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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을 시작한 ‘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 대다수 3040세대 시청자들은 90년대 인기 가수들을 그대로 무대에 다시 부른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중문화가 꽃피웠던 ‘좋았던 시절’에 대한 추억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90년대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음반 제작사들에도 ‘좋았던 시절’이었다. 테이프나 CD로 돈을 주고 음악을 사던 시절, 가수들이 히트를 치기만 하면 음반을 팔아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좋은 시절은 너무나 빨리 끝났다. 2000년대 들어서 음원을 디지털로 소비할 수 있게 되자 음악을 팔아선 돈을 벌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불법 다운로드가 만개했고 월 3000원에 무제한 스트리밍이 가능해지니 시장이 초토화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음악산업은 음반 제작사들엔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이 적대적이었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이 역설적으로 아이돌 산업의 부흥을 가져왔다”고 설명한다. 환경의 적대성이 역설적으로 기업의 혁신을 증대시킨 셈이다. 

엔터테인먼트사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각자도생의 길은 해외 진출이었다. 역사학자 토인비식으로 얘기하자면 ‘음원 공짜경제’라는 환경의 도전에 엔터테인먼트사는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아이돌 육성’으로 응전했다. 

해외시장의 첫 번째 무대는 일본이었다. 일본은 그 당시까지 음원 불법 다운로드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고 콘서트 시장이 발달해 음반사도 수익을 올리 수 있었다. 문제는 외국 가수들의 실력에 대한 의구심이 강한 일본 시장의 특성상 일본 아이돌보다 월등히 뛰어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홍 교수는 “일본 시장의 진입 장벽을 뚫을 수 있는 기량을 보이는 데는 SM엔터테인먼트의 ‘캐스팅-훈련-기획제작-관리’로 이어지는 아이돌 육성 방식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 이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제작 표준이 되면서 다른 기획사들도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엔터테인먼트사의 응전은 대표들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이수만이 이끄는 SM, 양현석이 이끄는 YG, 박진영의 JYP는 모두 대표들의 성향이 확연히 구분되고 이들이 내놓는 아이돌의 스타일, 그리고 해외 진출 전략 역시 다를 수밖에 없었다. 

SM의 이수만 회장은 이른바 ‘삼성’식으로 아이돌을 키워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SM의 방식은 시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가수들의 콘셉트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는 것이다. 삼성이 시스템과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IT 시장을 주도하듯 SM 역시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한류를 선도하고 있다. 보아를 통해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한 가수의 성공 가능성을 발견한 SM은 일본 시장을 개척할 목표로 동방신기를 키웠다. 

그러다보니 SM에서 가장 선호하는 아이돌은 해외에서도 통할 만한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는 복합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그리고 ‘관리의 SM’이라 할 정도로 체계적인 시스템과 신상필벌을 중시한다. 캐스팅이 되면 외부의 전문가들이 학교를 능가하는 빡빡한 시간표를 짜서 트레이닝시킨다. 

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리스크가 최소화되었다고 생각할 때 해외에 진출하거나 아예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콘셉트에 맞는 가수를 양산하는 SM과 달리 JYP는 박진영 대표의 의지와 감각에 따라 가수들의 해외 진출에 도전했다. 미국 흑인음악에 대한 애정이 깊은 그는 자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원더걸스를 미국에 진출시키고 JYP USA를 창립하기도 했다. 사실 미국 시장은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과 달리 한국 가수들에겐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니었다. 일단 제작사가 아닌 유통사가 주도권을 잡고 있고 가수들이 오디션을 통해 픽업되는 시스템이어서 원더걸스는 미국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올리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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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의 저돌적인 해외 진출이나 가수들의 스타일은 박진영 대표의 캐릭터를 그대로 반영한다. 박진영 대표는 직접 뛰는 ‘행동대장’형이다. 소속 가수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무엇이든 앞장서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역할모델이 되는 일명 ‘형님 리더십’을 추구한다. 무모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다. 

음악 역시 JYP는 SM이나 YG에 비하면 훨씬 자유롭다. 흑인 복고풍의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JYP는 박진영 대표 개인의 감각에 캐스팅을 의존한다. 보컬 레슨 트레이닝이나 프로듀싱 역시 그의 색채가 그대로 묻어 있다. SM이나 YG가 제작사의 색채가 묻어나지 않는 시스템이나 가수의 역량이 우선시된다면 JYP는 철저히 박진영식 철학과 스타일에 기대고 있다. 

여기에 비해 YG의 양현석 대표가 생각하는 이상적 엔터테인먼트사는 ‘패밀리’다. 그에게 가수는 일사불란하게 지시를 따르는 삼성 직원이 아니다. 자기의 색채를 그대로 이식할 수 있는 아바타도 아니다. 가수는 그의 가족이자 파트너다. 양 대표가 추구하는 가수상은 자율과 개성이다. YG에서 아이돌로 통칭하기 어려운 개성파, 실력파 가수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YG는 아이돌을 전문으로 하는 기획사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흑인음악을 중심으로 한 음악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YG는 아티스트끼리 모여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집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실력 있는 뮤지션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것을 기본전략으로 한다. 그러다보니 콘셉트를 잡기 쉬운 훈련생보다는 게으른 천재를 뽑아 원석의 특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훈련시켰다.

내부 커뮤니티를 중시하다보니 해외 진출도 보수적이었다. 빅뱅과 2NE1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고 나서야 해외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홍 교수는 “3사의 전략을 보면 비슷한 환경의 압력에 처해도 전략적 선택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경영의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전략적 선택이 환경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에 따라 아이돌 그룹의 성패가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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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DNA는 `검색` 아닌 `소통`…웹에 갇히면 미래 못읽어

직접 정보 안찾아도 `딩동` 하고 오는 시대, 타 사업자도 돈 버는 `생태계 경제` 태동
5년내 삼성전자 제칠 모바일 회사 나올수도 최근 투자받은 920억 플랫폼에 집중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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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을 창업한 벤처 1세대로 최근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시장까지 주도하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역삼동 본사 로비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상선 기자>

◆ 대담=유진평 모바일부장 

'카카오 신드롬'.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이제 한국 스마트폰 이용자 2500만명 대부분이 깔아놓은 국민 메신저로 등극했다. 모바일 전용(Only) 무료 서비스로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후속으로 나온 카카오 스토리(사진 기반 프로필 앨범 서비스)도 출시 한 달 만에 14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면서 '모바일에서 모든 길은 카카오로 통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 게임 '한게임'을 창업하고 포털 최강자 NHN을 설립한 '대한민국 벤처 1세대' 김범수 카카오 의장(46)이 지난 2006년 12월 카카오를 창업해 모바일로 부활한 뒤 처음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매일경제신문과 포니정재단이 공동 주관한 제6회 '포니정 혁신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김 의장은 "6개월 앞이 어떻게 될지 모를 정도로 세상이 매일 급변해 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최근 '케이큐브 벤처스'를 설립하고 최고경영자(CEO) 100명을 양성하겠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평정했는데 성공 비결은. 

▶타이밍이다. 카카오가 나오기 전에 가장 비슷한 앱(왓츠앱)이 있었는데 유료였고 단품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우리는 너무 늦었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단품이 아니라 서비스로 접근했다. 타이밍이 좋았다. 

기왕 만들 것이면 기존 문자메시지(SMS)가 주지 못하는 가치를 주자는 생각을 했다. 특히 SMS는 그룹 채팅이 안 되는데 카카오는 여러 명이 같이하는 기능을 넣자고 했다. 무료이면서도 그룹채팅이 가능해 순식간에 확산됐다. 아이폰 앱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는데 적절한 때 갤럭시S가 나왔고 갤럭시S용 카카오톡을 폰 출시와 동시에 선보이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하나의 앱을 하루 2500만명 이상이 쓰는 것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카톡은 시스템 서버 2500대가 하루 13억 메시지를 처리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역시 광고다. TV 광고는 무조건 보여주는 것이었다. 웹 키워드 광고가 TV광고를 넘어섰고 머지않아 모바일광고가 웹 키워드 광고를 넘어설 것이다. 

광고는 양면성이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스팸이지만 어떤이들에게는 정보가 된다. 최근 '플러스 친구'를 선보였는데 이는 1년 이상 고민한 결과물이다. 가령 롯데백화점에 관심 있는 사람만 모이게 하고 이들에게 관련 정보를 주면 아무도 스팸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때문에 할인 행사 때의 반응은 기존 광고와 차원이 다르다. 소비자도 만족하고 광고주도 만족한다. 플러스 친구는 처음엔 20개가량 업체가 시작했는데 지금은 100개가 한다. 시작일 뿐이다. 사용자 맞춤형 정보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최근 텐센트와 위메이드로부터 92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어디에 쓰나. 

▶플랫폼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콘텐츠나 상거래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위메이드와 함께) 시작한 게임 분야도 카톡과 얼마나 어울릴지 연구하고 있다. 모바일은 모바일에 맞춤형이 있을 것이다. 책은 종이에 쓰고 읽기 쉽게 만든 것이다. 기존 책을 모바일 앱으로 만들어서 출판하면 투자 대비 수익이 안 나온다. 모바일은 새 방식이 필요하다. 모바일에선 소설보다 시가 더 어울릴 수 있다. 

-NHN 창업자이기도 한데 요즘 네이버를 어떻게 보는지. 

▶네이버가 잘하는 것(검색ㆍ카페 등)을 모바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본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내놨는데 이것이 네이버가 웹과 단절한 첫 시도라고 생각한다. 모바일에 대한 인사이트가 생겼을 것이다. 인터넷 최강자이니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서 위기이자 점프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진통의 단계인 것 같다. 웹에서는 검색을 장악하면 모든 게 풀렸는데 그게 없는 상황에서는 기득권이 없어진 것이다. 웹에서는 (네이버가) 하기만 하면 게임 끝이었는데. 

-검색은 모바일에서도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 아닌가. 

▶모바일에선 검색의 방식이 바뀐다. 예를 들어 뉴스는 검색하는 게 아니라 아침에 '딩동'하고 도착하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내가 검색을 안 해도 친구가 뭔가 보내준다. 페이스북에 친구들이 올린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기계검색과 인맥검색 대결을 벌이는 모습이다. 

▶검색은 웹에서의 시작점이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웹 서비스 회사이지 모바일 회사가 아니다. 모바일에서 과연 검색이 가장 중요할까. 커뮤니케이션(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모바일의 출발점은 통신이다. 카톡은 웹 버전은 없고 모바일 온리 서비스다. 웹을 만들면 웹의 패러다임에 갇힌다. 모바일 온리는 다르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처음으로 이런 시대가 온 것이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사진 앱인 인스타그램을 1조원 주고 인수한 건 어떻게 보나. 

▶모바일은 웹이 확장된 게 아니라는 걸 마크 저커버그가 깨달은 것이다. 모바일은 다르다고 보고 인스타그램을 샀다. 모바일 시대 주도권은 회사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같은 서비스를 직접 시도할 수 있었지만 인수한 것이고, 역시 저커버그는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가. 

