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인허가권 대폭 폐지

韓中日 FTA도 추진 가속


■ 전인대 정부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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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있다고 마음대로 해선 안 된다(有權不可任性)."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정부업무보고 원고를 읽어 내려가던 리커창 총리가 원고에 없는 발언을 했다. 요즘 중국에서 유행한다는 '런싱(任性·제멋대로 하다)'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정부 권한 축소를 강조한 것이다. 리 총리는 "기업의 투자항목 인가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각종 심사허가 사항을 없애거나 하급기관에 이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 권력의 빼기(-)로 시장 활력의 곱하기(×)를 실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중고속 성장을 위한 키워드로 개혁과 개방을 제시했다. 최근 제조업지표와 물가상승률 동반 침체, 디플레이션 위기에까지 내몰린 상황에서 다시 개혁·개방을 밀어붙여 성장 불씨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규제 완화와 시장에 대한 권한 이양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가격개혁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정부가 시장가격을 정하거나 개입하는 항목을 줄여 가격자율화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우선 의약품 가격정책을 폐지하고 공공 서비스에 대한 가격정책권을 하위 기관에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자원성 제품 가격의 경우 단계적 종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 누진제를 의미한 셈이다. 

금융 개혁도 추진한다. 리 총리는 "민간 자본에 의한 중소형 은행 창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또 금리 시장화 개혁을 추진키로 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에서 은행별로 정하는 실제 대출금리의 변동폭을 확대한다는 의미다. 환율정책과 관련해선 "런민비 환율 관리 변동 상장제의 유연성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폭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리 총리는 또 "올해 선전 증권거래소와 홍콩 거래소 간 교차 거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작된 후강퉁(상하이 거래소와 홍콩 거래소 간 교차 거래)에 이어 선강퉁까지 실시되면 중국 증시가 다시 한번 활성화 계기를 맞게 된다. 

최근 투자증가율이 정체되는 문제에 대응해 중국 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시장 개방을 확대하기로 했다. 리 총리는 "올해 외국인 투자 관련 법률을 전면 개정하고 외국인 투자제한 품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국 자본의 중국 진출 전 내국민 대우를 통해 투자를 촉진하기로 했다. 업종별로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과 일반제조업의 시장 개방을 중점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시장 개방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리총리는 "중·한, 중·호주 FTA를 조속히 체결하고 중·일·한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걸프국협력위원회(GCC), 이스라엘과도 FTA 협상을 추진키로 했다. 이미 시행 중인 중·아세안 FTA에 대해선 수준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미국·유럽과는 각각 투자협정 협상을 추진키로 했다.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와 실크로드 경제벨트 건설도 구체화된다. 중국 정부는 중국-파키스탄,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 경제 주랑을 건설해 국제 물류의 대통로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전방위적인 대외 개방의 새로운 구도를 구축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재건을 의미하는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선 오는 15일 전인대 폐막 때 구체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1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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