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인재

국내외 어디에서든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글로벌 인재(Global Talent) 라고 한다. 대다수의 회사가 원하고 많은 임직원이 되고 싶어하는 이러한 글로벌 인재는 한국 대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회사에서 성공하는 한국형 인재가 되기 위해 필요한 태도나 역량은 글로벌 인재에게 필요한 것과 상반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예로, 글로벌 환경에서는 독립된 시각을 가지고 자신만의 주장을 펼치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인재가 성공한다. 반면 동양에서는 윗사람에 대한 공경과 겸손이 우선이다. 자신만의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조직에 대한 충성과 화합과 집단의 이익이 우선이다.

영어와 국제적 노출 경험(International Exposure)이 중요

또한,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유럽이나 북미쪽의 다국적 기업은 본사의 구성원이 다양한 문화에 노출되어 있으며, 세계 공용어인 영어에 익숙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해외에 주재원으로 가던가 본사에 해외사업 관련 부서에서 업무를 할 때 국제적인 비즈니스 언어인 영어의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언어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한국 인력들에 비해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반만, 한국인은 어학적인 부분이나 글로벌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현지인들과 소통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관은 본인의 경험과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한국 문화만 익숙하며, 한국 회사에서만 일을 한 사람들은 다양성을 인정할 줄 아는 열린 시각과 다양한 관점으로 사고할 수 있는 균형감각을 키우기 힘들다.

문화적, 어학적인 문제 때문에 현채인들을 이끌고 나가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둘째 치고, interaction 없이 주재원들끼리만 어울리고 문제가 있어도 소통을 안 하는 ‘방치’ 상태(주로 선진국) 또는 현지에서도 야근, 상명하복 등의 한국식 방식만을 밀어붙이는 양 극단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교포나 유학생 등 해외에서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이러한 인력들은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국내 기업문화에 적응을 ‘안’하고 떠나거나 국내 ‘뚝심’인력에게 밀려 주재원 등의 핵심 포지션에 선발되지 못한다. 그리고 가장 충성스럽고 ‘한국적’인 Mindset으로 무장한 국내용 인재가 주재원으로 선발되어 해외 곳곳에 보내진다.

관련 기존에 썼던 블로그 글:

1. 주재원 선발의 문제점과 해외 교포들의 피해 
본사에서 하던,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든 비상식적인 데드라인과 구성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경영방식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주재원 선발 시에도 해외경험과 해당 법인의 필요한 직무(function)에 전문성으로 무장된 인력이 아니라, 그 동안 희생을 많이 한 로열티 강한 인력, 및 본사에서 평가가 좋았던 인력이 선발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인력이 해외 나가서 본인이 아는 유일한 세계인 한국, 더 좁게 본다면 회사에서 성공했던 방식으로 경영을 하거나 인력 ‘관리’를 하려고 하는 데서 문제가 비롯된다.

2. 뚝심 인력, 글로벌화의 최대 장벽 
주요 포스트에 포진되어 있는 ‘뚝심 인력’이 기득권을 꼭 움켜쥔 채 글로벌 환경에서 통용되는 범용적인 실력보다는 뚝심과 맷집이 더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를 견고히 한다. Global Talent들이 감히 넘어오지 못하게 말이다. 그러면서 경영진은(본인들도 뚝심 인력인) 왜 글로벌화가 더딘지 의아해 한다.

한국용 인재, 글로벌 인재로

“우리 예전 법인장님 잘 계시죠? 꼭 한번 찾아 뵙고 인사 드리고 싶어요.” 한국으로 리더십 교육을 받으러 온 외국인 직원 손에는 바리바리 싸 들고 온 선물이 어김없이 들려 있다. “이건 함께 근무하셨을 때 매일 아침 즐기셨던 전통 차에요.” 소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상사는 함께 일하던 직원이 아무리 낮은 직급이라도, 본인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어 점심이나 저녁을 대접한다.

이렇듯, 외국에서의 경험이 별로 없는 한국형 인재가 해외에 가서 현채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신뢰도 쌓고, 리더십도 발휘하여 실적도 잘 내는 경우도 간혹 있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까? 현채인들에게 물어보면 그리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작은 것들이다. 본인들의 문화와 방식을 이해해 주고, 자주 칭찬해 주고, 의견을 경청을 해 주는 것. 하지만 한국의 리더들이 가장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듯 본인이 속한 문화권의 방식이나 행동만을 옳은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것을 포용하는 Global Mindset에 대한 교육은 더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주재원과 현채인들의 교육을 하며 깨달은 것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진심인 것 같다.

앞으로 Global Mindset을 갖추고 진심으로 현채인들을 대해줄 많은 글로벌 인재들이 나오길 바란다.


출처: https://jinkieun.wordpress.com/2015/08/23/한국용-인재korean-talent와-글로벌-인재global-ta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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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측두엽 편도체가 거짓말 막는 역할하지만, 거짓말 거듭될수록 활동량 줄면서 둔감해져


■ 런던대 실험논문 '네이처 신경과학'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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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 뇌 측두엽 안쪽에 자리 잡은 편도체는 거짓말에 반응해 이를 제어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하지만 거짓말을 반복할수록 편도체는 활동성이 떨어지고(빨간색 부분이 줄어들고) 제어 기능이 약해져 거짓말을 반복하게 된다.사진은 편도체가 있는 측두엽에서 후두엽으로 쪼개 단층촬영한 것의 한 부분으로, 거짓말 횟수나 시간 변화에 따른 촬영은 아니다. [사진 제공 = 네이처] 

2013년 한 남성이 모 유명 대학 의과대학 출신 의사와 결혼한 뒤 자신의 아내가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녀는 남편의 가족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직후 사라진 것이다. 

알고 보니 그녀는 실제 의사도 아니었고, 심지어 맞선 때 시부모와 만나기 위해 데려온 자신의 부모조차 친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리'로 앉히기도 했다. 이른바 '연극성 인격장애'에 빠진 그녀는 남의 시선을 끄는 걸 좋아해 공격적으로 인간관계를 맺고 평소 자신이 이루고 싶은 인물상을 설정해가며 자신이 그 인물이라고 착각하기 일쑤였다. 

거짓말을 할수록 쭉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코'처럼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어느 순간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의 거짓말 천지에 빠지고 마는 현상. 이를 설명할 과학적 근거가 밝혀졌다.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늘고, 갈수록 그 범위와 대상도 더 커진다는 게 뇌과학적 연구 결과로 입증된 것이다. 

