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빵!’ 경적 소리가 박정훈(35)씨의 귀를 찔렀다. 자전거를 타고 있던 박씨는 잠시 휘청대더니 순식간에 차로 옆으로 고꾸라졌다. 안전 장비 덕분에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박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늘 자전거로 출퇴근하던 그는 그날 이후 한동안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2 지방 출장차 국도를 운전 중이던 윤상진(30)씨. 한참을 달리다 속도를 급격히 줄일 수밖에 없었다. 수십 대의 자전거가 윤씨의 앞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자전거족들은 차로 전체를 장악한 채 유유히 나아갔다. 창문을 열고 항의를 해봤지만 그들은 들은 체 만 체였다. 윤씨는 짜증이 밀려왔다.

 매일 전쟁이다. 전장은 도로 위. 자동차와 자전거 얘기다. 이 전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기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교통수단 중 ‘신흥강자’로 떠오른 자전거의 기세가 등등하다. 국내 자전거 인구 1200만 명 시대. 한국 국민의 4명당 1명이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 관련 시장은 연 5000억~6000억원 규모다. 종류는 단순 출근용부터 전문가용까지 각양각색에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 자전거가 거리에 완전히 ‘연착륙’하진 못한 형국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을 조금만 검색해봐도 자동차와 자전거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사고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상에는 여러 대의 자전거가 도로를 점유한 채 달리는 일명 ‘떼빙(떼+드라이빙)’, 자동차와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역주행’ 자전거, 자전거를 아슬아슬하게 추월하는 자동차 등 다양한 면면이 담겨 있다.

자동차와 자전거의 안전거리를 1.5m로 권장하고 있는 브라질의 캠페인 포스터. 안전거리를 '가깝게 하는 간격(A distacia que aproxima)'이라고 표현했다. 위 사진은 자전거 운전자 이동훈씨.

 얼마 전 가장 화제가 된 건 ‘속초 버스 위협’ 영상이었다. 한 고속버스가 지방도로 우측 차로를 달리던 자전거를 추월하는데 둘 사이 간격이 너무 가까워 자전거 운전자는 버스가 추월하는 순간 한쪽으로 휘청인다.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지난달 초부터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해당 고속버스 회사는 기사에게 ‘승무 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자 버스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기사에게 너무 심한 징계를 내린 것 아니냐’ ‘왜 자전거 운전자는 갓길을 놔두고 멀쩡한 차로를 이용하느냐’ 등 비난 글이 폭주했다.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이었다. 하지만 ‘차로에서 자동차가 자전거와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건 당연한 상식’이라는 자전거 커뮤니티 회원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법적으로 자전거가 차로를 달리는 건 전혀 문제될 일이 아니다. 도로교통법은 ‘차(車)’에 대해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動力)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자전거도 엄연한 ‘차’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도로 다니는 게 불법이다.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는 곳에서는 자전거 도로로 통행하고 설치돼 있지 않을 경우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통행할 수 있다. 가장자리의 범위는 ‘오른쪽 끝 차로 폭의 절반을 기준으로 오른쪽 공간’이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자전거가 아예 우측 가장자리로 붙어버리면 자동차가 더 위험하게 추월을 시도할 수 있어 자전거의 자리를 오른쪽 끝 차로 절반으로 지정했다”며 “추월 시 자동차들이 차로를 변경하도록 유도해 안전거리를 지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6년간 자전거를 타온 이동훈(33)씨는 “자전거는 인도에서는 사람을 위협하고 차로에선 자동차의 위협을 받는 ‘끼인 신세’”라고 털어놨다. 자전거 도로가 많이 확충되긴 했지만 시내를 달리다 보면 블록마다 끊어져 있거나 곳곳이 정차된 차들로 막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전거 주행 10년차인 이종헌(57)씨는 “자동차 운전자들은 ‘왜 갓길을 이용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갓길은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자전거 바퀴에 치명적인 유리·돌 조각 등이 제대로 치워져 있지 않다. 그래서 갓길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자동차 운전자도 할 말은 있다. 회사원 최한별(30)씨는 얼마 전 운전을 하다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려는 자전거 때문에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자전거가 버스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를 피해 왼쪽 차선으로 끼어든 것이었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느라 도리어 최씨가 뒤차와 작은 접촉사고가 났다. 그는 “인지할 틈도 주지 않고 자전거가 튀어나와 너무 놀랐다”며 “차로를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도로를 점령한 채 ‘떼빙’을 하는 등 ‘막무가내’식 자전거를 보면 도로 위 ‘무법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 박모(28)씨도 “역주행하는 자전거를 차로에서 마주칠 때마다 식겁한다”며 “이제 길에서 자전거를 만나면 거부감부터 든다”고 했다. ‘역주행’ ‘인도 및 횡단보도 주행’ ‘병렬식 떼빙’ 등 모두 도로교통법 위반 행위들이다.