▶카카오는 포털이 아니다. 플랫폼이 돼 콘텐츠나 커머스(상거래)를 선순환 구조로 유통하고 싶다. 지금은 애플, 구글 생태계처럼 카톡이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이며,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메시징과 사진 공유 플랫폼을 합치면 다른 것으로의 확장은 쉬워질 것이다. 결제, 마케팅 등을 가다듬으면 그 다음부터는 많은 영역에서 살아날 수 있는 생태계가 나올 것이다. 

-카카오톡도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한다고 했는데. 

▶카카오 입장에서 뉴스 콘텐츠가 유통되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뉴스는 영향력이 크지 않나. 같이 고민해보고 싶다. 혼자서 못할 것 같고 (언론사들과) 같이 풀고 싶다. 일단 스톱했다. 

-최근 케이큐브 벤처스도 설립했다.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에게 해줄 말은. 

▶창업할 때는 사람, 아이디어, 기술, 자본 등 네 가지를 갖춰야 한다. 이것 위에 큰 흐름, 타이밍이 있다. 인터넷이 열리던 시대와 같이 또 크게 열리는 것 같다. 인터넷 시대에는 전혀 몰랐던 것이 많았고 실패도 많았다. 모바일에서는 작은 규모와 자본, 아이디어면 창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투자자도 큰 부담이 없다. 1억원, 2억원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세계를 상대로 해 볼 만하다. 

-카카오 플랫폼이 커져 나중에 다른 인더스트리(산업)를 침범하면 집중포화를 맞을 수도 있다. 

▶이전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생태계 경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다른 사람 돈 벌게 해주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가 되는 경제다. 직원들에게도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한다. 카카오에 버그가 하나라도 있으면 온 국민이 괴로워한다. 카카오가 비즈니스 모델을 잘못 잡으면 제휴하거나 투자한 다른 사업자가 괴로울 수 있다. 책임감이 커졌다. 

-자신이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큰 흐름을 읽었다는 점 정도다. 흐름을 읽었다고 하지만 당시엔 불확실했다. 내 자신을 맡길 수 있는 결단이 크게 두 번 있었는데 흐름이 크게 틀리지는 않았다. 남들이 맞는 것 같다고 갸우뚱 할 때 올인했다. 이것이 내 인생이었다. 불확실할 때 기회가 있다. 

-올해 모바일 시장 키워드를 꼽으면.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넘고 있다. 이제 비즈니스적으로 의미있는 시도가 많이 나올 변곡점이다. 모바일 속성을 잘 살리는 '리얼타임(실시간)'과 '로케이션(위치)'이 키워드가 될 것 같다. 5년 후에 삼성전자보다 더 커지는 모바일 회사가 나올 수 있다. 예전엔 6개월 앞을 내다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미국 시장을 들여다봐도 잘 안 나온다. 모바일은 퍼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굉장히 중요한 시점인 것만은 분명하다. 

◆ 카카오톡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로 전세계적으로 4400만 가입자(기기 한 대당 한 명으로 계산)를 확보했고 매일 사용하는 이용자도 2100만명에 달한다. 하루 26억건의 송수신 메시지가 돌아다니면서 이미 이동통신 3사의 문자메시지(SMS) 사용량을 넘어섰다. 

◆ 포니정 혁신상 현대자동차의 설립자인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애칭인 'PONY 鄭'을 따 2006년 제정된 상이다.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 남다르게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기일이 포함된 5월에 수여한다. 올해 포니정재단은 "김범수 의장이 벤처정신과 통찰력으로 온라인 게임, 포털사이트, 스마트폰 기반의 앱시장을 선도한 것이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도전 정신과 닮았다"며 수상 배경을 밝혔다. 

■ He is… 

△1966년 서울생 △1986년 건대부고 졸 △1990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 △1992년 서울대 산업공학 대학원 졸 △1992년 3월~1998년 2월 삼성SDS △1998년 11월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설립 △2000년 7월 네이버컴 합병 공동대표이사 △2001년 11월 NHN 공동대표이사 △2004년 1월~2006년 12월 NHN 대표이사 사장 △2007년 1~8월 NHN USA 대표 △2007년 8월~2008년 8월 NHN주식회사 비상임이사 △2007년 8월~현재 카카오 의장 

[정리 = 손재권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24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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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레이쥔·마윈 VS 궁지몰린 베저스·칼라닉

인터넷·모바일 美·中 양강시대 열어…우버 영업정지·아마존 파이어폰 ‘처절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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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글로벌 IT시장은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애플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사상 최대로 치솟고 대규모 시장공개(IPO) 기업들은 ‘대박’이 났다. 

전통적 강자였던 애플은 새롭게 태어난 아이폰을 내놓았고, 알리바바·샤오미 등 중국의 신흥 강자들은 미국이 독점하던 IT시장에 본격적인 상륙을 시작했다. 저금리 기조에 갈 길 잃은 미국 ‘뭉칫돈’은 IT시장에 몰리면서 새로운 IT 부호들도 탄생했다. 

매일경제신문 국제팀은 올해 새롭게 도약한 IT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반대로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고전을 겪은 CEO들을 통해 올해 글로벌 IT시장을 돌아봤다. 

2014년을 ‘나의 해’라고 부를 만한 대표적인 인물은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겸 CEO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다. 

샤오미는 최근 11억달러의 자금 조달에 성공해 기업가치가 지난해 8월 이후 4배 이상 커졌다. 

반면 마윈 회장은 올해 가장 재산을 많이 늘린 자산가 자리에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그는 재산을 무려 251억달러(약 27조5548억원)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마윈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의 뉴욕 입성은 미국이 독점하던 인터넷 시대가 끝나고 중국과 미국이 인터넷 세상을 양분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었다. 

팀 쿡 애플 CEO는 창업주였던 스티브 잡스의 그늘을 극복한 것과 동시에 자신의 성 정체성(동성애)을 당당히 밝혀 대중 지지를 얻어낸 승리자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쿡 CEO가 자신처럼 성 정체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커밍아웃을 결정했다고 밝힌 것에 찬사를 보냈다. 지난 9월 출시한 아이폰6와 6플러스가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애플 주가를 올해 50% 높이면서 애플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치인 7000억달러를 넘겼다. 

반면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는 최근 미국 포브스지에서 올해 10대 패배자로 꼽혔다. 야심 차게 출시했던 파이어폰 매출이 극도로 부진한 데다 지난 3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주가도 올해 23%나 떨어졌다. 그의 보유주식 가치 하락분으로 계산하자면 88억달러 재산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트래비스 코델 칼라닉 우버택시 대표에게 올해는 롤러코스터나 다름없던 한 해였다. 생긴 지 5년밖에 안 된 신생기업이지만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로 전 세계 51개국, 230개 이상 도시에서 택시업계에 대변혁을 불러왔고 기업가치가 벌써 400억달러(약 44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우버에 연말부터 닥친 영업정지 처분은 그의 앞날에 먹구름을 예고하고 있다. 인도에서 우버 택시기사 승객 성폭행으로 시작된 영업정지 조치는 인근 태국을 거쳐 이미 독일·네덜란드·스페인 등 유럽, 브라질·콜롬비아 등 남미,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주정부 등 전 방위적으로 확산됐다. 한국 역시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트래비스 코델 칼라닉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능력과 미모를 겸비한 야후의 머리사 메이어에게도 쉽지 않은 한 해였다. 2년 전 CEO로 취임한 메이어는 야후의 새로운 구세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메이어가 일주일 전 발표한 분기 실적이 10년 만에 최저를 나타냈고 조만간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의 인수·합병 타깃이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 김덕식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58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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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성장에 성공한 기업들은 어떤 원칙을 지켜왔을까. 베인&컴퍼니는 이들 기업은 거의 예외 없이 세 가지 성장 원칙을 구축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해왔다고 분석한다. 반면 이에 실패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거나 쇠락의 길을 걸었다. 

첫째, ‘Focus(집중)’다. Core(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경쟁 역량을 선별해 다른 기업과 차별화한다는 뜻이다. 성공하는 기업들은 ‘핵심에 집중-핵심에 바탕한 인접 확장-핵심 재정의’ 등 단계별 성장을 하고 있다. 

이때 핵심은 핵심적인 역량과 기술이기도 하고 때로는 핵심적 가치를 뜻하기도 한다. 올해 창립 127주년을 맞은 일본 야마하는 원래 목재 전문 기업이었다. 목재에 대한 지식과 이를 다루는 기술(핵심역량)에 더해 이 기업이 새롭게 정의한 핵심 가치는 ‘사람을 즐겁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 가치를 두고 고민한 결과 처음 시도한 신사업이 나무를 재료로 한 피아노 건반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악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악기를 제조하다 보니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자는 취지에서 음향기기 사업에 진출했고, 여행을 통해 즐거움을 더하자는 생각에서 오토바이 사업을 시작해 성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반면 1980년대 세계 컴퓨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였던 DEC가 몰락한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핵심 관리 실패가 주된 이유 중 하나다. 급성장하던 업무용 컴퓨터 시장을 외면했고 핵심 경쟁력이었던 적기 출시(Time to Market)도 등한시하는 등 자신들 코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둘째는 ‘Adapt(적응)’다. 경쟁우위 요소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업을 바꾸는 노력을 의미한다. 코닥은 세계 최초로 컬러필름을 개발하고 1976년엔 미국 카메라 시장을 85%, 필름 시장을 90% 점유한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 등장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아이로니컬한 것은 1975년 세계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기업이 코닥이었단 점이다. 1994년엔 2004년께 디지털카메라가 시장을 50% 점유할 것이라고 예측까지 했다. 하지만 개발에 성공해 놓고도 후속적인 연구와 투자에 미온적이었던 게 화근이었다. 주력업과 상품을 갉아먹는 신제품을 애써 낼 필요가 없다는 경영진 판단 미스 때문이었다. 변화 물결을 감지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파편적·사후적 대응만 반복하다 2012년 결국 파산했다. 

셋째는 ‘Embed(내재화)’다. 핵심 역량의 내재화와 문화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뜻이다. 

1950년대 A&P는 미국 유통업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1위 기업이었다. 지금 월마트가 갖는 위상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제 A&P는 미국인들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 가고 있다. 

창업자 조지 하트포드에 이어 회사를 맡은 새 경영진은 “우리는 지금 사업 방식을 모두 유지할 것이며 지속적 성공을 달성할 것이다. 우리는 A&P기 때문”이라고 선언했다. 자신감은 좋았지만 도가 지나쳤다. 기존 성공 공식을 과신하는 문화로 개혁은 지연됐고 성과도 하락했다. 성공의 경험과 성공 마인드를 내재화하는 것과 기존 성공 공식을 되풀이하는 것을 혼동한 탓이다. 1958년부터 1983년까지 매출액은 연이어 하락했고 2010년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이호승 기자]


출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9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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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경영 대가 라피 아밋 교수가 말하는 가족 거버넌스
끈끈한 情보다 경영능력이다, 외부 CEO 망설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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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의 유통업체 자샨말(Jashanmal)은 4대째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가족기업은 2대만 지나도 쇠락하기 마련이라는 통념과 달리 창업자 라오 사히브 자샨말이 1919년 창업한 이후 성공을 거듭해왔다. 1대 창업주의 아들만 5명으로 가족 구성원이 수십 명이지만 자샨말에 `형제의 난` `사촌의 난` 은 남의 얘기다. 

