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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외식의 만남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 패션업체들이 자사 간판급 단독매장에 카페나 레스토랑을 함께 넣어 패셔니스타와 식도락가를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일부 패션 브랜드는 외식전문 체인사업까지 공격적으로 벌이며 ‘이종(異種) 협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여러 패션 제품을 한곳에 모아서 파는 편집숍 가운데 서울 강남이나 홍익대 근처 매장을 중심으로 이 같은 융·복합 매장이 늘고 있다. 

남성패션 브랜드 ‘솔리드옴므’는 대표 디자이너 우영미 씨 이름을 딴 ‘맨메이드 우영미’ 편집숍을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열었다. 남성 전문 편집숍인 이 매장 2층에는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다른 층에서 의류를 구매한 뒤 자연스레 이 카페에 들러 간단한 외식까지 즐길 수 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로 유명한 의류업체 태진인터내셔널 역시 신사동에 ‘루이스클럽’ 편집숍을 열었다. 이곳은 패션 매장이지만 아예 1층부터 카페로 구성했다. 밤이나 주말에는 바(bar)로도 운영하므로 20·30대 젊은 남성 고객층에게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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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수입 여성패션 편집숍인 LF(옛 LG패션)의 ‘라움’도 2012년 압구정 매장을 재개장하면서 1층에 카페를 마련했다. 홍익대 인근 유명 빵집인 ‘퍼블리크’까지 들여와 외식을 대폭 강화했다. 겉에서 보면 2층 패션 매장은 잘 보이지 않고, 1층 카페만 눈에 들어오므로 얼핏 보면 일반 커피 매장 같은 느낌을 준다. LF가 서울 홍익대 인근과 가로수길, 강남 삼성동에 갖춘 또 다른 편집숍 ‘어라운드더코너’에도 커피 빵 아이스크림 매장이 있다. 패션 매장에 외식 공간까지 마련한 건 두 부문 결합을 통한 이른바 ‘매출 쌍끌이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비싼 패션 제품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자에게 디저트·카페 매장으로 더욱 친숙하게 다가서겠다는 뜻도 있다. 

이상호 LF 차장은 “라움에선 판매하는 의류 가격대가 높은 만큼 일반 소비자가 부담 없이 매장에 들를 수 있도록 1층을 카페로 탈바꿈시켰다”며 “외식 운영을 통해 패션 매출도 재개장 이전보다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낮은 패션브랜드 매장은 외식 공간을 통해 더욱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도 한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코오롱인더스트리 매장 시리즈코너는 ‘래코드’ ‘시리즈’ 등 여러 패션브랜드를 1층짜리 건물에서 판매한다. 하지만 정문에 들어서면 이들 패션 매장 대신 ‘머그포래빗’ 카페부터 만나게 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카페로 고객들을 끌어들인 뒤 자연스레 패션 구매로 이어지도록 매장 동선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가 패션브랜드 매장 ‘10꼬르소꼬모’는 1층에 고급 카페·레스토랑을 둬 유럽풍 외식·패션 매장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 매장을 운영하는 제일모직 관계자는 “옷만 빨리 사고 떠나는 게 아니라 천천히 매장을 둘러본 뒤 옷을 사면서 커피까지 마시는 ‘슬로(slow) 쇼핑’이 국내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505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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