26일 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에는 탤리 샬럿 영국 런던대 심리학과 교수팀의 실험 결과 논문이 게재됐다. 인간의 뇌에는 부정직한 행동을 하면 이를 꺼리게 하는 일종의 제동장치 역할을 하는 부위가 있는데 거짓말을 반복할수록 그 제동력이 줄어든다는 점이 뇌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을 통해 확인됐다. 

연구팀은 18~65세 실험 대상자 80명에게 '거짓말 보상 게임'을 실험했다. 일정 거짓말을 반복하게 하고 그에 따른 득실을 따지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실험자들의 뇌 측두엽 안쪽에 있는 편도체가 거짓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원래 편도체는 정서적인 정보를 통합 처리하는 일에 관여해 공포감이나 불쾌감 등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대응을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자들이 초반에 하찮은 거짓말이나 부정직한 행동을 하면 처음엔 이 편도체 활동이 급증하는 것으로 뇌영상 촬영 결과 밝혀졌다. 하찮더라도 거짓말을 처음 하면 상대방에게 미안하거나 자기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감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음 거짓말을 하는 데 망설이게끔 한다. 일종의 제동을 거는 셈이다. 

하지만 그다음에 다시 거짓말을 거듭할수록 편도체 활동량은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짓말을 제동할 힘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후엔 더 큰 거짓말을 하더라도 스스로 부끄러운 감정을 모르는 것이다. 

연구팀은 거짓말과 그에 따른 보상 게임을 각자에게 60회가량 실시했다. 실험을 통해 자신에겐 득이 되고 상대방에겐 손해일 때보다 두 사람 모두에게 득이 될 때 거짓말을 하는 폭이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득이 된다고 믿는 거짓말을 전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도체 활동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선 상대방에게 손해가 가더라도 거짓말을 쉽게 제어하지 못한다는 게 연구진 결론이다. 

다만 그 편도체 활동량을 줄어들지 않게 하고 다시금 끌어올려 거짓말을 더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샬럿 교수는 "제멋대로 말하는 정치인이나 부패한 금융업자, 연구 결과를 조작하는 과학자, 불륜을 저지르는 배우자 등이 왜 엄청난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는지 이번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며 "거짓말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요인은 없는지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단 간단한 부가 행위만으로도 거짓말을 통제할 순 없을까.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 저서 '설득의 심리학'에는 사람의 거짓말과 관련한 행동 실험이 소개돼 있다. 핼러윈 데이 때 사탕을 아이들에게 하나씩만 집어 가라고 한 뒤 아이들 앞에 거울을 부착했을 때와 그러지 않을 때를 비교한 것이다. 

거울이 없을 땐 사탕을 2~3개씩 집어가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거울이 있는 상황에선 아이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 즉 '또 다른 나'를 직면하게 되면서 사탕을 2개 이상 집어 가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제3자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자주 마련해야만 거짓말에 대한 각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샬럿 교수는 "이번 뇌과학 연구 결과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속임수와 기만이 팽배한 기업·사회적 현상을 해결하는 데 작은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01&year=2016&no=748232&sID=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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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전후 심리상태가 SNS 활동 패턴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모바일 결혼정보 서비스 천만모여 회원 308명(남129명, 여179명)을 대상으로 ‘이별 전후 심리 상태가 미혼남녀 SNS활동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이별 직후 미혼남녀가 SNS 이용 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헤어진 애인의 SNS염탐(52%)’이었다.


이어 ‘가장 잘 나온 사진으로 프로필사진 바꾸기(20%)’, ‘사진 등 전 애인과의 추억 지우기 (17%)’, ‘유머 게시물 보며 웃기(6%)’, ‘전 애인 계정 차단하기(3%)’ 등이 있었다. 

이들이 전 애인의 SNS를 염탐하는 이유로는 ‘미련이 남아 보고 싶어서(37%)’가 가장 많았으며, ‘새 애인이 생겼는지 궁금해서(33%)’, ‘나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궁금해서(15%)’,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빨리 잊기 위해(8%)’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이별을 앞둔 미혼남녀가 SNS 이용 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나와 비슷한 처지의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읽으며 공감하기(43%)’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의미심장한 감정 표출(29%)’, ‘지인에게 헤어짐 암시(12%)’, ‘애인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말 게시물 공유로 대신 전하기(8%)’, ‘유머 게시물 보며 웃기(6%)’ 순으로 대답했다. 

