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주가가 지난 4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전격 사퇴 발표를 한 이후 16일까지 9.45% 급락했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권오갑 전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린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6.16% 상승했다.
17일에는 KB금융이 1.78% 반등에 성공하고, 현대중공업이 0.68% 소폭 하락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CEO 리스크`와 `CEO 기대감`을 계산하기에 분주했다.
올해 들어 CEO가 바뀐 KT와 포스코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자 증시에서는 CEO와 주가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1월 27일 황창규 회장이 선임된 이후부터 17일까지 KT 주가는 19.6%, 지난 3월 14일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 주가는 27.44% 상승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 모두 신임 CEO 취임 전후에 시행된 빅배스(Big Bathㆍ회계상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로 인한 주가 바닥 효과(기저효과)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렸음을 주목한다. 특히 신임 CEO들이 전임 CEO들의 사업 확장 정책과 반대로 주력 사업 내실 강화로 전략을 바꾼 게 눈에 띈다. 지난해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한 데다 황 회장 취임 한 달 만에 KT ENS 사기 대출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KT는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 등 비주력 계열사 정리를 시작했다. 또 지난 4월 전 직원의 4분의 1을 명예퇴직시키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국제신용등급 하락이란 악재를 안고 출범한 포스코의 권오준호(號)도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포스코특수강과 광양LNG터미널 지분,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을 매물로 내놨다.
KT와 포스코 주가 상승은 신임 CEO들의 내실 강화 노력이 쉼 없이 계속돼 시장에서 신뢰를 얻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KB금융과 현대중공업에 쏠린다.
KB금융의 경우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배당 강화란 정책 수혜 기대감을 CEO 리스크가 깎아먹는 모양새다.
예상보다 CEO 리스크의 기간과 폭이 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과거 KB금융은 2009년 9월 말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직무정지에 이어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의 지주회장 겸임 체제가 2010년 7월 어윤대 전 회장 취임으로 막을 내리기까지 10개월 동안 주가가 당시 은행업종지수의 2배가 넘는 14.2% 하락한 바 있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고경영진 리스크가 KB금융지주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으나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보수적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신임 CEO의 구체적인 경영 전략에 대한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KT와 포스코의 경우에도 최소 3개월 동안 주가 바닥 잡기 과정이 수반됐다는 점에서 단기보다 중장기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섭 저자, 비즈니스북 칼럼니스트】한 여성이 몸이 아픈 어머니를 위해 자포스에서 신발을 구입했다. 그런데 머지않아 어머니는 병세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얼마 뒤, 뒷정리로 분주한 그녀에게 이메일이 한 통 날아왔다.
구입한 신발이 잘 맞는지, 마음에 드는지 묻기 위해 자포스(Zappos)에서 보낸 메일이었다. 상실감에 빠져 있던 그녀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이메일에 답장을 썼다.
“병든 어머니에게 드리기 위해 구두를 샀던 것인데 어머니가 그만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구두를 반품할 기회를 놓쳐 버렸네요. 그렇지만 이제 어머니가 안 계시니 이 구두는 꼭 반품하고 싶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 될까요?”
그러자 곧바로 자포스에서 답장을 보내왔다.
“저희가 택배 직원을 댁으로 보내 반품 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포스의 기존 정책에 따르면, 반품할 경우 요금은 무료지만 고객이 직접 택배를 불러서 물건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자포스는 정책을 어기면서까지 그녀의 집으로 직접 택배 직원을 보내 물건을 반품하게 해주었다. 이 ‘기업답지 않은’ 자포스의 진심 어린 배려에 그 여성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큰 감동을 받았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음 날 그 여성에게 한 다발의 꽃이 배달되었다. 카드에는 어머니를 잃고 슬픔에 빠진 여성을 위로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자포스에서 보낸 것이었다.
“감동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의 친절에 약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받아본 친절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이었어요. 혹시 인터넷에서 신발을 사려고 하신다면 자포스를 적극 추천합니다.”
고객에게 위로의 꽃다발과 카드를 보내는 것이 자포스의 ‘서비스 정책’은 아니다. 이 여성과 통화한 컨택센터의 직원이 어미를 잃은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고 싶다는 인간적인 배려와 판단에 따라 꽃과 카드를 보낸 것이다.
자포스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콜센터나 고객센터라는 명칭 대신 컨택센터(Contact Center)라 부르는 부서가 있다. 이곳은 전화뿐 아니라, 메일, 라이브 채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객과 접촉하는 곳이다.
그런데 자포스의 컨택센터에는 매뉴얼이 없다. 고객의 이런 요청에는 이렇게 답하라는 지침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고객의 주문이나 문의에 어떻게 답하고 어떻게 대응할지는 전화를 받는 컨택센터 직원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하면 된다.
즉, 고객을 대하는 직원이 인간 대 인간으로 고객과 마주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과 상황에 따라 서비스의 ‘내용’은 달라진다. 그리고 이것은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잊기 어려운 체험’을 제공하게 된다.
자포스의 CEO 토니 셰이는 이것을 ‘행복의 배달’이라고 부른다. 직원과 고객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 그것이 회사를 장기적으로 번영으로 이끄는 최강의 전략이라고 자포스는 확신하고 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포스는 지난 5년 동안 1,300%의 성장률, 75%의 재구매율, 그리고 창업 10년이 안 된 시점에 ‘연 매출 10억 달러 돌파’라는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 | 개정판, 세계 유일의 기업문화와 고객관리 전략을 배운다 | 이시즈카 시노부 (지은이) | 이건호 (옮긴이) | 이정일 (감수) | 북로그컴퍼니 | 2014-01-27
파격적인 서비스
감동적인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직원 1,500명 남짓의 인터넷에서 신발을 판매하는 회사 자포스(zappos.com)입니다.
