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마’ 중개업소 잦은 발길 “공기좋은 서울 쇼핑도 편리”…반포 등 고가 아파트 사들여

‘서울의 차이나타운’ 연남동, 쇼핑센터·면세점 우후죽순 2~3년새 땅값 2배이상 뛰어



◆ 北上하는 차이나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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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대형 아파트를 최근 한 채 구입했어요. 중국 아파트는 70년 임차권만 보장되지만 한국은 영구 소유권이 보장되잖아요. 베이징과 상하이 고급 아파트는 3.3㎥당 5000만원이 훌쩍 넘는 상황에서 서울 강남 아파트가 싸고 임대 수요도 안정적입니다.”(서울 거주 50대 중국인 사업가) 

“중국은 환경 오염이 심각하지만 한국은 쾌적하고 교육시설도 마음에 듭니다. 송도 투자이민 한도인 7억원을 채우려면 여러 채를 구입해야 해 한 채는 제가 살고 나머지는 임대로 사용하려고 아파트 구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자유무역업 종사 40대 중국인 여성)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차이나 머니’가 몰려오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 신규 주택 가격이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중국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꺾인 상황에서 서울과 인천 지역 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중국인은 오히려 늘고 있다. 서울 도심 빌딩은 물론 중소형 빌딩에서 고급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 분양 투자에 이르기까지 수요도 다양하다. 

주말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중국인 부동산 투자이민 설명회’는 비즈니스맨은 물론 아이를 데려온 가족, 중년 남성, 노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색의 중국인들로 물샐틈없이 가득 찼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도 중국 갑부인 이른바 ‘왕서방’과 소비력 있는 중산층 여성인 ‘따마(중국판 복부인)’가 본격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홍콩 컨설팅회사에 다닌다는 상하이 출신 50대 중국인 남성은 19일 기자와 만나 “중국 부동산은 오를 만큼 올라 내려갈 일만 남았지만 한국은 그 반대”라며 “과거엔 제주도 별장, 부산 해운대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사들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인천 영종도 상업시설의 수익률이 높아 보여 추가 투자를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숲 인근 ‘트리마제’ ‘갤러리아포레’, 반포동 ‘대림 아크로리버파크’ 등 국내 최고가를 자랑하는 고급 주거단지 견본주택이나 인근 중개업소에는 최근 중국인 출현이 잦다. 갤러리아포레는 대여섯 채가 이미 중국인 소유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중국인 C씨(45)는 최근 서울 마포구에 한강 조망권을 갖춘 전용면적 121㎡ 새 아파트 한 채를 샀다. 그는 오래전부터 무역사업을 함께해 온 한국 지인에게 마포에 집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상하이와 서울을 오가며 거주하는 C씨 아내가 쇼핑에 편리하다는 이유로 명동과 홍대가 가까운 마포를 ‘찍었기’ 때문이다. 

C씨는 “여유 있는 중국인은 베이징에서 가까운 서울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며 “내년쯤 인천 아파트를 매입해 영주권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외국인 토지 취득 현황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중국인이 취득한 토지 건수는 1993건으로 지난해 전체 취득 건수 1537건을 이미 30% 이상 앞지른 상황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이 몰리는 마포구에서 중국인이 매입한 땅은 2012년 557㎡에서 지난해엔 3584㎡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3분기 기준으로 벌써 2519㎡를 사들였다. 이 때문에 ‘서울의 차이나 타운’으로 불리는 연남동 일대 단독주택 값은 3.3㎡당 4000만~5000만원으로 2~3년 전보다 두 배가량 뛰었다. 

실제 유커의 필수 관광 코스인 마포구에는 최근 2~3년 사이 서교·합정·동교·연남동 일대를 중심으로 중국인이 건물을 사들여 새 단장한 면세점과 쇼핑센터,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 생겼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중국인은 관광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330㎡(100평) 이상 땅이나 건물을 찾는다”며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리다 보니 저 멀리 망원·성산동까지 입질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 목 좋은 상가를 선점하거나 임대 목적으로 구로구 일대 오피스텔을 알아보는 중국인도 등장했다.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시작된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영주권 취득과 투자 규제로 인해 제주도, 부산 등 지방에 몰렸지만 지금은 서울과 인천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지난 16일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부동산투자이민제가 도입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투자자가 영종 한라비발디 미분양 2채를 3억5000만원씩에 매입하기도 했다. 

부동산 투자 중개업을 하는 30대 화교 남성은 “제주도는 이미 값이 오를 대로 오른 데다 중국인에 대한 반감도 커져 투자 황금기가 지난 것 같다”며 “인천과 서울은 곳곳에 차이나 타운이 형성돼 중국인에 대한 반감도 덜한 데다 특히 영종도는 개발 중이라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제주도와 부산에 중국인 투자자가 몰리면서 ‘괜찮은 매물은 사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고 서울이 중국에서 더 가깝고 인프라스트럭처가 잘 갖춰져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하는 중국인이 늘어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임영신 기자 / 김인오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4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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