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大家` 피터 피스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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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집에서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있던 한 남자는 청소기 흡입력이 금방 약해지는 것에 짜증이 났다. 청소기를 분해해보니, 먼지가 먼지봉투 구멍을 막으며 흡입력이 약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5년간 이 남자는 시제품 5127개를 만든 끝에, 세계 최초로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했다. 이 남자는 바로 혁신적인 청소기의 대명사 다이슨을 설립한 영국의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이다. 다이슨은 1993년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처음 출시했고, 출시 18개월 만에 다이슨 청소기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이 되었다. 다이슨의 혁신은 한마디로 '게임체인저(gamechanger)'의 대표사례다.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 기존 시장 판도를 바꾼 것이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 팀은 '게임체인저'의 대가인 IE 비즈니스 스쿨 방문교수 피터 피스크(Peter Fisk)와 인터뷰하면서 게임체인저들이 어떻게 아이디어를 창출하는지, 그들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혜안을 들었다. 피스크 교수는 최근 '게임체인저(Gamechangers)'를 저술하기도 했다. 피스크 교수는 인터뷰에서 "비즈니스 세계에서 펼쳐지는 게임(기업 간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게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제품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만 내놓으면 안되고,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에서 주요했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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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다이슨 설립자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누구나 아이디어가 있지만, 비즈니스 세계나 세상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되지는 않는다.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과 실제로 게임체인저가 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는 현재 '아이디어 이코노미(ideas economy)'에 살고 있다. 게임체인저들은 다른 사람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거대한 아이디어가 있다. 사람들이 내놓는 아이디어는 대개 제품 기능 향상에 대한 것이다. 그렇지만 게임체인저들은 더 대담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그들은 제품을 뛰어넘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생각을 한다. 결국 게임체인저들은 시장이 돌아가는 모습에 변화를 주는 생각을 한다. 

현재 성공적이라 평가를 받는 에어비앤비, 테슬라, 애플 등은 모두 시장 모델을 혁신시켰다. 해당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것이다. 대부분 기업은 시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경쟁을 펼친다. 사실 기업들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는 별 차이가 없다. 조금씩 변형된 제품과 서비스를 보여주고, 대부분은 가격 경쟁을 한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계에서 이는 장기적인 성공의 길이 아니다.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 흐름을 읽고 그 변화에 맞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아야 한다. 변화에 맞춰 혁신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 자체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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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자체에 혁신을 불러온 기업의 예를 들어 달라. 

▷에어비앤비, 테슬라, 우버 등이 그 예다. 이 기업들은 시장 자체를 변화시켰다. 대부분 신제품은 금방 모방하는 경쟁사의 출현으로 (신제품을 처음 선보인 기업의) 마진폭이 줄어든다. 이런 방법으로는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선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게임을 펼치는 것(play the game)'으로는 충분치 않다. 게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비즈니스 게임 자체를 바꿀 시기가 맞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맞고 틀린 시기는 없다. 어차피 시장은 지속적으로 변한다. 경쟁사들이 행동하기 전에 고객들이 기대하는 것에 합당한 변화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전기자동차를 살펴보자. 혁신 기업으로서 테슬라의 도전은 뛰어난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전기차를 위한 시장을 생성하는 것이 테슬라가 뛰어넘어야 하는 도전이었다. 즉, 전기차에 대한 수요를 생성하고,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상하는 것이 테슬라의 '숙제'였다. 테슬라는 하이엔드 상품인 테슬라 로드스터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대중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저가형 모델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테슬라는 경쟁사가 함께 전기차 시장 발전에 기여하도록 자사 지식재산권을 타사가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물론 테슬라는 다른 사람이 전기차 시장의 '포문을 열길' 기다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테슬라는 자사가 (전기차 상용화라는)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길 원했다. 

―게임체인저들은 유별난 구석이 있어서 다른 조직원과 어울리기 힘들다는 인식도 있다. 