이 회사의 CEO인 토니 셰이는 벤처 캐피탈 회사를 운영하던 중에 자포스의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껴 투자했다가, 2000년에는 아예 정식으로 자포스를 인수해 CEO가 되었습니다. 그는 ‘자포스는 신발을 파는 곳이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회사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신발은 직접 신어보고 사야 하는 물건입니다. 그리고 옷보다 더 예민한 제품이기도 하죠. 고객은 마음에 쏙 드는 상품을 찾을 때까지 계속해서 신어볼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을 자신의 집 거실에서 파자마를 입고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자포스가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은 서비스 체험인 것입니다.”
그래서 자포스는 ‘무료 배송 무료 반품, 마음에 들 때까지 반품 가능’이라는 슬로건으로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포스 직원들의 모습 ⓒmultimedia.heraldinteractive.com
그뿐만 아닙니다. 토니 셰이는 웃음이 넘치는 즐거운 직장, 직원과 고객 그리고 경영자 모두가 행복한 회사,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고객 이상으로 존중하고 그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자포니언(Zapponian), 즉 컨택센터에서 고객과 직접 통화를 하는 자포스 직원들은 고객을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위의 이야기에서 나온 꽃다발도 자포니언이 즉흥적으로 생각한 감동의 선물인 것입니다.
그들은 심지어 고객이 찾는 물건이라면 다른 회사에서 대신 구입해 줄 정도라고 하니, ‘고객에게 행복을 배달하는 회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자포스는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2010년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에서 당당히 15위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2009년에는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amazon.com)에 12억 달러에 인수가 되어 세계적인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인 경영구루인 세스 고딘은 아마존의 자포스 인수에 대해 “아마존이 12억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자포스를 인수한 것은 ‘세계 유일의 기업문화’, 고객과의 강한 유대관계,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 전설적인 서비스, 리더십 등 자포스만이 갖고 있는 무형의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골리앗 아마존이 다윗 자포스에게 한 수 배우고자 고개를 조아렸다는 말입니다.
모든 기업이 저마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광고판에서 큰소리로 외칩니다. 하지만 말 뿐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들은 ‘고객감동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고객이 불만을 토로하면 대부분의 기업은 마지못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응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나마 이러한 ‘애프터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어디냐‘며 감지덕지하라고 합니다. 진정한 고객감동이란 게 이런 걸까요?
행복 배달부
아무리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도 고객의 불만은 존재합니다. 일류기업과 삼류기업의 차이는 이러한 고객의 불만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달렸습니다. 정답은 단 하나, 1,000페이지짜리 매뉴얼이 아닌 ‘인지상정(人之常情)’에 있습니다.
고객의 불만을 얼마나 빠르고 적절하게 처리하는가 하는 것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면대면(面對面)하는 직원에게 달려 있습니다.
자포스는 그 단순한 사실을 놓치지 않고, 그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줬습니다. 아니, CEO가 그들에게 아예 고객 불만 해소 차원을 넘어 행복을 선물하라 권했습니다.
직원들은 빠른 시간에 많이 처리해야 하는 부담 대신 ‘만약 내가 고객이라면 어떤 응대를 받아야 행복하게 전화를 끊을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합니다. 자포니언은 고객을 위한 일이라면 심지어 남의 회사에서 상품을 사다 배달할 수 있는 권한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나칠 만큼 자유분방한 시스템은 자포스만의 강점이 됩니다. 자포니언들에게 주어진 방대한 권한은 회사가 직원을 고객 이상으로 존중하고 있음 느끼게 하고, 또한 고객을 감동 시켰을 때 서비스와 행복을 팔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자포스 직원들은 3D 직종보다 더 힘든 감정노동자가 아닌 ‘행복 배달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자포스의 CEO 토니 셰이 ⓒbusinessweek.com
사람을 향하는 자포스의 정신은 고객에게도 이어집니다. 자포스는 온라인 쇼핑몰이면서도 메일로 주문을 접수하기보다 전화주문을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전화주문이 더 정확하고 정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포니언에게 고객 응대 매뉴얼은 따로 없습니다. 고객의 요구를 모두 충족 시켜주는 최적의 대응만이 해답입니다. 자포스는 서비스를 비용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자포스가 진짜 팔고자 하는 것은 신발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객의 감동 체험’을 경험하게 해 행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듯 자포스는 스스로를 ‘서비스 컴퍼니(Service Company)’라고 부릅니다.
최고의 서비스로 고객에게 가치 있는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감정적인 따뜻함을 갖고 다음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나를 기분 좋게 맞아주는 상점이 어디였더라?’하며 다시 찾아와 상품을 구입하게 한다는 겁니다.
오늘날 고객들이 ‘무엇을 살까?’ 보다는 ‘어디서 어떻게 살까?’를 더 고민한다는 점에서 자포스는 소비자의 심리적 니즈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의 성공에 최첨단의 과학기술이나 마케팅 기법이 동원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행복감을 남기고자 한 자포니언들의 열정(熱情)과 노력이었다는 점은 오늘날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자포스를 통해 진정한 서비스의 의미, 그리고 21세기 성공 마케팅의 전부를 알게 될 겁니다.
아울러 우리는 자포스를 통해 미래의 기업상을 봅니다. 고객에게 직접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기업, 바로 '사람을 닮은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알게 합니다. 고객과 직원을 행복하게 하는 길, 자포스에서 배웁니다.
한국 기업들이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논리는 시너지(Synergy)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너지가 있다고 주장했던 신규 사업의 성공률은 겨우 25% 수준에 불과하다. 무엇이 문제일까?
시너지에는 관리적 시너지와 전략적 시너지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개념이 있다. 관리적 시너지란 기존 직원을 파견하여 원가를 절감하는 것처럼, 비교적 간단한 노력으로 원가를 일시적으로 절감하거나 혹은 자체 수요를 통해서 초기 매출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즉 기존 인력 활용, 기존 시설 공동 사용처럼 관리적 시너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는 쉽게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전략적 시너지는 차원이 다르다. 전략적 시너지는 장기적 관점에서 해당 사업의 투자 수익률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본원적 효과를 말한다.