[디지털뉴스국]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671247&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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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희정 (대구지방경찰청)
거짓말은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좋지 않은 행위로 규정되나 사람들은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거짓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 농담을 하거나 악의 없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상대방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지만, 책임을 면하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거짓말을 정확히 탐지하는 것은 무고한 피해자의 발생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잘못된 탐지로 인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거짓말은 어떻게 탐지할까?
현재 우리나라 수사기관에서 통용되는 거짓말 탐지 기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폴리그래프 검사, 진술분석, 행동분석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폴리그래프 검사(polygraph)는 어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폴리(poly)라는 '많다'는 단어와 그래프(graph)라는 '쓰다, 기록하다'는 단어의 합성어로 여러 가지 생리반응을 기록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피검사자의 생리반응인 호흡, 피부전기 반응, 심장혈관 반응을 측정하여 진술의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기법이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때 발각에 대한 불안과 거짓말 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경험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호흡, 맥박, 혈압 등의 생리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폴리그래프라는 장비를 활용하여 측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측정하는 자율신경계의 반응은 우리의 의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조작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거짓말 탐지기로 알려진 폴리그래프 검사는 과연 거짓말을 탐지하는 것인가? 폴리그래프 검사는 거짓말 시 경험하는 심리적 변화가 생리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거짓말 그 자체를 탐지한다기보다는 심리변화에 따른 생리변화를 분석하여 거짓유무를 추론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보면 폴리그래프 검사는 여러 가지 한계점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실제로 거짓이지만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피검사자의 경우 폴리그래프 검사로는 거짓유무를 가릴 수 없다. 왜냐하면 자신은 거짓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짓말 시 경험하는 심리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피해자나 목격자가 오기억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지만 경찰, 검찰 등 수사현장에서 용의자의 진술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될 만큼 그 정확성에 있어서는 인정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폴리그래프 검사 정확성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검찰에서 사건 용의자를 대상으로 한 폴리그래프 검사 결과와 법원 최종판결 일치도는 83.6%였으며, 특히 검사 결과가 거짓일 때 일치도는 90.8%로 나타났다(김석찬 등, 2015). 이처럼 폴리그래프 검사는 거짓유무를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지만, 결과에 대한 오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두 번째로 진술분석은 용의자 혹은 피해자, 목격자의 진술 내용과 구조를 분석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하는 기법으로 경찰에서는 다양한 진술분석 기법 중 과학적 내용 분석(SCAN; Scientific Content Analysis, 이하 SCAN으로 표기)을 활용하고 있다. SCAN 기법은 이스라엘의 전직 폴리그래프 검사관 A. Sapir가 개발한 것으로 신문하기 전 다른 정보가 오염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한 전후 시간대에 용의자가 행한 모든 행동을 작성하도록 하여 그 진술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용의자가 작성한 자필 진술서는 13개의 준거에 따라 진술 신빙성 유무를 판단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불필요한 내용을 작성하였는지, 진술 흐름에서 벗어난 정보가 있는지 여부 등을 분석한다. 그러나 SCAN 기법은 진실유무를 판단하는 도구로써의 이론적 토대가 부족하고 그 정확도에 대한 경험적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 수사과정에서는 신빙성 판단을 위한 도구보다 진술분석 결과를 통해 수사상 추가적으로 질문해야 할 사항이나 집중 추궁해야 할 부분 등 수사방향 설정 및 수사면담을 안내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행동분석은 상대방의 행동을 관찰하여 거짓 유무를 탐지하는 기법으로 특별한 도구나 장소의 제약 없이 "손쉽게" 거짓말을 탐지할 수 있으며 범죄자의 신문과정뿐만 아니라 가정, 직장 등 일상생활 속에서도 흔히 활용되고 있다. 행동분석을 통한 거짓말 탐지는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오류 가능성도 크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어떤 메시지에 대한 거짓유무를 판단할 때 거짓말과는 실제 관련이 없는 행동을 활용하여 거짓말을 탐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Vrij & Semin, 1996). 예를 들어 거짓말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시선을 회피하거나 불안으로 인해 손이나 다리를 떠는 등 행동이 증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상대방과 대화를 하면서 혹 이 사람이 시선을 피할 경우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라는 식의 휴리스틱적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때 이러한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짓말과 관련된 비언어적 행동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피노키오의 코"와 같이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나타나는 행동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DePaulo et al., 2003).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거짓말과 실제 관련이 없는 행동을 관찰하고 그 행동을 근거로 손쉽게 판단하기 때문에 오류율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수사상황에서는 행동분석만으로 거짓말을 탐지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수사상황에서는 다양한 거짓말 탐지 기법을 활용하여 용의자의 진술 진위여부를 판단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거짓말을 탐지하였느냐는 것이다. 수사과정에서는 거짓 정보뿐만 아니라 진실 정보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탐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실제로 죄가 없는 용의자가 강압적인 신문으로 인해 거짓자백을 하는 등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기법 중 100% 정확하게 거짓말을 탐지하는 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기법마다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진실을 말하는 용의자를 거짓으로 판단하는 오류긍정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기법으로 거짓 유무를 판단하기보다 다양한 분석기법을 통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며, 나아가 기존 거짓말 탐지 기법에 대한 보완 및 새로운 기법 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 김석찬, 장은희, 이상현, 방철, 김시온, 김현택(2015). 폴리그래프 검사 요인에 따른 검찰 처분 및 판결 일치도 연구: 검찰청 폴리그래프 실증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법정, 6(1), 13-31.
  • DePaulo, Lindsay, Malone, Muhlenbruck, Charlton, & Cooper(2003). Cues to Deception. Psychological Bulletin, 129, 74-118.
  • Vrij & Semin(1996). Lie experts' beliefs about nonverbal indicators of deception. Journal of Nonverbal Behavior, 20, 56-80.
  • 글. 박희정
  • 경북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오사카대학에서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지방경찰청에서 범죄분석관 및 폴리그래프 검사관으로 재직 중이다. 거짓말과 관련된 비언어적 행동 및 감정과 거짓말 판단 정확성 등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하였으며, 현재 거짓말과 생리적 반응에 관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http://webzine.kpsy.co.kr/2016autumn/sub.html?category=14&psyNow=22&UID=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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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숙희 (건양사이버대학교)
요즘 TV를 보면 예전에 비해 부쩍 많은 게임 광고를 접할 수 있다. 어떤 광고들은 유명한 국내·외 연예인들을 비롯해 화려한 캐릭터들이 매우 멋진 장면을 보여주기에 게임광고가 아닌 한 편의 영화를 본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광고를 접한 후에는 어쩌면 지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검색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며 심지어 게임이 무료임을 발견하고 바로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무심코 게임을 하다가 한번쯤은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 "아니 그럼 게임 회사들은 어떻게 돈을 벌어 광고를 하고 회사를 운영하지?"라고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순진한 호기심은 게임을 실제 해보게 되면 거의 사라지게 되는데 예를 들자면 어느 정도 게임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레벨업을 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게 되고 이 때 레벨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다양한 아이템과 캐릭터 강화와 같은 것들이다. 좋은 아이템과 캐릭터가 있어야 전투와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몇몇 아이템은 잦은 방문과 이벤트를 통해 얻을 수 있으나 이것도 한계가 있으며 게임유저들은 어쩔 수 없이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하게 된다. 즉 많은 게임은 여러 장치를 통해 현금구매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게임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아이템을 얻을 수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확률형 아이템이며 이것이 게임의 중요한 수입모델이 된다. 

