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서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일군 마이클 셸러 아크네 스튜디오 회장. [사진 아크네 스튜디오]


청바지 한 벌로 시작해 세계 최고 패션 무대인 프랑스 파리 컬렉션까지 진출한 패션 브랜드가 있다. 디자인을 맡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정식으로 디자인을 배운 적이 없고, 경영 책임자는 이곳이 사실상 생애 첫 직장이었다. 전통적인 패션 강국 출신도 아니고, 든든한 규모의 내수 시장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성공을 거둔 주인공은 스웨덴 패션기업 아크네 스튜디오다.

[해외 CEO 인터뷰] 스웨덴 패션기업 ‘아크네 스튜디오’ 셸러 회장

청바지 한 벌로 시작, 파리 컬렉션 진출
패션 아웃사이더여서 선택의 자유
만들고 싶은 것 만드니 시장이 호응

서울에 세계 38번째 매장 오픈
수요 예측 않고 매력적 도시에 개점
다양성 중시, 매장마다 인테리어 달라


 아크네 스튜디오는 요즘 가장 뜨거운 브랜드 중 하나다. 오는 7일까지 열리는 파리 패션위크에서 샤넬·에르메스·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와 나란히 내년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인다. 선택된, 소수의 브랜드만이 오를 수 있는 무대에 ‘신생’ 패션기업이 초대를 받은 것이다. 올해로 3년째다.

 아크네 스튜디오를 창업한 조니 요한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마이클 셸러 회장은 열정과 남다른 아이디어를 기회로 만들었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일반 광고를 하지 않는다. 1년에 두 차례 고급 문화 잡지를 발간한다. 세계 38개 매장은 인테리어와 모양을 서로 다르게 꾸몄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모든 매장의 인테리어를 완전히 통일시키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매장을 여는 기준은 셸러 회장과 요한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도시인지 여부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지난달 18일 서울 청담동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를 위해 방한한 셸러 회장을 만나 아크네 스튜디오가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공한 비결을 물었다. 답은 ‘비정형이 빚어낸 창조적 아이디어’에 있었다. 얽매일 틀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열정적으로, 때로는 남들과 거꾸로 가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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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네 스튜디오의 모태가 된 청바지(사진 위 왼쪽). 2012년 무용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사진 위 오른쪽)가 홍보잡지 커버를 장식했다. 최근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사진 아크네 스튜디오]

 - 서울에 38번째 매장을 열었는데.

 “일반적으로는 시장조사를 해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매장을 열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와 조니가 매력적으로 느끼는 도시여야 한다.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일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흥미를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 또 열정을 갖고 어떤 일을 하면 대개는 결과가 좋게 나온다. 한국은 디자인과 문화,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를 사로잡았다. ”

 - 전통적인 경영학 이론을 거스르는 이유는.

 “경영학에서는 시장 분석을 강조하고, 사업을 단계별로 나누고 투자 대비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시장을 분석해 그중 일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을 짜라고 하는데 우리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먼저 만들고 본다. 열정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다 보면 꽃이 피듯 성과가 나타난다. ‘그건 불가능해’라는 말을 늘 듣지만 개의치 않는다. 다행히도 우리 두 사람이 회사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매장마다 생김새가 다 다른데.

 “서울 매장은 아크네 스튜디오를 위해 건물 자체를 신축한, 아주 특별한 매장이다. 건축가 소피 힉스가 화려하지 않지만 기능성이 뛰어난 스칸디나비아 감성을 서울에 이식했다. 밖은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지만 안은 조용한 스웨덴 숲 같다. 우리는 다양성이 자산이라고 믿는다. 매장마다 다른 색깔을 내되 전체적으로 뜻이 통하고 감성적으로 연결되면 된다. 도시마다 매장이 다르면 고객들이 다른 도시 매장을 방문할 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1996년 스톡홀름에서 청년 4명이 십시일반으로 1만 유로(약 1300만원)를 모아 창업했다. 시작은 패션기업이 아니었다. 광고·영상·디자인·그래픽 등을 제작하고 컨설팅하는 ‘문화 창작 집단’으로 설립됐다. 아크네(ACNE)는 ‘새로운 표현법을 창조하려는 야망’(Ambition to Create Novel Expression)이라는 뜻이다. 요한손은 뮤지션의 꿈을 키우며 무명 밴드 생활을 하다가 합류했다. 이듬해 그가 재미로 만든 청바지 100벌을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한 게 입소문을 타면서 패션 회사로 탈바꿈했다. 올해 매출액은 약 1억5000만 유로(약 1970억원)로 예상한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무심한 듯 멋스러운’ 스타일로 이름났다. 두툼한 재질의 맨투맨 티셔츠와 가죽 재킷, 청바지, 앵클 부츠 같은 스트리트 웨어를 고급스럽게 풀어내는 컨템퍼러리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 문화와 스타일을 함께 판다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한데.

 “요즘 소비자들은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아이템을 섞는 절충주의를 좋아한다. 과거엔 명품을 사는 사람들은 명품만 사고, 중저가 브랜드를 입는 사람은 그런 가격대에서만 옷을 샀다. 지금은 다르다. 에르메스 가방을 들고 아크네 재킷을 입고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다. 옷에 붙은 로고만 보는 게 아니라 제품에서 창조적인 가치를 찾는다. 이런 소비자의 변화와 맞물려 길거리 캐주얼과 고급스러운 프레타포르테(기성복)를 결합한 아이디어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2001년에는 거의 파산 지경이었다.

 “창의성은 남달랐지만 제조와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생계를 유지할 수 없으면 창의성을 발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은행이나 투자자에게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여러 가지 벌여놓은 일들을 정리하고 제품·패키지·매장, 이 세 가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조니를 제외한 다른 창업자들의 지분을 인수해 공동 오너가 됐다.”

 - 광고 회사로 출발했는데 정작 광고는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맞다. 자기모순적이다. 전통적인 광고와는 거리를 두고, 창의적인 프로젝트와 제품에 집중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브랜드와 비전에 대한 포토그래픽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가장 최근에는 조니의 11살 아들 프라스를 모델로 세웠다.”

 - 스웨덴은 이탈리아나 프랑스처럼 패션의 역사가 깊지 않은데.

 "우리도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고급 맞춤복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 바닥에서 우리는 아웃사이더다. 그렇기 때문에 규칙을 만들고 원하는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단점은 그들만큼 잘하고 있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고 매일매일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협업할 수 있는 아틀리에(공방)가 스웨덴에는 없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아틀리에가 돼야 했다.”

 -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는 이유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믿지 마라. 신참이라는 것은 굉장한 자산이다. 성공은 위대한 제품과 브랜드에서 시작한다.”

 셸러 회장은 불꽃놀이 사업과 고등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친 경력을 갖고 있다. 2001년 스톡홀름 경제대학원을 졸업한 뒤 아크네 스튜디오에 합류했다.

 - 심리학이 경영에 도움을 주나.

