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의료/원격] 中, 부자도시 닝보서 당당히…韓, 오지 경북영양서 눈칫밥
Insights & Trends/Technological/Scientific 2015. 3. 16. 08:20韓·中 원격진료 서비스 출발부터 천양지차
중국 정부 첨단의료 실험장 닝보시…상하이 인근 인구 760만명 항구도시
"2020년 1400조 헬스케어시장 교두보", 정부가 각종 규제 풀고 앱 개발 독려
◆ 두도시이야기 / 원격진료 시범사업 ◆
2013년 8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둘째)이 동루안그룹 본사를 방문해 원격의료 시스템과 관련된 설명을 듣고 있다. 맨 왼쪽은 리우지런 동루안그룹 회장. <사진 출처〓동루안그룹 홈페이지>
영양군 한 주민이 집 근처 보건소에서 원격 진료를 받고 있다. 모니터 속 의사는 신분노출을 꺼려해 얼굴이 드러나지 않도록 당부했다. 다양한 기대효과에도 진척 속도가 더딘 국내 원격의료 현황의 단면이다. <매경DB>
중국 상하이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저장성 닝보시. 중국의 대표 항구·산업도시다. 최근 시 전체 인구 760만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모바일로 의료서비스를 하는 '원격진료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시 하나를 통째로 원격진료 대상으로 삼기는 닝보가 처음이다. 이미 의료기관 수백 곳, 의료진 수백 명이 이 사업에 참여했다. 2020년 1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헬스케어산업 공략을 위한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중국 정부와 산업계 의지가 깔려 있다.
한국의 경북 영양군은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오지 중의 오지다. 병원 가는 길이 고생길이었는데, 2009년 국내 최초로 원격진료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영상모니터링과 스마트폰으로 진찰을 받고 처방약도 택배로 간편하게 받는다. 하지만 '원격진료=의료민영화'라는 논리에 갇혀 시범사업은 수년째 눈칫밥을 먹으며 진행되고 있다. 시범사업 참여 의료진은 기존 의사집단 눈 밖에 날까 노심초사하고 있고, 참여 병원 늘리기도 쉽지 않다. 관련 법안은 수년째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허송세월 중이다. 같은 원격진료를 놓고 다르게 접근하는 한·중 두 도시 이야기를 통해 의료 행정에 대한 우리의 현실을 살펴봤다.
닝보시는 중국에서 최초로 대외 문호를 개방한 항구도시 중 하나다.
중국의 '허브'인 상하이에 근접해 있고 의류업·경공업 등 전통산업 기반 위에 철강·에너지·화공·IT 등 첨단산업 날개까지 달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곳이다.
이런 닝보시가 최근 시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 매체인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 2일 닝보시는 중국 최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동루안(東軟) 그룹'과 민관합작 방식으로 '닝보클라우드의원서비스유한공사'를(SPC) 설립하고 시 전체에 원격진료(遠程醫療·위안청이랴오)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에서 베이징을 비롯한 몇몇 도시에 기업들이 주도해 원격진료소를 만드는 시도는 몇 번 있었지만 시를 통째로 원격진료 도시화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경북 영양군은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오지 중의 오지다. 병원 가는 길이 고생길이었는데, 2009년 국내 최초로 원격진료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영상모니터링과 스마트폰으로 진찰을 받고 처방약도 택배로 간편하게 받는다. 하지만 '원격진료=의료민영화'라는 논리에 갇혀 시범사업은 수년째 눈칫밥을 먹으며 진행되고 있다. 시범사업 참여 의료진은 기존 의사집단 눈 밖에 날까 노심초사하고 있고, 참여 병원 늘리기도 쉽지 않다. 관련 법안은 수년째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허송세월 중이다. 같은 원격진료를 놓고 다르게 접근하는 한·중 두 도시 이야기를 통해 의료 행정에 대한 우리의 현실을 살펴봤다.
닝보시는 중국에서 최초로 대외 문호를 개방한 항구도시 중 하나다.