그 비결은 잘 짜인 가족 거버넌스에 있다. 자샨말에는 가족을 이끄는 원칙과 합의체가 효과적으로 굴러간다는 뜻이다. 첨예한 갈등을 빚곤 하는 경영권의 향방 역시 가족 거버넌스의 원칙하에 해결한다. 가문 구성원 중 최적의 사람이 밑에서부터 경영수업을 받아야 경영권을 얻을 수 있다. 반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가족은 소유 주식에 따라 배당만 받는다.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공급한다`는 창업자의 가치를 지키는 노력도 가족 거버넌스의 몫이다. 자샨말 가문 사람들은 일상의 경영 현안에 개입하지는 않지만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이사회에서 창업자의 가치를 대변한다. 경영진이 창업 가치와 어긋난 이윤을 추구하는 결정을 못하게 막는다. 

가족 거버넌스는 가족기업의 운영과 경영 수칙, 승계에 대해 사전에 합의한 틀을 만드는 것이다. 재벌 가문 내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소식이 들릴 때, 또는 최근 삼성처럼 오너 회장이 갑자기 의식불명에 빠졌을 때에도 가족 거버넌스의 필요성이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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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경영의 대가, 라피 아밋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플레시먼힐러드가 주최한 `성공적인 기업 승계를 위한 사전 준비 및 커뮤니케이션` 세미나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가족 구성원 내 다툼을 줄이기 위해선 가족 구성원 모두를 통솔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존재가 절실하다"며 "거버넌스가 제대로 뒷받침된다면 가족기업은 주주와 경영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배당, 보상에 대한 갈등 없이 뛰어난 경영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아밋 교수와의 일문일답. 

-가족 거버넌스의 큰 축인 패밀리오피스와 가족헌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 

▶패밀리오피스는 가문의 재정을 관리하는 것이 주 임무지만 가문의 문화 전승과 투자, 재단 운영도 관장한다. 가족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 가업 승계 단계에서 일어날 잡음을 줄이기도 한다. 가족헌장이란 가족끼리 지켜야 할 가치와 덕목을 명시해 놓은 약속이다. 가업의 비전과 가치, 가족의 역사와 구성원들의 행동강령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가족 거버넌스는 가족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경우의 수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아들 대에선 가족 간의 불화로 경영권을 포기했으나 손자 대에 다시 경영권을 요청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가족 거버넌스는 이런 경우에 손자에게 어느 정도의 지분을 줘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가족기업에서 경영권 승계란 어려운 일이다. 모범 기업이 있나. 

▶미국 기업 컴캐스트(Comcast)는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승계가 진행됐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어떤 형태로 사업을 물려주겠다고 미리 시장에 공개한 후 3년 정도 기간에 지분정리 같은 절차가 이행됐다. 만일 아버지가 승계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면 회사와 주주들이 동요했을 것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승계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남아 있었다면 은행에서 대출을 회수하거나 주주들이 주식을 대거 매도할 가능성도 있었다. 승계가 매끄럽게 진행되면서 아버지 때보다 회사가 더 번창할 수 있었다. 

-가족 거버넌스에서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예가 있나. 

▶주방ㆍ욕실 브랜드인 콜러(Kohler)가 좋은 예다. 콜러 가문 사람들은 노동윤리와 청렴성, 혁신 등의 가치를 가족 간의 생활과 가업 운영에서 공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콜러 지분은 콜러 가문 사람들이 100% 가지고 있지만 이윤의 90%는 회사에 재투자한다. 경영에 참여하는 가족은 말단에서 시작해야 한다(이는 콜러 집안의 청렴성과 노동윤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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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 거버넌스가 있다고 승계 과정에서 분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한국에선 장자(長子) 중심으로 경영권이 승계되다보니 여기에 배제되는 딸이나 차남의 불만도 많다. 

▶능력 있는 딸들을 제쳐두고 아들이란 이유로 가업을 물려줘 갈등이 생기는 건 다른 아시아 국가 기업도 마찬가지다. 내가 아는 홍콩의 90세 창업주도 미국 MBA를 나온 똑똑한 딸을 놔두고 망나니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줬다. 주변에서 말려도 "이게 나의 문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고집을 부렸다. 가장 능력이 출중한 사람에게 회사를 맡기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방법은 있다. 형제들끼리 협력해 회사를 운영하게 하는 것이다. 딸이란 이유로, 막내란 이유로 경영에서 아예 손을 떼게 하지 말고 장자와 함께 회사를 잘 꾸려보라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리고 형제끼리 누가 회사를 맡을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하면 된다. 그들끼리 협의를 해서 그 결과를 아버지 앞으로 들고 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미 가족들 사이에 재산을 둘러싸고 몇 차례 분란이 일어난 상황이라면 거버넌스도 소용없지 않을까. 

▶아쉬운 것은 가족들이 거버넌스의 중요성에 대해 평상시엔 무관심하다가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나서야 필요하다고 뉘우친다는 점이다. 가족 간의 재산 배분은 특히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사전에 정립된 거버넌스 없이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결국 감정끼리 충돌하며 가족의 행복은 산산조각 나고 기업은 만신창이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거버넌스로 돌아가자고 하기 어렵다. 갈등을 인정하고, 화해를 시도하고 쌓인 감정을 모두 풀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가족 간 갈등이 일어난 후엔 가족들이 모두 정신과 의사를 찾아 다같이 상담을 받기도 한다. 쌓인 응어리를 모두 해소해야 다시 가족 거버넌스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기업을 잘 운영하기 위해선 어떠한 형태의 오너십이 가장 적당한가. 오너 일가가 소유는 하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언번들링 매니지먼트(Unbundling Management)`를 주장한 것으로 안다. 

▶사례별로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성과주의, 즉 능력에 따라 경영자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가문의 정체성과 사업의 성공 중에서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경영자 선정이 달라질 수 있다. 성공적인 사업에 초점을 맞추면 가족 구성원보다는 더 역량 있는 사람을 밖에서 데려오는 게 낫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하는 가문의 정체성과 창업주 뜻이 우선이라면 자식들이 경영을 맡는 게 나을 수 있다. 물론 가문의 정체성이 중요하더라도 경영능력이 검증 안 된 불안한 사람에게 승계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정에 이끌려 판단을 그르치는 정실주의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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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ㆍ3대로 내려오면서 자식이 여러 명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 회사를 나눠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는 창립자들도 있다. 

▶회사를 나누지 말고 주식에 대한 소유권만 나누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자식이 5명이면 회사는 하나로 놔두고 주식만 5명 몫으로 나누는 것이다. 회사를 쪼개면 안 되는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소유권을 분할하게 되면 가족기업에 대한 결정권은 여러 명이 갖게 되지만 누구 한 명이 경영권을 독점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의 평화가 유지된다. 그리고 가족 구성원이 정말 회사를 경영하기를 원하는지도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경영을 원하지 않거나 경영 외 다른 재능을 보이는 자식에게 굳이 가업 승계를 강요할 필요는 없다. 가족헌장에 `자아실현` 덕목을 포함시켜 경영에 관심 없는 자식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권장하는 기업도 있다. 

-승계에 가장 적합한 자식들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가. 

▶가업 승계에 뜻이 있는 자녀들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회사 일을 시켜봐라. 이때 자신의 회사보다는 남의 회사가 훨씬 좋은 교육 장소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면서 가업 승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게 좋다. 또 자식이 다른 회사에서 일하며 외부에서 신선한 시각을 익혀 돌아온다면 자식과 회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실전에 부딪힐 때 나오는 태도와 성과를 보면 누가 승계에 적합한지가 판가름 날 것이다. 

-창업세대와 2ㆍ3세대 경영의 차이점이 뭔가. 

▶1세대 경영자들을 보면 소유권이 집중되어 있고 가업에 대한 통제 권한도 강력하다. 오너가 경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2세대로 가고 여러 자식이 가업에 참여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소유권의 집중도는 느슨해지고 기업을 통제하는 방식에서도 합의를 맺기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경영자를 가문 바깥에서 데리고 오라는 이사회나 주주 요구가 나오기 시작한다. 3세대로 오면 통제권은 더욱 약해지고 경영은 거의 외부 사람들이 맡는다. 주식 지분이 자식들에게 분산되면서 여러 사람이 넓고 얇은 소유권을 누린다. 2ㆍ3세대 경영으로 갈수록 가족 거버넌스가 필요한 이유다. 

-창업주 자식 중에는 단순히 주주로만 머무는 데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경영능력이 없는데도 작은 계열사라도 만들어 경영자가 되고 싶어하는 욕심을 낼 수 있지 않은가. 

▶가족헌장에 승계의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알리고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별 욕심이 없더라도 주변 사람의 기대치 때문에 경영권에 미련을 두는 자식이 많을 수 있다. 이런 기대를 차단하려면 가족헌장에 승계 프로세스와 자손들의 권한을 미리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 

■ 가업승계자 공개되면 권력누수?…미래 리더 확정돼야 주가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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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족기업은 대체로 가업승계 계획이 불투명하다. 언제 어떻게 가업이 승계될지에 대한 계획은 오너의 머릿속에 있을 뿐이다. 심지어 후계 당사자인 자식조차도 잘 모른다. 국내 10대 재벌 중 장래 승계 절차를 제대로 공개한 곳은 거의 없다. 중견ㆍ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단지 후계 그룹의 윤곽만 잡을 수 있다. 

플레시먼힐러드가 주최한 가업승계 세미나에 참석한 법무법인 충정의 황주명 회장은 승계에 관해 오너들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오너들은 자신의 죽음과 승계 문제를 직면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미리 승계 계획을 밝힐 경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이 누수될 것이라 생각해 최후 순간까지 승계에 대해 말하기를 꺼린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어느 자식이 가업을 승계할지가 분명히 보이는 기업들에서조차 승계 과정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라피 아밋 교수는 승계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가족기업이 번영할 수 있는 길이라 주장한다. 그는 "승계 여부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주식시장에서 기업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결국 가문과 기업 모두에 나쁜 결과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승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절실하다. 그는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인력 풀이 협소해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러나 기업의 리더 자리가 어떻게 이어질지 확실하지 않으면 비전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유능한 인재들이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밋 교수는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그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삼성그룹의 승계 정보 부족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적어도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에게 불확실성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의 건강 악화로 삼성그룹의 승계 프로세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승계에 대한 큰 그림은 깜깜이다. 계열사 상장 공시만 간간이 나올 뿐 시장에서는 온갖 시나리오만 난무하고 있다. 

사실 한국에서 승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승계를 세습으로 인식하는 국민 정서다. 비난을 피하기 위해 발표를 미루다 결국 최후 순간이 닥치면 후다닥 상속과 승계가 이뤄지기 일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승계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시키고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황 회장은 "가업이 국가경제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밝힌다면 가업승계도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기부, 법인세 납부 이력, 창출된 일자리 수 같은 기업의 실적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 내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업승계가 거론되고 있는 삼성이 여론의 지지를 받는 모범 사례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황 회장은 "한국에서도 좋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가업승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설명> 

▷ 가족 거버넌스는 가족의 대소사와 가족기업의 경영ㆍ승계 등 가족에 관한 모든 사항에 대해 가족 구성원이 사전에 합의한 원칙과 절차를 뜻한다. 창업주의 가치ㆍ신념과 같은 무형의 요소와 가족헌장을 기반으로 패밀리오피스, 가족회의 등의 기구를 통해 운영된다. 가령 경영권 승계에 대해 창업주가 능력주의를 신봉했다면 가족헌장에 명시된 실력 우선주의에 따라 가족회의를 거쳐 가장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경영자로 추대한다. 패밀리오피스는 경영자의 월급과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가족에 대한 배당금을 결정한다. 