 실제로 자전거 교통사고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 1만1259건이던 자전거 사고 건수는 지난해 1만6664건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0.3%의 증가세다. 이종헌씨는 “10년째 자전거를 타오며 지켜본 결과 자동차 운전자나 초보 자전거족 모두 자전거가 ‘차’라는 인식 자체가 부족한 것 같다”며 “국가 차원에서 자전거 교통법규 등에 관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인식 부족’이라는 거다. 아직 자전거 관련 도로법이 촘촘하지 않은 탓도 크다. 교통사고가 전문인 한문철 스스로닷컴 대표 변호사는 “자전거를 ‘차’라고 정의하면서도 이에 해당하는 자전거가 정확히 어떤 크기와 구조를 갖춰야 하는지 설명조차 없는 것이 현재 한국의 자전거 법”이라고 꼬집었다. 자동차와 자전거 간의 안전거리에 대해서도 법은 ‘자동차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자전거 옆을 지날 때 자전거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그 거리가 얼마나 돼야 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그나마 법이 마련돼 있어도 처벌 규정은 거의 없다. 유동배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자전거 관련 법규 대다수가 ‘조심히 타시라’는 계도 수준이라 보통 위반 행위를 잡아도 주의를 주는 정도에서 그친다”고 말했다. 국회에 ▶자전거 음주운전 단속 ▶안전 속도 규정 ▶인명보호장구 착용 ▶야간 전조등·미등 설치 ▶운행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을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하고 계류 중인 상태다.

 무엇보다 전제가 돼야 하는 건 자전거 운전자가 도로 위 ‘약자’라는 공감대 형성이다. 자전거 운전자 유종환(40)씨는 “큰 ‘갑옷’을 입고 있는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자동차의 클랙슨 소리, 몸짓 하나에 흠칫 놀라곤 한다”고 털어놨다. 유동배 계장도 “도로교통법에는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규칙이 있다”며 “자동차는 차로에서 만나는 자전거가 그저 ‘성가신 존재’일지 모르지만 자전거에 자동차는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결국 강자는 약자를 배려하고 약자는 배려에 합당한 책임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것. 이미 차로에 자동차와 자전거가 함께 다니게 된 이상 이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일 터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S BOX] 네덜란드, 자전거 고속도로 200㎞ … 독일, 자전거 면허 따야 탈 수 있어

‘자전거의 천국’이라 불리는 자전거 선진국들은 대부분 ‘약자 보호 원칙’을 충실히 따른다. 자동차는 자전거가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양보한다. 자전거도 수신호를 이용해 차량이 원활하게 추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덴마크·네덜란드·영국 등에는 자전거 고속도로가 있다. 자전거 고속도로는 목적지까지 신호를 거치지 않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고속도로처럼 분리형 전용도로 개념이다. 네덜란드는 현재까지 200㎞ 이상의 자전거 고속도로를 구축했다. 독일은 아우토반의 명성을 잇는 총 길이 101㎞의 자전거 고속도로를 2020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자전거 선진국들은 관련 법규도 잘 정비돼 있다. 일본은 음주운전과 신호위반 등 자전거 주행 규칙을 3년간 두 차례 위반하면 의무적으로 안전강습을 받아야 한다. 3개월 안에 강습을 받지 않으면 약 45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독일도 자전거 음주운전 시 1500유로(약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독일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자전거 면허를 딴다. 1학년 때부터 자전거 교육을 받고 이론과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도로에 나갔을 때 ▶자전거로 일정 거리 이상 인도를 주행한다거나 ▶야간에 전·후방등을 켜지 않고 ▶수신호를 하지 않으며 ▶자전거 신호등을 무시하는 행동 등을 할 경우 엄격히 벌금을 물린다.

 ‘자동차와 자전거 간 안전거리’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히 규정한 곳이 있다. 캘리포니아·워싱턴 등 미국의 많은 주는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를 추월할 때 안전을 위해 최소 0.9m의 거리를 두도록 법령으로 정하고 있다. 워싱턴주는 해당 내용이 담긴 한국어판 운전자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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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5&aid=0002524348&sid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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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질병신호…편두통 등 한해 400만명 병원 찾아

조기에 치료 받아야 만성통증 안돼…증세지속땐 다른 원인 있는지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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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참고 그냥 지낸다. 대부분 통증이 생기면 '요즘 무리했으니 아플 수 있지' '나이가 들어서 여기저기 아픈 걸 뭐 참고 지내야지' 하면서 스스로 위안하고 만다. 통증은 글자 그대로 '아픈 증세'로 압박감이나 온도감각이 어느 한계를 넘어설 때 우리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다. 질병이라는 얘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 해 평균 통증으로 진료받는 사람은 약 400만명에 달한다. 이는 등, 골반, 가슴 등 일부 통증만 집계한 것이라서 실질적으로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중년 이후에 주로 통증질환이 발병했지만, 요즘에는 20~30대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 중에도 편두통, 디스크 질환은 물론 다양한 통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통증명의 문동언 문동언통증의학과 원장은 "통증은 위험한 순간 울리는 사이렌처럼 우리 몸의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라며 "통증은 증상이 아니라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통증이 만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 원장은 이어 "이상 신호를 무시하고 오랫동안 내버려두면 우리 몸의 통증 전달체계를 망가뜨리는 신경계질환으로 발전해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통증은 불쾌하다. 누르는 듯, 결리는 듯, 쑤시는 듯, 저리는 듯 느껴지는 통증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만성피로, 불면증, 무기력증 등을 불러일으킨다. 늘 뻐근한 등허리, 오후만 되면 뻣뻣하게 굳는 어깨와 목덜미, 잊을 만하면 시작되는 두통이나 어깨결림 등을 방치했다간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악화될 수 있다. 대한통증학회가 만성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44%가 우울해했고, 37%가 불안에 휩싸였으며 35%가 자살 충동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은 크게 급성통증과 만성통증으로 나뉜다. 급성통증은 예를 들어 손가락이 바늘에 찔렸을 때 통증 정보가 손가락에 뻗어 있는 말초신경을 따라 척수로 전달되고, 척수에서 뇌의 감각신경중추 전반으로 퍼져 통증을 느끼게 된다. 급성통증은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곧바로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로 통증 원인을 찾아 치료할 수 있는 '착한 통증'이다. 