 “심리학, 특히 사회심리학은 아주 흥미로운 분야다.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가, 타인과 어떻게 교류하는가, 왜 그런 행동을 하나’ 같은 궁금증을 설명해 준다. 회사를 한창 키우면서 직원들을 채용할 때 심리학을 배운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우리 인사담당 임원은 부부 문제 상담전문가 출신이다.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는 것처럼 복잡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코치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조직의 인사 문제를 잘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 졸업 후 아크네 스튜디오에 합류한 계기는.

 “나도 골드먼삭스나 매킨지 같은 큰 회사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동기들이 전부 그쪽으로 가더라. 다들 가는 쪽으로 가면 존재감이 없다. 그 대신 나만의 고유한 관점을 갖고 남과 다른 것을 끄집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말고,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면 된다.”

박현영·신도희 기자 hypark@joongang.co.kr


[S BOX]  ‘스톡홀름 신드롬’ 인질극 무대였던 은행에 매장 열어 

1973년 8월 23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노르말름스토리에 있는 크레디트반켄 은행에 무장 괴한이 들이닥쳤다. 은행 직원을 인질로 잡고 6일간 경찰과 대치했 다. 그 사이 인질들은 묘하게도 범인들에게 정서적으로 밀착되는 현상을 보였다. 경찰의 제안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풀려난 뒤 오히려 범인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거나 유리한 증언을 하기도 했다. 범죄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닐스 베예로트는 인질들의 행동을 설명하면서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라고 표현했다. 인질들이 범인에게 동조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현상을 일컫는 심리학 용어는 이렇게 탄생했다. 같은 이름의 TV 개그 프로그램 덕분에 요즘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용어이기도 하다.

 40여 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인질극의 무대였던 은행 자리에는 스웨덴 패션기업 아크네 스튜디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서 있다. 아크네 스튜디오의 세계 38개 매장 중 가장 큰 매장이다. 당시 범인이 인질들을 잡고 있던 장소에는 옷을 입어보는 피팅룸이 마련돼 있다. 2008년 패션잡지 보그는 아크네 스튜디오를 소개하면서 “또 다른 스톡홀름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고 썼다. 꾸미지 않은 듯, 꾸민 것 같은 ‘뉴 럭셔리’ 브랜드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며 감성적 유대감을 갖는다는 의미다. 심리학에 조예가 깊은 마이클 셸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걸까. 그는 “그 공간이 마냥 좋았다. 그래서 그냥 매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열정이 이끄는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의 수장다운 답이었다.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1878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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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창업전쟁중] [1] 創業천국 中國

-스타트업 紅軍
개발 경력 10년 넘는 엔지니어만 수백만명… 제2 샤오미·알리바바 꿈꿔

-'작은 거인' 속출
2013년 창업한 '원플러스', 삼성·애플 절반값도 안되는 스마트폰 美·英·印 진출…
2006년 창업한 DJI, '팬텀' 만들어 드론 세계 1위

-이젠 '창업의 심장' 中國
"나사부터 로켓 엔진까지 막강한 공급망 갖춰져"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는 중국 창업 기업 수. OECD 회원국 신·구 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

지난 6월 8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박람회 '테크크런치 2015' 행사장. 중국 전역에서 몰려든 스타트업 100여개와 이들을 만나 보려는 예비 창업자, 투자자들로 6000㎡(1800여평)가 넘는 행사장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틀간 열린 이 행사에 참가한 사람은 1만여명. 상당수가 78만원씩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상하이는 중국의 창업 열기를 보여주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6월 19일 선전(深圳)에서 열린 하드웨어 스타트업 박람회 '2015 메이커 페어 선전'엔 무려 20만명이 몰렸다. 이 행사엔 중국과 세계 각지의 하드웨어 관련 스타트업이 대거 출동했다. 이들은 로봇, 드론(무인기), 산소 제공 가방, 기저귀 교체 알림 앱(응용 프로그램) 등 첨단 기술과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갖춘 제품을 선보였다.

하루 1만개 창업 '스타트업 紅軍'

중국은 요즘 '대폭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창업 빅뱅'의 시대다. 중국은 저임금 노동자만 많은 곳이 아니라, 대학 이공계 분야를 전공한 고학력 기술 인력이 매년 300만명 이상 배출되는 국가다. 이들이 제조업체에서 엔지니어로 수년간 경험을 쌓고 창업 전선으로 몰려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3억 농민공(農民工)'의 힘이 이젠 '스타트업 홍군(紅軍)'으로 진화한 셈이다.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신설된 기업의 수는 365만개, 창업자 수는 291만명에 달했다. 하루에 1만개씩, 1년 만에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 수(약 300만개)보다 많은 기업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다.

중국 주요 도시에는 이런 창업 열기를 반영한 각종 지원 시설과 비즈니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하이 양푸(楊浦)구에 있는 상하이창업기금회(EFG)는 대형 건물 4개 동(棟)을 모두 창업지원센터로 만들었다. EFG가 투자한 스타트업만 1500여개에 달한다.

세계적인 창업 지원 전문 기업도 중국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핵스(HAX)'는 올해 본사를 선전으로 옮겼다. 시릴 에버스와일러 핵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선전은 하드웨어 창업가들의 천국"이라며 "수준 높은 엔지니어가 많고 공장과 물류 시스템도 잘 갖춰진 데다 투자 인프라까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중국 선전(深圳)의 창업 카페‘3W카페’에 미국 애플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스티브 잡스 사진 걸린 '창업 카페' - 중국 선전(深圳)의 창업 카페‘3W카페’에 미국 애플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창업 정보를 얻기 위해 이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아침에 일찍 오지 않으면 자리를 잡지 못할 만큼 성황이다. /선전(중국)=강동철 기자

지역적으로 특화된 창업 생태계는 중국의 강점이다. 베이징은 IT·모바일 서비스 분야, 선전은 IT 제조 분야의 수만개 기업과 스타트업이 밀집해 있다. 구글 지도 서비스에서 'Shenzhen(선전)' 'factory(공장)'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광둥성(廣東省) 일대가 수천~수만개의 붉은 점으로 물든다. 점 하나는 제조 공장을 나타낸다.

로봇·드론·3D 프린터 등을 직접 조립해 만들 수 있도록 설계도·부품 패키지를 제작해 판매하는 메이크블록(makeblock)도 그런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 왕젠쥔(王建軍·30) CEO는 "선전에는 나사부터 로켓 엔진까지 무엇이든 제조·공급할 수 있는 막강한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공급망)이 형성돼 있다"면서 "신제품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드는 데 실리콘밸리는 두 달이 걸리지만 선전에선 단 2주면 족하다"고 했다.

