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내용 중 일부를 감정 전달 네트워크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의 행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됐다. 감정의 편향 기능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모든 사건을, 얼마나 재미없는지에 상관없이, 손해와 이익을 따지는 긴 분석을 동원해 결정해야만 한다. 결국 직감이란 우리가 복잡하고 힘든 분석을 피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굉장히 유용하다. 그렇다면 언제나 직감을 믿어야 할까? 절대 아니다. 맹목적으로 직감을 따르도록 하는 전략은 이유의 가치를 무시한다. 또 감정 전달 네트워크의 중요한 한계를 간과한다. 어떤 것이 만들어낸 감정은 정확하지 않고 다소 모호하다. 이런 감정은 (다른 감정들을) 잘못 압도할 수 있다. 특히 두려움이나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그렇다. 사람들은 직감의 원인을 잘못 판단하고 중요성을 잘못 이해하기 쉽다. 맥락은 복잡한 것이다. 두뇌는 어떤 감정을 이전의 사건과 비슷한, 그러나 사실은 완전히 같지는 않은 상황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 형편없는 발표를 마친 뒤 느끼는 부끄러움은 우리로 하여금 다음 번 발표를 두려워하게 만들 수 있다. 더 많이 연습하고 더 잘 준비됐는데도 말이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잠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우리는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신경과학은 직감을 믿을 수 없기는 하지만 더 많이 탐색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위험이 내포된 상황에서 부정적인 직감은 리더들이 지나치게 자신만만하거나 과하게 낙관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한다. 시장과 숫자, 데이터의 세계에서 리더들은 직감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보이는, 그렇기 때문에 활용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아주 많이 접한다. 하지만 직감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다. 개선시킬 여지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직감을 따르는 것을 꽤 잘한다. 뒷받침할 전체적인 데이터가 없을지라도 어떤 시장이 진입하기에 좋은 상태라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직감에 따를 수 있다. 반대로 우리는 부정적인 직감을 지독히 경시한다. 특히 의심과 불안이 드는 경우에 그렇다. 리더들은 자연스럽게 그 두 가지 느낌을 그들 스스로에게서, 또 조직에서 없애려고 노력한다. 이런 감정은 우리를 약하게 만들고 시장과 직원들이 좋아하지 않는 불확실성을 만든다. 우리에게는 모든 이들이 동기를 부여받고 집중하며 매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전진하게 만들려는 성향이 있다. 부정적 감정 역시 다른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감정 전달 네트워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따라서 과거의 가치 있는 경험에서 기인한다. 리더들은 부정적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근원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리더들이 의심과 불안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런 감정들에 귀를 기울이고 피하는 대신 평가하는 방법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통제 네트워크: 달성 가능한 목표를 만들어내는 방법 일상의 많은 일들을 자동조종장치를 통해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또한 습관이나 충동을 무시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이전에 1000번의 직원회의에서 줄곧 같은 자리에 앉았더라도 1001번째 회의에서는 다른 자리에 앉겠다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만약 승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원격으로 일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따분한 곳에서 일할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다른 동물들이 즉각적인 욕구에만 반응하는 반면 우리는 높은 곳에 있는 목표 - 예를 들면 라틴아메리카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거나 달을 탐사하는 것과 같은 - 를 추구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즉각적인 욕구와 충돌하거나 과거의 행동 패턴에 반하는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통제 네트워크가 바로 이런 유연성을 책임진다. 그것은 우리의 두뇌 활동과 행동을 목표와 일치시킨다. CEO가 실적이 낮은 시장으로부터 성장하는 시장으로 자원을 옮겨 재배치하는 것과 같이 통제 네트워크는 경쟁적이거나 부적절한 신호를 내뿜는 두뇌 영역으로부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영역으로 혈류를 옮긴다. CEO들은 예산 주기마다 성과를 검토하고 자원을 재편하곤 한다. 통제 네트워크는 환경이 변하고 욕구와 열망이 바뀔 때마다 그 작업을 끊임없이 한다. 우리는 이 글에서 의도적으로 기본 네트워크를 제일 처음에, 통제 네트워크를 제일 마지막에 배치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 둘은 본질적으로 서로 대항하는 힘이다. 현실 세계에서 비롯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분배할 때 통제 네트워크가 깊이 관여할수록 기본 네트워크는 현실세계에서 멀어지고 대체 현실을 상상하는 일을 덜 하며 때로는 반대로 움직인다. 어떤 의미에서는 통제 네트워크가 두뇌의 모든 다른 네트워크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통제 네트워크는 기본 네트워크를 진압해서 우리 마음이 현재의 순간에 닻을 내리고 헤매지 않도록 한다. 보상 네트워크를 억제해서 값비싼 사치의 유혹에 저항하게 하고 더 중요하고 장기간에 걸친 목표(지금부터 일주일 동안 10달러)를 희생해서 즉각적인 욕구(오늘 5달러)를 따르려는 충동을 점검한다. 감정 전달 네트워크를 규제해서 감정적 반응을 통제하고 감정이 단순히 잠깐 동안의 기분이나 직감에만 지배당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통제 네트워크는 우리가 많은 경쟁적인 목표를 다루는 것을 돕는다. 오고 가는 e메일과 울려대는 전화, 우리의 시간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세계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다른 방해요소들을 없애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물론 그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현재의 일에 완벽히 몰두하는 것은 몽상이나 충동에 완벽히 빠지는 것과 같다. 이는 도움이 되는 환경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도록 한다. 결승골을 넣는 것에 마음을 빼앗긴 축구선수는 만약 공을 넘긴다면 더 쉽게 득점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한 동료선수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이 선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슛에만 집중한 나머지 완전히 독립적이고 더 중요한 우선순위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통제 네트워크가 마주하는 집중력 관리의 어려움이다. 통제 네트워크는 우리 앞에 정신없이 반짝거리는 물체들 때문에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반짝거리는 물체들 중 하나가 기회이거나 중요한 요구일 때면 그에 반응하도록 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통제 네트워크는 울타리를 친다. 