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곳을 발표하는 미국 월간지 패스트컴퍼니는 최근 호에서 다소 뜻밖의 순위를 내놨다. ‘핀테크(금융+기술)’로 돌풍을 일으킨 알리바바도, 자동차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애플도 아닌 매출 1억달러(약 1100억원) 남짓의 안경 판매회사를 1위로 꼽았다. 주인공은 2010년 뉴욕에서 창업한 ‘와비파커’. 로버트 새피언 패스트컴퍼니 편집장은 와비파커를 1위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방식으로 수백년간 변화가 없던 안경 판매 시장을 바꿔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와비파커의 대표적 ‘혁신’은 3단계로 이뤄진 판매 방식이다. 우선 안경을 사고 싶은 소비자가 와비파커 홈페이지(www.warbyparker.com)에 가입해 착용하고 싶은 안경을 최대 5종류까지 고르면 집으로 배송된다. 소비자는 3~5일간 안경을 써본 뒤 와비파커로 반송한다. 이후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안경을 고르고 자신의 시력과 눈 사이 거리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2주 뒤 맞춤 제작된 안경을 받을 수 있다.
총 세 번의 물품 배달에 드는 비용은 모두 와비파커가 부담한다. 온라인 구매 특성상 500달러짜리 안경을 5분의 1 가격도 안 되는 95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여러 모델을 충분히 써보고 살 수 있어 안경점에서 잠깐 보고 산 안경이 마음에 안 들어 속썩을 필요가 없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창립 첫해 2만개, 이듬해 10만개, 2013년 25만개에 이어 지난해에는 100만개 이상을 판매했다.
소비자가 본인의 시력을 측정하고 눈 사이 거리를 재는 것이 번거롭진 않을까. 와비파커는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 뉴욕을 시작으로 10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상품 판매 이상으로 소비자 서비스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애플스토어와 비슷하다.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을 두고 남성잡지 지큐(GQ)는 와비파커를 온라인 DVD 판매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간 넷플릭스에 비유했다.
와비파커의 공동 창업자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동기생인 데이비드 길보아와 닉 블루멘털.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재료값이 비싸지 않은 데다 제작 공정도 복잡하지도 않은 안경이 왜 아이폰만큼 비싸야 하나”라는 의문이 창업의 시작이었다. 길보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상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이라며 “혁신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출처: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216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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