만성통증은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통증이 지속되는 병이다. 예를 들어 상처가 모두 아물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수개월 넘게 지속되는 경우 만성통증에 해당된다. 이는 통증을 조절하는 신경과 척수, 뇌로 이뤄진 통증 전달체계가 순차적으로 망가지는 신경계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다시 말해 만성통증은 말초신경→척수→대뇌로 이어지는 통증 전달체계에 이상이 생겨 신체 손상 정도나 자극과 관계없이 우리 몸에 과도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 원장은 "말초신경에 변화가 생겨 발생한 심한 통증을 방치하면 척수가 망가지고 그다음 뇌까지 이상이 와서 점차 통증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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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것은 급성통증은 원인을 빨리 찾을 수 있어 치료가 쉽지만, 만성통증은 원인 진단이 쉽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만성통증 환자는 때때로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아플 만한 이유가 없어 꾀병 환자로 매도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파도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꾹 참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현재 성인 10명 중 1명꼴로 만성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 원장은 "만성통증은 근골격계 이상, 신경손상, 심리적 문제와 같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인을 100% 찾아내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어떤 특정 부위를 반복해 치료해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증은 부위에 따라 머리와 얼굴, 척추, 어깨와 팔, 골반과 엉덩관절, 다리와 발 등 전신에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통증은 편두통, 경추성두통,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어깨충돌증후군, 오십견, 테니스엘보, 손목터널증후군, 천장관절증후군, 음부신경통, 퇴행성관절염, 대상포진, 대상포진 후 신경통, 섬유근육통,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이다. 

편두통은 병명 때문에 한쪽 머리만 아프면 편두통이라고 생각하지만 40%가 양쪽 머리에 통증이 생기고, 약 20%는 처음에 한쪽 머리에만 두통이 생겼다가 나중에 양쪽 머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편두통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환자의 70~80%가 가족력이 있다. 편두통은 약물 치료, 신경주사 치료, 보톡스 치료 등과 함께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바로 잡고 스트레스만 줄여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추성 두통은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컴퓨터 작업을 하면 경추의 C자형 곡선이 없어져 일자목이 되고 목뒤와 어깨 근육이 경직돼 근육 사이를 지나는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한다. 경추성 두통은 머리가 아닌 목에 원인이 있기 때문에 머리가 아픈 쪽의 목을 누르면 두통이 생긴다. 

섬유근육통은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지만 반복적으로 신체 여러 부위의 근육과 뼈, 관절에 통증이 생긴다. 근골격계 통증만이 아니라 만성피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것처럼 손발이 차가워지기도 하고 설사나 변비에 시달리기도 한다. 섬유근육통은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만성통증은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단순히 약을 쓰고, 신경차단을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통합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아플수록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여야 만성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한 통증이 가라앉으면 반드시 운동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운동은 엔돌핀과 같은 진통작용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통증을 줄여준다. 또한 목, 허리, 어깨와 팔, 엉덩관절과 다리 등 신체 부위별 스트레칭과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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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9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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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작은 가게 20여개…1년새 임대료 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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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구·다세대 주택 반지하와 1층을 리모델링한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는 용산구 한남동 한강진길 전경. [이승환 기자] 

16일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 내려 패션5와 엘본더테이블 이태원점 옆 샛길로 들어가니 작은 골목을 따라 허름한 주택가가 나왔다. 빨간 벽돌로 지은 3~4층짜리 다세대·다가구 주택 반지하와 1층엔 33~50㎡(10~15평) 크기 한두 가구를 리모델링한 레스토랑, 디저트카페, 라이프스타일숍, 네일·헤어숍 등 20여 개 점포가 들어서 있었다. 지난 4월 문을 연 퓨전레스토랑 한 직원은 "올 들어 작지만 세련된 가게들이 잇달아 등장하자 대로변과 차별된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며 "20·30대 여성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 대표 상권인 이태원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이태원 거리'로 불리는 중심 상권은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태원역~한강진역을 잇는 이태원로 대로변에 걸쳐 있다. 이국적인 카페와 레스토랑, 클럽, 주점, 패션·잡화점 등이 밀집해 있다. 