■ who he is… 

라피 아밋(Raffi Amit) 교수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에서 재직 중인 가족경영의 대가다. 와튼 글로벌 패밀리 얼라이언스(Wharton Global Family Alliance)라는 가족경영 산학 협력 연구과정을 창립해 이끌고 있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MBA에서 수학했으며 가족경영, 거버넌스, 벤처캐피털 분야에서 많은 연구 업적을 남겼다. 1000억원대의 한국 글로벌 IT펀드인 `코리안 글로벌 IT펀드(Korean Global IT Fund)` 자문위원회 의장도 맡고 있다. 

[김제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909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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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이라는 올가미’ 이선 번스타인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

직원들 일거수일투족 한 눈에 관찰당할수록 생산성 오히려 떨어져 사적인 공간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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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구글은 ‘개방형 사무실(open office space)’로 유명하다. 이곳 직원들은 흔히 말하는 칸막이 사무실이 아니라 탁 트인 공간에서 업무와 회의를 한다. 사람들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이런 구조를 만든 것이다. 

리더에게 이런 개방형 사무실 구조는 ‘소통에 활력소’만이 아니다. 부하 직원이 무엇을 하는지 한눈에 관찰하고 파악하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직원이 투명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리더들도 이를 흡족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연 이런 투명한 사무 공간이 100% 좋은 것일까. 이선 번스타인(Ethan Bernstein)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업무 공간에 투명성이 지나치면 오히려 직원들 신뢰도는 떨어진다”고 경고하며 “리더들은 개방된 사무 공간 안에서 ‘사적인 공간(zones of privacy)’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에 ‘투명성이라는 올가미(The Transparency Trap)’란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기고하기도 했다. 다음은 번스타인 교수와 일문일답한 내용. 

―투명하게 열린 공간에서 일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 

▶일단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나는 회사 내 탁 트인 공간에서 ‘투명’하게 일하는 것이 생산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리더들이 반드시 사무실 내 ‘투명한 업무 공간’과 ‘사적인 공간’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데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난 수백 년 동안은 투명성 부재로 조직에 타격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기술 발달과 사무실 구조에 따라 투명성보다 사적인 업무 공간의 가치가 더 높아진 시대다. 지금은 과거와는 다르게 오히려 투명성이 넘쳐흐른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투명성은 신뢰도와 직결되는 핵심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나는 투명한 업무 공간이 도리어 신뢰를 약화시키는 것을 목격했다. 우리는 신뢰감을 쌓기 위해 본인을 사사건건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신뢰감을 느끼지 않는다. 반대로 우리가 직접 관찰하는 대상을 더 신뢰하게 마련이다. 과거에는 오랫동안 투명성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젠 ‘열린 업무 공간’의 투명성 정도가 지나친 수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신뢰가 더 떨어지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투명성의 덫’이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사무 공간 안에서 사적인 공간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가. 

▶네 가지 타입으로 사적인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첫째, 팀 간 경계선을 마련하는 ‘집중의 공간(zones of attention)’이 있다. 예를 들면 게임 개발·유통 업체인 밸브 소프트웨어에서는 신제품을 위한 협업을 할 때 ‘카발(cabal)’이란 팀을 만드는데, 팀마다 업무 공간을 직접 선택해 다른 직원들과 동떨어진 곳에서 일할 수 있다. 

둘째, (직원 업무에 대한)피드백과 평가를 따로 분리하는 ‘판단의 공간(zones of judgment)’이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대형 화물운송 기업은 각 트럭에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전하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는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했다. 이는 사무실 관리자가 아닌 운전자만 볼 수 있어 역량평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셋째, 결정 권한과 업무 개선에 대한 권한을 분간하는 ‘초과 자원 활용 공간(zones of slack)’이 있다. 예를 들어 플렉스트로닉스 회사는 직원들이 잉여자원을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멕시코 과달라하라 공장에 ‘문샤인숍(moonshine shop)’이란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직원들은 남는 자원을 활용해 각자 생산라인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개발해 업무 개선에 대한 권한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어떤 일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험을 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시간 공간(zones of time)’이 있다. 예를 들어 자전거 제조업체인 자이언트 바이시클 최고경영자인 토니 로는 최고재무책임자인 보니 투에게 여성 고객 요구를 더 충족시키는 사업 모델 개발을 지시하면서 6개월 동안이나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고 자율권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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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로서 투명성이 높은 데 따른 가장 큰 이점은 직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적인 공간이 제공되면 업무시간을 허투루 쓰는 직원이 있지 않을까. 

▶(투명한 공간의 반대 개념을)사적인 공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대부분 그 공간 안에서 한 사람 이상이 일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각기 다른 곳에 ‘격리(isolate)’하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 

―역으로 상사는 부하직원이 본인을 관찰한다 하더라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 

▶절대로 아니다. 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이 상사 ‘레이더’ 안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상사도 본인 동료나 부하직원에게 ‘감시’를 받는다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한 사람으로서 우리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 그 누구가 됐든 타인 기대에 부응하려 한다. 이 때문에 ‘관찰자’ 직급은 생산성 저하를 막는데 매우 미미한 영향력을 미친다. 상상해 보자. 모든 경영진 회의가 하나도 빠짐없이 촬영되어 회사 내부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다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의 안건, 분위기, 생산성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9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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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년 전통 명품 유리공예기업 야코포 바로비에르 바로비에르&토소 CEO

자녀 경영수업은 손때 묻은 공방에서 조상 역사 듣고 배우며 열정 물려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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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기업도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겪는다. 아쉽게도 평균 수명은 생각보다 너무 짧다. 

포천 500대 기업 평균 수명은 7년에 불과하다. S&P500을 기준으로 잡아도 평균 12년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 평균 나이는 28.9세에 그쳤다. 창업 100년이 넘어 장수하고 있는 기업은 두산, 동화약품 등 7개 정도에 불과하다. 

치열한 경쟁,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 성장동력 부재, 불확실한 승계 여부…. 기업들 앞에 놓인 환경은 갈수록 더 힘겨워지고 있다. 기업들은 앞으로 더 단명하지 않을까.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유럽이나 일본엔 100년을 넘는 장수기업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가족기업 전통이 강한 이탈리아에는 오래된 기업이 유독 많다. 

1000년에 창립돼 종(鐘) 하나만 만들어온 ‘폰데리아 폰티피시아 마리넬리’, 1141년부터 올리브유와 포도주를 생산해 온 ‘바로네 리카솔리’, 1369년 설립된 보석 제조 공방 ‘토리니 피렌체’, 1438년 창립된 조선 기업 ‘카무포’, 1526년 세워진 무기 제조 기업 ‘베레타’ 등 백 살 정도는 가볍게 넘긴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바로비에르 & 토소(Barovier & Toso)’는 장수기업이 많은 이탈리아에서도 눈에 띄는 회사다. ‘무라노 글라스’ 혹은 ‘베니스 글라스’로 이름 높은 베니스 무라노섬에서 1295년 설립돼 수제 유리공예품으로 719년을 버텨온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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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회사 중 세계에서 6번째로 오래된 기업. 20세기 후반부턴 고도로 세련된 유리공예기법을 활용해 고급 조명기기를 만들어낸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등 상류층은 물론 루이비통, 까르띠에, 돌체&가바나, 포시즌 호텔, 리츠칼튼 호텔 등 명품 브랜드, 고급 호텔, 부호들이 바로비에르 & 토소 작품에 열광한다. 

2011년 매출 1140만유로, 2012년 1360만유로에 이어 지난해 1450만유로를 기록해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2000만유로였던 기업가치는 현재 3000만유로로 50%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영업이익 260만유로를 올려 영업이익률 역시 18%를 기록했다. 

이 기업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매일경제신문 MBA팀은 최근 바로비에르 가문 19대손이자 CEO로 바로비에르 & 토소를 이끌고 있는 야코포 바로비에르(Jacopo Barovier)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700년 장구한 역사를 버텨온 비결을 들었다. 

“핵심 역량인 오랜 전통과 고도의 기술을 지켜나가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젊음을 유지할 것.” 그의 답은 명료했다. 바로비에르 대표 인터뷰를 오랜 기간 지속 가능한 경영을 목표로 하는 한국 기업에 던지는 시사점 위주로 재구성해 봤다. 

◆ 핵심(Core)은 목숨 걸고 지켜내라〓바로비에르 & 토소의 핵심 경쟁력은 탁월한 유리공예 기술과 장인 정신, 최상급 명품 소량 생산이다. 700여 년 역사 동안 회사가 흔들림 없이 지켜온 원칙이기도 하다. 유리공예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달인들이 모여 있는 베니스 무라노. 그중에서도 바로비에르 가문 기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을 받는다. 

바로비에르 가문 선조들은 물론 가문과 함께해 온 장인과 기술자들은 칸네라는 긴 철제 대롱을 통해 불에 달궈진 유리를 입으로 불고 각종 도구를 사용해 모양을 만들어내고 화려한 색을 입히기도 해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기술로 달인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었다. 

인터넷 발달과 시대 변화로 지금은 모든 기술이 대중에게도 오픈되는 시대다. 더 이상 유리공예 기술에서 ‘숨겨진 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디자인도 쉽게 모방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기술을 사용해도 바로비에르 & 토소 장인들의 숙련된 기술과 감각은 쉽게 따라오지 못한다고. 비결은 철저한 장인 정신과 끊임없는 연마. 

바로비에르 대표는 “18세가 되면 공방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며 “엄격한 수련과 기술 연마 과정을 20년은 거쳐야 비로소 장인(artisan)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제품 생산은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모든 제작 과정은 숙련된 장인의 100% 수작업으로 자체 공방 내에서만 이뤄진다. 저임금 국가 아웃소싱은 절대 없다. 생산량은 한정돼 있고 가격은 입이 벌어질 정도다. 샹들리에 하나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유리공예 성지나 마찬가지인 무라노도 몇 년 전부터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제품 공세에 홍역을 앓고 있다. 공방을 운영하며 전통을 지켜 오던 오래된 기업들은 하나둘 쓰러지고, 상점들은 관광객들을 겨냥한 중국이나 태국산 저가 제품 판매로 생계를 유지한다. 혹자는 10년 안에 무라노 유리공예 산업이 붕괴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기도 한다. 좀 더 대중적인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유혹이 커질 수밖에. 하지만 바로비에르 대표는 단호하다.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대량 저가 상품을 만들어낼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러는 순간 우리 회사 브랜드 파워와 아이덴티티는 사라집니다. 변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롤스로이스에 장난감 차를 만들라고 하는 것과 같아요. 가격 경쟁은 자기 기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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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과 원칙은 지키되 계속 혁신하고 확장하라〓미국 경영컨설턴트인 제임스 C 콜린스는 “오랫동안 지속하는 기업은 변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되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존속하기 위해선 시장 요구와 시대 변화에 맞게 혁신하고 변해야 한다. 때에 따라선 과감한 사업 확장이나 포트폴리오 변화도 필요하다. 전제가 있다. 핵심적인 역량과 가치의 영역에 한 발을 굳건히 딛고 다른 발을 새로운 영역에 내디뎌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비에르 & 토소는 핵심 역량과 가치, 전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과 변신, 확장을 해 왔다. 700년 역사에서 더 아름답고, 더 정교하며, 더 얇고,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은 멈춘 적이 없다. 특히 17대손 에르콜 바로비에르는 색채와 디자인, 새로운 합성법은 물론 좀 더 효율적인 유리 생산법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기며 바로비에르 가문의 새로운 중흥기를 일궈냈다. 