기존 산업 뒤흔드는 중국 스타트업

중국 신생 기업 중에는 2~3년 사이에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기존 산업의 지형을 뒤흔드는 곳도 드물지 않다. 2013년 선전에서 창업한 스마트폰 업체 '원플러스'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신제품 '원플러스2'는 IT 전문가들로부터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중 "하드웨어적으로는 가장 고성능 제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가격은 329달러(약 38만원)로, 삼성·애플 폰의 절반도 안 된다. 이 업체는 이미 미국과 영국, 인도 시장에도 진출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선전의 신생 벤처 기업 메이크블록의 왕젠쥔(30) CEO가 자신이 직접 만든 로봇과 3D 프린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30세 CEO - 선전의 신생 벤처 기업 메이크블록의 왕젠쥔(30) CEO가 자신이 직접 만든 로봇과 3D 프린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메이크블록은 고객이 부품과 설계도를 패키지로 구매해 직접 조립해 쓰도록 함으로써 가격을 기존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 '조립식 IT 기기'를 개발했다. /선전(중국)=강동철 기자

피트 라우 원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 업체 '비보(VIVO)'에서 일하다 창업한 인물이다. 선전의 본사에서 만난 그는 "중국엔 개발 경력만 10년이 넘는 엔지니어가 수백만명이 넘는다"며 "이들이 제2, 제3의 샤오미와 알리바바를 만들기 위해 창업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산업인 드론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도 2006년 창업한 중국 기업 DJI다. 이 업체는 조작과 조립이 쉬우면서 가격은 기존 제품의 10분의 1에 불과한 보급형 드론 '팬텀'으로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벤처투자사(VC)인 궈진캐피털(國金投資) 류웨이밍(劉偉明) 이사는 "20세기에는 공장이 중국을 이끌었다면 21세기에는 창업이 중국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19/20150819001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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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구루를 만나다 (2)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비지니스스쿨 교수


‘콜드터키(cold turkey)’라는 말이 있다. 담배나 술, 마약 등을 약물에 의존하거나 점진적으로 줄여 끊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끊는 것을 뜻한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기업들이 바로 ‘콜드터키’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이 ‘혁신기업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데이터 중독’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 ‘혁신기업의 딜레마’란 초우량기업들이 고객이나 경쟁사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고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데 자원을 집중하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실패하는 것을 뜻한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1997년에 내놓은 책 제목이기도 하다. 올해 초 경영전문 사이트 ‘싱커스 50(Thinkers 50)’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철학자 1위로 선정된 크리슨텐슨 교수를 그의 보스턴 사무실에서 만났다.

▶전 세계 기업들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혁신이 있다. 첫번째는 파괴적 혁신이다. 보통 산업이 발달하면 상품이나 서비스가 비싸고 복잡해져 부자들만 살 수 있게 된다. 파괴적 혁신은 이런 복잡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단순하고 저렴하게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이런 혁신은 기업뿐 아니라 전체 경제의 성장을 이끈다. 한국도 과거 고도성장기에 파괴적 혁신을 통해 성장했다. 예를 들어 LG는 중산층도 살 수 있는 에어컨을 만들어 수입을 대체했고 이를 통해 한국 전자업계를 일으켰다.” 

▶나머지 두 종류의 혁신은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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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이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해 더 비싼 제품을 만들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중요한 혁신이지만 성장에는 도움이 안 된다. 대체재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예컨대 도요타가 몇 년 전 미국 시장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프리우스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 이상 캠리를 사지 않게 된다. 세 번째는 기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율적 혁신(efficient innovation)이다. 이는 고용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 예를 들어 월마트 등 대형매장은 효율적이지만 기존 소형 점포들이 사라지면서 고용은 줄어든다. 한국은 더 이상 파괴적 혁신에 투자하지 않고 지속적, 효율적 혁신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 기업과 경제가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게을리하는 이유는

“금융이라는 신(新) 종교 때문이다. 이 종교의 고위 성직자들은 경영대학원에서 금융을 가르치는 교수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의 파트너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기업 이익에 대해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믿음을 갖고 있다. 바로 이익을 ‘비율(ratio)’로 측정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그리고 기업들에 “과정은 중요하지 않으니 무조건 비율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대표적인 것이 내부수익률(IRR)이다. 기업들이 IRR을 올리기 위해서는 투자금을 최소 5~8년 안에 회수할 수 있는 곳에만 투자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파괴적 혁신보다는 존속적 혁신에만 자원을 집중한다. 


물론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성장은 하지 못한다. 또 한 가지 예는 순자산수익률(RONA)이다. RONA를 올리는 방법은 분자인 수익을 높이는 것도 있지만, 분모인 순자산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 베트남 등으로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다. 이러면 수익성은 올라가지만 그 어떤 것도 새롭게 창조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기를 놓쳐 애플에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당했다. 

“불행하게도 신은 데이터를 오로지 과거를 분석하는 데만 유효하게 창조했다. 미래를 보는 데이터는 없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분석을 끝내고 의사 결정을 내릴 때쯤이면 이미 게임은 끝난 뒤다. 데이터 없이 의사결정을 하려면 완벽한 직관력을 가진 리더를 가지고 있든지, 미래를 예측하는 이론을 만들거나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인도에 고드레지(godrej)라는 가전업체가 있다. 과거 LG는 고드레지보다 저렴하고 단순한 냉장고를 출시해 인도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고드레지 경영진이 나를 찾아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LG가 당신들을 파괴(disrupt)했던 것처럼 당신들도 똑같이 LG를 파괴하라’고 조언했다. 


고드레지는 이후 서로 다른 금속에 특정 방향으로 전기를 흘리면 열을 흡수한다는 ‘펠티에 효과’라는 과학 원리를 활용해 작고 단순한 보급형 냉장고를 내놨다. 가격이 65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LG는 기존 제품을 더 좋고 비싸게 만드는 존속적 혁신으로 대응했다. 이것이 바로 혁신 기업의 딜레마다. 삼성이나 LG에 조언하고 싶은 것은 지금 당장 데이터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점진적으로 줄여서는 담배나 마약을 끊지 못한다. 데이터 중독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끊어야 한다.” 

▶삼성전자도 혁신기업 딜레마에 빠졌나.

“그렇다. 삼성은 위대한 기업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 우리는 5년 전에 이론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은 모듈화된(modular) 개방형 시스템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캐나다 림(RIM)과 삼성 등에 이를 경고했다. 하지만 삼성은 애플처럼 독점적(proprietary) 폐쇄형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 아이폰, 블랙베리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유럽과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로 대표되는 개방형 시스템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과거 소니가 그랬고 최근 RIM이 어려워진 것처럼 애플과 삼성도 폐쇄형 시스템에 발목 잡혀 머지않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삼성에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 이미 너무 늦은 건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텔 인사이드’가 돼야 한다. 부품을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처음 산업이 시작될 때 가장 좋은 전략은 전쟁에 나가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이 개방형 시스템으로 바뀐 후에는 다르다. 전쟁에 참여하기보다 총알을 팔아야 돈을 벌 수 있다. 중국에서 완제품을 조립하는 회사들이 삼성으로부터 메모리반도체와 회로기판을 사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2년 후면 게임은 끝날 것이다.”