확률형 아이템은 구입할 때마다 '뽑기'와 같이 다양한 아이템 중 하나가 정해지는 식으로 거래되는 아이템을 말한다. 즉 구입하는 사람은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알 수 없는데 어떤 경우 능력치를 높여주는 아이템이 나오지만 때로는 결제 금액 대비 낮은 만족도의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다. 캐릭터 강화도 마찬가지인데 여러 카드를 강화 합성하여 성공하면 그 결과로 캐릭터의 능력이 더 높아질 수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사행심이란 우연한 이익이나 행운을 바라는 마음을 말하는데 이러한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속 사행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즉 게임 속에 도박적 요소가 있는 것이다.
게임 회사의 확률형 아이템의 매출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게임 자체 판매보다는 아이템 수익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PC게임 이용자들 중 34.9%,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 중 19.6%가 실제로 거래를 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확률형 아이템 결제를 위한 지출액에 대한 조사결과 PC게임은 평균 7만원대, 모바일 게임은 평균 5만원대를 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금 지출 후 만족하는 아이템을 획득한 경험은 PC게임의 경우 1% 미만이 응답자의 30%로 가장 높았으며 모바일 게임에서는 평균 22.2%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매년 수차례씩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조작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게임 회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 정보를 명시해서 사행성을 줄이고 게이머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으나 아직 논의단계이며 실시되더라도 자율적 규제라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도박적 요소를 갖고 있는 게임들에 아동과 청소년이 즐겨 하는 게임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조사결과 10대의 모바일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현금 지출 경험은 8.4%, 지출액은 평균 95,329원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지출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에서 보호되어야 할 아동과 청소년들이 게임의 옷을 입은 도박에 노출되어 있으며 실제 이로 인한 피해도 속속들이 보도되고 있다.
게임의 중독적 요소에 사행적 요소까지 더해진 요즘 게임은 우리의 아동·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즐기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게임이 즐거운 여가가 되기 위해서는 게임 업계 자체에서 건전한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자성적인 노력과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상담자들은 게임의 도박적 요소를 이해하고 내담자의 중독 문제를 다루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참고문헌
  • 한국콘텐츠진흥원(2016). 2016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한국: 한국콘텐츠진흥원
  • 글. 임숙희
  • 충남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동대학에서 중독/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양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청소년의 게임 및 도박 중독과 게임 조절 동기 등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하였으며, 현재 청소년의 게임 및 도박 중독과 치료에 관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출처: http://webzine.kpsy.co.kr/2016autumn/sub.html?category=14&psyNow=23&UID=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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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정태 (애경산업)
필자는 대학원에서 소비자광고 심리학을 전공하고 마케팅 리서치회사와 광고회사를 거쳐서 지금은 약 8년째 국내 생활용품 회사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브랜드 매니저로서 제품을 개발하고, 브랜드 관리를 하는 업무에 심리학의 어떤 지식이나 이론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있다고 설명하기가 조금은 난처할 때가 있다. 다시 말하면 심리학은 마케팅을 하면서 발생하는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는 직접적인 방법론보다는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사고방식의 틀을 보다 소비자 관점인 인간의 사고와 행동 측면에 초점화하여 고민하게 해준다.
2010년에 '리큐'라는 액체세제 New Brand를 개발할 때,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기존 액체세제 용기의 불편함과 정량 계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부의 65%는 세탁시 세제를 계량하지 않고 눈대중으로 한다고 답했으며 뚜껑이나 별도의 계량용기를 사용하는 주부는 35%에 불과했다. 더불어 이러한 계량의 생략이나 불편함으로 세제를 과사용 하는 것에 대해서 소비자 스스로의 사회적 책임이나 가족 건강에 대한 우려(guilt)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하나의 고민(concern)이 생기게 되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A) 대다수의 주부들은 세제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건강이나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을 매우 잘 안다. B) 그래서 세제를 정량만 혹은 조금만 사용하고 싶어한다. C) 그러나 여전히 10명 중 7명은 계량하지 않고 눈대중으로 대충 부어서 사용해서 세제를 과사용을 하는 행태를 보인다. 왜? 소비자는 알고 있으면서 여전히 행동하지 않는가?
이것은 우리가 '어떤 것을 이해하고 나서 그것을 태도적으로 수용한 다음 행동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들 대다수가 데카르트의 귀로 이러한 현상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데카르트는 사람은 메시지를 이해하고 나서 나중에 그것을 수용할 수 있다 즉, 이해하는 것과 믿는 것은 개별적이고 순차적인 조작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시대에서 300년이 지난, 현대의 심리학은 "어떤 생각을 숙고하는 것"은 "어떤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과 다르고 더 앞선다는 개념을 여러 이론과 실험에서 설명하고 있다.
세탁세제는 전형적인 저관여 효과 위계를 거쳐서 의사결정을 하는 상품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세탁세제를 사용하는 대다수의 소비자가 정량사용이 좋은 소비 행태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거나, 정량 사용에 도움이 되는 제품(예를 들어, 적게 쓰는 농축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세제를 정량만 사용하라고 백번 말을 하고, 이 세제가 적게 써서 정량을 사용할 수 있는 세제라고 강하게 어필을 한다고 해서 소비자의 행동이 순수하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표준학습 모델 적용의 오류)
저관여 학습의 모델을 적용하면, 소비자는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으나, 그 행동이 제품의 기능과 연계하여 자연적으로 변화하고 그 행동의 변화에 따라서 신념과 태도가 이어서 변화하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세제를 적게 정량만 사용하라고 말을 할 것이 아니라, 적게 정량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제품의 기능에 탑재되어 있어야 비로소 소비자의 태도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리큐는 앞에서 말한 문제 인식을 가지고, 제품 개발을 진행했다. "소비자가 어떻게 하면, 제품을 사용하는 것 자체만으로 세제를 적게 쓰고, 정량만 사용하면서 만족하게 할 것인가?" 이는 기존의 액체 세제가 일반적인 통에 담아서, 계량컵에 부어 사용하는 방법을 탈피하는 데서 해결점을 얻었고 그래서 리큐는 세탁볼에 겔타입의 세제를 짜서쓰도록 설계되었다.
일단 리큐가 갖고 있는 특징 중에 '세탁볼'은 기존의 계량컵과는 다르게 세제를 세탁볼에 짜고, 세탁조에 세탁볼을 그대로 넣는 타입이다. 다시 말해서 세제를 더 쓰고 싶어도 세탁볼에 넘치게 두세 번 더 붓거나 눈대중으로 대충 부어서 쓸 수 없는 이용 행태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두번째, 리큐는 기존의 액체타입이 아니라 겔타입이다. 이는 계량의 정밀도를 더 높이는 한편 적게 사용해서 세척력이 약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줄이고, 고농축 겔타입의 제형이 세척력에 대한 믿음을 시각적으로 보증하는 효과가 있다.
세번째는 부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짜서 쓰는 방식이다. 액체를 부어서 사용하면 붓는 과정에서 넘치거나 계량의 용이성이 줄어들어서 소비자들이 세탁기에 그냥 눈대중으로 붓는 행태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겔타입의 세제를 짜서쓰면 세제를 세탁볼에 담을 때 깔끔하게 토출하여 사용자 만족을 높여줄 수 있고 이는 계량을 습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치 케첩이나 마요네즈를 핫도그 위에 짠다고 생각해보면, 액체와 겔타입의 토출 용이성의 차이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사실, 리큐는 출시 후 10개월 만에 액체 세제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의 큰 성과를 거두고, 소비자들에게 큰 반응을 얻는 데 성공하였다. 지금도 리큐의 이러한 정신은 브랜드 정신으로 유지, 강화되어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물론 리큐의 성공에는 액체 세제 시장이 성장하는 시대적 트렌드와 광고모델 유재석의 모델 효과, 회사의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의 틀이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세제를 적게 쓰고 정량사용이 좋다'고 수긍한다고 해서 꼭 그렇게 행동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를 풀어갔다. 특히 세탁세제와 같은 저관여 상품에서는 행동이 선행되고 그런 행동이 습관화되어야 비로소 강한 태도를 형성한다. 그래서 리큐는 소비자의 태도나 인식을 먼저 바꾸기보다는 제품 자체가 소비자의 행태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고, 그러한 방향이 결국 지금의 리큐를 있게 한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필자의 사례는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이 마케팅의 현장에서 생각과 고민을 정리해가면서 심리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 하나의 단편적인 경우일 것이다. 필자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마케팅을 하면서 앞의 사례보다 더 광범위하고 더 깊게 심리학적 사고가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마케팅이건 실제 우리의 생활 속이건 대부분의 문제와 현상은 결국 인간의 행동과 사고의 다이나믹으로 연결된 총체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때문에 인간의 행동과 사고가 본원적인 학문의 주제인 심리학을 학문의 안에서와 밖에서 매 순간 발견하고 해석해보는 것은 아주 유용하고 재미나는 일이다.
  • 참고문헌
  • Michael R. Solomon(2004). Consumer Behavior
  • Daniel T. Gilbert(2001). Heuristics and Biases, chapter 9 Inferential Correction 167-184
  • 글. 안정태
  •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소비자광고심리 석사학위 취득 후 현재 박사 과정에 재학중이며, 애경산업에서 개인용품마케팅팀에 재직중이다. 애경산업에서 세탁세제 스파크, 울샴푸, 리큐의 브랜드 매니저를 하였으며, 현재는 덴탈케어 브랜드인 2080의 카테고리 매니저를 맡고 있다.


