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 뒤집는 '열차 안의 그네'로 색다른 재미 가득

 

 

1. 여행의 지루함을 달래는 역발상 아이디어

 

광활한 대지 위에 사람들이 하나 둘 지나다게 되면 어느새 길이 만들어진다. 사람들의 생각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특정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공통적으로 하게 되면 상식, 통념 또는 고정관념이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사람들의 굳어진 생각을 뒤집거나 거꾸로 생각하는 것을 '역발상'이라 하는데, 예를 들어 손목시계는 동그랗다는 통념을 뒤집으면 네모 모양의 시계가 만들어지고, ‘시계를 손목에 차고 다닌다는 생각을 뒤집으면 옷이나 몸에 부착하는 패치형 시계 아이디어가 나오는 식이다.

 

그러나, 역발상이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않다. 사람들의 심리는 역발상이란 골치 아픈 것 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익숙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는 역발상' 코너에서 소개할 사례들은 역발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고 패턴을 바꿀 수 있도록 자극함으로써, 생각의 타성을 벗고 역발상을 자유로이 구사할 수 있는 상상가가 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첫 번째 사례를 살펴보자.

여러분은 지금 여름 휴가철을 맞아 보잉 777기를 타고 1만 미터 상공을 비행 중이다. 목적지는 여러분이 꿈에 그리던 바로 그 곳. 주변을 둘러보라. 무엇이 보이는가?

 

여러분 주변의 당연시되는 통념을 찾아보라. ‘이륙할 땐 귀가 아프다’, ‘장거리 여행은 피곤하고 지루하다’, 혹은 승무원과 스튜어디스는 멋지다등이 있다.

 

그럼, 떠오른 통념을 뒤집어본 후,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자. 예를 들어, ‘이륙할 때 귀가 아프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한 승무원은 기내방송은 의례적이고 딱딱하다는 통념을 역전시켰다. ‘기내방송이 딱딱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해답으로 자신의 개인기인 랩을 활용했고, 승객들은 흥겹고 리듬감 있는 기내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반응은 대 성공, 지루했던 기내 분위기가 이내 흥겨움으로 바뀌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ivjybzdXVmI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다음은 지하철은 목적지로 향하는 하나의 교통 수단’이라는 고정관념을 뒤집은 사례다. 장난꾸러기라고 불리는 이들이 그 주인공인데, 샌프란시스코의 고속 통근철도 바트에 그네를 설치하여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지하철이 단순한 교통 수단이 아닌 즐거운 놀이터가 된 것이다.

 

그네를 타는 여성과 이 광경을 지켜보는 승객들 모두의 얼굴에 즐거운 표정이 가득하다. 지하철에서 타는 그네~ 생각만 해도 재미있지 아니한가.

 

여러분도 재미있는 역발상으로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란다.

 

전자신문 2009년 7월 9일자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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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모양 티백'은 고객 공감보다 불쾌감만 줘

 

 

16. 공감하지 못하는 아이디어

 

사람들은 상상하며 즐거움을 누리고, ‘~’ 하는 탄성을 지르며 심신을 새롭게 한다. 그들의 상상이 개인사를 넘어 사회적, 비즈니스적 가치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고객공감이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고객의 감성을 잘 이해하여 그들과 교유할 수 있어야만 그들의 마음 또는 그들의 주머니를 열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발명가 폴 가드너-스티븐은 한 방송 프로그램을 위해 신발 모양의 휴대폰을 만들었다. 앞 쪽에는 본체가, 뒤 쪽에 블루투스 수화기가 있어서, 본체를 살짝 밀면 통화가 되는 식이다구두는 항상 착용하기 때문에 휴대폰을 찾을 걱정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분은 어떤 평가를 내리겠는가?

필자는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신규성, 구현가능성에는 높은 점수, 고객공감 측면에서는 낮은 점수를 줄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데, 전화를 사용하려면 신발을 벗어야 하고, 통화 중에는 한 발로 서야 한다는 것, 특히 화장실에서는 어떻게 할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 외에, 충격이나 비에 취약할 수 있고, 운동 후라면 고약한 향기도 날 것 같다. 