두뇌가 현재의 업무나 중요한 목표 모두와 관련 있는 정보(자극이면 무조건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관계있는 것)를 발견하고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민첩함을 유지하기 위해 통제 네트워크는 가장 안정적인 지점을 목표로 한다. 목표와 공존할 수 있는 행위 쪽으로 투입 자원 규모를 늘리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과다한 정도는 아닌 지점이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연성을 지켜주지만 방해에 취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모든 선수가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며 슛을 날리는 데 더 좋은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다. 슛을 쏠 시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몇 초에 한 번씩 시계를 볼 수는 없다. 통제 네트워크에 대한 최근의 발견은 최고의 리더들이 말하는, 집중을 통한 더 나은 성과에 힘을 싣는다. 기업들은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수많은 목표를 추구하도록 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어느 한 가지에도 집중하기 어렵게 한다. 유지하고 관찰해야 할 목표가 너무 많으면 통제 네트워크는 제한된 자원을 얇게 분산시키고 책임져야 할 것들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없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저글링하는 것처럼 다루는 것이 정신적 민첩함을 향상시킨다고 믿지만 그런 생각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증거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얄 오파이어(Eyal Ophir), 클리포드 나스(Clifford Nass), 안토니 와그너(Anthony Wagner)의 최근 연구는 만성적으로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통제 네트워크가 우선순위에 따라 자원을 분배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하지 않는 일을 생각하지 않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CEO와 기업 전략을 논의하면서 답하지 않은 고객의 전화나 e메일, 전화기로 들어오는 트윗들을 생각해서 좋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 일들은 현재 대화와 아무 상관이 없을뿐더러 지금은 대응할 수도 없다. 현재 하고 있지 않은 일들이 관심을 빼앗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입증하듯 우리가 최근 설문한 고위경영자 40명 중 절대적 다수가 ‘비업무’ 시간에도 거의 항상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를 생각한다고 답했다. 완료하지 않은 목표들 사이에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는 두뇌는 축복이다. 하지만 저주이기도 하다. e메일과 회의, 문자와 트윗, 전화와 뉴스 등 체계적이지 않고 끊임없으며 분열된 특성을 지닌 현대사회의 업무는 통제 네트워크에 굉장한 부담이며 두뇌의 에너지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을 소비하게 한다. 정신적 피로는 실수나 피상적인 생각, 자기 통제 불능 등으로 이어진다. 피로에 압도된 통제 네트워크는 고삐를 잃는다. 행동은 마음속 우선순위가 아닌 즉각적이고 상황적 계기에 주도된다. 또 자동조종장치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뇌는 뒤로 물러서 그것이 무엇이든 그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앞에 놓인 것에만 반응한다. 리더로서 성공은 다른 무엇보다도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덜 중요한 업무나 목표를 제거하거나 외부에 맡기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또한 경영자들은 자신의 뇌가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무엇이 실행 가능한 업무인지에 대한 예상을 계속 고쳐가야 한다. 우리의 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성하려고 하는 것보다 적은 양을 해낼 수 있다. 통제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는 군살 없는(lean) 운영에 대한 생각을 유도한다. ‘군살 없는’ 방식은 아주 적은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많은 업무를 맡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리더가 직원들이 집중해야 하는 것을 늘리면 늘릴수록 성과가 저조할 것이다. 직원 수를 적게 하면 단기적으로는 비용 대비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뇌 과학은 현대 직원들의 목표와 업무가 관리 가능한 지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압박받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이미 고통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류 학술지들이 뇌신경 영상 연구에 대한 글을 앞 다퉈 게재한 이후(일부 학자들은 신경과학의 ‘미개척 분야’라고 부르기도 했다.) 비평가들은 재빠르게 이 분야에 ‘새로운 관상학’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정신적 기능을 각 두뇌 영역과 매치시킨 18세기 프란츠 요세프 갈(Franz Joseph Gall)의 비과학적 신념에서 따온 것이다. 그러나 신경과학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이는 점차 과학적 근거를 가진 관상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함과 미묘함이 훨씬 더 커졌지만 말이다. 만약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신경과학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으며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사점들이 곧 등장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하이퍼스캐닝(hyperscanning)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도구는 서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뇌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효과적인 협업과 소통의 핵심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있다. ‘두뇌 유전체학’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는 두뇌 기능을 유전학과 연결해 사람들의 성향을 지능에서 충동에 이르는 특성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신경과학자들은 의사결정이나 사회적 기능, 인지적 제어, 감정 등과 같은 기능이 일생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 이해하려고 연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은 과학과 비즈니스 사이에 대단히 생산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며 이는 해박한 소비자들에 의해 더 효과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애덤 웨이츠 · 애덤 웨이츠(Adam Waytz)는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경영 및 조직 분야 조교수다. 그는 하버드대 사회신경과학 박사 후 과정의 연구동료(post-doctoral fellow)였다. 말리아 메이슨 말리아 메이슨(Malia Mason)은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Gantcher Associate Professor다. 그녀는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인지 신경과학 박사 후 과정의 연구동료(post-doctoral fellow)였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