상권이 유명세를 타면서 상가가 포화 상태에 다다르자 2011~2012년 즈음 서쪽 녹사평역을 기점으로 회나무로를 따라 경리단길, 지난해부터 인근 신흥로에 해방촌길 등이 생겼다. 이번엔 동쪽 제일기획과 블루스퀘어 사이 꼼데가르송길에 이어 한강진역 뒷골목 낡은 주택가 사이로 '한강진길'이 싹트는 상황이다. 

한강진길은 이태원로 이면도로인 이태원로42·54길, 대사관로5길을 따라 형성되고 있다. 이 일대에 대기업 프랜차이즈 등이 들어오면서 건물 매매가와 임대료가 급등해 임차인들이 가격이 싼 주택가를 파고든 게 주효했다. 

이태원 거리 중소형 빌딩과 다가구·다세대 주택 매매가는 3.3㎡당 6000만~1억원을 호가한다. 현대카드 동서식품 등 기업과 연예인 큰손이 건물을 사들이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강진길 등 골목에 있는 건물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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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태원 상권 3.3㎡당 임대료는 16만377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분기(13만4428원)보다 19.3% 오른 수치로 서울 주요 상권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경리단길 등 뒷골목 상권에도 3.3㎡당 임대료 12만~13만원대 점포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거리 인근 A공인 관계자는 "1~2년 전보다 임대료가 30~50% 이상 뛰었다"며 "메르스가 터졌을 때도 상인들이 새벽까지 장사하느라 바빴을 정도로 상권이 활기차다"고 말했다. 이태원 대로변 상가 1층 66㎡ 점포는 보증금 5000만~1억원에 월세 300만~500만원 수준이다. 반면 한강진길 가게는 다세대·다가구 주택 반지하 또는 지상층 일부 가구를 빌려 쓰기 때문에 보증금 500만~1000만원에 월세 50만~80만원대로 훨씬 저렴하다. 

한강진길은 임차인 열에 아홉은 젊은 창업가다. 소자본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가게가 작아 테이블 10개도 놓기 힘들지만 거꾸로 아지트 같은 콘셉트가 소박한 골목과 잘 어울리고 '나만의 공간'을 선호하는 젊은 층 성향과 맞아떨어진다는 평이다. 업종이 같아도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가게들이 많아 질리지 않는 것도 매력이다. '제2 경리단길'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대기업에 밀려 소상인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걱정이다. 강남 가로수길과 홍대 중심 상권 등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건물주와 대기업 유명 브랜드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점포가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어 상권 개성이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경리단길에도 최근 프랜차이즈가 생기면서 상권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건물주와 상인이 함께 상권을 공동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86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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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앓아도 몰라…인지율73% 그쳐

실명·발가락 썩는 등 합병증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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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황병선 부장(45)은 최근 건강검진 결과 공복혈당이 118㎎/㎗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병원 상담의사는 "당뇨병 전 단계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황 부장에게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체중을 빼라고 조언했다. 평소 비만으로 고민하던 황 부장은 일단 당뇨병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했다. 그는"이만한 일로 거의 매일같이 이어지는 술자리를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별일이야 있겠느냐"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황 부장처럼 생각하다 큰 일이 날 수 있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황 부장처럼 공복혈당 수치가 당뇨병 전 단계 범위에 있더라도 당뇨병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9일 질병관리본부는 대한당뇨병학회 역학자료를 분석해 "30세 이상 성인의 11.9%(약 320만명·2013년 기준)가 당뇨병 환자로 파악됐고, 당뇨병 전 단계 고위험군에 속하는 공복혈당장애 인구는 24.6%(약 66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를 합치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약 1000만명)이 당뇨병 혹은 잠재적 당뇨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당뇨병학회는 "국내 연도별 당뇨병 유병률(병에 걸려 있는 사람 비율)은 2001년 8.6%에서 2010년 10.1%, 2013년 11.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2050년엔 당뇨병 환자가 591만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 '당뇨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활습관 서구화로 비만 인구가 갑자기 증가한 게 당뇨병 급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당뇨병 환자이면서 자신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른바 '당뇨병 인지율'은 7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무엇보다 합병증 때문이다. 특히 치명적인 것은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 등과 같이 혈관이 파열되는 대혈관 장애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당이 높아지는 현상만으로 동맥경화 진행이 빨라지고 혈관이 터질 위험에 노출된다.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을 일으킬 확률이 건강한 사람의 2~3배다. 또 건강한 사람보다 뇌출혈·뇌경색이 발병할 확률이 2~3배, 암에 걸릴 확률도 3배 정도 높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3대 합병증은 말초신경장애, 망막증, 당뇨병 신증 등이다. 말초신경장애는 당뇨병에 걸린 지 약 3년 후부터 발병한다. 혈액순환장애로 상처가 아물지 않아 발이 썩게 된다. 실명의 원인인 망막증은 당뇨병에 걸린 지 약 5년후부터, 투석이 필요한 당뇨병 신증은 당뇨병이 걸린 지 약 8년 후부터 발병한다. 

