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일자리 문제가 ‘압도적으로’ 심각하다. 박근혜 정부가 ‘후반 임기 동안 집중해야 하는 정책’을 묻자 응답자 가운데 39.2%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선택했다. 2위인 ‘복지정책 확대’(13.4%)의 3배에 달한다. ‘남북관계 개선(12.7%)’과 ‘재벌개혁(12.5%)’이 ‘복지정책 확대’와 비슷한 지지도를 보이면서 2위 군을 이뤘고, ‘부동산 활성화(5.4%)’ ‘국정원 개혁(3.9%)’ ‘임금피크제 실시(3.4%)’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 총선·대선(2012년) 당시 양대 이슈였던 ‘복지정책 확대’와 ‘재벌개혁’의 위력은, 적어도 슬로건 차원에서는, 다소 위축된 듯하다. 다만 ‘복지정책 확대’의 경우, 응답자의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고른 답변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 가운데 ‘복지정책 확대’를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지만(14.2%), 새누리당(13.4%) 및 정의당(10.2%) 지지자들과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재벌개혁’에서는 지지 정당에 따라 편차가 매우 컸다. 정의당 지지자 중 34.3%가 ‘재벌개혁’을 선택한 데 비해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는 7.5%만이 그 필요성을 인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의 응답률은 19.5%였다. ‘남북관계 개선’ 역시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고른 지지를 받았다.

다만 ‘복지정책 확대’와 ‘재벌개혁’ ‘임금피크제’ 등이 지난 총선·대선 당시나 현재, ‘청년 일자리 창출’의 수단으로 제기되었거나 논의 중이라는 사실은 기억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임금피크제에 대한 응답자들의 반응은 매우 흥미롭다. 박근혜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기업 내부로 축적된 자금을 청년고용으로 유도하겠다고 공언 중이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은 50대 이상 장년층마저 불안하게 할 뿐 젊은 층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여지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며, ‘노동시장 개혁에 앞서 재벌개혁부터 하자’고 주장한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9월14일 청년단체 관계자들이 청년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대기업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연합뉴스
9월14일 청년단체 관계자들이 청년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대기업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50대의 80.4%가 임금피크제 지지하는 이유

앞선 설문(박근혜 정부 후반의 주력 정책)에서 임금피크제는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3.4%). 그러나 현안인 만큼 임금피크제를 단독 문항으로 제기하면서 청년 일자리와 연계해봤더니, 응답자의 과반수를 훨씬 웃도는 64%(매우 동의 23.9%, 동의 40.1%)가 이 정책을 지지했다. 연령별로도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임금피크제로 가장 많은 불이익이 예상되는 50대에서 무려 80.4%의 지지율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50대 상당수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공선을 위해 본인들의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50대 중 상당수가 임금피크제를 실시해도 피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좀 더 타당하리라 보인다. 실제로 50대 후반까지 고용이 보장되고 임금 수준이 계속 상승하는(연공급) 직장은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 임금피크제의 수혜자로 예상되는 청년층(19~29세)의 지지율이 48.7%인 것을 감안하면 50대의 압도적 응답률은 ‘세대 내 격차’에 대한 분노가 만만치 않다는 징후일 수 있다.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서는 85.9%가 임금피크제를 지지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지지자들은 각각 45.0%, 25.8%만 이 제도를 지지하는 등 진보적 성향이 짙을수록 임금피크제에 반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문제는 일자리다. 각 정치 세력은 이후 ‘임금피크제’ ‘복지 확대’ ‘재벌개혁’ 등 자신들이 제기한 정책이 청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 나이 든 노동자들의 임금 감축이 어떤 경로에 따라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는지, 정부·여당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출처: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385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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