전략적 시너지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신규 사업이 강제적인 매출 유발 효과(Enforced Sales Effect)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월트디즈니 영화사에서 제작한 라이언 킹(Lion King)이라는 영화를 생각해 보자. 어린이들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라이언 킹을 소재로 한 많은 제품에 강한 집착을 갖는다. 예를 들어, 제일 먼저 비디오를 빌려 보거나, 옷 인형 장난감 등…. 쉽게 말해서 라이언 킹이 있으면 마치 일종의 묻지 마 소비가 일어나는 셈이다. 이처럼 강제적인 매출 유발 효과는 매우 강력하지만, 불행히도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생각해 보자.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남대문에 가서 군복을 사거나, 동네에서 비디오를 빌려보지는 않는다.
전략적 시너지의 두 번째 조건은 공유자산(Common Asset)을 활용함으로써 의미 있는 원가 절감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즉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라이언 킹이라는 콘텐츠가 영화ㆍ비디오ㆍ테마파크ㆍ출판ㆍ공연 등에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귀중한 공유자산이 될 수 있다.
사업부 간 공유자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복수의 사업부가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추가 비용은 매우 미미하다. 따라서 이런 공유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경쟁사보다 현격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
전략적 시너지의 세 번째 조건은 브랜드 공유 효과다. 공유자산을 활용하여 다양한 사업을 만들고, 사업부 간에 강제적 매출 유발 효과가 있으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가 쉬워진다.
이렇게 확보된 고객은 자연히 자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빠르게 상승하여, 결국 충성 고객이 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전략적 시너지는 강제적인 매출 유발 효과, 공유자산을 통한 원가 우위 창출, 그리고 브랜드 공유를 통한 고객 충성도 확보라는 폭발적 효과를 창출한다. 신규 사업이 관리적 시너지가 아닌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조직행동 권위자 티치아나 카시아로 캐나다 토론토大 교수 동료 돕는 `호감가는 바보형`이 부서이질감 줄이고 소통에 기여
중견기업에서 마케팅팀을 이끌고 있는 김 팀장은 최근 인사를 앞두고 인사팀으로 호출을 받았다. 두 명의 직원 중 한 명을 받으라는 얘기였다. 후보자 중 한 명은 업무능력은 뛰어나지만, 이기적인 또라이로 정평이 난 이 대리였다. 다른 한 명은 업무능력은 떨어지지만 호감형인 박 대리였다. 박 대리는 동료의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을 잘한다. 남을 도우려고 한다. `당장 업무에 써 먹기에는 이 대리가 좋은데, 동료들과 갈등이 있을까 걱정이네. 박 대리는 사람은 좋은데, 업무능력이 좀 떨어져서 마음에 걸리고….`
김 팀장은 퇴근 직전에 조 과장을 불러 살짝 의견을 떠보았다. 조 과장 의견은 박 대리였다. "이미 소문이 났어요. 이 대리와 박 대리 중 한 명이 저희 팀에 온다고요. 팀원들은 모두 박 대리를 원합니다." 이튿날 김 팀장은 인사팀으로 갔다. 팀원들 입장을 감안해 박 대리를 찜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김 팀장은 "조직은 성과가 가장 중요하고 능력이 1순위"라며 "능력이 떨어지는 호감형을 택한 우리 팀원들이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김 팀장의 팀원들이 유별난 게 아니다. 대다수가 동료를 고를 때 같은 선택을 한다. 티치아나 카시아로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로트먼 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유능한 또라이`보다는 `호감 가는 바보`을 업무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시아로 교수팀이 글로벌 IT기업과 글로벌 럭셔리 기업, 실리콘밸리 기업, 대학원생 등을 서베이해 1만개 이상의 업무 관계를 조사한 결과다.
서베이에서 카시아로 교수팀은 사람들에게 어떤 타입의 동료와 함께 일하고 싶은지, 누구에게 도움과 조언을 구하는지를 물어보았다. 당연히 1순위는 호감 가는 스타 직원이었다. 능력도 뛰어나며 인간성도 좋은 동료였다. 반면 무능한 또라이는 모두가 기피했다. 능력도 없는 데다 불쾌감을 주는 동료이기 때문이었다.
특이한 점은 호감 가는 바보가 유능한 또라이를 앞섰다는 것. 사람들은 능력은 부족해도 호감 가는 동료에게 도움과 조언을 요청하고, 함께 일하기를 부탁했다. 반면 능력은 있어도 옆에 있으면 불쾌한 `유능한 또라이`는 배척했다.
이에 대해 카시아로 교수는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업무 파트너 선택에 관한 한 `호감이 능력을 이긴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시아로 교수는 "호감 가는 바보를 파트너로 선택한다고 해서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게 아니다"며 "호감 가는 바보는 조직 내 `정서적 허브` 구실을 하면서 부서 간 장벽을 낮추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호감 가는 바보는 부서 간에 담을 쌓는 `사일로 현상`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은 카시아로 교수와 일문일답한 내용이다.
-왜 사람들은 업무 파트너로 유능한 또라이보다 호감 가는 바보를 선택하는가.
▶두 가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 유능한 또라이는 동료들을 돕는 데 시간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동료들이 도움을 요청해도 도와줄 생각을 별로 않는 것이다. 둘째, 유능한 또라이는 설사 도움을 준다고 해도 거만한 태도를 보인다. 동료들을 불쾌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유능한 또라이보다는 호감 가는 바보를 좋아한다.
-그렇다면 파트너 선택에 관한 한 호감이 능력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나.
▶서베이 결과는 능력과 호감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호감 가는 스타 직원이 1순위이며, 무능한 또라이는 절대 기피 대상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기본적인 업무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어느 정도 더 호감을 주는 사람이라면, 업무능력이 어느 정도 더 뛰어난 사람보다 업무 파트너로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호감이 능력을 이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람들은 업무 파트너를 선택할 때 `호감`보다는 `능력`을 더 중요시한다고 말한다. 실제 행동과 말이 다르다.