▶국가도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하나.

“물론이다. 일본은 1970~1980년대 파괴적 혁신으로 미국을 제쳤다. 도요타는 소형차, 소니는 트랜지스터 라디오 등 값싸고 단순한 제품으로 시장의 밑바닥을 공략해 성공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성장을 멈췄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게 됐지만 고가 시장에서는 성장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추격을 당하고 있는 한국과 대만을 비교하면 한국은 일본, 대만은 미국에 가까워 보인다. 대만에서는 어디를 가나 벤처캐피털을 볼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명함을 두 개씩 가지고 다닌다. 대기업 명함과 창업기업 명함이다. 그래서 대만은 중국이 쫓아와도 성장의 엔진이 꺼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대기업들은 파괴적 혁신을 게을리하고 있고 창업 분위기도 아직 부족하다. 지금 모습대로라면 한국은 중국의 추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보스턴=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출처: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05220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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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앨버트 미네소타대 카슨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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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혁신의 상징으로 주목받는 인터넷 은행. 그런데 인터넷 은행은 이미 10년 전 닷컴 붐 초기부터 기술적 토대가 마련돼 시장에 등장했다. 필요한 인력이 적고 수수료가 저렴한 것도 지금과 똑같았다. 그러나 당시 인터넷 은행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민감한 금융 정보가 오가는 인터넷을 고객이 신뢰하는 속도가 느렸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바이러스와 해킹에 취약한 인터넷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고 이런 신뢰를 상쇄할 만한 인터넷 은행은 매력적인 금리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제공해야 했다. 영업실적을 초과하는 비용을 오래 감당할 수 없어 인터넷 은행은 속속 문을 닫았고 그후 10년간은 빛을 보지 못했다. 

지금 다시 부활하고 있는 인터넷 은행의 10년 전 실패는 사업에서 타이밍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다. 시간은 장소보다 사업에서 훨씬 중요하다. 똑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언제 하느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세계적인 타이밍 전략가로 손꼽히는 스튜어트 앨버트(Stuart Albert) 미네소타대 카슨 경영대학교 교수는 본인 저서 '퍼펙트 타이밍(When:The art of Perfect timing)'에서 속도뿐만 아니라 시간의 여러 구성 요소를 모두 고려할 때 최적의 타이밍 전략을 짤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음은 앨버트 교수와의 일문일답. 

―흔히 타이밍을 분석할 때는 속도를 많이 생각하곤 한다. 타이밍에서 속도 말고도 중요한 게 있는가. 

▷물론 속도(rate)가 시간 분석에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그것 말고도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첫째는 시간의 연속성이자 순서인 시퀀스(sequence)다. 가령 제품 시식회를 하기 전에 네이밍을 할지 아니면 후에 할지에 대한 결정은 제품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둘째는 시간의 구두점(period)이다. 언제 시작하는지, 언제 끝나는지다. 일의 결과는 마감시간 준수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구두점은 중요한 시간 분석 도구다. 셋째는 지속성(duration)과 간격(interval)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와 어떤 간격으로 일을 할지가 해당한다. 넷째는 속도다. 그리고 다섯째는 시간의 셰이프인데, 사건 진행 양상이 직선형으로 속도가 일정한지, 지수함수형으로 급격히 감속 또는 가속이 이뤄지는지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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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골든 타임(Golden Time)'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건 중요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엔 적절한 타이밍이 있고 이를 놓치면 손실이 급증한다는 얘기다. 골든타임도 시간의 분석 도구를 통해 뜯어볼 수 있는가. 

▷골든타임을 찾는 데 특별한 공식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지만 다이내믹을 분석하는 데 유용한 도구다. 사업에서 언제 행동해야 하는지, 골든타임이 언제인지를 찾으려면 다음에 무엇이 올지, 즉 시퀀스를 알아야 한다. 어떤 사태가 닥칠지 알아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일이 언제 시작할지, 끝날지, 아니면 잠시 멈출지 알아야 하는데 이는 시간의 구두점과 관련된다. 그다음으론 어떤 이벤트가 얼마나 빨리 또는 천천히 이뤄질지를 알아야 하는데 이건 속도로 분석할 수 있다. 변화의 방향이나 사이클을 알기 위해서 또는 데드라인 전 사건 추이를 보기 위해선 셰이프를 보면 된다. 

―요즘처럼 기업 환경이 급변하는 때 무조건 빨리 행동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다른 고려 요소는 없는가. 

▷많은 기업이 속도가 생명이라는 얘기를 하며 빨리 신제품을 출시하고 실수도 빨리 수정하라고 한다. 모두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신봉하고 있다. 이건 사물을 천천히 움직이기 위해선 자기가 더 빨리 움직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래야 지금 벌어지는 일에 대해 컨트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절반만 맞는 얘기다. 빨리 한다는 것과 성공적으로 한다는 것은 별개다. 신제품을 내더라도 시장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빠른 건 의미가 없다. 얼리 어답터에게만 비싸게 팔 수 있는 신제품을 경쟁사보다 한달 더 빨리 내는 것이 사업 흥망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고객 반응에 따라 아니면 조직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너무 빨리 출시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신뢰 구축이나 인식의 변화는 진행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에도 이를 감안해야 한다. 의식이나 제도 변화의 최대속도가 한정되어 있는 경우엔 기술 발달이 빠른 건 의미가 없다. 때로는 속도를 약간 낮추고 다음 세대 모델 개발은 과감히 뛰어넘는 것도 필요하다. 

―흔히 기업들은 시장을 놀라게 하는 전략을 써야 할 때도 있고 시장을 길들여야 하는 전략을 써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엔 인터벌 전략, 즉 사건과 사건 사이의 경과 시간이 중요하다. 만약 시장에 적응할 시간을 주고 싶다면 일단 계속해서 발표를 하되 인터벌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예전 미국 자동차경주협회는 불법 튜닝을 경고하기 위해 전 시즌 내내 페널티 수준을 경고했고 인터벌을 줄여 사람들이 그 심각성을 더 절감하게 했다. 반면 시장을 놀라게 하고 싶을 때나 쇼크 전략을 구사하고 싶다면 반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터벌을 줄이는 전략은 별로 좋지 않다. 한 번에 끝내야 한다. 

[김제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659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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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안에 현존 기업의 40%는 사라질 것이다

10년 안에 현존하는 기업의 40%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파괴당하는 기업의 1순위는
지금 가장 성공한 기업이다.
그들은 변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 20년 시스코를 이끌고 최근 사임한, 존 체임버스 회장

촌철활인 : 한치의 혀로 사람을 살린다!

변화를 하면 지금 당장 잃을 것이 보입니다.
그러나 변화만이 생존 확률을 높여줍니다.
현재 이익을 고수하면서 변화를 거부할 것인가?
현재 성공의 달콤함을 스스로 버리고
미래의 이익을 위해 먼저 변화를 택할 것인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과 조직의 피할 수 없는 화두입니다.