중국의 '허브'인 상하이에 근접해 있고 의류업·경공업 등 전통산업 기반 위에 철강·에너지·화공·IT 등 첨단산업 날개까지 달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곳이다.
이런 닝보시가 최근 시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 매체인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 2일 닝보시는 중국 최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동루안(東軟) 그룹'과 민관합작 방식으로 '닝보클라우드의원서비스유한공사'를(SPC) 설립하고 시 전체에 원격진료(遠程醫療·위안청이랴오)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에서 베이징을 비롯한 몇몇 도시에 기업들이 주도해 원격진료소를 만드는 시도는 몇 번 있었지만 시를 통째로 원격진료 도시화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체계는 간단하다. 공사는 서버 역할을 할 인터넷 환경과 의료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닝보클라우드에는 시에 소재한 중·대형 병원과 중소형 의원·약국이 등록된다. 환자들은 닝보클라우드의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인터넷으로 진료 예약을 하고 시스템은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 병원을 연결해 준다. 공유경제의 대표 모델로 꼽히는 '우버택시' 서비스처럼 민간 의료서비스도 인터넷을 이용해 소비자와 의료기관을 연결해 원격진료가 가능케 하는 것이다.
진료 범위는 일단 고혈압, 당뇨병, 심리상담, 간단한 질병 등 네 가지에 불과하지만 진료과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닝보클라우드의원 서비스에 인터넷으로 접속하면 각 분야 전문의 명단이 등록돼 있다. 해당 의사정보란에 들어가면 의사의 이름·사진·연락처에서부터 의사의 평가, 얼마나 많은 환자가 진료받았는지 등의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환자는 직접 찍은 동영상 혹은 관련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동영상을 통해 진료받는다.
진료만 제공하는 게 아니다.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전문의와 의대생 간 각종 진료기록을 비롯해 의료정보도 공유되는 형태다.
진료 범위는 일단 고혈압, 당뇨병, 심리상담, 간단한 질병 등 네 가지에 불과하지만 진료과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닝보클라우드의원 서비스에 인터넷으로 접속하면 각 분야 전문의 명단이 등록돼 있다. 해당 의사정보란에 들어가면 의사의 이름·사진·연락처에서부터 의사의 평가, 얼마나 많은 환자가 진료받았는지 등의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환자는 직접 찍은 동영상 혹은 관련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동영상을 통해 진료받는다.
진료만 제공하는 게 아니다.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전문의와 의대생 간 각종 진료기록을 비롯해 의료정보도 공유되는 형태다.
첫 스타트에 참여한 민간 의료 업체는 벌써 100개가 넘고 지역 내 226명의 전문의, 가정의가 참여했다.
왕런위엔 닝보시 위생관리국 서기는 "향후 시 소재 참여의원 수를 더 늘리고 진료가능한 질병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료를 받은 환자의 기록은 곧바로 시 소재 약국으로 전송된다. 환자는 약국에 가서 약을 수령하거나 혹은 집에서 배송받을 수도 있다.
