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장벽 피하고 셰일가스 활용 이점…車·철강부터 육가공 업체까지 미국행
中, 올해 美 제조업 투자 20억弗…5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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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미국 버지니아주에 경사가 났다. 중국 제지 업체인 산둥 트랜린제지가 향후 5년 동안 미국 버지니아주에 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는 버지니아주가 중국으로부터 받은 투자건 중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해 중국 최대 소시지 업체인 솽후이는 경영난에 빠진 미국 육가공 업체 스미스필드를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육가공 업체로 등장했다.

중국이 미국 제조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 늘리고 있다. 과거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다면, 이제는 미국이 `중국의 공장`을 맡고 있는 셈이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장조사 업체 로디엄그룹은 2011~2013년 연간 중국의 대미(對美) 제조업 투자가 4억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20억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2013년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FDI) 규모는 2012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14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미국 제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내에서 인건비가 워낙 많이 오른 데다 미국에서 셰일가스 붐이 일어나면서 에너지 비용이 크게 싸졌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이 미국 본토에 공장을 짓거나 미국인들을 고용해 물건을 값싸게 생산하는 현상은 이제 흔해졌다.

중국이 미국에 투자를 늘리면서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기여도는 갈수록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자리 창출이다. 중국이 미국에서 창출해낸 제조업 일자리는 2010년 2만개에서 2013년 8만개로 급증했다. 미국계 로펌에서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제임스 슈 변호사는 "중국 기업들은 머지않아 미국의 중요한 고용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말 기준 중국 기업들 미국 현지 자회사의 정규직 직원 고용은 2007년 대비 8배 이상 늘어났다. 이 중 현지인 고용이 가장 많은 기업은 중국 솽후이가 인수한 미국 육가공 업체 스미스필드(3만7000명)다.

미국 내 값싼 비용이 가장 큰 투자 유인책으로 분석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중국의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생산성 향상도 더뎌지면서 중국이 미국과 비교해 갖고 있던 비용 우위가 4%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간에 인건비 등 격차가 줄어들면서 중국에 공장을 두는 이점이 예전 같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BCG는 2018년에는 미국 원가경쟁력이 높아져 중국을 제치고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첨단 기술 습득이 쉽다는 점도 중국이 미국에 제조 기지를 두는 이유 중 하나다.

세금 문제도 중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늘리는 배경이다. 텍사스에 파이프 생산공장을 둔 톈진파이프, 인디애나에 알루미늄 공장을 가진 난샨아메리카, 애리조나에 제조시설을 갖춘 선텍, 캘리포니아에 조립 공장을 둔 자동차 업체 BYD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미국 지방정부와 협력해 관세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다. 과거에 중국 업체들이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에 생산기지를 세우고 현지에서 바로 유통하는 편이 오히려 비용이 싸게 먹힐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에 대한 제약을 기존보다 완화한 점도 중국의 미국 투자에 탄력을 더했다.

이런 까닭에 미국에서 불고 있는 `리쇼어링(제조업 U턴)` 현상은 보다 공고해질 전망이다. 미국이 제조업 부흥을 내세우면서 밖으로 나갔던 제조업체들이 미국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고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하면서다. SCMP는 "미국 정부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주는 인센티브도 유인책으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08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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