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감염자 年內 10만명 넘는다…IMF "경제충격 우려"

女간호사 본토 첫 확진, 병원 마저도 구멍
`판데믹` 공포 확산…각국 검역 대폭 강화


◆ 에볼라 공포 확산 / 세계 최강 美 방역시스템도 뚫려 ◆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여성 간호사가 12일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에볼라 공포심`이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다른 의료진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가운데 감염의심 사례 신고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장담해왔던 에볼라 방역시스템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CDC는 이날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여성 간호사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8일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덩컨 씨에 이은 미국 내 두 번째 에볼라 환자이자, 미국 본토에서 에볼라에 전염된 첫 번째 사례다. 이 여성 간호사는 첫 번째 병원 방문 때 항생제 처방만 받고 귀가했던 덩컨 씨가 증상이 심해져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처음 접촉한 인물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CDC에 최대한 빨리 병원의 안전규정 위반을 조사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번 감염 사례는 미국 내 에볼라 대책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병원에서 전문지식과 충분한 보호장비를 갖춘 간호사가 감염됐다는 점이다. 지난 6일 스페인에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도 기존 감염 환자를 치료하던 여성 간호사였다. 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에서조차, 사소한 실수만으로도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기존의 CDC 방역대책과 의료진 안전규칙, 정부 대처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이 초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둘째, 미국 내 에볼라 감염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미국 정부의 초강도 대책이 결정되면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날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공화ㆍ텍사스)은 CBS방송에 출연해 "(에볼라 창궐 국가들에 허용된) 1만3000개의 입국 비자를 잠정적으로 보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도 미국 내 공항뿐 아니라 아프리카 현지 공항의 `출발 전 검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에볼라 광풍`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DC에서 IMF 회원국들은 제30차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공동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인류와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추가 감염자가 잇따를 경우 `공황`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전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덩컨의 확진 판정이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 CDC에 접수된 에볼라 의심신고는 하루 800여 건에 달한다. CDC의 대응능력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선 병원의 응급실에도 단순 감기 환자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 미국에선 지난 2009년 신종플루 파동 때 응급실 환자가 20%가량 급증했던 전례가 있다. 

노스웨스턴대학 연구진은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 에볼라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이 상태로 확산이 지속된다면 전 세계 감염자가 연내 1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사율이 높아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효과를 보이고 있는 백신의 양도 부족해 `판데믹(감염병 또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으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ChAd3`와 `수포성구내염바이러스백신(rVSV)`이 현재 동물을 대상으로 한 안정성 테스트를 시작했지만 올해 말까지 확보된 양은 rVSV가 800회, ChAd3는 1만5000회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에볼라에 대한 과민 반응들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내 첫 에볼라 사망자인 덩컨 유품 소각을 두고 루이지애나 주정부가 매립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 주정부는 에볼라 확산 염려에 유품 매립을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 서울 = 원호섭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07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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