김세화 국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합병증은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이 살며시 다가와 더 무섭다"며 "평소 금주·금연,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약물치료 등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6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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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즉, 만 65세가 되면 누구든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60%에 달한다. 85세가 되면 그 위험성이 50%에 육박한다. 2명 중 1명은 치매라는 얘기다. 추억의 명화 ‘벤허’ 주인공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찰톤 헤스턴, ‘형사콜롬보’에서 바바리코트를 입고 멋진 연기를 보여줬던 피터 포크, 감미로운 팝가수 페리 코모, 영화배우이자 미국 40대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전 영국총리도 치매를 비껴가지 못했다. 

인간의 뇌는 1000억 개 넘는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 우리 몸의 다른 장기와 달리 신경세포는 일단 손상되면 회복, 재생능력이 없다. 이미 치매로 들어섰다면 이전 온전한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 평소 뇌를 다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인구 고령화로 국내 치매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현재 약 53만명(2012년기준)에서 2020년 75만명, 2030년 113만 5000명, 2050년 212만 7000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치매는 발병에서 증상이 나타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암과 달리 조기 발견이 어렵다. 현재는 치매 증상을 늦추는 치료제만 존재한다. 하지만 서서히 치매를 예방하는 약들에 대한 임상 실험이 진행되면서 앞으로는 치료보다 예방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 제약사인 엠에스디(MSD)는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 의약품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임상 대상은 최근 1년간 기억력이 크게 떨어진 50대 이상으로 뇌 검사 등을 통해 경도 인지 장애 판정을 받은 경우다. 이 신약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을 막아주는 ‘베타분해효소 억제제’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 연구도 활발하다. 치매 진단은 아직까지 문진법이나 자가공명영상(MRI) 촬영으로 뇌를 검사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문진법은 정확하고 객관적 진단이 힘들고, MRI는 치매가 상당히 진행됐을 때에나 확인이 가능한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혈액, 타액에서 치매 증상을 알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통해 진단하는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조기 치매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전 캐나다 앨버타대학 의과대학 신경과학 연구팀은 타액 속에 섞여있는 특정 물질 수치를 측정하면 치매 혹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국내에서도 치매 진단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영수 뇌과학 연구소 박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를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문제일 뇌·인지과학전공 교수팀은 타액이나 콧물로 치매를 분석할 수 있는 자가진단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동인 기자 / 김미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5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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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현대그룹·佛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도 발목

롯데家 사태도 고령 총수의 불안한 판단력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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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의 뇌(왼쪽)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오른쪽). 알츠하이머를 앓게 되면 뇌신경세포가 죽고 뇌세포 간 소통이 막혀 기억상실 등으로 악화된다.

"경영자로서 판단 능력에 문제가 없다."(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측)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상태다."(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 

롯데그룹 승계를 둘러싼 형제간 싸움이 부자간 경영권 분쟁으로 치달으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소위 '신격호 디스카운트'다.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롯데 분쟁의 원인 중 하나는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이다. 그룹 주변에서는 그가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기업 대표는 눈에 보이는 신체건강을 위해 최고급 건강검진과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정신건강은 다르다"며 "문제는 대표가 우울증, 경도인지장애, 치매증상을 보여도 어느 누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충언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기업 문화가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라면 해고될 것을 각오하지 않는 한 그런 말을 꺼내기 힘들다"며 "창업자 혹은 최고경영자(CEO)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치매와 같은 정신질환으로 경영권 분쟁을 겪은 대표적 국내 기업으로 옛 현대그룹이 있다. 고(故) 정주영 회장은 생전에 건강한 체력을 유지했다. 테니스, 수영으로 체력을 다지고 스스로 100세 장수를 확신했다. 신입사원연수회에서 신입사원과 씨름을 즐기는 고인의 모습은 지금도 유명하다. 그는 대선 출마와 소몰이 방북 등으로 정력적 활동을 이어갔지만 2000년 들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고,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불안한 공동 회장 체제를 방치하다 결국 '왕자의 난'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에서도 치매로 인한 경영권·재산 분쟁이 불거진 사례가 있다. 세계 유명 화장품회사 로레알이다. 로레알 상속자 릴리안 베탕쿠르는 치매로 인해 수백억 달러 규모 재산권을 놓고 딸과 분쟁을 겪었다. 8년을 끌던 이 분쟁은 최근 프랑스 지방법원이 베탕쿠르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점을 악용해 금품을 갈취한 지인과 재산관리인 등 8명에게 실형을 선고하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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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내 상당수 중소기업 창업자들이 고령화함에 따라 치매 등 예상치 못한 문제로 상속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치매에 대해 보다 적극적 관심을 갖고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매는 전조증상이 있다. 인지기능을 유지하며 정상적 생활을 유지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치매에 걸리는 일은 매우 드물다. 물론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생기면 기억력이나 판단력, 언어기능을 순식간에 잃어 마치 갑자기 치매가 발생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치매는 정상기능에서부터 조금씩 나빠지기 시작해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에 치매로 진행된다. 

