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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성장에 성공한 기업들은 어떤 원칙을 지켜왔을까. 베인&컴퍼니는 이들 기업은 거의 예외 없이 세 가지 성장 원칙을 구축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해왔다고 분석한다. 반면 이에 실패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거나 쇠락의 길을 걸었다. 

첫째, ‘Focus(집중)’다. Core(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경쟁 역량을 선별해 다른 기업과 차별화한다는 뜻이다. 성공하는 기업들은 ‘핵심에 집중-핵심에 바탕한 인접 확장-핵심 재정의’ 등 단계별 성장을 하고 있다. 

이때 핵심은 핵심적인 역량과 기술이기도 하고 때로는 핵심적 가치를 뜻하기도 한다. 올해 창립 127주년을 맞은 일본 야마하는 원래 목재 전문 기업이었다. 목재에 대한 지식과 이를 다루는 기술(핵심역량)에 더해 이 기업이 새롭게 정의한 핵심 가치는 ‘사람을 즐겁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 가치를 두고 고민한 결과 처음 시도한 신사업이 나무를 재료로 한 피아노 건반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악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악기를 제조하다 보니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자는 취지에서 음향기기 사업에 진출했고, 여행을 통해 즐거움을 더하자는 생각에서 오토바이 사업을 시작해 성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반면 1980년대 세계 컴퓨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였던 DEC가 몰락한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핵심 관리 실패가 주된 이유 중 하나다. 급성장하던 업무용 컴퓨터 시장을 외면했고 핵심 경쟁력이었던 적기 출시(Time to Market)도 등한시하는 등 자신들 코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둘째는 ‘Adapt(적응)’다. 경쟁우위 요소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업을 바꾸는 노력을 의미한다. 코닥은 세계 최초로 컬러필름을 개발하고 1976년엔 미국 카메라 시장을 85%, 필름 시장을 90% 점유한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 등장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아이로니컬한 것은 1975년 세계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기업이 코닥이었단 점이다. 1994년엔 2004년께 디지털카메라가 시장을 50% 점유할 것이라고 예측까지 했다. 하지만 개발에 성공해 놓고도 후속적인 연구와 투자에 미온적이었던 게 화근이었다. 주력업과 상품을 갉아먹는 신제품을 애써 낼 필요가 없다는 경영진 판단 미스 때문이었다. 변화 물결을 감지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파편적·사후적 대응만 반복하다 2012년 결국 파산했다. 

셋째는 ‘Embed(내재화)’다. 핵심 역량의 내재화와 문화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뜻이다. 

1950년대 A&P는 미국 유통업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1위 기업이었다. 지금 월마트가 갖는 위상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제 A&P는 미국인들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 가고 있다. 

창업자 조지 하트포드에 이어 회사를 맡은 새 경영진은 “우리는 지금 사업 방식을 모두 유지할 것이며 지속적 성공을 달성할 것이다. 우리는 A&P기 때문”이라고 선언했다. 자신감은 좋았지만 도가 지나쳤다. 기존 성공 공식을 과신하는 문화로 개혁은 지연됐고 성과도 하락했다. 성공의 경험과 성공 마인드를 내재화하는 것과 기존 성공 공식을 되풀이하는 것을 혼동한 탓이다. 1958년부터 1983년까지 매출액은 연이어 하락했고 2010년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이호승 기자]


출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9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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