닝보시가 원격진료 구축에 적극적인 배경엔 도시 특성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0달러로 중국 평균인 7000달러를 2배나 상회한다. 반면 전체 시 인구 중 60세 이상이 21.5%를 차지할 동시로 고령화된 도시로 유명하다. 소비능력이 큰 반면 인구 자체가 고령화된 도시로서 중국의 다른 지역보다 다양한 형태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원격진료를 비롯해 헬스케어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각종 제도를 만들어 주거나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 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9~10월 '요양서비스업 발전에 관한 법률'과 '건강서비스업 발전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 원격진료, 원격수술, 원격의료교육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줬다. 한국에선 각종 반대의 벽에 부딪혀 수년째 상임위에 법률조차 상정하지 못하며 쩔쩔매는 동안 중국에서는 2년 전에 이미 본격적인 서비스 도입을 위해 문을 열어 준 것이다. 중앙정부가 '숟가락'을 놔주니 지방정부도 팔을 걷었다. 법률에 따라 원격의료 플랫폼을 통일시켜야 하고 비의료기관은 원격의료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관리자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듬해인 작년 5월 저장성은 '건강서비스업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원격의료 조항을 만들어줬다. 그로부터 4개월 후인 작년 9월엔 닝보시가 나서 '지혜의원'이란 애플리케이션을 시민들에게 보급했다. 이 앱은 28개 의원들이 협조해 만든 것으로 모바일을 통해 진료예약이 가능하고 진찰결과, 건강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하루 최고 8000명이 앱을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닝보시는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TV화면과 리모컨으로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중국정부가 멍석을 깔아준 다음의 '엑셀러레이터'(가속기) 역할은 '촹커'(創客·혁신적 창업자) 출신 기업인들이 주도적으로 맡고 있다. 이번에 닝보시와 합작한 '동루안그룹'은 중국 최대 SW 기업으로 미국의 시스코와 유사한 기업이다. 기업가치가 중국 최대 휴대폰 업체인 샤오미와 맞먹는 47조원에 이른다. 동루안그룹은 몇 해 전 차세대성장 산업으로 헬스케어에 눈을 돌렸고 최근 중국 전역에 5000개가 넘는 의원의 원격진료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지용 기자 / 나현준 기자]
왕런위엔 닝보시 위생관리국 서기는 "향후 시 소재 참여의원 수를 더 늘리고 진료가능한 질병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료를 받은 환자의 기록은 곧바로 시 소재 약국으로 전송된다. 환자는 약국에 가서 약을 수령하거나 혹은 집에서 배송받을 수도 있다.
닝보시가 원격진료 구축에 적극적인 배경엔 도시 특성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0달러로 중국 평균인 7000달러를 2배나 상회한다. 반면 전체 시 인구 중 60세 이상이 21.5%를 차지할 동시로 고령화된 도시로 유명하다. 소비능력이 큰 반면 인구 자체가 고령화된 도시로서 중국의 다른 지역보다 다양한 형태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원격진료를 비롯해 헬스케어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각종 제도를 만들어 주거나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 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9~10월 '요양서비스업 발전에 관한 법률'과 '건강서비스업 발전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 원격진료, 원격수술, 원격의료교육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줬다. 한국에선 각종 반대의 벽에 부딪혀 수년째 상임위에 법률조차 상정하지 못하며 쩔쩔매는 동안 중국에서는 2년 전에 이미 본격적인 서비스 도입을 위해 문을 열어 준 것이다. 중앙정부가 '숟가락'을 놔주니 지방정부도 팔을 걷었다. 법률에 따라 원격의료 플랫폼을 통일시켜야 하고 비의료기관은 원격의료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관리자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듬해인 작년 5월 저장성은 '건강서비스업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원격의료 조항을 만들어줬다. 그로부터 4개월 후인 작년 9월엔 닝보시가 나서 '지혜의원'이란 애플리케이션을 시민들에게 보급했다. 이 앱은 28개 의원들이 협조해 만든 것으로 모바일을 통해 진료예약이 가능하고 진찰결과, 건강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하루 최고 8000명이 앱을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닝보시는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TV화면과 리모컨으로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중국정부가 멍석을 깔아준 다음의 '엑셀러레이터'(가속기) 역할은 '촹커'(創客·혁신적 창업자) 출신 기업인들이 주도적으로 맡고 있다. 이번에 닝보시와 합작한 '동루안그룹'은 중국 최대 SW 기업으로 미국의 시스코와 유사한 기업이다. 기업가치가 중국 최대 휴대폰 업체인 샤오미와 맞먹는 47조원에 이른다. 동루안그룹은 몇 해 전 차세대성장 산업으로 헬스케어에 눈을 돌렸고 최근 중국 전역에 5000개가 넘는 의원의 원격진료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지용 기자 / 나현준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47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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