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디플레 공포
韓銀 "석유류 7개품목만 하락…디플레 아니다"
전문가들 "20년전 일본과 유사, 대책 세워야"
◆ 韓銀 성장전망 하향 ◆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0.9%로 낮췄다. 1999년 0.8%를 기록한 이래 처음으로 0%대 물가상승률이 예측됨에 따라 우리 경제가 장기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에서 1.9%로 낮춘 데 이어 3개월 만에 0%대까지 낮췄다. 한국은행은 1분기 만에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나 떨어뜨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CPI 상승률이 최근 4개월 연속으로 0%대를 기록하고, 올해 전망치가 한은의 중기물가목표(2.5~3.5%)에 한참 못 미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유가 하락과 같은 공급 측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소비자 품목을 보면 481개 제품 중에 석유류 7개 품목에서만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고 나머지는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 디플레이션으로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국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에 머물고 있고 올해 낮은 유가 영향이 내년에는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망치 하락이 유가 하락 등 공급 측 요인에 주로 기인했다고 해도 수요 측면의 부진도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유가의 영향을 배제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는 것은 내수 등 수요가 부진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5%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가 하락을 배제한 물가 지표에서도 하락세가 확인되고 있다. 여기에 CPI 상승률이 0%대로 점차 근접하게 된다면 기대인플레이션도 결국 이를 따라갈 것이라는 설명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CPI 상승률이 떨어질 때 가계가 수요·공급 측 요인을 따로 분리해 생각하는 경우는 없다"며 "궁극적으로 CPI 상승률 하락이 관측되면 가계는 임금과 매출이 줄 것이라고 예상해 소비를 줄이고, 이로 인해 다시 물가가 떨어지는 식으로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한은이 잘못된 예측을 통해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을 오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한은의 1년 전 전망이 4.2%였는데, 이런 비현실적 전망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며 "현재 한국의 상황이 1994년 일본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1992~1993년에 1%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다 1994년 0%대로 떨어졌고 1995년부터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에 접어들었다.
오 회장은 "일본 20년 불황의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은행의 오판에 있었다"며 "한은이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전향적인 대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부터는 미국의 금리 인상 태풍권에 들어가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태준 기자]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에서 1.9%로 낮춘 데 이어 3개월 만에 0%대까지 낮췄다. 한국은행은 1분기 만에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나 떨어뜨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CPI 상승률이 최근 4개월 연속으로 0%대를 기록하고, 올해 전망치가 한은의 중기물가목표(2.5~3.5%)에 한참 못 미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유가 하락과 같은 공급 측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소비자 품목을 보면 481개 제품 중에 석유류 7개 품목에서만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고 나머지는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 디플레이션으로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국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에 머물고 있고 올해 낮은 유가 영향이 내년에는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망치 하락이 유가 하락 등 공급 측 요인에 주로 기인했다고 해도 수요 측면의 부진도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유가의 영향을 배제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는 것은 내수 등 수요가 부진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5%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가 하락을 배제한 물가 지표에서도 하락세가 확인되고 있다. 여기에 CPI 상승률이 0%대로 점차 근접하게 된다면 기대인플레이션도 결국 이를 따라갈 것이라는 설명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CPI 상승률이 떨어질 때 가계가 수요·공급 측 요인을 따로 분리해 생각하는 경우는 없다"며 "궁극적으로 CPI 상승률 하락이 관측되면 가계는 임금과 매출이 줄 것이라고 예상해 소비를 줄이고, 이로 인해 다시 물가가 떨어지는 식으로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한은이 잘못된 예측을 통해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을 오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한은의 1년 전 전망이 4.2%였는데, 이런 비현실적 전망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며 "현재 한국의 상황이 1994년 일본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1992~1993년에 1%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다 1994년 0%대로 떨어졌고 1995년부터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에 접어들었다.
오 회장은 "일본 20년 불황의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은행의 오판에 있었다"며 "한은이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전향적인 대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부터는 미국의 금리 인상 태풍권에 들어가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태준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39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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