 

다른 예를 살펴보자.

한 중년 부인이 서재에 앉아 있다. 탁자 위의 컵에서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Cigarettea’라고 쓰여진 담배 갑에서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망설임 없이 잔에 담궈 버린다. 그녀는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그녀가 잔에 담근 것은 담배 모양의 티백()이다.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필터 부분이 티백을 가라앉지 않게 한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이 제품 역시 고객공감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담배의 이미지가 우리의 미각과 감성을 자극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은은한 차 향이 아닌 담배 냄새가 날 것 같다.

 

그렇지만,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아선 안 된다. 고객공감은 미숙한 아이디어가 아닌 완성된 상품에 대한 것이어야 하며, 아이디어가 생존을 위해 계속 진화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오늘 소개한 아이디어들이 휴대폰을 충전하는 신발 또는 예쁜 딸기 모양의 티백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변에 대한 익숙함을 벗어 던지고 감수성의 레이더를 작동시켜 사물들을 관찰함으로써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감수성과 창의성' 편을 마련하였다. 잠시라도 늘 보던 익숙한 것들을 기발한 상상의 재료로 활용하는 기회가 되셨기를 기대한다.

 

전자신문 2009년 7월 2일자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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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 상상력에 오감 더하면 '고부가 상품'으로

 

 

15. 가치 높여주는 입체 상상력

 

서산에 있는 가야산 계곡을 오르면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국보 제84서산마애삼존불상이 나온다. 좌우에 보살상과 반가사유상이 있고, 중앙에는 백제 특유의 둥글고 풍만한 얼굴을 지닌 여래 입상이 자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불상의 미소는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이처럼 미려한 불상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양각과 음각, 즉 입체적 조형미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

 

사람은 어떻게 입체감을 인지할까? 원래 인간의 눈은 주변 사물을 3차원이 아닌 2차원 이미지로만 받아들인다. 우리가 입체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두뇌의 인지 시스템이 2차원 이미지들을 3차원 입체로 재구성해 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입체적 상상을 통해 우리 두뇌의 숨은 능력을 끌어내 보자.

딸아이가 어릴 적, 영어동화 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그곳에서 판매하는 책들 중에 값이 비싸 군침만 흘리던 책이 있었는데, 입체로 된 동화책이었다. 마침 학원이 폐업하면서,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 바로 로버트 사부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팝업 북이다 

 

 

 

동화책 한 권이 뭐 그리 비싸냐고 하겠지만, 책을 열어보는 순간 ~’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동화 속 인물들과 배경이 화려한 모습으로 튀어 오르고, 책장을 접으면 쏙~하고 접혀 들어간다.

특히, 앨리스가 하트의 여왕에게 당신은 카드 조각일 뿐이야!’ 하고 소리쳐서, 카드들이 하늘로 솟아올라 앨리스에게 떨어지는 장면은 놀라운 입체적 상상력을 느끼게 한다.

 

디자이너 다케시 이시구로는 또 다른 입체적 상상력을 보여주는데, 책을 펼칠 때 캐릭터와 배경이 튀어 오르는 대신 따스한 느낌의 불빛이 스며 나오는 ‘Lamp Shade’와 도심의 창백한 가로등을 옮겨온 듯한 ‘Street Lamp’를 제작하여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책을 접어 전등이 사라지는 과정이 참 신기하다.

 

 

로버트 사부다의 책이 4만원, 다케시 이시구로의 조명이 12만원을 호가한다니, 입체적 상상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 일반 동화책이 1만원, 장식용 조명이 1~5만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말이다.

 

오늘 하루, 여러분이 만드는 제품, 서비스의 가치를 높여 줄 입체적 상상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소리, 불빛, 향기와 같은 오감을 곁들인다면 훨씬 다이나믹한 상상이 되겠다.

 

전자신문 2009년 6월 25일자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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