▶유능한 또라이보다 호감 가는 바보를 선택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은 소수다. 다수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파트너 선택과 같은) 업무상 결정에 (호감과 같은) 개인적 감정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감정이 아닌 이성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능력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중견기업 A사 직원들은 전산 문제가 생기면 전산팀의 송 대리에게 연락하곤 했다. 송 대리가 컴퓨터를 잘 알아서가 아니었다. 그저 전산팀에서 유일하게 호감 가는 직원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일반 부서 직원들의 불만 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하려고 애를 썼다. 함께 대화를 나누면 기분이 좋아졌다. 티치아나 카시아로 로트먼 경영대학원 교수의 기준에 따르면 송 대리는 업무 능력은 부족하지만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호감 가는 바보(lovable fool)` 유형이었다. 그러나 최근 송 대리가 한 임원 눈 밖에 나서 회사를 떠나고 말았다. 임원 눈에는 송 대리의 전산 능력이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송 대리가 떠난 뒤부터 전산팀과 다른 부서 간 불화가 커진 것이다. 일반 직원들은 전산팀 직원들이 불친절한 데다 고압적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전산팀 직원들은 일반 직원들이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한다고 화를 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산팀과 일반 직원 모두 양측 간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하던 송 대리를 그리워하게 됐다.
카시아로 교수는 송 대리처럼 `호감 가는 바보` 타입의 직원들은 조직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호감형 직원들은 자기 주변으로 사람을 모으는 `정서적 허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송 대리는 업무 능력이 평균에 못 미쳤지만 전산팀 안팎과 소통하는 허브 역할을 했다. 덕분에 부서 간에 담을 쌓는`사일로(silo)`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사일로는 조직에서 혁신을 죽이는 제1의 살인자로 일컬어진다. 호감(likability)을 지렛대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일로는 부서원이 자신이 속한 사회적 그룹에 강한 소속감을 느낄 때 나타난다. 마케팅팀과 재무팀을 예로 들어보자. 마케팅 팀원은 내부적으로 서로 비슷하다고 느낀다. 반면 재무팀원들과는 이질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들로 구성된 그룹 안에 머물고 싶어한다. 이 때문에 다른 그룹과는 연결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
사일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직원들이 다른 그룹 사람들을 좋아할 이유를 찾으면 된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원들이 재무팀원들에게 호감을 갖고 좋아한다면 사일로는 해결될 것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호감을 `제조(manufacturing)`해야 한다.
-조직 내에 남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많으면 사일로 현상은 완화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그들은 조직 내에서 정서적 허브(affective hub)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그룹을 잇는 가교 노릇을 한다. 이는 여러 그룹에 속한 많은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얻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비결은 개인적인 매력일 수도 있고, 뛰어난 사교 기술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남들과 교류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점이 진짜 비결이다.
-호감 가는 바보도 정서적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나.
▶호감 가는 스타 직원뿐만 아니라 호감 가는 바보도 정서적 허브가 될 수 있다. 조직 안에서 다양한 그룹의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는 게 중요하다.
-호감 가는 바보가 유능한 또라이보다 승진 확률이 더 높을 것 같다. 업무 파트너로 낙점될 확률도 높고 정서적 허브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또라이보다는 호감 가는 바보를 업무 파트너로 선택한다는 게 내 서베이 결과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승진 확률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승진하려면 관리자나 보스 마음에 들어야 한다. 승진은 보스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둘째, 호감 가는 바보들은 자신보다 남을 돌보느라 승진 기회를 잃곤 한다. 동료들의 얘기를 듣고, 그들의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시간을 들인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자신의 이익을 덜 돌보게 된다. 따라서 정서적 허브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판매 실적 등 숫자로 평가할 경우 동료보다 뒤처질 수 있다. 그 결과, 또라이보다 승진에서 밀릴 수 있다.
이들이 바보 소리를 듣는 이유다. (애덤 그랜트 와튼스쿨 교수에 따르면 타인을 돕는 데 시간을 쓰는 `기버(giver)`는 성공의 사다리에서 종종 양극단을 차지한다. 크게 성공해 사다리의 맨 위에 있거나, 아니면 아예 맨 아래로 처진다는 뜻이다. 남을 돕느라 자칫 이용만 당하는 사람은 사다리 아래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호감 가는 바보 유형은 크게 승진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아예 해고당할 수도 있다. 송 대리는 후자다.)
-정서적 허브 역할을 하는 `호감 가는 바보`들이 승진에서 밀릴 수 있다고 했다. 리더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리더는 주의 깊게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 회사 상황이 어려울 때 호감 가는 바보들은 해고될 위험이 더 커진다. 정서적 허브 역할로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리자들이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해고 결정은 측정 가능한 업무 성과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업 가치와 협업에 대한 호감 가는 바보의 공헌은 간과되곤 한다.
-리더는 누가 정서적 허브 역할을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좋은 방법이 있나.
▶정서적 허브 역할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관련 질문을 360도 다면평가에 넣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박 대리는 함께 일하기에 얼마나 유쾌한가`와 같은 질문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누가 멘토 역할을 하는지, 누가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는지도 평가하는 게 좋다. 기업이 어떤 행동에 대해 보상하거나, 격려하고 싶다면 반드시 그 행동을 측정할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측정하지 못하면 보상이 불가능하다.
-정서적 허브 역할을 하는 직원에게는 어떤 직무를 맡기는 게 좋은가.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과 자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직무면 된다. 조직 내 다른 직무들과 상호의존도가 높은 직무가 좋겠다. 예를 들어 고급 포도주 판매 회사가 포도주 연구자를 채용했을 때였다. 이 연구자의 역할은 마케팅과 세일즈 지원이었다. 그런데 마케팅 직원들은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성향인 반면, 세일즈 직원들은 거칠고 실용적이었다. 회사는 정서적 허브 역할을 하며 두 부서 직원들과 모두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사람을 포도주 연구자로 채용했다.