출처: http://webzine.kpsy.co.kr/2016autumn/sub.html?category=14&psyNow=21&UID=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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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원주 (한양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최근 들어 TV에서 방송되는 아버지의 자녀양육 프로그램들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방송에 출연하는 아버지들은 비교적 활발한 직업 활동을 하고 있는 남성들로, 이들이 3, 4세 혹은 만 1세 미만의 아이와 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여러 가지 면에서 보는 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시청자들은 양육의 문외한인 아버지들을 보면서 잘해낼 수 있을지 의심과 호기심을 갖기도 하고, 좌충우돌, 진땀을 빼는 모습을 보면서 양육의 어려움을 이해받기도 하며, 남편이 해주지 못하는 역할에 대한 대리만족을 경험하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주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우리 주변의 여러 가정의 모습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정에서의 부모 자녀 간 상호작용을 살펴보면, 주로 어머니가 아이와 소통하고 필요를 파악한 이후에,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부탁하는 형식을 띠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아버지가 주도적으로 직접 아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통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양상은 아이가 어릴수록 더 두드러진다. 특히 자녀가 유아기일 때, 대부분의 아버지들에게 있어 아이의 언어는 판독 불가능한 외국어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자녀가 아동기가 되어도 많은 아버지들이 아이의 마음을 읽지 못해 사소한 일에도 결국 다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즉, 자녀와의 의사소통에 있어 어머니의 존재는 필수적이며, 아버지는 어머니를 통해 양육자로서 해야 할 일을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TV 프로그램처럼 양육의 보조자가 아닌 주도자로 어머니 없이 아버지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도전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유아를 둔 아버지들에게는 매우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버지와 자녀 간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단지 평소에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이 부족해서일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에 있어 남녀 간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Lambrecht, Kreifelts, 그리고 Wildgruber(2014)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이들의 정서를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타인의 정서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보고했다. 특히 비언어적 단서를 통한 정서인식능력, 예를 들면 상대방의 표정을 통해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목소리의 높낮이, 강약과 리듬감 등의 운율을 통해서 감정을 읽고 파악하는 능력에 있어 여성이 우위를 보였다. 심지어 이러한 성차는 유아와 아동 및 청소년기에도 나타난다고 했다. 즉 여성은 상대방이 언어를 통해 자신의 정서를 정확히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의 표정과 말투, 목소리 등을 통해서 이해하는 능력이 더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어머니가 나이 어린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서인식능력의 차이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의 차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Schulte-Rȕther, Markowitsch, Shah, Fink, 그리고 Piefke(2008)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공감능력이 좋고, 사회적 민감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즉, 여성은 남성에 비해 다른 사람의 정서와 내적 경험을 이해하고 그의 시각에서 상황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더 우세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성의 공감능력은 아이들이 표현하는 언어 이면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해주며, 아이들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될 뿐 아니라 짜증, 화, 슬픔 등의 부정적 정서로부터 더 쉽게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정서인식 및 공감능력은 자기의사를 언어를 통해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유아 및 아동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양육자의 이러한 능력은 자녀와의 의사소통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즉, 유아는 주 양육자가 자신의 정서적 욕구를 정확하게 알아차리고 반응할 경우 안전과 보호의 욕구가 채워지고 안정애착을 형성하게 된다. 아이의 안정애착은 이후 성장과정 및 성인기의 대인관계 경험 및 주관적 안녕감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아이들이 어머니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소통이 더 잘 되는 것은 여성들의 이러한 정서인식 및 공감 능력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가하고 양육에 있어 아버지의 역할이 점점 더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많은 아버지들이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 제시는 부족하다. 양육자로서 필요한 자질에 있어 남녀 간에 차이가 있다면, 이를 이해하고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도움 없이 단지 노력하라고만 한다면 아버지들은 좋은 양육자가 되는 길을 찾지 못하고 좌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성들이 좋은 양육자로 준비되기 위해서 본인의 입장에서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아이에게 요구하기보다는 자녀의 표정과 목소리, 말투를 이해하고 정서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도록 하는 것이 있다. 또한 아이의 입장에서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가 처한 상황을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럴 때 아이와 심리적으로 보다 더 친밀하고 편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좋은 아버지가 되는 데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 Lambrecht, L., Kreifelts, B., & Wildgruber, D. (2014). Gender differences in emotion recognition: Impact of sensory modality and emotional category. Cognition and emotion, 28(3), 452-469.
  • Schulte-Rȕther, M., Markowitsch, H. J., Shah, N. J., Fink, G. R., & Piefke. M. (2008). Gender differences in brain networks supporting empathy. NeuroImage, 42, 393-403.