이탈리아 기업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명예기사(Cavaliere del Lavoro) 작위를 받기도 한 그는 무려 2만5000가지가 넘는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냈고 ‘비용융 가열채색법’(염료를 파우더 형태로 유리 표면에 고온분사해 색을 발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도 여러 건 취득했다. 그는 새로운 기법들을 무라노 다른 유리공예 공방들에도 전수하면서 표준으로 자리 잡게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시도한다. 유리공예를 활용한 조명기기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 바로비에르 대표는 “그릇과 잔 등 식기류 공예품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신 크리스털 글라스 제조와 디자인 노하우를 십분 발휘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더 고부가가치 상품인 조명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 다양한 디자인과 넓은 활용 범위도 고려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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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분야에서도 변화와 혁신은 계속 진행형이다. 작업은 장인 손을 거치지만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선 첨단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품질관리 부서에서도 첨단 정밀 장치로 철저한 품질검사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LED 조명과 에너지 절감 등 신기술을 고유의 심미안적 디자인과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가족기업이 지닌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영 시스템도 혁신했다. ‘좋은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는 시대 변화와 시장 요구를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 영업과 판매, 수출, 기술, 행정, 구매, 홍보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수출로 눈을 돌렸다. 5개 대륙에 지사를 설립하고 50여 개 국외 에이전트들 간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바로비에르 대표는 “나는 장인이나 디자이너가 아니라 경영자”라며 “내가 창조성을 발현하기보다는 직원들이 창조성을 발휘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게 내 몫”이라고 강조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생산 제품 중 85%는 외국에서 판매된다. 

이 회사가 전통에만 안주했더라면 시대 변화에 뒤처져 잊히거나 사라졌을 것이다. 반면 조급증과 무리한 확장 욕심에 핵심 역량과 무관한 분야에 집중했다면 웅진그룹 사례처럼 새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결국 핵심 경쟁력마저 잃어 추락했을 것이다. 

◆ 때론 좋은 파트너가 가족보다 낫다〓바로비에르 & 토소가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었던 데는 동업자 공도 컸다. 기업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회사는 바로비에르 가문과 토소 가문 간 동업 기업이다. 17대손 에르콜 바로비에르가 회사를 이끌던 시절인 1939년 17세기부터 무라노에서 또 다른 유리공예 명가로 이름을 날리던 토소 가문을 사업 파트너로 맞이한 것. 바로비에르 가문은 66% 지분, 토소 가문은 33%를 확보해 회사 이름도 바로비에르에서 바로비에르 & 토소로 바꿨다. 에르콜은 회장으로 취임했다. 

두 가문은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모범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바로비에르 가문은 경영과 개발, 토소 가문은 생산을 맡았다. 바로비에르 대표는 “역할을 명확하게 나눴고 양가 기술이 겹치는 부분을 없앴다”며 “덕분에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두 가문 간 분쟁이나 마찰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씨와 허씨 가문이 힘을 합쳐 함께 일궈낸 분리 전 LG그룹 사례를 연상시킨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동업은 잘만 하면 파트너 간 상호 보완과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너 독단과 독주를 견제해 조직이 건전한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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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비에르 & 토소는 2010년 전환점을 맞는다. 새로운 파트너는 사모펀드였다. 지분 80%를 여기에 넘겼다. 회사 정체성 문제, 펀드 투자 목적을 놓고 논란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소유권이 아닌 기업 지속성 측면에서 이해한다면 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로비에르 가문은 여전히 지분 20%와 전체 부동산을 소유하고 경영권을 보장받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 유치 이후 자금 부담을 덜고 안정적 경영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이 기간 매출은 연평균 10%가량 신장했고 기업가치도 50% 커졌다. 

◆ 돈이 아니라 열정과 비전을 물려 줘라〓“우리 가문에선 아이들을 공방에 자주 데려갑니다. 우리 제품들이 개발되고 만들어지는 마법 같은 광경, 아버지가 열정적으로 일하고, 직원들을 이끌고 고객을 상대하는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회사와 선조들 역사와 스토리를 자주 들려줍니다. 아버지들이 일생을 바쳐온 이 일과 회사에 대한 열정을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지요.” 바로비에르 대표가 설명했다. 

바로비에르 가문에서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회사를 놀이터처럼 여기고 놀면서 과거를 배우고 현재를 이해하면서 미래에 대한 믿음까지 키운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일에 대한 열정,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물려주는 경영 수업을 하는 셈이다. 바로비에르 대표도 젊은 시절 가업 승계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회사가 어려우니 돌아오라”는 아버지 부탁 한마디에 군말 없이 회사를 떠맡았다. 

1000여 년간 종을 만들어온 이탈리아 장수기업 폰데리아 폰티피시아 마리넬리에도 이와 비슷한 문화가 있다. 자녀들에게 가업을 이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평일에 착한 일을 하면 주조소에 올 수 있고, 이곳을 가고 싶어하는 놀이터로 여기게 된다. 이들 장수기업은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통해 미국 사회학자 제임스 콜먼이 정의한 대로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을 자연스럽게 물려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대를 이어 존속하기 위해선 경제적 자본을 후계자에게 물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개인의 지식과 기술, 열정, 비전, 직업관과 윤리의식 등 인적 자본과 가족 간 신뢰와 회사 구성원 간 협력적 관계와 같은 사회적 자본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 He is… 

야코포 바로비에르(Jacopo Barovier)는 719년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명품 유리공예·조명 전문 기업 바로비에르 & 토소의 CEO이자 바로비에 가문의 19대손이다. 1950년생으로 1974년 회사 판매부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90년대 초부터 CEO를 맡아 전통을 지켜나가면서도 회사 주력 부문을 고급 조명으로 전환하는 등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호승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94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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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 6월 호에 실린 링크트인 설립자 리드 호프먼(Reid Hoffman), 기업가 밴 캐스노차(Ben Casnocha), PB웍스 마케팅 부사장 크리스 예(Chris Yeh )의 글 ‘Tours of Duty’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3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20세기에는 대개 선진국에서 체결된 고용주와 피고용인 간의 협약에서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다. 대기업의 일자리는 안전했다. 기업의 재정 상태가 양호하고 직원들이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내기만 하면 일자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화이트칼라 직종 종사자들은 마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듯 점진적으로 경력을 발전시켜 나갔다. 규칙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예상 가능한 순서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기업에는 그 대가로 직원들의 충성심과 낮은 이직률이라는 보상이 주어졌다.

 

그러다가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가 찾아왔다. 안정성이 사라지고 급격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찾아왔다.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적응력(adaptability)과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런 변화로 인해 미국의 민간 경제 부문에서 고용주와 피고용인 간의 전통적인 협약이 사라져버렸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고용 협약에 수반되는 출세 경로도 함께 사라져버렸다. 다른 곳에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필자들이 이런 사실을 지적하거나 해결방안을 제시한 최초의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껏 제안된 새로운 접근방법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많은 기업들이 좀 더 나은 협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기존의 협약을 최소화해 적응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어쩌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랬다고 볼 수 있다.)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면 기존 직원을 해고하고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지면 다른 직원을 채용했다. 이와 같이 자유방임적인 협약 관계를 맺고 있는 직원들은 자기 자신이아무데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 계약 신분이라고 여긴다. 또한 성장 기회를 얻기 위해 다른 기업을 기웃거리며 좀 더 나은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할 때마다 직장을 옮긴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승자독식 경제(winner-take-all economy). 최고경영진은 이런 구조가 공정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머지 근로자들은 이런 구조에 환멸을 느낀다. 

 

최소화된 협약을 도입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조차도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 이런 협약이 이직 증가와 직원 생산성 하락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고용 안정성 부족이 간접적으로 직원들에게 적응력과 기업가정신을 키울 것을 장려하긴 하지만 상호 이익이 부족한 탓에 적응력과 기업가정신이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 다른 조직을 찾아 떠난다는 것이다. 기업은 약간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지만 혁신과 적응력 측면에서는 별다른 이익을 얻지 못한다. 

 

필자들은 고용주와 피고용인을 위한 새로운 협약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종신 고용을 보장하면 민첩한 기업이 될 수 없다. 물론 최고의 인재들은 평생을 한 회사에 바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일은 각자 알아서 하는 방식보다는 좀 더 나은 협약을 고안할 수 있다. 이미 이런 협약을 활용 중인 기업도 있다. 

 

필자들은 모두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벤처 커뮤니티, 즉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가 이미 새로운 형태를 띠기 시작한 환경에서 일해 왔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적응 능력과 위험 감수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개인 기업가들은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필자들 중 두 사람(리드와 밴)은 최근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The Start-up of You)>라는 책을 공동 집필했다. 이 책에는 성공한 기술 부문 기업가들의 습관을 본받아 모든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물론 모든 산업이 신생기업처럼 돌아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파른 변화와 파괴적인 혁신이 주축이 되는 유사한 환경에서 활동한다. 

 

규모가 매우 작은 신생기업들은 자원과 경쟁 지위의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훨씬 규모가 큰 기업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낸다. 설립자와 경영자, 초창기 직원들이 뛰어난 적응력과 기업가정신을 토대로 경쟁 대상들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적극적으로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며, 그 결과로 엄청난 규모의 보상을 얻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채용하고, 가르치고, 이들에게 의존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직원들에게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것을 장려하면 자사를 떠나 경쟁 기업의 품에 안길 수도 있다. 혹은 한때는 자사의 직원이었던 사람이 직접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늘 이런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현명한 관리자들은 조직 내 인재들을 좀 더 잘 파악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면 기업가적인 사고방식을 고취시키면서도 직원 유지율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중요한 사실은 많은 관리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조직을 떠난 직원들을 통해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이것이 바로 지금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고용 협약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유형의 협약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컨설팅 회사를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도 유사한 요소들이 관찰된다. 이런 변화의 기저에 깔려 있는 핵심 원칙은 호혜성(reciprocity)이다. 즉 고용주와 피고용인이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자발적인 관계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된 것이다.

 

 

옛날 방식의 종신 고용 협약에는 상호 투자가 내포돼 있었다. 양측 모두가 고용 관계가 영구적일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에 고용주와 피고용인 모두 기꺼이 고용 관계에 투자하려 했다. 기업들은 직원들을 훈련시키고, 때가 되면 승진시켰으며, 암묵적으로 고용을 보장했다. 직원들은 그 대가로 조직에 충성했으며 적정 수준의 임금만을 요구했다. 새로운 협약은 관계가 영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신뢰를 구축하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한다. 충성심을 바탕으로 하는 엄격한 유대관계를 맺기보다 양측 모두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동맹 관계(alliance)를 추구한다. 