-호감 가는 바보는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능한 또라이는 어떤가.
▶그들이 계속해서 또라이 짓을 한다면 달리 방법이 없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잭 웰치 전 GE CEO 등 많은 유명한 리더들은 "그들을 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도 전적으로 같은 의견이다. 또라이는 조직 문화와 기업 가치에 독이 된다.
■ 조직원간에 호감을 창조하는 방법 남탓만 하는 직원들 모아 공동의 목표 부여하라
자동차회사 닛산은 1990년대 말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다. 여기에는 조직 내 사일로 현상이 한몫했다. 각 부서는 서로를 비난하기에 바빴다. 판매는 제품기획을, 제품기획은 엔지니어링을, 엔지니어링은 재무를 탓했다. 각 부서는 서로에게 `호감`은커녕 `미움`을 쌓았다.
그러나 2001년 6월 카를로스 곤 CEO가 취임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곤 CEO는 서로를 비난하던 여러 부서 사람들로 팀을 꾸리고는 공통의 목표를 부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미움은 줄고 호감은 늘어났다.
이처럼 서로 싫어하던 그룹조차 가치 있는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면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여러 심리 실험에서 입증됐다. 티치아나 카시아로 교수는 "심리학자인 무자퍼 셰리프 박사의 1961년 실험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셰리프 박사팀은 11~12세 소년 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캠프에 참여시켰다. 그러고는 두 그룹을 경쟁시켜 서로에 대한 적의를 갖도록 유도했다.
이어 셰리프 박사팀은 두 그룹의 적의를 낮추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그중 하나는 소년들을 태운 트럭을 일부러 고장낸 것이었다. 두 그룹은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쳐 트럭을 언덕 위로 밀어올려야 했다. 두 그룹이 힘을 합쳐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자 두 그룹 간 적의는 매우 낮아졌다. 대신 서로에 대한 호감이 크게 높아졌다.
예를 들어 가장 친한 친구가 상대 그룹에 속해 있다고 대답하는 소년의 숫자가 4배로 늘어났다.
반면 셰리프 박사팀이 두 그룹 소년들을 영화 관람 등에 참여시켰을 때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소년들은 계속 싸움을 벌였다.
이 같은 셰리프 박사팀 실험은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야유회 등 이벤트성 단합대회로는 직원들 사이에 호감을 창조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반면 가치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함께 달성하도록 노력하는 환경을 만든다면 직원들 사이 호감은 급속도로 높아진다. 카시아로 교수는 "시몬스침대 등 기업들은 직원들 사이 호감과 협력 소통을 창조하기 위해 셰리프 박사팀과 비슷한 사회적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who she is…
티치아나 카시아로(Tiziana Casciaro)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로트먼 경영대학원 교수다. 조직행동과 인사관리를 가르친다. 조직 안팎의 사회 네트워크 형성과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심리학적인 메커니즘을 주로 연구한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1999~2007)를 지냈다.
成龍이 中서 사업 제안했지만 확실한 비전 안보여 그만둬 월세 300만원 이상 점포는 가맹점주가 졸라도 잘 안 내줘 스타 이용한 TV광고비 없어… 10년 만에 매장 1300개로
"영화배우 청룽(成龍)이 중국에서 커피 사업을 같이 하자고 작년에 제안을 해왔어요. 몇 개월 동안 청룽을 만나면서 검토했지만, 확실한 비전이 안 보여 그만뒀습니다. 주변에서는 '청룽과 제휴하면 홍보 효과만 해도 엄청난데 미쳤느냐'고 하던데…. 저는 돈 벌 자신 없으면 안 합니다. 그게 제 사업 원칙이에요."
국내에서 가장 많은 1300개 매장을 갖고 있는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이디야의 문창기(52) 회장은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안 생기는 점포는 아예 열지 않으면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것이 지금까지 성장해온 비결"이라고 말했다. 동화은행, 삼성증권에서 일하다가 투자자문사를 운영했던 문 회장은 2001년 창립된 이디야를 2004년에 인수했다.
▲이달 21일 낮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이디야 본사에서 문창기 이디야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커피를 만들고 있다. 이디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1300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윤동진 기자
2003년 당시 매장 수 80개, 연매출 27억원이었다. 만 10년이 지난 올해 매출 목표는 1300억원. 10년 만에 매장 수는 16배, 매출은 48배로 각각 급증했다. 이디야의 매출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커피 원재료 판매 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문 회장은 "이디야 매장 크기는 평균 66㎡(약 20평) 정도로, 330㎡(약 100평) 넘는 점포도 많은 다른 커피 전문점에 비하면 훨씬 작다"며 "특히 초기에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월세 300만원이 넘는 점포는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작고 수익성이 확실한 점포만 연다'는 전략을 일관되게 쓴 것이다.
임대료가 비싸면 핵심 상권에서 벗어나더라도 이 원칙을 고수했다. "가맹점주가 '손해 봐도 내가 책임지니 내달라'고 아무리 요청해도 원칙에서 벗어나면 내주지 않았습니다."
이디야가 돌풍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은 저렴한 커피 가격이다. 일례로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커피는 다른 브랜드 커피보다 30% 이상 싸다. 다른 업체와 달리 토종 업체이니 해외에 로열티를 낼 일도 없고, 인기 스타를 이용한 TV 광고도 하지 않는다. 매장 인테리어도 화려하지 않다.
