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도 스마트폰으로 보는데…‘황금주파수’ 모바일 외면하나

지상파 UHD는 수요작아 선진국, 통신용 배정 대세
사물인터넷·클라우드로 10년새 트래픽 26배 필요


■ 국회 700㎒ 대역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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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주파수 중의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700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분배를 둘러싸고 지상파 방송사(KBS·MBC·SBS)와 통신사업자(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정부가 방송사 요구로 애초 통신 주파수로 활용하기로 한 대역의 재검토를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과 미디어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컴퓨팅 확산으로 모바일 이용량이 급증하고, 방송조차도 모바일 기기로 보는 흐름에 맞춰 주파수를 통신 쪽에 우선적으로 할당하는 게 소비자 이익에 부합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는 11일 오후 3시부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700㎒ 대역 용도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부(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초고화질(UHD) 방송 도입 시기, 시기별 주파수 소요량 및 확보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내 상황에 맞는 지상파 UHD 방송 정책을 우선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방송과 통신이 상생할 수 있도록 700㎒ 잔여 대역 분배를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날 공청회가 개최된 이유는 방송사와 이동통신사가 700㎒ 주파수 가운데 더 많은 대역을 할당받기 위해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다. 방송사들은 UHD 방송 서비스를 위해, 통신사들은 더 빠른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해당 주파수를 요구하고 있다. 

700㎒ 대역은 원래 아날로그 방송에 쓰였으나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현재 유휴 대역으로 남아 있다. 주파수 효율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이동통신용으로 쓰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이동통신용으로 70㎒폭, 재난안전용으로 34㎒폭을 할당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내 독일 스웨덴 프랑스 영국도 2010년부터 통신 주파수로 사용하기로 하고 경매 중이다. 아시아 지역의 일본 호주 대만도 2012년부터 700㎒ 대역을 이통용으로 할당해 세계적인 단일 통신 주파수 대역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한국에선 700㎒ 대역 가운데 108㎒를 분배할 예정인데, 20㎒는 재난안전용으로 쓰고 40㎒를 통신에 배정하기로 했다가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통신업계는 40㎒를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면 5세대(5G) 이통 이후에는 글로벌 단일 로밍이 가능해지며 이에 따른 로밍비도 저렴해진다고 주장한다. 방송도 모바일로 보는 이용자 환경 변화에 따라 주파수 수요량도 크게 늘어 2023년까지 현재(2013년 기준)보다 최대 26배(주파수 803~1132㎒ 폭)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예측한다. 

실제 통신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이동통신용으로 30㎒(2G), 100㎒(3G), 200㎒(LTE) 등 총 330㎒ 폭 주파수가 할당돼 있으나 3G㎐ 이하 대역에서 480㎒ 폭의 추가 주파수가 당장 필요하다고 계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는 2025년까지 HD, UHD 동시 방송을 실시하고 2025년 HD 방송을 종료하려면 54㎒ 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상파 방송사는 총 11개 채널(700㎒ 대역 9개, 기존 DTV 대역 2개)을 요구하고 있다. 지상파 무료 UHD 방송을 중앙과 지방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상운 남서울대 멀티미디어학과 교수는 “700㎒ 대역에서 재난망과 지상파 용도로 먼저 결정하고 그 외 남는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할당해야 한다. 재난망 구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698~752㎒ 대역을 UHD 용도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방송사는 UHD 방송 채널을 확보해 UHD 방송시대의 한류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TV 방송을 위해 필요하다고 요구한 주파수 폭 54㎒와 재난망용(20㎒) 주파수를 제외하면 남는 주파수는 34㎒가 전부인데 이 주파수로는 국내 무선 인터넷 수요 증가를 따라잡을 수 없고 곧 주파수 부족 사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는 “통신용으로 분배되면 전 국민이 어디서나 최소한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상파 UHD의 경우 국제표준도 없고 전 세계적으로 지상파 UHD용으로 주파수를 분배한 나라도 없다. 주파수 정책은 국제적 추세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찬동 기자 / 손재권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1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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