출처: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메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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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의 다양성이 충분한, 그래서 더욱 친근한 저녁 자리에서 "혁신은 BM이다"라고 생뚱맞게 얘기했다. 그랬더니 한 고급 독일 승용차의 칭송으로 이어졌다. 순간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한 자책감이 몰려오고, 그 대가로 잠시 동안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했다. 우리 식으로 편하게 영어를 줄여 부르는 경우는 지천이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을 그냥 매스컴, 커머셜을 쉽게 시엠(CM), 인텔리겐차를 간단히 인텔리로. 하긴 유학 시절 근처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교포 사회에서 샌프란으로 부르길래 그대로 썼다가 지도교수의 어안이 벙벙한 모습을 보게 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BM, 즉 비즈니스 모델은 비즈니스 설계도이다. 종종 혼용하는 수익모델보다는 훨씬 더 포괄적이다. 단순히 제품을 싸고 좋게 만들어 파는 것이 경쟁 우위인 시절에 비즈니스 모델은 용어도 생소했다. 그러나 닷컴의 광풍이 불고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가 등장하며 이들을 잘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했다. 그것이 BM이고 특허도 되고 투자 유치의 기준이며 사업 성공의 핵심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혁신의 실체로까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혁신 역시 제품에서 시작된다. 그러다가 그 제품을 만드는 사람과 프로세스가 포함되어 흔히 3P(Product·People·Process)의 혁신 대상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이쯤에서 생각해보자. 대다수의 비즈니스에서 제품, 제품에 내재된 상용기술, 그리고 이를 만드는 사람과 프로세스가 얼마나 더 혁신될 수 있을까? 넘쳐나는 선진 경영 기법과 베스트 프랙티스로 조직과 프로세스는 더 이상 창조적으로 파괴되기 어렵고, 국경과 시차 없는 모방과 답습으로 제품과 상용기술은 파괴적으로 창조되기 어렵다. `혁신은 이런 것이다`라고 외치며 제품과 기술 혁신에 목매던 한 기업은 인수 대상조차 찾지 못해 역사에서 사라질 판이다. 현실은 그런 것이다. 

혁신은 BM이다. 더욱이 와해적 혁신을 바란다면 BM부터 쳐다보아야 한다. 근자에 대성공의 스토리를 쓴 기업들은 모두 혁신을 비즈니스 모델에서 찾았다. 급변하는 고객 니즈와 유통 옵션, 다양한 기술 대안과 세계 도처의 협력업체. 이들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엮고 지탱하느냐가 관건이고 바로 혁신 자체이다. 

한번 각자 종사하는 업종의 새로운 스타들을 떠올려 보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기업들이다. 이제 혁신의 대상은 BM이고, 혁신의 청사진이자 모습도 BM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에 대한 고민은 넓지도 깊지도 않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는 시장, 유통, 생산뿐 아니라 재무와 기술에 대한 이해를 겸비해야 한다. 폭넓은 분야를 넘나들며 혁신과 창조를 잉태하는 진정한 융합 분야인데도, 이에 대한 노력은 부족하다. 대학에는 많은 수의 특화기술연구센터가 있고, 또 그만큼의 창업지원단이나 창업동아리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기술 사업화에 막히고, 창업 아전인수에 빠진다. 대학의 인력 양성에 융합을 원한다면, 그리고 대학의 연구개발에 현실감을 바란다면 대학이 BM의 방법론을 연구하고 이를 각종 분야로 적용해보는 교육을 하게 해야 한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도 BM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술분류 체계에 근간한 CPND식 발상은 버리자. 정보통신기술(ICT)이 일반적인 과학기술과 다른 것은 ICT는 기술 간의 융합자이자 산업 간, 산업 내 협업, 기업과 고객의 연결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대로가 BM의 속성과 다를 바 없다. 혁신의 BM 관점으로 ICT를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잘나가는 하나의 과학기술 분야와 무엇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마치 전 정권에서 일개 산업으로 치부되었던 것을 아직 잊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차라리 시장과 사용자의 눈높이로 SBS를 채택하자.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 이렇게 SBS로 부르자는 얘기다. 

이래저래 영어는 유용한 언어이다. 

[임춘성 객원논설위원·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출처: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5&no=55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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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슈라지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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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암울했던 미국 대공황 시기에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하나 탄생했다고 말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쇼핑과 관련한 아이디어가 말이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던 실반 골드먼(Sylvan Goldman)은 1936년 최초의 쇼핑카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들 반응은 냉담했다. 남자들은 쇼핑카트를 끄는 모습이 여성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거부했고, 여자들은 유모차를 연상시키는 쇼핑카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고객 반응에 그는 매장마다 쇼핑카트를 사용하는 '바람잡이(shills)'를 배치했다. 

이들이 매장 안에서 카트를 끌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본 손님들 마음속에서는 쇼핑카트에 대한 거부감이 서서히 사라졌고, 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결국 골드먼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들 행동을 혁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마이클 슈라지(Michael Schrage)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디지털 비즈니스 센터 연구원은 저서 '고객이 어떤 사람으로 변화하길 바라는가?(Who do you want your customers to become?)'에서 골드먼의 쇼핑카트는 금방 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고객들에게서 이끌어내고 싶었던 행동(쇼핑카트를 사용하며 장보기)을 고객들이 받아들이고 실천했기에 카트가 '살았다'는 것이다. 

매경 MBA팀은 슈라지 연구원과 인터뷰하며 제품 혁신을 넘어선 '고객 혁신'에 대한 그의 주장을 더 자세히 알아봤다. 그는 "제품과 서비스 향상이 혁신의 전부가 아니다. 제품을 통해 고객의 행동을 바꾸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제품 혁신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고객들 행동을 변화시키는 혁신이 필요하다 주장했다. 무슨 뜻인가. 

▷구글은 사람들을 '검색인'으로 바꾸는 혁신을 세웠다. 애플과 삼성은 (휴대폰) 제품 혁신을 통해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제품 혁신만으로는 고객 역량을 개선할 수 없다. 혁신적인 제품을 사용해 얻는 경험으로 고객들의 행동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구글 애플 등은 신제품 혹은 새로운 서비스 생산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고객 경험도 염두에 둔다. 

―이렇게 고객을 혁신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 

▷대부분 MBA 졸업생들과 엔지니어들은 혁신을 '제품과 서비스 개선'으로 여긴다. 고객들을 위한 투자가 아닌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고객들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에 대한 '디자인'을 고려하거나 계획하지 않는다. 

애플과 삼성을 보자. 여러분은 애플 제품이 단순히 '아름다운 제품'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새로운 고객 유형을 형성한 것인가? 이제 삼성을 생각해보자. 삼성은 애플보다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데 신경 쓰는가? 아니면 애플보다 더 좋은 고객을 '생성'하는 데 집중하는가? 나는 삼성이 애플과 제품 경쟁을 뛰어넘어 '우리 고객이 애플 고객과 어떻게 달랐으면 좋겠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기업들은 목표 고객을 설정해 제품을 선보인다. 고객 행동을 혁신할 때에도 이런 목표 설정이 적용되는가. 

