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분기 개인거래 비중 50% 넘고 주문건수 크게 늘어

`저금리 → 개인 참여 → 중소형주 상승` 2005년·2009년 닮은꼴


◆ 활기도는 증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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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9조원을 넘고 개인투자자들이 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개미들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이날 여의도 대신증권 객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전광판에서 개별 종목 주가를 보고 있다. [이충우 기자]

직장인 이형섭 씨(43)는 최근 한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열고 주식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는 2010년 주식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갑자기 고꾸라지는 바람에 크게 낭패를 본 아픈 기억이 있다. 그 뒤로 다시는 주식을 거들떠보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최근 마음이 바뀌었다. 저금리 때문이다. 이씨는 "정기예금에 넣어봤자 1%대 이자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며 "주가가 요즘 괜찮을 것 같아 다시 보고 있는데 이번엔 정말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종목 선정에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주식투자 카페에도 이씨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글이 대거 올라오고 있다. '금리가 너무 낮아 주식을 해야겠는데 좋은 종목이나 업종 추천 좀 해달라'는 호소의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한 네티즌은 자신을 아예 "은행 이자가 너무 적어 주식을 기웃한 초보"라고 소개한 뒤 "금리가 5~6%만 돼도 안전하게 예·적금을 들겠지만 어쩔 수 없이 주식시장을 보고 있다"고 썼다. 

'저금리 스트레스'로 국내 주식시장에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0.62포인트(0.03%) 오른 2029.07에 마감됐고 거래대금은 코스닥시장과 합쳐 9조5792억원에 달했다. 이날 하루만 개인투자자들은 99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일에도 122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2월 1조7800억원어치나 팔아 치웠던 개미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은 3월부터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는 올 들어 처음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그때 사들인 규모는 4993억원에 달했다. 코스닥시장은 2월부터 개미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무려 487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거래소 시황분석팀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5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2년 9월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역시 '개미들의 귀환'을 꼽았다. 올 1분기 코스피 개인거래 비중이 2년6개월 만에 5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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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의 하루 평균 주식거래 주문건수도 지난달 255만건에 달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6%나 급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귀환으로 증권사들이 몰려 있는 여의도에는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다. 거래대금이 늘면서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리테일 부문이 부활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 1분기 신규계좌 개설건수가 작년 1분기보다 85%가량 증가했다"며 "예탁자산도 계속 불어나고 주식투자 문의도 확 늘었다"고 말했다.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거래실적이 있는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지난달 2050만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 구매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투자자예탁금도 16조원에서 지난달 18조원까지 올라왔다. 

개미들 덕분에 지금 주식시장은 전형적인 개인자금 유입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개미들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거래소의 1분기 업종별 집계에 따르면 중형주(15.7%)와 소형주(20.7%)의 수익률이 대형주(4.7%)를 크게 앞질렀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저금리가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를 높여 중소형주를 사는 선순환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과거 개인투자자 비중이 급증했던 2005년, 2009년과 같은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초저금리→개인투자자 참여→중소형주 상승'이라는 장세가 펼쳐지고 중소형주 주가 상승이 증시에 대한 기대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개미들을 또 불러모으는 구도라는 설명이다. 

'금리 스트레스'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려들고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문제는 주식시장에 대한 견고한 신뢰를 되찾는 것"이라며 "한탕주의가 아닌 기업 실적과 주가가 제대로 받쳐주면서 시장이 신뢰가 쌓여야 개미 투자자금이 안심하고 계속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1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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