치매 명의로 손꼽히는 한설희 건국대병원장은 "40대 초중반 나이에 처음으로 치매 씨앗이라는 독성단백질 아밀로이드 반점이 대뇌피질에 생기면서 뇌가 병들어 간다"며 "작은 점으로 시작된 아밀로이드 씨앗이 20~30년 동안 점차 주변으로 번져가면서 쌓이면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된다"고 설명했다. 한 원장은 "건망증이 점차 심해지고 중요한 일을 잊기도 하며 꼭 집어낼 수 없지만 무언가 성격이 달라진 기미가 보인다면 한번쯤 치매전문가에게 진료를 받도록 권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밀로이드가 쌓이는 오랜 기간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다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 70~80%가 기능을 잃어가면 비로소 치매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기 치매 단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기억장애는 아침 식사로 무엇을 먹었는지, 휴일인 어제는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났는지와 같은 최근의 일들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또 금전관리·길찾기 장애가 흔히 나타난다. 성격도 변해 주변 일에 관심이 줄고 감각이 무뎌진다.

반면 과거의 기억, 예를 들어 초등학교 시절 친구와 재미있게 보냈던 일, 학교 담임선생님과의 에피소드, 첫 번째 봄소풍은 어디로 갔고 날씨는 어떠했는 지, 심지어 보물찾기에서 무슨 상품을 받았는지까지 비교적 소상하게 기억하기도 한다. 

그러다 병이 진행되면 최근 기억은 물론 과거 기억을 포함한 모든 인지기능이 소실돼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야 할 상태에 이르게 된다. 말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체중이 줄고 영양상태가 나빠 스스로 움직이기 힘들고 면역력이 급격히 악화된다. 그렇게 되면 욕창이 발생하기 쉽고 폐렴이나 요로감염이 발생하면 이차적으로 패혈증이 생겨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인제대 백중앙의료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미국은 대통령이나 글로벌 기업 CEO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과 함께 정신과 신체 건강이다"라며 "의회 청문회에서도 재산보다 철학, 정신·신체 건강을 가장 주의깊게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내 대기업도 이젠 국민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CEO 자신들도 건강할 때 유능하고 건강한 후계자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거나 공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5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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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직무교육·창업프로젝트 실시

美실리콘밸리에 창조경제센터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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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2개년 프로젝트 일환으로 열린 '청년실업 및 중소기업 구인난 해결을 위한 SK 고용디딤돌 MOU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SK그룹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다. 계열사를 총동원해 직접 채용과 취업 지원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재계 3위 SK그룹이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청년 실업난이 장기화되면 내수 경기 침체 원인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자체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5일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해 2016년부터 2년 동안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飛上)' 등 2개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인재 4000명 육성과 2만명에 달하는 창업교육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그룹은 아울러 벤처 창업의 요람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SK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해 글로벌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박 창업' 사례가 나오도록 지원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기존 대기업들이 단순히 채용 규모를 늘리는 직접고용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데 비해 SK그룹은 "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잡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격언처럼 청년들이 스스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인프라스트럭처 지원에 더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K그룹이 이날 제시한 '고용 디딤돌' 프로젝트는 내년부터 2년간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4000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인턴십을 진행해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는 교육 과정이다. SK그룹은 이를 위해 모든 협력업체와 벤처기업 등이 필요로 하는 인재 유형에 맞도록 직무교육 방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청년들은 SK그룹이 시행하는 직무교육(2~3개월)과 채용 기업에서 진행하는 인턴십(3~4개월)을 수행하며 청년들에게 지급하는 인턴 급여(월 150만원)와 교육비는 SK그룹 측이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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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SK그룹은 청년들이 창조경제 기반을 통해 창업할 수 있도록 3단계로 구성된 '청년 비상' 프로그램도 단계적으로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1단계로 SK그룹은 수도권과 충청권에 위치한 25개 대학과 공동으로 각 대학 캠퍼스에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창업 교육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들 창업지원센터는 2016년부터 매년 1만명씩 2년간 총 2만명의 청년들에게 창업 교육과 컨설팅, 창업 인큐베이팅을 지원하게 된다. 또 이들 교육생 가운데 20개팀 100명을 매년 선발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본격적인 인큐베이팅에 나설 예정이다. 

2단계는 이들 20개 창업팀의 사업 방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창업 모델 검증과 연구개발 자금 지원, 시제품 제작 등이 이 단계에서 이뤄진다"며 "SK그룹 안팎의 전문가들도 멘토링 등을 통해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3단계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SK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해 글로벌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략이다. 

SK그룹은 이날 발표한 고용 대책에 대해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일자리 창출이 국가적 현안으로 떠올라 민간 기업 차원에서도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대타협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청년 선호 일자리인 서비스 산업에 대한 입법 조치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사회적인 분위기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채수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5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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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알던 어떤 친구가 갑자기 좋은 직장 그만두고 스타트업으로 간다고 한다. 예전에 나와 편하게 술 마시던 어떤 지인은 스타트업을 하나 차리더니 코스닥 상장(IPO)해서 몇천억대 부자가 되어 페라리를 끌고 다닌다고 한다. 외국계 투자자로부터 몇 천억 투자 받은 회사의 CEO가 예전 직장의 부하직원이다. 나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있을까? 내가 하면 더 성공할 수 있을것만 같다.
다들 장밋빛 이야기들을 하고, 몇백억 투자 받았다는 얘기는 심심찮게 들리지만, 최근 몇년 전,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스타트업으로 옮겨봤던 사람 입장에서, 그리고 최근 다시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몇 달간 약 10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고 이야기한 경험을 토대로 이 바닥의 현실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그저 기사에서 접하는 스타트업과 관련된 성공스토리, 장밋빛 판타지들 보다는 무척 사실적일 것이다.