▷(기업이 실행하려는 고객 혁신에는 모든 고객에게 적용되는)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고객이 똑같지 않기에 고객을 세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 고객과 남성 고객의 행동이 어떻게 다르게 변화하면 좋겠는지를 생각할 수 있다. 

―과거의 제품 혁신을 되돌아보고 그것이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되짚어보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받아들여 행동을 바꾼 것을 '평가'할 때 자기 동기 부여는 얼마나 중요한가. 사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는데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새로운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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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품 퀄리티나 사용자 경험보다 사회적 압박(social pressure)에 의해 제품이 더 성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고객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혁신가(innovator)라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혁신적인 제품을 받아들이게 할 것인지를 고심해야 한다. 일부는 두려움을 통해 고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들은 영감을 줘서 사람들을 움직인다. 

―쇼핑카트처럼 제품을 통해 고객의 행동을 혁신함으로써 구매 증가를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오프라인 구매에 해당하는 예다.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켜 구매를 증가하게 할 수 있을까. 

▷네타포르테(Net a Porter) 세포라(Sephora)와 같이 현재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보자. 거의 모든 사이트가 '고객 추천' 기능을 사용해 각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이 노출되게 한다. 지금은 '추천' 기능이 고객을 더 강하게 설득하고 그들을 사로잡는 힘을 갖는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제품 혁신이 경쟁력을 갖추는 최상의 방법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혁신의 중요성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시어도어 레빗(Theodore Levitt)의 '마케팅 근시안(Marketing Myopia)' 개념을 참고하길 권한다(마케팅 근시안은 철도산업을 단순 운송사업으로 규정해 위기를 맞은 1970년대 철도회사들에 대해 연구한 197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논문 제목이다). 제품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사업을 생각해야 한다는 레빗의 주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떠한 고객을 형성하고 싶은지를 고심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들과 혁신가들이 이 두 가지 개념을 함께 생각하는 중요성을 모른다면 문제가 크다.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9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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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맞춰 환골탈태한 뱅앤올룹슨 튜 맨토니 CEO

들리는 것에만 집중…보이는 것에만 집중
고객의 소리 한 귀로 흘리지 않고…고객 외에는 한눈 팔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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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만큼 중요한 럭셔리 브랜드(명품)의 조건은 불변성이다. 명품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변치 않는 전통에 대한 고객들의 사랑과 충성심이 명품을 만들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어도 많은 사람들이 명품은 그대로라고 생각한다. 

90년의 역사를 가진 홈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인 뱅앤올룹슨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이 회사 제품을 18개나 영구 소장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성 있는 브랜드가 예술성까지 인정받았으니 변화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혁신적인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전 세계 음향 마니아들의 선망이 됐던 뱅앤올룹슨은 2000년 후반부터 매출과 이익이 꺾이기 시작한다. 2007년 40억9200만크로네(약 6381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27억9000만크로네(4351억원)로 급락했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MP3나 DVD 레코더를 외면하고 글로벌 불황까지 겹치면서 럭셔리 AV시장이 침체된 탓이었다. 

위기에 대처하는 뱅앤올룹슨의 행보는 예상보다 빨랐다. 일단 수익성이 나쁜 사업들은 대거 정리했다. 여기까지는 남들도 하던 그대로다. 뱅앤올룹슨은 한 발짝 더 나아갔다. 단순한 사업부문 몇 개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사의 주요 수익기반을 완전히 재정의하게 된다. 기존 사업과 시장, 생산방식을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택한 것이다. 

먼저 뱅앤올룹슨은 중장년층이 집에서 모셔 놓는 비싼 음향기기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젊은층을 위한 서브브랜드를 만들고 이들이 이동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모바일 스피커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중후한 홈시어터를 만들던 뱅앤올룹슨에서 지금은 도시락 사이즈의 무선도킹 스피커까지 나온다. 자동차 역시 뱅앤올룹슨의 새로운 무대가 됐다. 2005년부터는 하이엔드 차량용 음향시스템 시장 개척에 나서 벤츠, BMW 같은 럭셔리 브랜드 차들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소비시장의 축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브릭스(BRICs)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옮겨갔다. 생산기지의 축도 이동시켰다. 덴마크에서 전량 수작업으로 생산한다는 원칙을 깨고 체코에 새로운 공장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기술과 디자인, 브랜드가치라는 핵심 역량은 그대로 지키고 있다. 

그 결과, 뱅앤올룹슨은 10년 전과는 다르게 변했다. 디지털과 젊은 세대를 동시에 잡기 위한 서브브랜드 비앤오플레이(B&O Play)는 뱅앤올룹슨의 환골탈태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매일경제 MBA팀은 비앤오플레이를 론칭하며 뱅앤올룹슨 변화를 주도한 튜 맨토니 CEO를 통해 뱅앤올룹슨의 변화와 혁신 과정을 되짚어봤다. 다음은 맨토니 CEO와의 일문일답. 

―뱅앤올룹슨이 최근 내놓은 브랜드나 제품들은 회사의 전략 변화를 짐작케 한다. 베오랩5 같은 홈시어터와 스피커가 주력 상품이지만 베오플레이 A8과 같은 소형 제품들도 내놓고 있다. 소형 가전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이동하는 것인가. 

▷보다 유연하고 트렌드에 잘 적응하는 능력은 최근 몇 년간 뱅앤올룹슨이 보여 준 역량이다. 2012년 출범한 비앤오플레이는 디지털, 모바일, 스마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브랜드였다. 

비앤오플레이나 베오랩은 기존의 뱅앤올룹슨 제품과 영역이나 타깃 연령층이 다르다. 전통적으로 뱅앤올룹슨은 연령과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홈시어터용으로 많이 찾았지만 이들만이 뱅앤올룹슨의 팬은 아니다. 젊은 사람들도 뱅앤올룹슨의 뛰어난 음질과 독특한 디자인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다만 집에서가 아닌 실외에서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헤드셋과 블루투스 스피커를 핵심으로 하는 베오플레이 시리즈를 내놓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뱅앤올룹슨은 전통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퀄리티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디지털에서도 잘 적응하는 게 목표다. 

물론 뱅앤올룹슨은 혁신, 디자인, 음향과 같은 핵심 경쟁력에 집중해 여전히 시장 선도자로서의 지위를 지켜 나가고 있다. 베오비전 아반트라는 TV는 수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뱅앤올룹슨의 소리가, 차별화된 음향기술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신제품이다. 우리가 여전히 가장 좋은 TV를 만들 수 있다는 DNA를 보여 줬다. 

―비앤오플레이 제품은 젊은 세대들이 소비하기엔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거뒀다. 