그 대신에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한다. 그는 "국내 1위 커피 회사인동서식품으로부터 원두를 사서 원료비를 절약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원두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동서식품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원두를 들여온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뛰어나니 이디야 가맹점은 가맹점주가 자기 가족이나 친구한테 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작년 한 해 새로 문을 연 251개 가운데 100개가 기존 점주가 다른 사람에게 소개했거나, 기존 점주 자신이 매장을 추가한 경우였다는 것. 문 회장은 "점주들의 만족도를 알 수 있는 지표가 폐점률인데 우리는 문 닫는 점포가 전체 점포의 1%도 안 된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말처럼 잘난 척은 하지 말고 실력을 키우자, 소처럼 천천히 가자. 은행 대출은 현재 '0'이에요. 이익 난 것만 갖고 투자를 했거든요."
이디야의 인기는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직원 30~40명을 뽑는 공개 채용을 했는데 1만2000명이 몰렸다. 그는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는데, 알아보니 직원 해외 연수나 사내 콘서트 같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대학생들 사이에 좋게 소문이 나 있더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최근에는 목표를 더 높이 잡았다. 국내 커피 매출 1위인스타벅스를 잡고 '대한민국의 커피 1등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시봉 전 웅진식품 전무를 사장으로 최근 영입하고 병 커피, 캔 커피 등 커피와 관련된 다른 사업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청룽하고는 안 했지만 중국은 언젠가 진출하기 위해 직원들을 뽑고 있습니다. 2016년까지 점포 수 2000개를 넘길 거고요. 수년 내 한국 대표 커피 업체가 되기 위해 뛰겠습니다."
성공한 기업가가 되고 싶은가. 그들처럼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라. 미국의 경제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성공한 기업가들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자신의 역량에 대해 생각한다=성공한 기업가들은 자신의 약점에 대해 알고 그것을 간과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정밀하게 조사를 하며 너무 큰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다. 비주얼 키위의 창업자인 아라빈스는 "비지니스 전략을 향상시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로 생각한다면 이로 인해 어떤 손해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객에 대해 생각한다=충성된 고객을 얻는 첫 번째 단계는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최상의 통계학적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마케팅을 하려고 하는 것은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된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사업 시작 때부터 상품을 어떻게 이를 적당한 사람들에게 판매할 수 있을지 생각함으로써 시간과 자원을 절약한다. 원하는 고객과 연결이 된 다음에는 어떻게 그들과 강한 유대감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 생각한다. 아라빈스는 "훌륭한 사업가는 고객의 입장에서 늘 자신의 상품을 본다"고 말한다.
◆경쟁자를 늘 의식한다=스마트한 기업가들은 자신의 사업상의 위험 요소에 대해 집중할 뿐만 아니라 외부의 위험에 대해서도 깨어있다. 경쟁자들을 분석하는 것은 그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되고 자신의 상품에 들어있는 약점을 알게 한다.
◆실패에 대해 생각한다=과거의 실패를 곱씹는 것은 중요하지 않지만 뛰어난 기업가들은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는다. 아라빈스는 "진짜 기업가는 실패할까봐 염려하지 않지만 대신 손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대안을 늘 추구한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가에게 실패는 불가피하지만 성공한 기업가들은 이를 긍정적인 면에서 본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이먼 사이넥이 미국 해병대의 한 장군을 찾아간다. "어떻게 해병대가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지 비결을 물어보았죠." 사이넥이 들은 대답은 뜻밖이었다. "장교들이 마지막에 먹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다. 미 해병대에서는 졸병이 먼저 식사를 한다. 최고 선임 장교가 가장 나중에 먹는다. "누가 시켜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단지 해병대에서는 장교, 즉 리더라면 부하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배웁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하들보다 나중에 먹는 것이죠."
사이넥은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는 원칙이 해병대가 높은 성과를 내는 진짜 비결이라고 말한다. 이 원칙에 따라 미 해병대에서는 리더라면 부하의 삶을 돌봐야 한다. 자신보다는 부하의 복지가 먼저라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런 리더 밑에서 부하들은 `안전감`을 느낀다. 조직 내부에서 부당하게 자신의 삶이 손상되고 손해를 입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료들을 믿고 협력하는 게 쉬워진다. 리더가 제시하는 미션을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된다. 그 결과 해병대라는 조직은 더욱 강해진다. 사이넥은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모가 자식을 돌볼 책임을 지듯이, 리더는 직원들 삶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직원들도 리더와 조직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진짜 강한 조직을 만드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사이넥과 일문일답한 내용.
-리더를 부모에 비유했다.
▶부모는 자식이 먹을 것을 챙긴 뒤에야 먹는다. 자식을 위해 잠도 포기한다. 자신보다는 자식이 원하는 것을 한다. 자식의 성장을 지원하고 자식의 성공을 바란다. 그런 자식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좋은 리더도 마찬가지다. 부하 직원의 성장을 돕는다. 그들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를 바란다. 부하 직원이 조직을 위해 한 일을 자랑스러워한다. 이처럼 좋은 리더가 된다는 것은 좋은 부모가 되는 것과 같다. 직원을 자기 자식처럼 대우해야 한다. 그게 리더십의 비결이다. 리더십은 지위가 아니라 책임에서 나온다.
-리더가 마지막에 먹어야 한다면, 즉 리더가 자신보다 부하의 삶을 먼저 돌봐야 한다면 누가 리더가 되고 싶겠나. 리더는 배가 고플 것 같다.
▶이라크 전쟁 당시 일화를 소개하겠다. 한 그룹의 해병대가 식사를 했다. 병사들에게 배식하고 나니, 음식이 동났다. 장교가 먹을 게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전쟁터에 나갔을 때 병사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음식을 장교에게 가져왔다. 이 일화는 위대한 리더십의 비결을 보여준다. 리더가 우리를 위해 먼저 희생한다면 우리 역시 리더를 위해 무엇인가를 희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리더가 마지막에 먹는다고 해서 배고플 일은 결코 생기지 않는다.
리더가 우리를 자기 자식처럼 대우한다면,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준다면, 우리가 성장하고 강해지는 것을 바란다면, 우리는 리더의 비전을 최우선순위에 놓을 것이다.
