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43개교 분석…벌써부터 부풀리기

A등급 비율 일반고 16%·특목고 40%
교육부 “2018학년도까지 대입반영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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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인 송파구 C여고는 지난해 1학기 중간·기말고사를 치른 결과, 국어 과목에 대해 성취수준 90% 이상인 A등급(통상 100점 만점에서 90점 이상) 학생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대원외고는 국어 A등급이 전체 학생의 96.2%에 달했다. 

1학기 수학 내신성적 등급 비율도 학교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양정고는 수학 A등급이 90.5%에 달했는데 노원구 H여고는 고작 0.4%에 그쳤다. 서울의 한 학교장은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내신성적을 절대평가로 바꾼다고 하니 발 빠른 특목고들이 시험을 쉽게 내 A등급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내신 평가방식을 기존 9등급 상대평가에서 5단계 절대평가로 바꿔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부터 적용하기로 하면서 학교 현장의 ‘성적 부풀리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에서 일정 기준 점수만 넘으면 A등급을 주는 절대평가로 전환해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교육당국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서울 소재 243개 고교의 작년 1학기 내신성적(국어·수학·영어·한국사)을 분석한 결과, A등급 전체 학교 평균 비율은 국어 17.2%, 수학 16.3%, 영어 20.2%, 한국사 16.4% 등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내신성적을 A-B-C-D-E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적용하면서 각 학교는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성적 비율을 의무적으로 올려야 하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공시됐다. 

이번 첫 분석에 따르면 학교 간 A등급 차이(국어)는 최대 960배까지 나 절대평가 도입이 현실적으로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원외고의 영어 A등급 비율은 86.5%였는데 노원구의 Y여고는 1.3%에 불과해 그 차이는 무려 66배에 달했다. 한국사의 경우 신일고 A등급이 60%인 반면 마포구 G고는 3.2%로 19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예상보다 학교별 내신성적 비율 차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교별로 불가피하게 성적 부풀리기가 예상돼 대입 전형에서도 일정 기간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교육특구’ 강남 지역 고교에서도 내신성적 비율은 제각각이었다. A등급 비율은 국어가 10.6배까지 벌어졌고 수학은 10.4배, 영어는 5배, 한국사는 3.9배 등으로 나타났다. 

과목별 A등급 성취도 분포 비율에서 상·하위 10개교를 뽑아보니 국어·수학 상위 10개교에서 특목고는 각각 8개교, 7개교로 나타났다. 국어·수학 하위 10개교에선 일반고가 각각 8개교, 6개교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학교 유형별로 보면 외고 등 특목고가 일반고에 비해 A등급 비율이 월등하게 높았다. 특목고는 국어·수학·영어가 각각 44.4%, 34.1%, 40.9%에 달했다. 

일반고는 세 과목 모두 10%대였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상대평가 방식에서 내신성적이 불리했던 특목고가 올해 경쟁률이 뛰어오르며 인기가 살아나고 있다”며 “대입에서 일반고의 장점만 사라지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고교 A~E등급 결과의 대입 반영을 2018학년도까지 유예하고 당분간 현행처럼 석차 9등급,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등을 대학에 제공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9학년도 대입 반영 여부를 올해 결정할 것”이라며 “성적 부풀리기 등 단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64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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