▷기업에서 한 개인이 게임체인저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내) 게임체인저들은 각기 다른 능력과 경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팀이다. 다시 말하지만 한 사람이 게임체인저가 되는 경우는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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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에서 게임체인저가 혁신을 시도하는 네 가지 영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왜(why : 비즈니스의 목적 변화), 누구(who : 고객 변화), 무엇(what : 제품, 서비스, 고객 경험 변화), 어떻게(how :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바로 그 네 가지다. 이 중 대다수의 기업이 혁신을 시도하기 위해 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대개 '무엇'을 바꿀지에 집중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무엇'에 중점을 둬서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이미 존재하는 게임 안에서 혁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경쟁사들과 아주 비슷한 제품 개선 방안을 내놓는다. 디자인과 성능, 가격을 비교하면 기업들의 제품에는 별 차이가 없다. '무엇'을 변화해 혁신을 하려고 하면, 결국에는 (어느 기업의 제품이라 할 것 없이) 제품 가격을 낮추고 이익이 감소하는 '동일함'이 생긴다. 반면 '왜' 와 '어떻게' 영역으로 혁신에 도전한다면, 시장을 새롭게 재정의할 수 있다. 

―결국 창의력이 중요하다. 게임체인저들은 어디서 창의력을 얻는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고객에 대한 이해다. 기존의 제품 향상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일상을 더 편하게 만들기 위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배운다. 게임체인저들은 고객들과 상당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고객들의 일상생활에 들어가서 '탐험'한다. 둘째, 다른 시장들을 관찰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단지 다른 '장소'에 있을 뿐이다. 예로, 자사의 스포츠신발을 사는 소비자들은 음식, 자동차, 휴대전화 등도 구매한다. 자사 고객이 스포츠신발이 아닌 다른 시장의 제품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라. 예로 (월정액 서비스로) 게임을 구독하는 고객들은 스포츠신발도 이와 같이 구독할 수 있다. 다른 시장에서 고객들의 구매행동과 패턴을 파악하고 자사 비즈니스에 이를 적용하라. 마지막으로 미래를 먼저 상상하고 그에 맞춰서 일을 하는 방법이 있다. 사내 직원들은 무수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미래 설정(future back imagination)'을 먼저 하고 현재 있는 아이디어와 기회에 맞춰 해당 '상상의 미래'에 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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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 대중은 해당 인물(혹은 기업)이 다음에 선보일 제품에 대해 기대를 하게 된다. 

▷한 가지 확실하게 해야 할 점이 있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것은 한 가지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장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수요와 고객들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런 시장에 대한 재정의가 있어야만 이 시장 안에서 성공하기 위한 제품을 만들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애플이 이런 과정을 거친 게임체인저의 좋은 예다. 애플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연속적으로 성공했다. (음악 다운로드, 음악 재생, 음악 저장이 동시에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인) 아이튠스라는 모방하기 힘든 혁신을 일으키고, 이어서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만들며 이 역시 대성공을 거뒀다.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애플은 대중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다. 애플 제품과 서비스가 연결되어 한 가지 '제품'처럼 사용될 수 있게 만들어 더 의미가 있기도 하다. 이는 아직까지 아시아의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많이 성공하지 못한 일이다. 

―회사의 입장에선 게임체인저들이 많이 탄생하면 좋다. 직원이 게임체인저가 되도록 사내훈련을 할 수 있나. 

▷게임체인징(gamechanging)은 특정한 능력을 배우고 터득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방법이 있지 않다. 우선 게임체인저가 되려면 체계적이면서 상상력을 갖춘 생각을 해야 한다. 게임체인저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변화를 이해한다(신흥국, 신기술, 소비자들 행동의 변화 등을 이해하고 이것이 본인이 속한 사업에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간파함) △더 나은 비전을 갖고 있다(시장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비전이 더 뛰어남) △게임 자체를 바꾼다(스포츠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경기의 룰, 점수 등을 바꾸는 생각을 함).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직원들을 리더가 파악할 수 있을까. 

