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히 살피며 사소한 것은 대범하게 흘려보내야

 

8.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마라?

 

성공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공통점 중 하나는 대범함이다. 아이디어의 세계에서도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는 대범함이 중요한 요소지만, 상상을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예외가 된다. 즉, 사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세심히 살피는 감수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오늘은 대범함을 잠시 갈무리한 채, 다음 사례의 사소한 불편함에 귀를 기울여 보자.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가을, 한 여성이 거실의 흔들의자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 문득 한기를 느껴 담요를 가슴 위까지 당겨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미끄러진다. 담요를 몇 차례 끌어올려 보지만 소용이 없다.

 

책을 읽거나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어도 담요를 걷어내자니 추울 것 같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무의식적으로 담요를 계속 끌어올리는 사람, 따뜻한 옷을 꺼내 입는 사람 혹은 담요를 의자와 옆구리로 고정하는 사람도 있겠다. 또한, 추위를 견디며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포기하고 몸을 웅크린 채 TV에 집중할 수도 있겠다.

 

이 작은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고, 좀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보자.

먼저, 담요는 평평한 사각형이라는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거기에 의복(衣服)의 개념을 접목하면, 팔 소매를 부착한 담요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 담요는 위에서 언급한 착용과 행동의 불편함, 그리고 추위라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수술 달린 인디언 풍의 멋진 디자인까지 얻을 수 있다.

 

(머리에서 발 끝까지 하나로 된 전신 스웨터)

이번엔 담에가 아닌 의복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어떤 아이디어가 가능할까?

다음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통으로 되어 있는 전신 스웨터다. 얼굴과 손, 그리고 발 부분에 구멍이 있어 TV를 볼 수 있고, 빨대를 사용하여 음료를 마실 수 있으며, 발가락으로 물건을 집어 올릴 수도 있다.

 

 

이처럼,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서는 작은 문제도 세심히 살피는 감수성이 중요하며, 대범함이란 이름으로 사소한 것들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흘려 보내선 안 된다.

 

그러나, 일단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나면, 대범함과 강인함이 필요하다. 갓 태어나서 무르익지 않은 아이디어에 대한 비난과 공격을 이겨내고, 훌륭한 아이디어로 성장시켜야 한다.

 

우리는 대범해지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사소한 불편함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창의적 상상으로 연결시키는 감수성도 잃어선 안 된다.

 

전자신문 2009년 5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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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색, 특이한 모양, 독특한 촉감, 소리가 관심을

 

7. 시선을 낚는 상상

 

인터넷 서핑 중에 눈에 띄는 제목 또는 그림을 보고 클릭했다가 내용이 제목과 판이하게 다르거나 너무 평이해서 실망(혹은 분노)하곤 한다. 이러한 것을 소위 낚는다고 표현하는데, 아이디어에 있어서도 이러한 낚시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더우기,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만 깊은 애정을 갖고,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경향이 있다.

 

그럼 사람들의 시선을 낚아채는 상상을 들여다 보자.

넥타이는 남성 정장에 있어서 스타일을 살리는 중요한 포인트다. 넥타이 색깔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인상을 크게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Toni Castillo라는 플리커 사용자는 어느 날 친구에게 특이한 넥타이를 생일 선물로 받았는데, 유명한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포토샵의 툴바(화면)가 그대로 옮겨져 있다. 이 넥타이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포토샵과 마우스 커서란 특이한 소재를 채택했기 때문이고, 열 개가 넘는 네모 속 그림들도 하나하나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아이디어 발상의 측면에서는 넥타이의 수직으로 긴 모양과 유사한 포토샵 툴바를 채용한 것에 주목해야 하는데, 긴 모양은 넥타이와 포토샵 툴바라는 두 개의 상이한 개념을 접목하기 위한 교량 역할을 해 준다.

 

마우스 커서 모양의 넥타이 핀도 재미있는데, 매일 아침, 자르기, 붙이기, 지우기 등 기분에 따라 다른 곳에 핀을 꼽아 볼 수 있겠다.

 

다음 사례는 우리가 늘 보는 공중전화 박스다.

프랑스의 Lyon Light Festival에서 예술가 Benoit Deseille Benedetto Bufalino는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공중전화 박스를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예술작품으로 변화시켰다. 예쁜 빛깔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공중전화형 수족관이라는 그의 상상은 소외의 대상을 관심과 경외의 대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퇴근 길에 이 공중전화 박스를 발견한다면, 자유로이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를 잊을 수 있겠다.

 

여러분은 어떻게 시선을 낚겠는가? 강렬한 색으로, 특이한 모양으로, 혹은 독특한 촉감이나 사운드로,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날개를 달자.

 

전자신문 2009년 4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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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에 TV, 거짓말 탐지기 등을 접목한다면...

 

6. 차별화되는 색다른 상상을

 

롤렉스같은 스위스 손목시계를 차는 것이 부의 상징이던 시절이 있었다일본의 SEIKO, CITIZEN 같은 회사들이 고급 시계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디지털 시계가 등장하면서 스위스 시계산업은 큰 위기에 빠졌다.

 

당시, 스위스 은행은 향후 스와치 그룹의 회장이 된 니콜라스 하이에크에게 시계회사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는데, 이 사건은 시계산업을 크게 바꾸게 된다. , 하이에크는 시계가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구가 아닌 패션 그 자체라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함으로써 스위스 시계 산업을 부활시켰다. 그가 없었다면 손목시계는 진품명품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골동품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손목시계에 대한 상상은 섹시함과 냉철함을 겸비한 제임스 본드가 활약하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죽느냐 사느냐편에서는 강력한 자성으로 수저를 끌어당기고, 발사된 총알을 빗나가게 하며, 강력한 회전 날로 손을 묶은 밧줄을 끊는다. 여러분은 어떤 상상을 하겠는가?

 

스위스 보르고(Borgeaud)’ 사는 색다른 상상의 일면을 선보였는데, 손목시계에 인디언의 점성술을 접목했다. “Panchang”이라는 이 시계는 하루 중 가장 불길한 90분을 알려준다. 불길한 징조를 의미하는 암흑성이 지평선 위로 나타날 때, 시계 우측 하단의 표주박 모양을 갈색으로 바뀐다.

 


이처럼 색다른 상상을 하는 방법 의외로 간단하다흔히 강제연결법이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관련이 없어 보이는 개념들을 찾아주제와 강제로 연결시켜보는 것이다. 어릴 적, 필자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검은 고양이'를 쓴 소설가 애드거 앨런 포는 사전을 뒤적여 단어 하나를 고른 뒤, 그것을 소재로 작품을 썼다고 한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보자.

휴대용 거짓말 탐지기가 판매 중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손목에 차는 형태로 전기피부반응(galvanic skin response)을 이용하여 거짓말 여부를 판별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사랑하는 아내가 수 없이 반복하는 자기, 나 사랑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까? 상상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다만, 젊은이들이 얘기하는 '밀당', 즉 밀고 당기는 재미가 사라질 것은 분명하겠다.

 

필자가 운영하는 포럼에서 '손목시계에 무엇을 첨가할까?'를 주제로 상상을 해 보았다. MP3, TV, 화상전화, 맥박체크, 사주궁합, 타임머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대부분 제품이 나와 있었다. 당신이 생각한 것은 남들도 생각했을 것이다……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자신문 2009년 4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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