▷'베오플레이 A8' 제품은 우리가 비앤오플레이로 처음 출시한 제품인데 아주 성공적이었다. '베오플레이 A2'과 같은 경우는 뱅앤올룹슨의 90년 역사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팔렸다. 그건 우리의 강렬한 혁신과 유니크한 디자인에 젊은 층들이 화답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젊은 세대들도 퀄리티와 청각 경험을 가지면 가격과 타협하지 않는다. 뱅앤올룹슨는 그간 가지고 있던 강점을 디지털과 접목시켜 비앤오플레이를 내놨고 결국 디지털 시대에 잘 적응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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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AV 브랜드인 뱅앤올룹슨이 최근 확장한 영역 중 하나가 자동차 음향 시장인데 그 배경은. 

▷이제 사람들은 집에서만 최상의 음향을 즐기려고 하지 않는다. 자동차에서도 그들의 수준 높은 귀를 만족시켜 줘야 한다. 오토모티브 산업은 뱅앤올룹슨의 현재와 미래에 아주 중요하다. 몇 년 안에 우리는 아우디나 BMW 같은 주요 브랜드 모두에 음향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경쟁자들은 많지만 우리의 혁신, 퀄리티와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는 항상 고객사들의 요구 수준을 맞춰 주고 있으며 때론 그들이 요구한 것 이상의 것들을 해낸다. 가령 우리 팀 안에서 음향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모여 사운드 튜닝에 수백 시간을 투자해 검증하는 것은 다른 브랜드들은 하지 않는 것들이다. 

―몇 년간 주요 소비시장도 바뀌었다. 뱅앤올룹슨은 최근 유럽에서 점포 수를 줄이고 브릭스와 같은 신흥국엔 확장하고 있다. 유럽의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인가. 그리고 향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되리라 보는가. 

▷뱅앤올룹슨이 성장한 발판은 유럽이지만 경제의 주도권이 이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선 보다 유망한 지역으로 신속하게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 내가 2011년 뱅앤올룹슨에 합류했을 때부터 유럽 내에서의 지점 수를 줄이는 게 우리의 중요한 전략이었다. 많은 유럽 지점의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3년에 걸쳐 이 작업을 해 왔고 여기저기에 많은 지점을 보유하기보다는 유럽 중에서도 런던처럼 수익률이 높은 지역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브릭스 국가에는 더 많은 지점을 내는 게 맞다. 난 브릭스와 같은 개도국에서 무궁한 잠재력을 발견했다. 

―뱅앤올룹슨이 시도한 주요한 변화 중 하나가 80년 넘게 고수하던 '메이드 인 덴마크' 원칙을 포기하고 체코 공장에서도 생산을 시작한 것이다. 

▷우린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는 다국적 회사라 생산비용을 감안한 유연한 생산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물론 퀄리티를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다. 체코 공장은 뱅앤올룹슨 덴마크 본사와 완전히 결합되어 있다. 똑같은 기술수준이 요구되고 동일한 제품이 생산된다. 체코 공장으로 인한 이점은 많다. 더 유연하고 빠르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나온 TV인 베오비전 아방트를 보면 체코 생산의 이점이 증명됐다고 자부한다. 

―뱅앤올룹슨의 최근 전략 '더 간결하게, 빠르게, 강하게(Leaner, Faster and Stronger)'도 변화의 물결과 관련이 있는가. 

▷그렇다. 뱅앤올룹슨은 단순히 고가만을 추구하는 럭셔리 브랜드는 아니다. 우리는 조직 내 효율성을 추구하고 가용 가능한 자원을 가장 최적화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빨리 우리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는 게 우리 목표다. 우리의 '회복력(resilience)'은 다른 럭셔리 브랜드와 우리의 차별점이다. 럭셔리 음향 브랜드들이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퇴장했던 것과 달리 우리는 여전히 시장에서 저력을 보여 주고 있다. 뱅앤올룹슨처럼 90년 가는 기술 브랜드가 흔한 건 아니다. 

―뱅앤올룹슨도 과거 많은 포트폴리오를 거느리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을 거의 정리하고 최근엔 '음질'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음향이란 주력 경쟁력에만 집중하는 건 1925년 이후 럭셔리 음향 브랜드로 포지션되어온 우리의 브랜드 철학을 지키는 것이다. 뱅앤올룹슨은 유니크한 기술력을 지닌 세계적 수준의 브랜드이며 항상 더 높은 혁신을 추구한다. 이게 소비자들이 우리의 음질과 화질, 장인정신과 선구자적인 디자인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과거 뱅앤올룹슨 역시 MP3플레이어, 휴대폰, 하드디스크 레코더 같은 수많은 사업군을 거느리고 있었다. 하지만 사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그 부문들은 오히려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약화시켰었다. 핵심에만 집중함으로써 철학과 스토리를 살리고 있다. 

―디자인 역시 기술력과 함께 뱅앤올룹슨이 내세우는 양대축이다. 항상 독특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계속 내놓는 비결은 뭔가. 

▷디자인을 얻는 방식은 뱅앤올룹슨 내부의 수많은 변화에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 회사에서 최고 권위의 자리는 CEO가 아닌 디자이너의 몫이며 제품 개발 초기부터 디자이너가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결정권을 가진다. 

특히 우린 내부에서만 디자인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다. 우리는 외부의 많은 전문가와 디자이너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독특한 콘셉트를 개발한다. 아이디어랜드(Idea Land)라는 디자인 콘셉트 개발 부서는 외부 디자이너와 뱅앤올룹슨의 기술자들 300여 명이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는 회의 장소다. 

한 조직에서 계속 있었던 사람이 매일 다른 아이디어를 내는 건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조직 바깥 사람들과 협력한다. 뱅앤올룹슨은 매우 개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항상 새롭게 변신하고 우릴 자극시키고 혁신을 추구하도록 압력을 주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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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앤올룹슨의 디자인을 잘 보여 주는 제품은 무엇인가. 

▷베오비전 아방트 TV다. 기존에 뱅앤올룹슨에서 선보였던 다른 TV들과는 확실히 다른 외관을 자랑하면서 삼성이나 LG와는 디자인 면에서도 확연히 차별점을 보인다. 

베오비전 아방트의 7개의 라우드 스피커는 전원이 꺼질 땐 TV 안에 숨어 있다가, 사용자가 전원버튼을 누르면 마법처럼 TV 아래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또한 90도까지 스크린을 회전시키는 전동 스탠드를 아름답게 구현하기 위해 뱅앤올룹슨 디자이너들은 뒷면에도 특별히 신경 썼다. 두 개의 알루미늄 백 플레이트들이 모든 소켓과 연결단자뿐만 아니라 외장 베이스 스피커까지 외부로 드러나지 않도록 숨겨 TV를 미학적인 측면에서도 완벽하게 만들었다. 

―뱅앤올룹슨의 팬들은 많지만 이들조차 뱅앤올룹슨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푸념을 한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있는가. 