2008년 어느날 갑자기 같이 다니던 회사 그만둔 아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 저 창업했어요.”, “어 그래? 뭐 하는데?”
“게임 만드려구요”, “그래, 놀러갈께. 뭐 필요한 거 없냐?”
“아직 사무실도 없는데요. 엄마네 학원에 얹혀 있어요.”

이미 예전부터 잘 알던 친구지만,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창업을 했다고 하니, 한 세 번 창업했다가 망했던 경험이 있던 나로서는 이 고행길로 들어온 동생이 안 쓰럽기도 했고, 대체 뭐 하는지가 매우 궁금하기도 했다. 나중에 엄마가 운영하는 학원의 구석에서 독립(?)하고 나서야 찾아간 그 사무실은 10평 남짓한 오피스텔에. 책상 몇 개와 2층 침대가 전부인, 닷컴시절(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내 주변 지인들이 창업했다고 초대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사무실에 앉자마자 약 2시간 동안 그 친구는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 해외에는 어떤 사례가 있고, 어떻게 시장을 확장하고 어떤 일들을 할 것인지 등을 쉬지 않고 침 튀겨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난 게임 마케팅과 관련된 예산, 프로세스, 시스템 등은 알고 있었지만, 오히려 일반 IT서비스들에 대한 이해가 더 높았으며, 실제 게임 만드는 과정을 잘 몰랐었기에 매우 흥미로운 만남이었다.

그게 내가 작년까지 있었던, 살다보니 IPO까지 경험해보게 된, 국민게임 ‘애니팡’을 만든 스타트업인 ‘선데이토즈’의 초기 모습이었다.

당시 내가 다니고 있던 NHN(지금은 두 개의 큰 회사로 분리되었다)의 팀은 네이버와 한게임이라는 서비스의 마케팅, 브랜딩, UX/UI 디자인, UI개발까지 관련된 560명 인원이 있는 본부 단위의 경영전략 조직이었는데, 그때 막 새 일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열심히 직장생활하며 집과 관련된 대출금을 갚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 이전에는 네이버 블로그/카페 같은 SNS, 커뮤니티 서비스와 기술적 시스템이 필요한 디자인 업무를 했던 터였다.

어쨋든 은퇴하긴 했어도 전직 디자이너이기도 하니, 그 친구가 부탁한 ‘CI(Corporate Identity, 흔히 우리는 로고라고 부른다)’부터 시작해서 명함, 회사소개서 등 부족한 것들을 채워나가는 간단한 도움들을 회사 일 퇴근하고 조금씩 도와주었었는데, 사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

매출도 미미한데다, 당연히 먹고 살기도 힘든 초기 스타트업이다 보니, 내가 도와주는 일로 돈 받을 생각이 전혀 없기도 했고, 그저 부족한 것, 도와주는게 재미있어 시작한 이 일이, 어느 순간 정신 차리고 보니, 내가 작업할 모니터 하나 사달라는 부탁을 하고, 책상도 없어 아일랜드 식탁 위에 카드로 긁은 컴퓨터 하나와 복합기(컬러프린터, 스캐너, 팩스 겸용) 하나 사다놓고 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난 그 회사 주식 한 주 없는, 더군다나 Co-founder도 아니긴 했지만, 어쨋든 초기시절부터 회사로서 필요한 각종 시스템들과 필요한 부분들을 닥치는 대로 하나씩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대놓고 “와서” 도와달라는 부탁도 받게 되었다. 사실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내겐 가족을 위해 대출받은 집 덕분에 억 단위의 빚이 있었고, 당장 내 월급을 포기하면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인데다, 당시 나는 다른 큰 제조 IT회사의 offer도 받았었고, 솔직히 어찌보면 내가 옮기기엔 매우 작은 회사이기도 했다. 게다가 옮길까 고민이라고 주변 지인에게 얘기하면, ‘미쳤냐, 그 좋은 회사 남들은 못 들어가서 난리인데 왜 그것도 후배가 사장이라는 회사로 옮기냐’라는 말들 뿐이었다.