 

고용주와 피고용인은 동맹자의 입장에서 상대에게 가치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용주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네가 우리 회사를 좀 더 가치 있게 만들어주면 우리도 자네를 좀 더 가치 있게 만들어주지.” 피고용인은 내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나 역시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피고용인들은 기업의 적응 능력에 투자하고 기업은 직원의 고용 가능성(employability)에 투자한다. 베인(Bain) CEO를 지낸 톰 티어니(Tom Tierney)는 새로 채용한 직원들과 컨설턴트들에게 자네들의 시장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이와 같은 호혜적인 협약에 감상적인 요소가 배제돼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새로운 협약은 여전히 신뢰를 토대로 한다. 새로운 협약 관계하에서 양측은 단순히 시간을 투입하는 대가로 돈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동맹 상대를 찾는다. 따라서 조직이라는 테두리 내에서의 고용 관계가 유한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동시에 좀 더 탄탄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계의 특성 덕에 양측은 단순히 인근에서 가장 뛰어난 동맹 상대를 찾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동맹 상대를 찾기 위해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등 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한다. 


넷플릭스(Netflix)의 새로운 고용 협약 사례를 살펴보자. 넷플릭스 CEO 리드 해스팅스(Reed Hastings)가 자사의 문화에 대해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하나의 팀이라고 단언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해스팅스는 관리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직원들이 나를 찾아와 2달 후에 넷플릭스를 떠나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붙들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지금 당장 넉넉하게 퇴직금을 주어야 한다. 그런 다음 구인 공고를 내고 그 역할에 맞는 새로운 사람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협약은 서로에게 다정하고 친절하게 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협약은 기업이 보유한 인재가 곧 기업이며 성과가 저조한 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마땅하며 인재를 채용하려면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필자들은 조직이 새로운 협약을 명확히 하고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3개의 단순하고 간단한 방법을 발견했다. 첫 번째 방법은 미리 근무 기간을 정해 놓고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조직 외부에서 활동하는 직원 네트워크 구축을 장려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퇴직 후에도 고용주와 전 피고용인 간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활성화된 동문 네트워크(alumni network)를 구축하는 것이다. 각 방법을 차례로 살펴보자. 

 

‘근무 기간을 정하라

 

모든 직원들이 평생 충성을 바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 보기 바란다. 머지않아 대다수의 직원들이 새로운 기회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 기업들은 점진적으로 가치가 증가하는 동맹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링크트인(LinkedIn) 설립 당시 리드는 직원들과 고용 협약을 체결할 때 4년 협약을 체결하되 2년에 한 번씩 관계의 지속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 링크트인은 4년의 근무 기간 동안 조직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직원에게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다시 링크트인과 협약을 체결한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뛰어난 성과를 올린 직원이 다른 회사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근무 기간을 정해두는 방식은 효과가 있다. 기업은 자사를 위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려고 노력하는 직원, 한 차례, 혹은 그 이상의 근무 기간이 끝날 무렵 자사의 중요한 지지자 겸 자원이 될 가능성이 큰 직원을 얻을 수 있다. 직원은 평생고용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생 자신의 고용 능력을 바탕으로 커다란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근무 기간을 활용하면 현실적인 신뢰 구역을 만들어낼 수 있다. 평생고용과 충성심을 구축하는 것은 한마디로 오늘날의 세계와 맞지 않다. 평생고용과 충성심이 지금도 적절한 방법인 척 하면 고용주와 피고용인, 양측 모두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고 결국 신뢰 수준이 낮아진다.

 

그렇다면 2년에서 4년 정도 되는 기간이 적당한 이유가 무엇일까? 2∼4년이라는 기간은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기간인 듯하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의 경우에는 2∼4년이 전형적인 제품 개발 주기와 일치한다. 다시 말해서 피고용인이 한 건의 중요 프로젝트가 시작돼서 끝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기간인 것이다. P&G를 비롯한 소비재 기업들은 브랜드 관리자가 각 역할을 2∼4년 정도 담당할 수 있도록 2∼4년에 한 차례씩 브랜드 관리자들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맡긴다. 투자은행과 경영 컨설팅 기업 역시 2∼4년 단위로 분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비즈니스 세계 외에서도 이와 같은 주기가 적용된다. 미 대통령 선거와 올림픽을 떠올려 보기 바란다. 

 

근무 기간 접근방법을 적절히 실행하면 채용과 직원 유지에 모두 보탬이 된다. 근무 기간 접근방법이 고용주와 피고용인에게 협력을 위한 명확한 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이런 접근방법하에서는 양측이 관계의 목적, 쌍방에게 돌아갈 기대 이익, 관계를 끝맺을 시점에 대해 사전에 합의한다. 

 

대부분의 직원 유지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문제점은 목표가 모호하고(‘괜찮은 직원을 유지한다) 기간이 모호하다(무기한)는 것이다. 두 가지의 모호성은 신뢰를 파괴한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헌신을 요구하면서 정작 헌신적인 태도로 보답을 하지는 않는다. 반면, 근무 기간이 명시된 협약은 개인의 요구가 반영된 직원 유지 계획의 역할을 한다. 이런 협약은 가치 있는 직원에게 근무를 끝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할 뿐 아니라 관계의 미래를 논의해야 할 시점을 명확하게 지정한다. 

 

와튼스쿨(Wharton School)은 학생들을 상대로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재직했던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다. 와튼스쿨은 조사를 통해 기한이 정해진 일(: 2년짜리 분석 프로그램)’을 했던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업무 경험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한이 정해진 일이란 제한된 근무 기간을 정해놓고 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총칭하는 것이다.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근무 기간을 정하면 피고용인이 좀 더 긍정적인 기분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2003,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던 맷 콜러(Matt Cohler)는 신생기업을 창립한 경험은 없었지만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고 싶어 했다. 콜러는 링크트인에서 리드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2년의 근무 기간이 명시된 고용 협약을 체결했다. 2년이 흐른 후 콜러와 리드는 근무 기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콜러의 다음 행보를 함께 고민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흐른 후, 콜러에게 페이스북(Facebook)의 창립 멤버 5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리드는 콜러를 잃고 싶지 않았지만 콜러에게 제의를 받아들일 것을 권했다. 페이스북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면 콜러가 신생기업 경험에 다양성을 불어넣고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겠다는 자신의 목표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콜러는 페이스북에서 3년 동안 근무한 후 저명한 벤처캐피털 기업 벤치마크(Bechmark)의 최연소 총괄 파트너가 됐다. 

 

실행을 위한 팁: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약을 구성하라. 핵심 직원들과 힘을 모아 명확한 근무 조건을 고안하라. 목표와 기대치가 명확히 명시돼 있으며 확실하지만 시간이 제한돼 있는 상호 간의 약속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와 같은 동맹 관계에서 양측이 모두 이익을 얻고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질문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직원에게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신제품 개발 및 출시,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 조직 혁신 도입 등이 이에 해당된다. 

 

중앙 인사 부서가 이런 접근방법을 실행할 수는 없다.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협약을 맺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세부사항을 꼼꼼하게 나열한 확실한 타협을 도출해야 한다(기업가적인 사고방식과 정반대되는 엄격한 접근방법)는 이야기가 아니다. 직원들의 실제 업무를 토대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인 만큼 직속 관리자가 대화를 담당해야 한다. 

 

기업 경계를 넘어선 참여

 

헨리 포드(Henry Ford)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일손인데 왜 매번 머리까지 같이 갖고 오는 것일까라고 불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머리로 인해 일손의 가치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회사 외부의 머리, 즉 외부 인재들의 참여를 유도하면 일손의 가치가 훨씬 커진다. 

 

조직 내에 똑똑한 사람이 얼마나 많건 항상 조직 밖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직원 수가 1명에 불과한 신생기업에서부터 구글(Google)처럼 거대한 기업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

 

직원들의 네트워크 정보를 활용하면 회사 외부의 똑똑한 인재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직원 개개인이 보유한 네트워크가 클수록 혁신에 기여할 가능성도 커진다. 듀크대(Duke University) 마틴 루프(Martin Ruef) 교수는 친구가 다양한 기업가가 그렇지 않은 기업가들보다 혁신 성적이 3배 정도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양성과 혁신을 극대화하려면 회사 내부 네트워크는 물론 사외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따라서 고용주들은 직원들이 외부인들이 포함된 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이런 방침의 본질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네트워크 확장에 도움이 되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불하겠다. 그 대가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을 요청한다.’ 이것이 바로 상호 신뢰와 상호 투자의 훌륭한 예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고 직원들은 자신의 관계 자본 일부를 회사를 위해 활용함으로써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네트워크는 자사가 활동하는 환경 전체, 즉 고객과 경쟁기업을 모두 포함하며 신기술과 다른 트렌드에 대한 정보 플랫폼 역할을 하는 환경을 모두 아울러야 한다. 예컨대, 리드가 파트너로 활동 중인 벤처캐피털 회사 그레이록(Greylock)에서는 투자 전문가의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제품 검토 회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회의 도중에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어떤 신기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이야기해 주겠나? 우리가 어떤 기술에 대해서 조사를 해 봐야 할까?”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통찰력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레이록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여러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다른 유명 벤처캐피털 기업 앤드리슨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의 파트너들은 창의적인 방식을 활용한다. 앤드리슨 호로비츠 파트너들은 회의가 시작될 때마다 최고의 업계 풍문을 전하는 사람에게 상금을 수여한다. 벤처캐피털 외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이런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기술 클러스터를 주제로 애너리 색서니언(AnnaLee Saxenian) 1994년에 발표한 저서 <지역적 우위(Regional Advantage)>에 묘사돼 있듯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산업이 찬란한 역사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외부 참여의 위력 덕분이다. 1970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몇몇 기술 기업이 보스턴 루트 128(Route 128, 기술고속도로)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0대 기술기업 중 어떤 것도 루트 128에 터를 잡고 있지 않다. 보스턴이 실리콘밸리에 최고의 지위를 빼앗긴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정답은 외부 네트워크다.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기술 기업들은 대체로 개방성보다는 비밀 유지를 중요하게 여겼으며 직원들이 경쟁기업으로 옮겨가거나 창업을 하지 못하도록 비경쟁 조항을 철저하게 시행했다. 실리콘밸리는 오래 전부터 좀 더 개방적인 문화를 갖고 있었으며 강제력 있는 비경쟁 조항을 활용하지 않았다. 또한 실리콘밸리는 훨씬 밀도 있고 연결성이 높은 네트워크를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런 네트워크가 있으면 사람들이 좀 더 간편하게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이런 문화 덕에 경쟁 상대와의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코피티션(coopetition, 협력을 뜻하는cooperation과 경쟁을 뜻하는 competition이 결합된 신조어)’이라는 표현까지 생겨났다. 다시 넷플릭스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아마존이 운영하는 인스턴트 비디오(Instant Video)가 직접적인 경쟁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행을 위한 팀: 네트워크 개발을 장려하라. 필자들이 집필한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성공적으로 경력을 발전시켜 나가려면 개인적인 역량과 더불어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네트워크 능력을 두루 활용해야 한다. IWe(I we , 개인의 팀 승)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도움이 있으면 개인의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개인의 능력이 네트워크의 강도(IWe)와 더불어 증가하듯 기업의 능력 역시 직원들이 보유한 네트워크의 강도에 따라 증가한다. 따라서 직원 개개인의 네트워크와 정보 수집을 위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또한 이런 요소를 명쾌하고 확실하게 인정되는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링크트인 프로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거나 트위터(Twitter)에서 다수의 팔로어를 보유한 직원은 자신이 소속된 기업에 충성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에 도움이 되는 옳은 일을 하는 셈이다. 직원을 채용할 경우에도 후보자의 네트워크 강도와 다양성을 우선시해야 한다.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직원을 영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기존 직원들과 겹치지 않고 상호 보완적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람을 채용하면 더욱 좋다. 

