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잘써야 SSAT 응시가능…맞춤형 삼성맨 뽑는다

SSAT ‘묻지마 응시’ 사회적 낭비 차단
실무-임원면접 외에 창의성 평가 추가
여성 30%·지방대 35% 열린채용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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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부터 삼성그룹 입사를 위한 필기시험인 S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에세이를 통해 직무적합성평가를 거쳐야 한다. SSAT는 직군별 특성에 맞게 보완되며, 창의성 면접이 추가로 실시된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5일 “기존 시험 위주의 획일적 채용 방식을 직군별로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채용 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채용제도 개편의 핵심은 직무적합성평가다. 직무 전문성을 평가하는 일종의 서류전형으로 전문 역량을 쌓기 위한 준비 과정과 성과에 대한 에세이 작성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 서류전형과 달리 대학, 학과, 자격증 등을 반영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직무에 대해 얼마나 전문성을 확보했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 

연구개발·기술직과 소프트웨어 직군은 직무 에세이와 함께 전공 이수 과목 수와 난이도,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영업·경영지원직은 직무적성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며, 특히 영업직은 리더십과 팀워크, 사교성 등을 평가한다. 

이준 팀장은 “출신 대학이나 학점 등의 이른바 ‘스펙’을 보는 일반적인 서류전형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1995년 SSAT를 도입하면서 서류전형을 폐지했다. 직무적합성평가 전형 도입으로 삼성의 채용 시스템은 ‘SSAT-면접’ 2단계에서 ‘직무적합성평가-SSAT-면접’으로 한 단계가 추가됐다. 

1차로 걸러진 지원자들이 치르는 SSAT는 직군별 특성을 반영해 보완된다. 연구개발·기술 직군의 경우 전공을 충실히 이수한 지원자에게 가점을 줘 SSAT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공계 대학생들은 전공 공부만 충실히 해도 삼성 입사 기회를 준다는 얘기다. 삼성은 이공계 출신 선발 비중이 80%를 넘는다. 소프트웨어개발직군은 SSAT 대신 별도의 역량 시험을 본다. 

면접은 기존 ‘실무 면접-임원 면접’ 2단계에서 창의성 면접이 추가돼 3단계로 강화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창의성 면접은 지원자와 면접위원 간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은 직군별 직무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면접 방식과 내용, 시간을 직군별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지방대 출신 선발 비율(35%)과 저소득층 비율(5%)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유지된다.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를 직무에 맞게 맞춤형으로 뽑겠다는 취지의 채용제도는 내년 하반기 공채부터 실시된다. 상반기 공채까지는 SSAT-면접으로 이뤄진 현행 제도를 적용한다. 

지금까지 삼성그룹 입사를 위한 SSAT는 4대 고시로 불리면서 SSAT 학원까지 생겨났으며, 한 해 20만여 명이 SSAT를 보는 데 따른 사회적 비용과 비효율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돼왔다. 

이 같은 폐해를 줄이면서 보다 창의적이고 실무 중심의 인재를 선발한다는 게 변화된 삼성 채용의 핵심이다. 이준 팀장은 “글로벌 기업들 사례와 입사 후 우수 직원들의 업무 성과 요인을 분석한 결과 직군별 성과 요인에 차이가 있었다”며 “학력이나 성별 등 불합리한 차별 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하고 실력으로 평가받는 열린 채용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삼성의 채용 방식 변화가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삼성이 1995년 시도한 ‘열린 채용’은 다른 대기업들이 획일적인 채용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당시 삼성은 서류전형을 폐지하며 ‘학벌’이 중요시되던 채용 문화를 바꿨다. 

[정승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92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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