반대로 리더가 자신의 삶을 직원보다 우선해 돌본다면 우리 역시 우리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시할 것이다. 그러면 조직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부모는 자식을 버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리더도 직원을 버려서는 안 될 것 같다. 해고는 없어야 하나.
▶재무제표상의 수지를 맞추기 위한 정리해고는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넥스트점프(Next Jump)라는 회사는 종신고용제를 채택하고 있다. 성과가 낮다고 직원을 해고하는 일은 없다. 성과가 낮은 직원에게는 코칭을 제공한다. 그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협박하는 일은 없다. 만약 회사 전체의 성과가 떨어지면 모두가 조금씩 고통을 나눈다. 소수 직원만이 큰 고통을 부담하는 일은 없다.
-회사 성과가 낮아져 정리해고를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나.
▶배리웨이밀러(Barry-Wehmiller)라는 회사는 2008년 경제위기 때 매출이 30%나 줄었다.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대책회의에서 일부 경영진은 정리해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밥 채프먼 최고경영자(CEO)는 "정리해고는 없다"고 선언했다. 대신 자신을 포함해 모든 직원이 4주간 무급 휴가를 가자고 했다. 그는 "우리가 조금씩 짐을 나눠 든다면 누군가가 (해고라는) 큰 짐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후 직원들의 사기는 올라갔다. 목표의 2배인 20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리더는 직원이 `안전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안전사회(circle of safety)`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채프먼은 조직을 안전사회로 만든 리더다. 위기에서도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았고, 직원들은 서로의 삶을 돌봤다(예를 들어 직원들은 어려운 형편의 직원에게 유리하도록 휴가를 교환했다. 4주 무급 휴가를 가면 생계가 힘든 직원의 휴가를 2주 줄이는 대신, 다른 직원 2명이 1주씩 휴가를 더 갔다). 그 결과, 배리웨이밀러는 직원들이 안전감을 느끼는 안전사회가 됐다.
-내 직장이 안전사회인지는 어떻게 판별하나.
▶느낌이 온다. 출근할 때 직장 내 다른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안전사회다. 특히 보스나 경영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안전을 느낄 때, 우리는 직장에 출근하고 싶어진다. 동료를 더욱 좋아하게 된다.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게 된다. 우리는 직접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자기 일을 통제하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한다. 이런 조직에서는 좀 더 쉽게 위험을 감당할 수 있다. (남들이 비웃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없이) 좋은 아이디어를 쉽게 내놓는다. 그래서 혁신이 더욱 쉽게 일어난다.
-직원들이 서로를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의 삶을 돌보는 안전사회 문화를 구축한다면 효과는 엄청날 것 같다.
▶인도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이하 타지 호텔) 사례가 있다(2008년 11월 테러리스트들이 호텔을 공격했을 당시, 호텔 직원들은 목숨을 걸고 고객을 구했다. 주방 스태프들은 인간 방패가 돼 고객을 지켰다). 왜 이 호텔 직원들은 고객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했을까. 그 이유는 직원들이 서로 돕는 문화,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문화를 구축한 데 있었다. 타지 호텔은 채용 정책부터 특별했다. 일반 직원들은 가난한 이웃 동네에서, 간부들은 이류 비즈니스스쿨 출신 중에서 뽑았다. 이들은 동료와 협력하고 서로 돕는 방법을 잘 이해했다. 반면 일류 학교 출신들은 자기 자신부터 먼저 돌봤다. 돈과 승진이 주된 관심사였다. 또한 타지 호텔은 직원들이 항상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도록 독려했다. 직원이 회사 돈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해도 고객에게 좋은 일이라면 칭찬을 받았다.
이런 두 가지 문화 덕분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 고객을 구하기 위해 직원들이 테러리스트가 공격한 호텔로 다시 들어가는 일이 일어났다.
-안전사회가 구축되지 못한 조직은 약해지겠다.
▶그렇다. (우리가 안전함을 못 느낀다면) 우리가 두려워하는 조직 내 누군가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다. 서로 간에 협력과 신뢰는 줄어든다. 그러면 조직은 본질적으로 약해진다.
-그러나 안전사회 구축과는 거리가 먼 CEO가 존경을 받기도 한다. 잭 웰치 전 GE CEO가 그렇다. 그는 1980년대 초반 직원 11만8000명을 내보내는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끔찍한 일이다. 웰치가 구축한 GE 문화는 토대가 취약했다. GE가 2008년 위기 때 파산을 면하려 정부로부터 3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받았다는 게 증거다. 선장이 위대한지 아닌지는 잔잔한 바다에서는 알 수가 없다. 웰치가 GE를 이끌었던 1980~1990년대에는 웬만큼 하면 누구나 돈을 벌던 시기였다. 당시 GE 실적이 좋았다고 그를 위대한 경영자라고 할 수는 없다. 세계의 혁신적인 회사 중 GE처럼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회사는 없다. 애플ㆍ사우스웨스트 등에서는 해고가 드물다. 코스트코 창업자인 제임스 시네갈은 웰치와 정반대다. 그는 직원들을 돌보는 것을 우선시했다. 웰치와 달리 그에게 정리해고는 최후 수단이었다(시네갈은 2008년 위기로 매출이 27% 감소했는데도 직원들의 시간당 급여를 1.5달러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그는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더 많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기회와 책임을 갖고 있다. 우리 자신의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을 돌본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급이 낮아도 이 같은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을 나는 많이 안다. 직급과 상관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더는 `선택`이다.
■ He is…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작가이자 리더십ㆍ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2009년 `위대한 리더는 어떻게 영감을 불어넣는가`라는 주제의 TED 강연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이 강연 동영상은 조회 수가 무려 1794만회에 이르렀다. `와이로 시작하라`(Start with Why)`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등의 베스트셀러를 썼다.
