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대상 미술 아카데미 열풍

미술관·갤러리·옥션 등 나서 
미술사 강의부터 투자 조언까지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미술 애호가들이 경기도 양평에 있는 조각가 이재효의 작업실을 방문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최정화 이이남 고영훈 강형구 이재효 이강소….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론의 여지가 없는 스타 작가들이다. 또 하나 찾자면 이달 13일부터 시작하는 서울옥션 미술 강좌인‘문화예찬’ 강연자로 나선다는 것. 설치미술가 최정화는 ‘Your heart is my art(당신의 마음이 나의 예술)’라는 주제로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강의하고,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은 ‘새로움의 충격, 어디에서 탄생하는가’라는 주제로 자신의 개인전이 열리는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수강생들과 만난다. 강렬한 인물화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강형구는 자화상에 관련한 비밀을, 국내 최대 작업실을 보유하고 있는 이재효는 양평 작업실을 공개한다. 이처럼 작가들이 미술 강좌 강연자로 한꺼번에 나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술 아카데미 시장이 커지고 있다. 종전에는 미술관과 갤러리 중심으로 소규모 미술 강좌가 열렸다면 최근 트렌드는 경매회사까지 아카데미가 확장되는 분위기다. 이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 가나아트갤러리를 경영하며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를 10여 년간 이끌었던 노하우를 경매회사에 새롭게 접목시키고 있다. 그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미술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경매회사다 보니 구체적인 컬렉션 노하우와 구매 방법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3월부터는 예술과 경영의 만남을 꾀하는 CEO조찬 모임 ‘제20기 가나문화포럼’을 매주 목요일 오전 7~9시 연다. 대학생들을 겨냥한 문화예찬 강좌도 있다. 국제갤러리와 갤러리현대 등 대형 화랑 역시 컬렉터들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미술 강좌와 아카데미를 수년째 열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젊은 재계 총수들의 부인들이 주로 찾는다. 화랑과 옥션에서 아카데미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미술 저변을 넓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 갤러리 대표는 “고객들이 전시 때만 잠깐 갤러리에 올 뿐 이들을 정기적으로 오게 하기 위해서는 아카데미가 관건”이라고 귀띔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 강좌가 필수라는 얘기다. 

컬렉터들 역시 인맥을 넓히고 정보와 지식,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아카데미에 대한 갈증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예 미술 아카데미만 연중 사업화한 곳도 있다. 국내 제1호 경매사인 박혜경 대표가 2010년 강남에 설립한 에이트인스티튜트가 그것이다. 

박 대표는 “그간 미술품이 부자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바뀌고 있다”며 “특히 최근 부동산과 주식 위주의 자산 시장 패러다임이 다변화되면서 미술 시장도 대안투자처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교양과 취미 수준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요구하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얘기다.

에이트인스티튜트는 미술사와 미술이론, 미술현장과 아트투어까지 커리큘럼을 체계화·전문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삼성미술관 리움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대미술관과 홍익대 교육원에서도 수익 사업으로 미술과 관련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예술의전당의 미술사와 음악, 공연을 연계한 아카데미도 유명하다.  

[이향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8932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