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적자 나는데도 임원 임금 올리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광고총량제 도입을 주장하기보다는 수년째 지적받고 있는 부실 경영 등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광고가 해마다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방송사 재정적 위기의 본질은 방만한 경영을 지속한 방송사 자체에 있다는 지적이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ㆍMBCㆍSBS 등 지상파 3사는 상반기에 많게는 수백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들은 광고 판매 감소와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경영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방송 3사 모두가 적자를 본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액의 월드컵 중계료가 꼽힌다.
지상파 3사는 올해 브라질 월드컵 중계료로 약 800억원을 썼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 비해 3배를 웃도는 액수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광고 판매가 저조했고 방송사들은 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시장 상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무턱대고 `베팅`한 결과 엄청난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고임금ㆍ저효율 인력 운영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3월 감사원은 `한국방송공사(KBS) 및 자회사 운영실태 특정감사`에서 KBS는 퇴직금 등을 제외하고 (2012년 기준) 평균 1억1600만원의 연봉을 받는 1직급 382명 가운데 59.7%가 무보직자라고 지적했다. 또한 500억원 이상의 세전 이익이 날 경우에 지급하던 특별성과급 일부를 2010년부터는 아예 기본급에 편입하는 등 기본급화하지 않아야 할 수당을 기본급화함으로써 연평균 122억여 원의 예산이 추가 집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MBC는 신사옥 문제로 내년 수백억 원대의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임원 임금을 8.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오랫동안 방송산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그동안 영업이익을 시설 투자와 미래를 위해 모아놨다면 지금 광고 상황이 안 좋다고 당장 광고 늘려달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사회 공공재인 지상파가 경영이 어렵다고 광고를 늘려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상파의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발상이다. 문제가 생기면 외부의 도움(광고 증대)으로 해결하려는 안일한 태도는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광고 총량제 도입 전에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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