 

필자들이 개인에게 제안하는 조언 중 하나는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흥미로운 사람과의 교류를 위한 펀드(interesting-person fund)’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에는 직원들을 위한 네트워킹 펀드(networking fund)’를 유지하면 된다. 기업에 되돌아오는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펀드 활용을 위해 두 가지 사항을 준수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 첫째, 직원들이 네트워킹 펀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사 밖으로 나가야 한다. 회사 밖으로 나가야 좀 더 다양한 외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지 않겠는가! 둘째,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얻은 정보가 공유될 수 있도록 네트워킹 펀드를 사용한 직원들의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원들이 업무와 관련 있는 점심 식사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하지만 네트워킹 활동을 위한 점심 식사를 비용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기업은 드물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줄곧 네트워킹을 위한 점심 식사를 한다. 물론 이런 만남은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니 직원들의 이런 활동을 단순히 허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권장해야 한다. 

 

모든 직원의 개인적인 전문 지식과 시장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매사추세츠 소재 마케팅 소프트웨어 기업 허브스폿(HubSpot)은 좀 더 간편한 방식을 활용한다. 직원이 어떤 책에 관심이 있다는 글을 사내 위키에 올려 놓으면 허브스폿은 당장 해당 직원이 킨들(Kindle)을 통해 원하는 책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똑똑한 사람과 점심 식사를 할 계획을 갖고 있는 허브스폿 직원은 어떻게 행동할까? 허브스폿은 이런 방침을 갖고 있다. ‘비용처리 가능. 승인 불필요.’ 

 

사내로 유입되는 네트워크 정보는 최고경영진이 신경 써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최고경영진은 네트워크 정보를 강화하고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뛰어난 네트워크와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는 직원들은 기업의 매력도를 판단할 때 이런 부분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여긴다. 

 

동문 네트워크 구축

 

가치 있는 직원이 회사를 떠나겠다고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보여야 할 반응은 해당 직원이 마음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반응은 새로운 직장에서 멋진 성과를 올리라고 격려하며 자사의 동문 네트워크에서 활동할 것을 권하는 것이다. 

 

직원이 회사를 떠난다고 해서 해당 직원과의 관계를 반드시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동문 네트워크(alumni network)는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이다. 베인에서 경력계발 및 동문 관계 담당 글로벌 이사로 일했던 신디 르위튼(Cindy Lewiton)이 이야기한 것처럼 직원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붙들어두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평생 동안 지속되는 연맹 관계를 맺는 것이 목표다.” 

 

일부 산업과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 1960년대부터 동문 네트워크를 운영해 왔다. 맥킨지 동문 네트워크에는 24000명이 넘는 회원(연 매출이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에서 일하는 230명 이상의 CEO 포함)이 가입돼 있다. 부즈앨런해밀턴(Booz Allen Hamilton)의 동문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 사람의 수는 38000명에 이른다. 

 

동문 네트워크의 확실한 장점 중 하나는 전 직원들을 재고용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 기업CEB(Corporate Executive Board) CEB 동문 네트워크(CEB Alumni Network)를 운영하자 단 2년 만에 재고용률이 2배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동문 네트워크의 가치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때 자사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은 외부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다. 이들은 경쟁 정보, 효과적인 비즈니스 관행, 새롭게 떠오르는 업계 트렌드 등을 공유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자신의 전 직장이었던 조직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으며 가능한 상황이라면 전 직장을 적극적으로 돕는 경향이 있다. 톰 티어니는 베인이 훌륭한 비즈니스를 새롭게 시작하는 데 가장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동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경영 컨설턴트들이 기업 동문 네트워크를 개척했다고 볼 수도 있다. 경영 컨설팅 회사의 조직 관행(2년 주기의 분석 프로그램, ‘승진 아니면 퇴출(up or out)’ 방식의 승진 제도, 클라이언트와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컨설턴트들을 격려함)이 이런 개념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이 확산되고 있다. 링크트인에는 수천 개의 기업 동문 그룹이 있다. <포천(Fortune)>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링크트인에 동문 그룹이 있는 기업이 98%에 달한다. 이런 그룹이 공식적이기보다 비공식적인 경우가 많다. 동문들이 서로 연락을 유지하고 도움을 주고받기를 원하는 탓에 자발적으로 동문 그룹을 만들어낸 것이다. 네덜란드 트웬테대(University of Twente)는 연구를 통해 조사대상 기업 중 공식적인 동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기업은 15%에 불과하지만 67%의 기업에 독립적으로 생겨난 비공식적 동문 그룹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것은 곧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동문 네트워크의 존재가 자사가 최고의 인재를 붙들어두지 못한다는 신호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 차원에서 공식적인 네트워크를 운영하건 그렇지 않건 전 직원들이 모여서 네트워크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동문 네트워크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한때 자사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이용 가치가 있으며 사용될 날을 기다리는 자원과도 같다. 이런 자원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실행을 위한 팁: 퇴사 인터뷰를 활용하라. 전통적인 퇴사 인터뷰는 잃어버린 기회를 의미한다. 퇴사 인터뷰를 실시하는 관리자들은 금세 잊어버릴 형식적인 피드백을 수집하기보다 퇴사하는 직원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그리고 퇴사자들을 동문 네트워크로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개인 e메일 주소, 전화번호, 링크트인 프로필, 트위터 사용자 이름, 블로그 주소, 전문 분야 등 전 직원에 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퇴사 인터뷰가 신뢰 구축을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퇴사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냉정하게 예의 바른 태도로 일관하거나 분노를 쏟아붓는 직원들이 많다. 퇴사 인터뷰를 할 때 퇴사를 앞둔 직원들에게 관계의 지속적인 본질을 강조하면 자사를 돋보이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기업과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퇴사 인터뷰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방법을 배우기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퇴사를 앞둔 직원들은 재직 중인 직원들에 비해 솔직하게 의견을 표시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들은 그동안 자신이 일해 온 직장의 비즈니스 및 조직 관행과 관련된 결함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퇴사를 앞둔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퇴사를 앞둔 직원이 자사의 가장 뛰어난 인재 중 하나라면 좀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물론 퇴사 과정을 전문가답게 처리하고 나머지 조직원들을 함께 데리고 나가지 않는다는 가정이 전제돼야 한다.) 이런 부류의 직원들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네트워크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이런 특성을 잘 활용하면 커다란 가치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퇴직자들을 관리할 때 가치가 양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익을 얻고 싶으면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가에 따라 제공 가능한 이익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경영 컨설팅 기업들은 업계 클라이언트 대열에 합류한 동문에게 무료로 통찰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 기업은 관례적인 직원 할인과 더불어 동문 할인을 제공한다. 비용은 크지 않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신뢰와 호의는 상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조직을 떠난 전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충성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또 다른 기업으로부터 좀 더 나은 기회를 제안받았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동문 네트워크를 구축할 자원이 없다면 링크트인이나 페이스북(Facebook)에서 등장한 비공식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것도 좋다. 자사에 도움을 준 동문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동문 모임에 회사 경비를 지원하거나 피자 값을 내 주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비공식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다. 동문 뉴스레터를 배포하는 방법 또한 사실상 공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선순환

 

열정적으로 네트워킹 활동을 하고, 링크트인 프로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기회에 대해 고민하는 직원은 골칫거리가 아니다. 사실 기업가적이고 외향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사람들이 오히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인재의 필요성과 우수한 직원 중 대다수는 오랫동안 한 조직에 머물지 않는 현실을 조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CEB는 고용주로부터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2만 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끝에 4명 중 1명이 올해 안에 다른 곳으로 이직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고의 인재를 붙들어두는 방법(How to Keep Your Top Talent) 참조, HBR 2010 5) 이와 같은 엄청난 진실을 받아들이면 직원들이 야망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솔직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이런 관계가 구축되면 직원들이 업무에서 좀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능한 직원들이 좀 더 오래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필자들이 상상한 새로운 고용 협약의 핵심은 충성심이 협약의 토대가 되지는 않지만 전적으로 거래적인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다. 고용주와 피고용인 간의 새로운 협약은 서로의 성공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과 개인 간의 동맹이다. 

 

인재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런 협약은 모두가 원하는 창의력과 적응력이 뛰어난 슈퍼스타들을 조직에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비밀 병기가 될 수 있다. 기업가적인 직원들은 기업의 성공에 도움이 되며 성공을 거듭하는 기업은 기업가적인 직원들에게 한층 매력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선순환 덕에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인재 쟁탈전에서 경쟁 우위를 갖게 됐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들 역시 이런 접근방법을 고려해볼 만하다.

 

리드 호프먼 · 밴 캐스노차 · 크리스 예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은 링크트인 설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이며 벤처캐피털 회사 그레이록의 파트너다. 밴 캐스노차(Ben Casnocha)는 기업가이며 호프먼과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 스스로를 탐나는 인재로 만드는 실리콘밸리 CEO들의 경력관리법(The Start-up of You: Adapt to the Future, Invest in Yourself, and Transform You Career, Crown Business), 2012>을 공동 집필했다. 크리스 예(Chris Yeh)는 기업가, 투자가,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으며 PB웍스(PBworks)의 마케팅 부사장이기도 하다.

 

번역 |김현정 trans lator.khj@gmail.com


출처: http://dongabiz.com/GlobalReport/HBR/article_content.php?atno=1501018301&chap_no=1#TOP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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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공대 졸업생 4명이 설립한 인모비
압헤이 싱할 부사장 인터뷰

글로벌 모바일 광고회사 ‘인모비’의 압헤이 싱할(Abhay Singhal) 공동창업자 겸 부사장이 12일 서울 역삼동 인모비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모비코리아 제공
 글로벌 모바일 광고회사 ‘인모비’의 압헤이 싱할(Abhay Singhal) 공동창업자 겸 부사장이 12일 서울 역삼동 인모비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모비코리아 제공

“모바일 시대의 광고는 사용자가 즐겨찾는 상품이나 기사, 콘텐츠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간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가 주도할 것입니다.”