  • 글. 박원주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동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청소년의 자아탄력성, 집단주의 사회의 눈치 등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하였으며, 현재 성인애착, 문화성향과 심리적 적응 등에 관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출처: http://webzine.kpsy.co.kr/2016autumn/sub.html?category=14&psyNow=13&UID=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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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부수현 (경상대학교 심리학과)
'다르다'와 '틀렸다'는 동의어가 아니다. 간단하게, ○와 □는 다른 것이다. 반면, '해가 뜨는 방향은 서쪽이다'는 틀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이 둘을 혼동한다. 아마도, 어떤 대상을 평가할 때 자기-자신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은 아닐까? 기본적으로, 나와 같지 않은 것은 불편하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마다 느끼는 불편함의 강도는 달라지겠지만, 불편함이 커질수록 이를 모면하려는 동기도 높아진다. 이러한 심리적 긴장상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저것이 잘못된 거야'라고 단정 짓는 것이다(Festinger, 1954). 왜냐면, 나는 언제나 옳고 바르며,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와 다른 저 사람이 틀린 거다. 실례로, 종교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심지어 응원하는 야구팀이 다를 때도, 우리는 종종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생각이나 선호가 다를 뿐인데도 말이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마찬가지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결과이든, 일상적으로 체감하는 실재이든 간에, 양성은 서로 다른 점이 많다. 심지어, 어떤 부분에서는 매우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남성의 키는 여성보다 크다.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명백한 차이도 평균적인 것에 불과하다. 간단한 예로, 전 세계 어디에나 평균적인 남성들보다 키 큰 여성이 있으며, 반대로, 평균적인 여성들보다 키가 작은 남성도 어느 나라에나 있다. 또한 이러한 차이는 어떤 집단을 서로 비교하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여성의 평균 키는 동남아시아 거의 모든 국가의 남성 평균 키보다 크다. 그렇다면, 성별보다 인종이 더 중요한 기준이 아닌가? 더 들어가 보면, 각 인종이 적응한 기후 차이, 즉 서식지의 위도 차이 때문일 수 있다. 따라서 통계치를 통해 의미를 찾을 때에는 이와 비슷한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특히, 지각적 대조(perceptual contrast) 효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무엇을 어떻게 비교하는지에 따라서 별거 아닌 차이도 엄청난 차이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Parducci, 1965). 예를 들어, 남학생의 수학 성적이 높고, 여학생의 언어영역 성적이 높다는 것 역시 실제로는 별 의미가 없는 '평균적 차이'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아마도, 학교의 특성이나 지역특성이 더 큰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다). 따라서 남성의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나다.' 혹은 여성의 감정-공감능력이 '월등하다.'고 단정 짓는 것은 매우 심각한 오류일수 있다. 특히, 단순한 평균적인 차이를 '차등적인 것'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왜냐하면, 바로 이러한 차등(우열 구분)이 무분별한 차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성차에 관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본성(nature)과 양육(nurture)'의 논쟁으로 연결된다. 먼저, 본성주의자들은 양성이 원래 다르게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성염색체를 가지고 있고,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 및 양이 다르다. 또한 성별에 따라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극이 있고, 때로는 같은 자극에도 서로 다른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 결과도 보인다. 이들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신생아(즉, 환경적 영향이 거의 없는 시기)에서도 성차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심지어, 진화 심리학자들은 인간이라는 종 특이성마저도 배제하고 수컷과 암컷의 차이를 일반화시켜 성차를 설명하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양육주의자들은 어려서 별 차이가 없는 아이들이 사회·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점차 '남자답게' 혹은 '여성스럽게' 길러진다고 주장한다. 양육자들은 아이들에게 서로 다른 옷을 입히고, 서로 다른 장난감을 사주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고,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과업이나 기대 또한 성별에 따라 다르다. 가장 흥미로운 사례는 아시아계 여학생들에게 '여성'임을 자각시켰을 때보다 '아시아계'임을 자각시켰을 때, 더 높은 수학성적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여자아이들에게 '여자답게' 공을 던져보라고 하면 있는 힘껏 던지지만, 성인들은 가냘프고 귀엽게 공을 던지려고 한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련 연구결과들을 정리해보면, 둘 다 옳다.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인 차이는 명백한 사실이며, 성역할 사회화를 비롯한 양육의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보다 정확하게 정리하자면, 생물학적으로 다른 아이들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양육했을 때 성차는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차이가 아니라 '차별'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최근 우리시회에서 이슈로 불거지고 있는 '여성-혐오'를 들 수 있다. 이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여성-혐오'를 잘못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엉뚱하게도 성-대결 구도로 번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 하나를 해본다. 만약 당신이 이성의 배우자(혹은 연인)로 누군가를 만나려고 할 때, 남성의 경우, 그녀가 나보다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나면 부담스럽다.'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가? 반대로 여성의 경우, 그가 나보다 '모자라고 능력이 떨어지면 곤란하다.'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가? 아마도 많은 남성들이 자기보다 잘난 여성을 부담스러워 하고, 이와 비슷하게, 많은 여성들이 자기보다 못난 남성을 곤란하게 생각할 것이다. 놀랄 수도 있겠지만, 이게 바로 '여성-혐오'이다. 여성-혐오는 단순히 여성을 혐오하는 정도, 혹은 특정한 부류의 여성을 싫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낫다.' 혹은 '여자는 남자보다 못하다.'는 신념이 여성-혐오의 본질이다. 예를 들어, '남자가 리드해야 한다.',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 '사내대장부가 겨우~', '계집애가 감히~' 등이 모두 여성-혐오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여성-혐오는 결코 남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성별로 진영을 나누어 대결할 문제도 아니다. 오히려, 양성이 모두 함께 바꿔 나가야 할 잘못된 신념이다.
