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이면 사회성 떨어져 리더에 적합치 않다고?


■ 크리스티나 시몬 IE 비즈니스스쿨 교수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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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경영세계에서 진정한 리더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다수의 사람은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사회성이 뛰어나고, 수많은 사람 앞에서 연설을 하며 본인의 매력으로 청중을 설득시키는 게 '진정한 리더'라고 느껴질 것이다. 물론 이는 맞는 말이긴 하다. 

그렇지만 항상 예외는 있었다. 스티브 잡스처럼 앞서 말한 리더의 모습에 해당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리더가 된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 한 가지가 떠오른다. 과연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있을까. 

먼저 우리는 성격에 관한 편견들을 따지고 봐야 한다. 외향적인 사람들(extroverts)에게 반드시 사회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내성적인 사람들(introverts)은 태생적으로 수줍은 사람들이 아니다. 각 개인이 어떻게 에너지를 충전하고, 본인이 속한 환경에서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 무언가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예를 들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긴 하루를 마치고 회사 동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함께 웃고 떠들고, 혹은 TV에서 방영하는 운동경기를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똑같이 긴 하루를 보낸 후 나를 포함한 내성적인 사람들은 집에 돌아가 소파에 누워 책을 읽거나, 아주 친한 사람들과 모여 조용한 저녁식사를 하거나,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팀을 이끄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고객들,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며 교류하는 행사에서 조용하게 가만히 있는다는 의미 역시 아니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행사에 기여한다. 하지만 MBTI처럼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성격 유형 검사는 우리가 놓인 환경과 상황에 따라 해당 성격이 나타난다고 추정한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사람들은 실제로 본인이 외향적인 정도보다 더 외향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할 수 있다. 

나아가 관리자들의 성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일명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에 해당하는 기술들이 그들의 성공적인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감성지능은 어떠한 사람이 얼마나 내성적인지와는 무관하다. 대신 다섯 가지 요소가 감성지능을 좌우한다. 바로 자기 인식(self-knowledge), 자기 조절(self-control), 동기(motivation), 공감능력(empathy), 사회성(social skills)이다. (굳이 따지자면) 내성적인 사람들이 자기 인식과 자기 조절을 발달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크고, 나머지 세 능력은 외향적인 사람들에게 더 발달될 수 있는 것이라 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보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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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일러스트 = Miguel Panadero]
나와 같은 내성적인 사람들은 침착하고 어떤 일에 대해 철두철미하게 생각한다는 강점이 있다. 그렇지만 내성적인 사람들 역시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하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단지 그 일이 우리에겐 피곤하다는 것이 사실이다. 경영세계의 환경은 복잡하다. 이와 더불어 최근의 경제위기 때문에 '중간관리자층' 중 일부가 사라졌다. 그 결과로 직급이 더 높은 관리자들은 더 많은 일을 부담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CEB(Corporate Executive Board)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간관리자층이 단순화되는 것은 남은 관리자들이 맡아야 할 업무가 훨씬 많아질 뿐만 아니라, 돌봐야 하는 직원도 늘어나며, 전반적으로 더 많은 프로젝트를 떠안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경영세계의 변동성은 높아졌다. 이는 관리자들이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인이 속한 조직문화의 사람들뿐 아니라 동종직종의 사람들과 외부 전문가들과도 더 많이 교류해야 한다.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이는 지속적으로 하기 힘든, 매우 '시끄러운' 일이다. 사실 이런 복잡하고 말이 많이 오가는 일은 내성적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마음 챙김(mindfulness) 수련이나 명상이 유행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생활을 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하다 보니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명상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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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는 팀원들을 침착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더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는 내성적인 성격의 관리자들이 경영세계에 더 많이 요구될 것이다. 늘 있어 왔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직장 내에서의) '다급함'이 '침착함'을 갖고 생각하는 능력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내성적인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정리 =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452636&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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