글로벌 모바일 광고회사 ‘인모비’의 압헤이 싱할(Abhay Singhal) 공동창업자 겸 부사장은 12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인모비는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모바일 광고사”라며 “목표는 세계 최대 네이티브 광고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인도의 MIT(매사추세츠공대)’로 불리는 인도공대(IIT) 동문 4명이 설립한 인모비는 7년만에 전세계 165개국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모비의 모바일 광고 솔루션은 기업이나 개인이 모바일 앱이나 웹페이지에 적절한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달 8억명이 인모비의 모바일 광고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2억달러(약 2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프트뱅크를 포함한 3곳의 투자처로부터 총 2억1560억달러(약 2372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싱할 부사장은 “2년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만난지 1시간만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후에도 주요 기업에 소개를 시켜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인모비에서 글로벌 세일즈와 전자상거래를 총괄하고 있는 싱할 부사장은 지난 11일 국내 주요 파트너사를 만나기 위해 3년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싱할 부사장은 “3년 전 삼성전자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처음 왔다가 현지 매니저를 뽑고 지사를 세웠다”며 “삼성, GS샵, 쿠팡, 위메프, 제일기획, 이노션, 현대·기아자동차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모바일 광고회사 ‘인모비’의 압헤이 싱할(Abhay Singhal) 공동창업자 겸 부사장이 12일 서울 역삼동 인모비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모비코리아 제공
 글로벌 모바일 광고회사 ‘인모비’의 압헤이 싱할(Abhay Singhal) 공동창업자 겸 부사장이 12일 서울 역삼동 인모비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모비코리아 제공

싱할 부사장은 인모비의 성공 비결로 글로벌 네트워크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광고 솔루션을 꼽았다. 그는 “매출의 50~55%가 미국과 중국, 45~50%가 나머지 시장에서 나온다”며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유럽에서는 게임허브로 유명한 핀란드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과 트위터, 머신존 등이 인모비의 대표 고객이다.

앞으로 2년 간 모바일 광고 시장을 주도할 4대 흐름으로는 모바일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웨어러블 기기, 홈디바이스를 제시했다. 싱할 부사장은 “2년 안에 전자상거래는 전부 모바일에서 이루어지고 게임·TV 시청·음악 감상 등 엔터테인먼트도 모바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어러블 기기와 홈디바이스에 대해서는 “스마트 시계, 안경, 팔찌 등을 통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브랜드를 접할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며 “집안 사물끼리 소통하는 홈디바이스 시장에서도 모바일 광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특히 네이티브 광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싱할 부사장은 “기존 배너나 팝업 광고는 효과도 떨어지고 사용자의 모바일 이용을 방해한다”며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의 타임라인에 자연스럽게 뜨는 맞춤형 네이티브 광고가 모바일 광고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인모비에 따르면 네이티브 광고는 배너 광고보다 5배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

인모비가 눈여겨보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전자상거래다. 싱할 부사장은 “아마존, 쿠팡, 그루폰, 이베이 등에서 게시되는 상품과 광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며 “조만간 전자상거래 사업에도 직접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1/16/2014111600148.html?news_Head2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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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Guru] ‘인맥의 달인’ 되고싶나…명함지갑 던져 버려라

네트워크 대가·캐드리 창업자 데릭 코번
명함 돌리고 눈도장 찍는다고 인맥이 저절로 늘어나진 않아
친구·기존 고객에게 소개 받고 당신이 주도해 모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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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폭넓은 인맥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동창회나 각종 모임에 얼굴을 내밀고 많은 사람과 만나려고 한다. 그러나 여기저기 돌리는 명함은 늘어나지만 막상 필요한 순간 연락할 만한 사람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넓은 관계가 깊은 관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네트워킹은 짝을 찾는 일과 비슷하다. 애인을 만드려고 여러 모임에도 얼굴을 내밀고 나이트클럽에 드나들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는 걸. 비즈니스에 필요한 사람을 만나는 일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간다고 진정한 파트너를 찾을 수는 없다. 오히려 친구를 통해서 소개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 상대방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고 친구가 자기를 괜찮은 사람으로 선전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전문가 데릭 코번 캐드리(Cadre) 대표는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네트워킹은 명함만 돌리고 눈도장을 찍어 사람 수를 늘리는 규모 산업(volume business)이 아니다. 오히려 친구나 기존의 고객들로부터 사람을 소개받고 스스로 모임의 장을 만드는 게 오래가는 인맥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다음은 데릭 코번 대표와의 일문일답. 

―많은 사람이 인맥을 넓히기를 기대하면서 여러 모임에 나간다. 네트워킹만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도 있을 정도다. 

▶네트워킹 모임의 가장 큰 문제는 각각 다른 목적을 가지고 온 전문가들의 짬뽕이란 것이다. 

자기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인맥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몇몇 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사람이 각자 다른 어젠더와 목적을 가지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모임에서 깊은 관계를 맺긴 어렵다. 모임에서의 짧은 만남만으로는 오래가는 관계를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거기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람을 빨리 많이 알아놔야겠다는 단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온다. 인맥을 구축하는 데는 긴 시간 꾸준히 공들이는 인내가 필요하다. 모임에서 낯선 사람에게 처음 다가가는 용기와 사교성은 인맥 형성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직업이나 성격에 따라서 가벼운 만남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알고 있는 친구나 고객들이 별로 없는 경우엔 네트워킹을 위한 모임이 최후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여러 모임을 배회한다. 전략이나 목적 없이 나간다면 모임에서 주고받은 수많은 명함은 종이 쪼가리일 뿐이다. 굳이 모임에 나가려고 한다면 당신의 열정이나 관심사와 일치하는 모임을 찾아가서 사람들을 만나라. 많은 이벤트가 등록된 참석자들을 미리 알려준다. 이것을 보면 어떤 이벤트에 가야 원하는 사람을 만나는지 알게 된다. 들이는 시간을 절약하면서 네트워킹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려 하고 그 바닥에 완전 초짜라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네트워킹 모임도 나쁘진 않다. 이럴 때는 아무리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관계라고 하더라도 시간을 들일 가치는 있다. 그러나 고객이 늘어나면 당신은 이제 네트워킹 모임에 들이는 시간이 아까워져야 한다. 

―주변에 인맥이 별로 없어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뭔가. 영업사원이 고객을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차라리 연락처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전화를 걸어서 얘기해라. 내가 사업에 처음 뛰어들 때는 무작정 전화를 돌렸다. 

보통 300명에게 전화를 하면 30명은 전화를 받아준다. 그리고 6명은 만나는 준다. 그 6명 중 1명은 내 고객이 된다. 확률로 따지면 0.3%다. 300명에게 전화를 하면 보통 하루가 넘게 걸리지만 초반에 의지할 곳이 없다면 그런 것도 괜찮다. 모임에 가서 명함을 돌리는 것보다 낫다. 

―왜 모임에 가는 게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연락하는 것보다 나쁘다고 하나. 얼굴을 맞이하는 만남이 전화나 이메일보다 낫지 않겠는가. 

▶네트워킹 모임과 달리 전화를 통해서는 매몰차게 거절을 할 수 있다. 첫 만남에 아예 명함을 받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없지만 걸려오는 전화를 바로 끊어버리는 건 쉽다. 그렇기 때문에 거절이 두려운 사람들은 모임에 나가서 얼굴을 마주 보고 인사를 하는 걸 더 선호한다. 그러나 거기에 함정이 있다. 아무도 당신과 관계를 맺기를 원하지 않고 그냥 명함만 받는 모임에서 인맥을 쌓았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친절한 사람들과 친절한 대화를 하면 기분은 좋을 수 있지만 심리적 위안에 지나지 않는다. 

고객 한 명을 만들기 위해선 수많은 전화를 돌려서 미팅 약속을 잡고도 고객이 안 나타나는 불상사를 모두 견뎌야 한다. 뼈아픈 거절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네트워크를 쌓는 데 효과적인가. 

▶전문가 네트워크를 폭넓게 구축하는 좋은 방법은 이미 관계를 맺고 있는 고객들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이다.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을 다시 연결시켜서 새로운 인맥을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객이 아니더라도 친구, 헬스트레이너, 이웃 등 기존의 관계를 총동원해 인맥을 가지치기해 보면 된다. 

당신이 세우는 네트워크 전략은 점점 발전해야 한다. 인맥관리 초보라 할 수 있는 1단계는 상대방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해주느냐에만 관심을 둔다. 2단계 네트워크로 진화하면 방금 만난 사람들을 위해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심이 된다. 당신이 뭔가를 해줄 수 있을 때 관계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고봉인 3단계 네트워크는 기존 고객과 동료들에게 당신이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들에게 가치 있는 관계와 자원을 제공할 때 당신의 네트워크는 점점 깊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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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당신이 주체적으로 네트워크의 판을 만들면 된다. 남이 만들어놓은 모임에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저녁식사 자리를 만들어주고 고객들끼리 이어줘라.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큐레이터가 되는 것이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엄선된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는 모임이라는 게 알려지면 참석하려는 사람은 많아질 것이다. 

수많은 인맥 중에서 스스로를 차별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다른 고객들에게 연결시켜서 그들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당신의 고객들도 당신처럼 유용한 인간관계에 목말라 하고 있다.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것은 물론이며, 그들이 앞으로 맺을 인간관계의 이득을 공유할 수 있다. 내가 자산관리사로 있을 때는 열심히 고객의 인맥을 넓혀줬다. 그러니 다른 자산관리사들이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해도 고객들은 날 떠나지 않았다. 

―인맥을 얻기 위해서 직접 자리를 만드는 건 부담스러워 보인다. 

▶좀 수고스럽긴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내 친구 티엔 왕은 테크2000(Tech2000)이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인데 파티나 이벤트 모임을 많이 주최했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수도 없이 많은데 테크2000이 특별한 이유는 IT 인맥의 허브기 때문이다. 초창기 티엔은 열정적으로 고객들과 파트너, 잠재 고객을 파티로 모았다. 고급 양주와 스테이크를 주는 파티나 벤처캐피털리스트를 모아서 강의를 하는 기업가 프로그램도 그가 운영하는 이벤트였다. IT 전문가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가 티엔의 파티나 강좌의 문을 두드렸다. 

―고객들로부터 소개를 받는 게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얘기했다. 고객들이 당신을 어떻게 소개하면 되는가.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고객들이 이메일을 써서 당신을 소개하는 것이다. 당신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이메일 템플릿을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나눠줘라. 이때는 당신과 고객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전화나 직접 대면을 통해 소개해주는 것이 가장 좋아 보이지만 내가 굳이 이메일을 추천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별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들의 시간을 존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요즘 사람을 찾는데 SNS인 링크드인(LinkedIn)을 활용하는 사람이 많다. 

▶링크드인이 좋은 점은 사람을 산업별·지역별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당신 인맥 지도에서 어떤 산업군의 사람들이 빠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링크드인에서 찾으면 된다. 

그러나 링크드인은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양방향으로 소통할 계기가 별로 없다는 단점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트위터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고 폴로(follow)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의 많은 사람이 조언을 구하고 그들의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 그 사람들을 폴로하다 보면 당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트윗이 등장할 때가 있다.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 돈독한 관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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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킹은…` 아마존 올해의 책 뽑혀 

■ He is… 

데릭 코번(Derek Coburn)은 네트워킹 컨설팅 회사 캐드리(Cadre)의 창립자이자 CEO다. 올 초 ‘네트워킹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Networking is not working)’란 책을 발간해 인터넷서점 아마존 에디터들이 뽑는 2014년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김제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2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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