요약하자면, 많은 부분에서 성차는 존재한다. 또한 이것은 타고난 결과이기도 하며, 환경에 적응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성차는 평균적인 차이에 불과하며,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것에서부터 '뛰어나다 혹은 모자라다'는 우열을 매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단순한 차이가 심각한 차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덧붙여, 성별에 따른 차별은 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양성이 대립해야 할 문제도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바꿔나가야 할 공동의 문제이다. 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실마리는 '남자가 여자보다 낫다.'는 그릇된 신념을 버리는데 있다.
  • 참고문헌
  • Festinger, L. (1954). A theory of social comparison processes, Human Relations, 7(2), 117∼140.
  • Parducci, A. (1965). Category judgment: a range-frequency model. Psychological review, 72(6), 407.
  • 글. 부수현
  •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소비자 및 광고 심리학 전공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며, 경상대학교 여성연구소 운영위원이다. 소비자 행동, 광고 효과,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에 관한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해왔으며, 최근에는 비합리적 의사결정에 관한 주제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http://webzine.kpsy.co.kr/2016autumn/sub.html?category=14&psyNow=12&UID=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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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문선 (경북대학교 심리학과)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와도 같다'라는 표현을 많이들 들어보았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선 그렇다. 감기란 증상을 심하게 앓고 극복해 내면 자가 면역력이 더욱 높아지듯이 슬픔이라는 감정 및 우울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나면 내면의 성숙이 뒤따르게 된다. '역경 후 성장'이란 표현도 있지 않던가. 그러나 또 한편으론 아니다. 마음의 감기라는 것이 별것 아닌 것처럼 인식되거나 '나는 절대 감기 따윈 걸리지 않는 강한 사람'이라 생각할 경우에는 슬픔으로부터 성숙할 수 있는 축복의 기회로부터 멀어질 뿐 아니라 감기가 아닌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나약하면 안 된다는 통념 속에 놓여있다. 이러한 맥락 하에서 남성들은 자신의 우울증상을 잘 인정하려 들지 않으며 감기 따위에 굴복되는 약한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남성 우울증은 여성 우울증에 비해 유병률이 매우 평가절하되어 왔으며, 은밀한 가면 뒤에 감추어져 있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남성도 우울해진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남성 우울증은 흔히 다음과 같은 여러 이유로 잘 인식되지 않았다. 첫째, 남성 우울증의 증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우울증의 증상과 다르다(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임상 장면에서 경험하게 되는 전형적인 여성 우울증 환자의 증상과는 상당 부분 차이가 존재한다). 남성은 자신의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성은 감정을 내면적으로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남성은 슬픔, 상념, 죄책감, 염려, 철회, 부정적 감정의 내면화 등과 관련된 여성의 우울증상과는 사뭇 다른 특징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즉, 남성이 갑자기 화나 짜증을 내거나 강박적으로 알코올, 일, 성(性)에 몰두하는 경우 본인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울감이 원인인 경우가 허다하다. 둘째, 남성은 자신이 강해야만 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우울증의 문제를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남성 우울증의 증상군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가족이나 임상가가 일반적으로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다. 국제적 정신장애 진단체계로 사용되고 있는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 포함된 우울증 진단기준은 실제로 남성 우울증보다는 여성 우울증에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의 임상경험으로도 우울한 남성은 자신의 우울 감정에 둔감한 경우가 많았다. 가족 내에서의 소외감과 삶의 중압감 및 우울감을 강박적인 일에 대한 몰두로 해소하고자 하는 남성 내담자에게 '현재 느끼는 감정이 무엇이냐, 우울하지 않은가'를 질문하면 '그런 감정 느낄 여유가 없다, 업무를 잘 해내고 성취하는 게 문제지'라는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던 가장들이 IMF 위기 동안 정신과에 우울증 치료를 위해 몰려든 것은 어쩌면 어떤 '확실한, 보장된' 조건 하에서는 우울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받아든 것이라 내면적으로 느껴서가 아닐까. 실제로 많은 남성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의 우울증상에 대해 수치심을 경험한다. 때문에 우울해지면 타인을 비난하거나 내부의 갈등을 행동화하고 어떻게든 문제해결을 통해 상황을 통제하고 우울감정을 회피할 수 있는 다른 자극적인 것들에 주의를 분산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슬픔 혹은 우울이란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을 만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징검다리와도 같은 것이다. 애도(mourning) 작업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로이트는 애도란 애정 대상을 상실(실질적이든 상징적이든)한 후 그 대상으로부터 점차적으로 리비도(생의 에너지)를 분리시켜 슬픔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삶의 과정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과정이 성공적이라야만 우리는 상실에서 경험한 슬픔에 투여한 집착과 에너지를 철회하여 다른 대상에게 건설적으로 투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인상적으로 본 '밀양'이라는 영화에서 전도연이 열연한(이 역할을 통해 칸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함) 여주인공은 일련의 끔찍한 상실과정에서 경험한 트라우마가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대상(종교)에 몰두하고자 애쓴다. 즉, 상실한 것에 대해 슬퍼하기보다는 상실한 것을 대신할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추구한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그것이 치유에 도움이 되었는가? 분명 그 답은 '아니다'이다.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장면에서도 상실한 것을 가능한 빨리 다른 것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환자의 시도는 결코 효과적이진 않다. 오히려 그 결과 증상이 악화되고 죄책감이 증폭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제 우리 사회의 남성들도 삶에서 경험하는 갖가지 상실로 인한 감정을 충분히 애도할 면죄부를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우리 아들들도 발달과정에서 감정을 언어화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분노와 관련된 주제만 이야기하지 말고 슬픔과 혼란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또한, 그러한 감정 상태를 경험하고 있는 자신을 회피하고 비난하기보다는 수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때 부모의 최악의 반응은 아마도 '남자가 그만한 일로 힘들어하면 어떻게 해?', '그런 감정 느낄 여유가 있으면 경쟁사회에서 더 강해질 궁리나 해!' 