄류(분화구에서 분출된 가스와 암석)에 시야는 금세 어두워졌고 무릎 높이까지 덮인 화산재 때문에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27일 오전 일본 나가노현 온타케산 분화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재분화 가능성은 물론 약 300㎞ 떨어져 있는 후지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지진과 화산 예측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이 온타케산 분화를 예측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온타케산 분화는 지각 아래 있던 마그마가 분출되는 기존 화산 폭발과는 다른 `수증기 폭발`로 나타났다. 지각과 암석 곳곳에는 많은 물이 포함돼 있다. 이 물이 땅속 마그마나 지각 내부 움직임으로 발생한 열로 인해 뜨거워지면 수증기로 변하면서 부피가 팽창하게 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는 "온타케산 정상을 덮고 있던 지표 가장 윗부분인 표토층이 이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라며 "마그마 분출을 동반하는 화산 폭발은 마그마가 지각을 따라 상승하기 때문에 장비로 예측이 가능하지만 수증기 폭발은 예측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온타케산 수증기 폭발은 1991년 일본 나가사키현 운젠산에서 발생한 분화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발생 빈도가 적어 예측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온타케산 분화로 인한 걱정이 282㎞ 떨어진 후지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후지산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등 화산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타케산과 후지산이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지대에 위치한 만큼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화산 분화가 일어나면 땅에서 미세한 진동이 발생하는데 지표를 통해 퍼져 나가면서 주변 지역에 영향을 준다"며 "마그마가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 종합적인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온타케산 분화 후 같은 날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칠레 페루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하면서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후지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태평양판과 각 대륙이 만나는 환태평양 지진대는 전 세계 휴ㆍ활화산 70% 이상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1940~1960년대 칠레와 알래스카 등에서 규모 8.5 이상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50년간 조용하던 환태평양 지진대에서는 2004년 이후 수차례 대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홍 교수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대규모 지진과 화산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온타케산 화산 분화로 `사화산`에서 `활화산`으로 바뀐 백두산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백두산 화산 폭발 징조는 발견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지각 내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측이 어렵기 때문에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백두산은 후지산처럼 판 경계면에 놓인 곳도 아닐뿐더러 하와이처럼 열점(판 경계가 아니지만 지각 변동이 발생하는 곳) 현상이 발생하는 곳에서 생성된 화산이 아니라 `미지의 화산`으로 불리고 있다.
중국 정부와 함께 백두산을 연구하고 있는 이윤수 책임연구원은 "백두산 깊은 곳에서 규모 7.3 지진이 10~20년을 주기로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백두산은 안정된 상태지만 한번 폭발하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꾸준히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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