▷뱅앤올룹슨은 럭셔리 제품이기 때문에 평균적 제품보다는 더 비싼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럭셔리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브랜드 가치이기도 하다. 대중 제품은 아니지만 다른 럭셔리 제품보다는 낮은, 그러면서도 성능은 더 높은 제품을 내놓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사물인터넷이 최근 IT에선 화제가 되고 있다. 뱅앤올룹슨은 사물인터넷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가. 

▷스마트폰에 음향기구와 홈시어터를 연결시키는 방식으로도 사물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이런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으며 보다 더 감각적인 경험을 위해 베오사운드 모먼트(BeoSound Moment) 같은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이 사운드 시스템은 목재의 터치스크린 컨트롤을 갖췄으며 사용자 기분이나 음악감성 습관을 세심하게 고려해 음악을 틀어준다. 그리고 베오링크 게이트웨이(BeoLink Gateway)를 가동시켜 청취자가 집 안에서 어떤 방으로 옮기든 무선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한다. 

―중국산 제품이 밀려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한국에선 고가의 뱅앤올룹슨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한국 소비자들은 혁신과 디자인에 대해 매우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데 그 두 가지는 뱅앤올룹슨이 내세운 상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퀄리티를 따지는 소비자들은 우리 제품을 사는 것이 현명한 소비를 한다고 생각한다. 뱅앤올룹슨을 구매할 때 브랜드 유산과 럭셔리 기술의 상징을 보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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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 is… 

튜 맨토니(Tue Mantoni)는 맥킨지컨설팅 회사와 영국 모터사이클 브랜드 트라이엄프모터사이클스에서 재직한 후 36세인 2011년 뱅앤올룹슨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했다. CEO 부임 전에도 뱅앤올룹슨 덴마크 이사회의 전 멤버로서, 브랜드 고유의 가치와 근원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제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9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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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장난감 활용해 영화·게임까지 진출

‘원소스 멀티유즈’로 매년 20%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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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 영화관에서 4억6800만달러(약 5100만달러) 수익을 거둔 ‘레고무비’는 블록 장난감인 레고를 가지고 만든 3D 애니메이션이다. 그런데 영화가 끝이 아니다. 영화에 등장한 캐릭터가 장난감 레고로 판매될 뿐 아니라 레고무비 비디오 게임도 만들어졌다. 테마파크인 레고랜드에도 이 영화를 테마로 한 관람시설이 생겼다. 한 가지 소스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이다. 

이런 혁신을 통해 올해 레고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성공한 장난감 회사가 됐다. 25일 덴마크에서 발표된 지난해 레고 매출은 286억 덴마크크로네(약 4조7780억원)에 달한다. 순이익은 70억 덴마크크로네(약 1조1670억달러)로 전년(2013년)보다 15%나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1.5%에 달한다. 일본 닛케이비즈니스는 최신호에서 “레고의 경이적인 실적은 구글도 부러워하는 혁신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레고의 대표적인 혁신사례는 레고무비에서처럼 장난감에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것이다. 지난해 레고무비를 만들 때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화 개봉 스케줄, 마케팅과 이벤트, 장난감 개발까지 통합적으로 미리 계획됐다. 

과거 레고를 위기에서 구해준 것도 스토리텔링이었다. 1980년대부터 레고가 처음으로 시작한 블록 장난감 특허가 만료되면서 저가 유사 제품이 쏟아졌다. 2004년에는 레고도 문을 닫을 뻔했다. 하지만 ‘스타워즈’ ‘닌자고’ ‘프렌즈’와 같이 스토리가 있는 레고블록인 ‘플레이 테마’를 내놓으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평범한 블록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면서 고객들이 비싼 제품에도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10년 전 전체 매출 중 20%였던 플레이 테마는 현재 60%를 차지한다. 

레고의 성공 스토리를 분석한 책을 낸 데이비드 로버트슨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당 1달러에 불과한 플라스틱이 레고 블록으로 재탄생하면 ㎏당 가격이 75달러로 뛴다”고 분석했다. 

[이덕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87192



[글로벌 기업들 변신전략] HP ‘새옷 갈아입기’

신사업 위해 4년만에 M&A 뛰어들어
2조원대 무선네트워크社 인수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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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가 4년 만에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었다. 휘트먼 CEO는 2년 전 중국 레노보에 세계 1위 PC 제조업체 자리를 넘겨주는 굴욕을 겪은 뒤 비용 절감을 통한 구조조정과 PC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집중해왔다. 

2011년 9월 HP CEO 자리에 오른 뒤 실질적으로 대형 M&A는 이번이 처음인데, 눈독을 들이고 있는 업체는 무선네트워크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아루바네트웍스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HP가 현재 아루바네트웍스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25일 전했다. 협상이 잘 풀리면 시가총액 24억달러 규모의 아루바네트웍스 인수 발표가 이르면 다음주께 나올 것으로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아루바네트웍스는 호텔, 대학, 쇼핑몰에서 사용하는 무선통신망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주는 업체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2017년이 되면 현재 연간 7억2900만달러대인 아루바네트웍스 매출이 10억달러대로 확 늘어날 전망이다. 

성장잠재력을 높일 새로운 사업을 찾고 있는 HP 입장에서 아루바네트웍스 인수는 무선통신망 인프라 사업 부문 확대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HP는 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인 PC 시장 위축으로 성장잠재력이 쪼그라들고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제대로 된 기업 인수에 나설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휘트먼 CEO가 취임하기 한 달 전 전임자인 레오 아포테커 전 CEO가 결정한 M&A 실패 후유증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HP는 PC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영국의 검색 소프트웨어업체 오토노미를 103억달러에 전격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후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한 채 지난해 HP는 오토노미 가치를 인수 당시 절반으로 감액하는 영업권 상각을 단행해 5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떠안았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87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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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프로젝트에 적극 참가해 우리도 올해 1등이 돼 봅시다.” 

LG유플러스 사내 게시판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의욕에 넘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통신업계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사내 프로젝트에 많은 인재가 몰리는 추세다. 

20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아이디어 서포터스 모집(30명)에 100여 명의 지원자가 신청했다. 3대1의 경쟁률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비스와 사업 경험이 있는 직원이라면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참여의 문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서포터스는 1년 동안 임직원의 아이디어 평가, 우수 아이디어 발굴·채택, 아이디어 시각화 등 여러 가지 창의활동을 펼친다. 이들의 아이디어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며,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태스크포스 형식으로 관련 직원들이 해당 프로젝트에 집중하게 된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남들보다 먼저 체험해보는 사내 얼리어답터 모집(50명)에도 80명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다. 

사원이나 대리 등 젊은 직원들 위주일 것이란 편견을 깨고 30·40대 과장, 차장, 부장 등 전 구성원이 이 프로그램에 나서고 있다. 두 프로그램에 대한 최종 선발은 이달 중 이뤄진다.  

[이경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6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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