등이 아닐까. 성장 중심의 우리 사회에서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맏아들이 신경증(neurosis, 노이로제라는 표현으로 더 잘 알려진 우울, 불안, 심리적 위축 등의 증상)을 경험할 확률이 더욱 높다는 심리학적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를 우리는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열악한 상황에서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생존과 경쟁의 낭떠러지 끝에서 경험했던 자신의 불안을 자녀에게 투사하여 자녀의 정서적인 반응을 유약하고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감정의 언어화 연습과 더불어, 자기 통제력을 발달시킬 필요가 있다. 우울 감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에 우리는 분노하고 타인을 비난하고 행동화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툭하면 거론되는 '분노조절장애'라는 현상도 근본적으로는 우울한 사회를 반영하는 어두운 일면이라 생각된다. 특히 청소년기의 비행행동의 이면에 소외감, 우울감,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면우울증(masked depression)이라 불리는 아동 청소년기의 특징적인 우울증상의 핵심은 뿌리 깊은 내면의 상실감과 우울감정이 신체증상의 호소, 반항, 공격적 행동 등의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나타내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자신의 상실 및 우울감정을 이해받거나 수용받지 못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경우가 많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격려할 때, 즉 충분히 애도할 때 통제력 또한 자연히 발휘될 것이라 믿는다.
모든 감정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그러한 감정을 피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 의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울은 우리로 하여금 애도과정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도록 만든다. 이제 우울할 것을 두려워하지도, 수치스러워하지도 말고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한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 참고문헌
  • Archibald D. Hart(2006). 남성 우울증 (조현주 외 공역). 학지사
  • RichardM. Ryckman(2013). 성격심리학 (장문선 외 공역). 박학사
  • 이승욱(2011). 상처 떠나보내기. 예담
  • 글. 장문선
  • 경북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동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임상심리전문가이자 1급 정신보건임상심리사이며, '기혼여성 우울증 환자의 부부문제에 대한 인지-대인관계 치료의 효과' 등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하였으며, 현재 우울장애, 대상관계, 성격장애, 역경 후 성장 및 긍정심리 등에 관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출처: http://webzine.kpsy.co.kr/2016autumn/sub.html?category=14&psyNow=11&UID=174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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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보스. 나는 FBI 에서 20년 넘게 일했고, 그중 15년은 인질극 협상 업무를 담당했다. FBI를 거쳐 하버드에서 협상 수업을 들으며 비즈니스 세계에 접목할 방법을 연구했다. 지금은  [하버드도 모르는 FBI 설득의 비밀]로 알려져 하버드, 조지타운, MIT, 켈로그 스쿨에서 강의하고 있다.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라고 하는데 어떤가,  최고의 협상 강의 한 번 들어 보겠나? 협상이 토론이나 논쟁과 다른 것은 ‘답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는 의미와 일맥상통. 협상의 구체적인 기술로 전술적 공감, 명명, 비난 심사, 교정 질문 등 다양한 스킬이 있는데 오늘은 세 가지만 언급하겠다. 1.  심야의 DJ목소리, 2.  미러링, 3.  침묵. ‘심야의 DJ 목소리’ 란 상대와의 협상 시,  취해야 할 목소리 톤이다. 말 끝을 내리고 침착하게,  천천히 말해야 한다. 다음,  미러링. 거울을 마주보듯이 말한다는 것인데, 앞서 상대가 말한 마지막 세 단어 또는 중요한 세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다. 반복을 통해 상대는 자신의 말이 수용되고 있다고 느낀다. 자연스럽게 더 자세한 부연 설명을 하게 되고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미러링을 잘 활용한 한 가지 예를 소개하겠다. 내 수업의 학생이었던 톰이 직장에서 직접 경험한 일이다. 부서에 한 꼰대 상사가 있었다. 사무실에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나서는 불필요한 업무와 긴급 지시를 남발하곤 했다. 하급자가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요.” 라고 제안하면 “자네는 매우 게으르군.” 하며 핀잔을 줬다. 어느 날,  팀의 컨설팅 업무를 종료하면서 상사는 톰에게 모든 관련 자료를 인쇄하라고 시켰다. 수 천장의 분량이었기에 편집과 인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자료 보관을 위한 공간도 문제가 될 터였다. 컴퓨터 파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것을 인쇄하라니… 자원도 아깝지만,  다른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상사는 덧붙여 말했다. “모든 문서는 두 부씩 만들도록!” 순간 제인은 강의에서 배운 ‘심야의 DJ목소리’와  ‘미러링’ 스킬을 기억해 냈다. “ 죄송하지만, 두 부씩 말이지요? ” (첫번째 미러링) 공격적인 접근에 똑같이 공격적으로 대응하면 대개 기분은 상할 대로 상하고 적의만 쌓이고 만다. “왜 그렇게 해야 하죠?” 라고 톰이 물었다면, 상사는 짜증 또는 반감을 갖게 되는데 미러링을 활용함으로써 상사의 말을 충분히 존중하고 중시 여긴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었다. “ 한 부는 우리가 보관하고 한 부는 고객에게 보내도록 하지.” “네, 고객이 한 부를 요청하셨고, 우리가 내부용으로 쓸 문서도 한 부 필요하다는 말씀이네요. ” (두번째 미러링) 상사가 잠시 멈칫 하더니 말했다. “고객에게 확인해 볼게. 아직 요청한 건 아니야. 어쨌든 나는 한 부가 필요해. 그게 내가 일하는 방식이야.” “네, 준비하겠습니다. 고객에게 확인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 세번째 미러링) 내부용 문서는 어디에 보관하면 좋을까요? 문서 보관실에는 더 이상 자리가 없어서요. ” “ 괜찮아, 아무 데나 보관해도 돼. ” “ 아무 데나요? ” (네번째 미러링). 상사는 또다시 멈칫했다. 전보다 긴 침묵이 흘렀다. 톰은 침묵을 지켰다. 상사는 상급자로서 답을 내려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 “ 사실 내 방에 보관해도 돼. 프로젝트가 끝나면 새로 들어온 비서에게 인쇄하도록 시키지. 일단은 그냥 백업 파일만 두 개 만들어 둬. ” 톰이 내게 보내온 메일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 충격적이에요! 미러링 최고에요. 일거리가 줄었어요! ” 이번 강의에서는 미러링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DJ목소리 – 미러링 – 침묵. 처음 시도하려면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연습이 필요하다. 요령만 익힌다면 협상에서 ‘맥가이버의 칼’ 이 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 전술적 공감, 명명, 비난 심사, 교정 질문 등 협상의 스킬은 이 외에도 다양한데, 이 스킬을 익히고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어우를 때, 당신은 협상의 달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지도 밖 길을 걷는 체인지 메이커들의 이야기, 체인지 그라운드


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26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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