▷게임체인징은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리더들 본인부터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서 말한 비즈니스 세계의 변화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은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모든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들은 일명 '4C' 전법을 쓴다. 

첫째, 촉매제(catalyst)가 된다. 리더들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던지고, 새로운 사업 방향을 제시하며 직원들을 이끈다. 

둘째, 리더들은 연결고리(connector)가 된다. 직원들을 뭉치게 하고, 새로운 회사들과 협업한다. 

셋째,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가 된다. 리더는 본인의 비전을 명확하게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새로운 소식들도 전한다. 

넷째, 코치(coach)가 된다. 인재육성을 위해 힘쓰고 직원들의 '지원군'이 된다. 

―간혹 혁신을 이룬 게임체인저들이 대중에게 인식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본인이 살고 있는 시대에서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가수처럼 말인가. 나는 게임체인저들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시대는 창업가와 혁신가를 '찬양하는' 시대다. 겁 없이 세계를 바꾸려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앞서 말한 일론 머스크는 모든 경제·경영지의 커버를 장식한다.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CEO와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도 마찬가지다. 



 피스크 교수 선정,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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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소와 시간 : 사람들의 우선순위는 장소와 시간이다. 휴대전화의 강점은 언제 어디서든지 통화하고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들은 시간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고민을 해야 한다. 이제 장소와 시간은 일종의 '통화'(currency)가 될 것이다. 

2. 보통의 밀레니엄 세대 : 밀레니엄 세대들이 기존 세대와 많이 다르다고 하지만 사실 젊은 세대들은 매우 정상적이다. 밀레니엄 세대 사람들은 가족을 꾸리고 싶어하고, 자기 관리를 더 잘하며, 안정성을 추구한다. 

3. 디지털 일상화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모바일과 실생활의 결합이 이뤄져야 한다. 생필품과 가전제품에 아마존 대시 버튼을 달아 클릭 한번으로 주문할 수 있는 아마존 대시(Amazon Dash) 서비스와 같이 모바일과 실생활의 결합을 이루는 데 힘써야 한다. 

4. 간결함 : 대부분 기술과 제품이 복잡한 이유는 디자이너들과 마케터들이 게으르기 때문이다. 특정한 고객을 위한 제품에 대해서 생각하는 대신 (포괄적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선보이려 한다. 이는 도리어 복잡함을 낳는다. 

5. 고객들 간 교류 : 고객들이 알고 싶어하는 점은 제품이 실질적으로 본인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다(예로, 러닝 신발 자체에 관심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운동화를 신어서 얼마나 더 빨리 달릴 수 있을까다). 또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이에 브랜드들은 고객과 고객 사이 교류가 이뤄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6. 자동화 기능 : 기계, 로봇 등의 시스템이 오랜 기간 발달해 왔지만 이제는 '전통적인 시스템'을 대체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고객 서비스센터에서는 고객 질문 중 95%가 기계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 드론을 통한 소포 배달은 몇 년 후면 가능할 것이다. 

7. 어디든지 존재하는 중국 :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중국 기업들은 성장하고 있다. 예로, 하이얼은 백색가전 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이 1위다. 덧붙여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말하자면) 중국 투자자들이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 He is… 

피터 피스크 교수의 비즈니스 커리어는 영국항공에서 시작됐다. 영국항공의 마케팅 부문에서 일한 그는 이후 영국계 컨설팅회사 PA컨설팅그룹, 브랜드 컨설팅 업체 브랜드지니어스(BrandGenius)를 거쳐 현재 컨설팅 기업 지니어스웍스(GeniusWorks)의 대표로 있다. 2014년부터 스페인 IE 비즈니스 스쿨의 방문교수로 전략, 혁신, 마케팅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 몸담기 이전 핵물리학자로 일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60482&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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