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상품 화장품만으론 관광산업 한계

뉴욕선 年1200만명 10억달러 티켓 구매
공연 성공땐 숙박·쇼핑·식당까지 날개


◆ 내수 살리기 15題 ⑫ 코리아브로드웨이 조성 / 왜 필요한가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명동과 동대문 거리에는 '쇼핑'만 있고 '문화'는 없다. 만약 외국 관광객이 싹쓸이하고 있는 패션 상품과 화장품의 구매 가치가 떨어진다면 그들이 다시 이곳을 찾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공연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뉴욕 브로드웨이가 그 증거다. 매년 전 세계 관광객 1200만명이 유명 뮤지컬과 연극, 오페라를 보러 몰려간다. 지난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벌어들인 돈은 10억달러(약 1조80억원). 500~1900석 규모 40개 극장 매출이다. 뉴욕에서 공연 관람은 쇼핑과 더불어 필수 관광 코스다. 

반면 서울 명동과 동대문시장 등 외국 관광객 밀집 지역에는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 '난타' '드럼캣' '오리지널 드로잉' 등 300~500석 규모 소극장 공연이 대부분이다. 그마저도 여행사와 연계해 할인 티켓을 판매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올리기 힘든 구조다. 

연극 전문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외국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언어 장벽 때문이다. 외국어 자막이 없어 한국어 공연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뉴욕 브로드웨이가 증명하듯 공연은 관광객 지갑을 여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명동에서 동대문으로 이어지는 공연장 벨트 '코리아 브로드웨이'를 조성한다면 서울이 더 매력적인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코리아 브로드웨이'를 조성하려면 하드웨어인 공연장과 소프트웨어인 공연 콘텐츠를 동시에 개발해야 한다. 특히 공연장 확충이 급선무다. 이 지역에 558석 규모 명동예술극장, 1000석이 넘는 대극장인 충무아트홀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대학로 소극장이 밀집해 있지만 대극장이 부족하다. 18년 동안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만 10억달러를 벌어들인 뮤지컬 '라이언킹'(1700석 극장)처럼 높은 매출액을 올리려면 1000~2000석 대극장을 확충해야 한다. 뉴욕 브로드웨이같이 극장이 밀집돼 있어야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에 정부와 서울시가 개입해 이 지역에 대극장을 늘려야 한다. 

공연은 관광에 날개를 달아준다. 공연을 보러 온 외국 관람객 덕분에 숙박업체 쇼핑가 식당 등 관광산업이 득을 본다. 

뮤지컬이 노동집약 산업이어서 고용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공연 제작비 중 70%가 인건비로 지출된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심각한 인건비 체불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공연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배우와 스태프가 부지기수다. 

공연을 찾는 관광객 수도 점점 늘어나 고무적이다. 김준수와 안재욱,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등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뮤지컬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최근 규현과 그룹 '비스트' 멤버 양요섭이 출연한 뮤지컬 '로빈훗'은 일본어와 중국어 자막을 무대 좌우에 설치했을 정도로 외국 관람객이 많았다. 지난해 김준수가 공연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중국과 일본팬들 덕분에 대박을 터뜨렸다. 

배우와 무대 기술 수준은 이미 뉴욕 브로드웨이만큼 올라섰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공연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뮤지컬 배우 조상웅과 홍광호는 런던 웨스트엔드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 캐스팅되며 한국 배우의 저력을 과시했다. 

극장 확충과 동시에 관광객과 통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연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외국 라이선스 공연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제작비 지원과 법인세·부가세 혜택, 문화비 지출 소득공제, 창작 공연 육성 펀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난타'를 제작한 송승환 PMC프러덕션 회장은 "공연사업은 다른 제조업에 비해 세제 혜택이 없다"며 "부가세를 없애 관객 부담을 덜어주면 문화 소비가 증가해 자본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창작 역량을 키우려면 작곡가, 대본 작가, 연출가, 프로듀서 등 전문 인력을 양성할 뮤지컬 아카데미도 설치해야 한다. 

[전지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407028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