글로벌 벤처 투자자들의 관심 분야가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 등 대소비자(B2C) 중심에서 기업 간 거래(B2B)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70%를 넘으면서(한국 88.7%, 영국 80%, 미국 70%) 회사 업무는 물론 신사업도 모바일로 완전히 이동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엔터프라이즈(국내외 기업 간 거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스타트업 관련 투자와 인수ㆍ합병 소식을 다루는 크런치베이스는 B2B 벤처나 스타트업 투자액이 올해 약 5조5000억원(약 54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 해 스타트업에 투자한 액수와 맞먹는다.
엔터프라이즈 중에서도 벤처캐피털(VC)이 투자를 집중한 분야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다.
모바일 소비가 늘어나고 데이터가 끊임없이 생산되면서 이를 처리하는 인프라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동시에 처리하는 클라우데라(Cloudera)는 올 상반기 동안 무려 약 1조원(10억6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일반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치하는 금액보다 더 크다. 이 정도면 IPO가 필요 없을 정도다.
빅데이터 스타트업인 호튼웍스도 약 1024억원(1억달러)을 유치했다. 마케터를 위한 실시간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도모`도 같은 기간 약 1225억원(1억2500만달러)을 투자금으로 모았다. 도모는 분석된 데이터 정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회사다.
공유경제 스타트업 우버, 에어BnB와 같이 사업 모델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스타트업도 한번 투자 라운드에서 1억~2억달러 정도 유치하는데 호튼웍스나 도모 같은 무명의 스타트업이 `빅데이터`를 무기로 1억달러 유치에 성공한 것은 벤처캐피털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반면 한국 벤처캐피털은 아직도 `게임`이 강세다. 모바일 게임에 대한 투자는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기업을 통해 업무 과정을 합리화하고 세상을 바꾸는 데에 대한 기여는 낮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 분야가 다양해야 생태계가 더 넓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상반기 한국 기업들의 부진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었다. 믿었던 삼성전자마저 2분기에 어닝쇼크에 빠졌다. 지난 몇 년간 한국경제는 `삼성전자와 나머지`로 구획돼 왔다. 삼성전자의 선전이 나머지 기업들의 부진을 상쇄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 삼성전자마저 실적이 꺾이다 보니 온통 위기감 일색이다. 기업들은 하반기 반전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과연 이들은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까.
한국의 평균적 샐러리맨들은 매년 한두 번쯤 삼성전자 ITㆍ모바일사업부(IM)에 강한 질투를 느껴야 했다. 삼성전자가 실적 신기록을 경신할 때마다 IM부문에 `기록적` 인센티브가 할당되곤 했기 때문이다. 여느 직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그야말로 `넘사벽` 수준의 보상이 주어졌다.
최근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가 임원 출장 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한 것은 그런 점에서 무척 충격적이다. 천하의 삼성전자가, 그것도 돈을 가장 많이 번다는 모바일사업부 임원이 이코노미석을 타야 할 정도로 위기 수준이 올라간 것이다. 삼성은 우선 `허리띠 졸라매기`로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사업부는 숙박비 등 출장비용을 20% 줄였고 임원들은 자진해서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의 25%를 반납했다. 삼성전자는IM부문과 TVㆍ생활가전(CE)부문 임원을 대상으로 26일부터 이틀 일정의 워크숍을 열었다. 삼성 관계자는 "3분기 실적개선ㆍ비용절감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수입차 내수시장 점유율이 급성장하면서 현대ㆍ기아차의 `안방 지키기`에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차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 `AG`를 통해 수입차에 뺏긴 점유율 탈환에 나설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 5월 공개한 카니발의 판매를 하반기에 본격 시작한다. 8월엔 신형 쏘렌토를 전격 출시함으로써 최근 레저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 중인 국내 RV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LG그룹은 올해 들어 LG전자ㆍLG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들의 선전으로 상당히 고무돼 있다. 특히 전략 스마트폰 `G3`가 국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LG스마트폰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화학은 업황 부진으로 최근 실적이 둔화됐지만 석유화학, 정보소재, 전기차배터리 등 전 사업군에 걸쳐 확실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최근 부쩍 `내실경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선도 제품군의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2조원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SK그룹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주력사인 SK이노베이션이 적자전환했고 `이동통신 빙하기`를 지나고 있는 SK텔레콤도 큰 폭의 이익감소가 예상된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오너 부재로 추진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 당분간은 `되는 사업` 반도체를 전면에 내세워 위기를 헤치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SK는 2015년까지 하이닉스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공장과 클린룸을 건설하면서 성장동력원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 공장에 신규 팹(FAB)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신규 팹이 완공되면 SK하이닉스의 미래 경쟁력이 한층 강화돼 또 한 번의 도약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철강 중심의 본원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돈 안 되는 사업은 언제든 쳐낼 기세다. 국내 1위권에 속하지 않거나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사업이 아닌 비핵심사업이 우선 구조조정 대상이다. 최근 LNG터미널 지분,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포스코엠텍 도시광산사업부문 등의 매각에 나섰다.
GS그룹은 건설, 정유 등 주력사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성장동력 육성의 고삐를 한층 죄고 있다.
하반기까지 △GS칼텍스원유ㆍ제품부두 및 방향족공장, GS에너지의 LNG터미널 및 해외자원개발, GS EPS 발전시설, GS글로벌의 석유ㆍ유연탄 광구 투자 등 에너지 부문에 2조2000억원 △GS리테일의 신규 점포 확장 등 유통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와 GS샵의 해외사업 강화 등을 위한 유통 부문에 6000억원 △GS건설의 신성장 사업ㆍ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건설 부문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원전사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LS그룹은 `기본 지키기`를 강조하고 있다. 구자열 그룹 회장은 최근 "지금까지 비용, 효율성, 관행 등을 이유로 개선을 미루거나 간과한 것이 없는지 각 사 최고경영자(CEO)가 책임지고 안전 관련 이슈를 속속들이 찾아내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며 "기본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