더군다나 회사에서 진행하는 신규 사업 프로젝트도 발담그고 있던 상황인지라 회사에 그만두겠다고 얘기하고도 하던 일 어느정도까진 마무리 짓고, 인수인계 절차들을 밟다 보니, 실제로 그만두기까지는 약 8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더불어 아버지 병 간호도 해야했는데,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말 이 때 아니면 그만둘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 사이, 선데이토즈는 매출 1억도 안 되던 회사에서 10억대로 매출이 늘어났고,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도 받은데다, 원래 받던 연봉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먹고 살고 매월 대출금 갚을만한 정도의 급여는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그리고는 그냥 옮겨 버렸다. 예정된 승진 기회와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 끊임없이 많은 복지들과 주변 시선들, 그리고 반대를 뒤로한 채…

물론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많은 상황이 당연히 나와 같진 않을테고, 만약 그당시에 이성적 또는 전략적으로 결정했더라면 지금의 나와 같은 결과는 없었겠지만, 내 주변의 카카오톡 같은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했던 사람들, 소위 초창기에 고생해서 많은 스톡옵션, 주식과 함께 일종의 ‘대박’난 사람들의 대다수는 나와 매우 비슷하게 ‘그냥’ 옮겼던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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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꼭 나처럼 이렇게 하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예전 벤처, 닷컴버블 시절도 겪어 봤고, 초기 스타트업의 거의 모든 경험을 먼저 해본 입장에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1.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도피처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불만족스럽고, 내가 하는 일들이 시시하고, 내 상사에게 내가 낸 의견은 묵살되는 등, ‘더럽고(?) 치사한 상황인가?’ 하지만, 아무리 나의 능력을 못 알아보는 상사라 한 들, 주변의 동료들에게서는 최소한 인정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 자신도 매우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고, 옮기기 전의 회사에서도 일종의 롤러코스터 같은 굴곡의 경험이 있다. 여러가지 피곤한 개인사 틈바구니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번아웃(Burn-out)’이 찾아오기도 했었고, 회사 내부의 평가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적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스타트업으로 옮겨가는 것과는 상관 없이, 당시 다니고 있던 회사에서 최소한 내가 하는 일의 퍼포먼스나 그 이외의 무엇이든지, 특정 분야의 인정은 받겠다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새로운 스타트업이 본인의 직급 상승과 일종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도피처라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지금 회사에서도 남들에게 최소한의 인정은 받을 수 있을만큼 받고, 내 인생을 걸고 올인할 수 있는 주제이거나, 정말 나의 장단점을 잘 아는 친구가, 진정성을 가지고 인생을 올인하고 있는 그런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것이 맞다.

당시 내가 옮긴 스타트업의 대표와 나는, 사실 같은 직장 이전부터 같이 알고 일했던 사이이기도 하다. 닷컴시절 큰 웹에이전시에서 근무하던 때, 내가 다니던 회사의 일들 뿐만 아니라, 이후 다른 회사를 창업했을 때, 개발과 디자인 업무도 서로 맡기어 함께 일해본 경험이 있었고, 내 지인 또한 그 친구의 룸메이트였기에, 장단점을 매우 잘 알고 있던 그런 친구였다.

단순히 회사에서 그저 친한 동료보다는, 마치 결혼에 가까운 파트너가 되어야 하기에, 서로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와 감내, 오랜 기간의 신뢰가 없다면, 이 관계가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때로는 스타트업의 사장이란, 회사를 위해 동료에겐 asshole이 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할 때도 많고, 당장 나 자신의 이익보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감내하고,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할 때도 매우 많다. 회사야 때려치면 되고 연애는 헤어지면 그만이라지만, 이건 결혼 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관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스타트업은 거의 대부분 실패하기 때문에, 절대로 ‘직장’으로서의 도피처가 될 수 없는 곳이다. 간혹 잘못된다면 본인 경력의 오점은 물론, 그 실패의 책임에 대해 남 탓만 하며 살게될 지도 모른다. 그런 실패의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마음 속에 남아 있다면, 사실 당신은 스타트업에 맞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다.


2. 당장 내 껀 아닐지언정, 나중에 함께 나눌 파이를 키운다고 생각하고 옮겨라.


많은 친구들이 스타트업으로 이적하면서 스톡옵션 등 현실적인 조건에서 많은 고민을 한다. 그래 자본주의 사회이고 열정페이가 가득한 지금, 어찌보면 당연한 댓가를 받으면서 일하는 게 ‘직장인’으로서, ‘프로페셔널(아마추어가 아닌)’으로서 그게 당연한 것은 맞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아마추어 시장이며, 마이너리그이다.

전체 스타트업 중 약 0.2%가 벤처캐피탈을 통해 투자를 받게 되고, 이른바 투자 이전에는 ‘거지’와 다름없는 상황인건 분명하다. 제 아무리 좋은 사업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투자할 수 있는 자원에는 매우 큰 한계가 있으며, 이 중 가장 많은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른바 ‘인건비’이다.

당신이 창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수중에 1억원 정도의 돈을 투자해서 회사를 차린다고 한 들, 4명이서 150만원의 인건비와 나머지 경비들(임대료, PC 등 온갖비용 다 포함해서 300만원정도 나간다고 치자)을 지불한다고 했을 때 {(300만원 x 4명) * 12개월 >= 10,000만원(1억원)}대개는 1년도 버틸 수가 없다. 보통 인큐베이터들이 초기(seed단계라 부른다)투자하는 금액이 1억원 남짓임을 감안할 때, 스타트업은 정말 돈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3년전에 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로켓에 올라타라는’ 채용 공고를 처음 올린 사람 중 하나이지만, 최근에는 아직 궤도를 계산하기도 전에, 제대로 발진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로켓을 자처하는 곳이 많아졌다. 게다가 투자유치도 받아 이미 자리를 잡고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스타트업인 상황이라면 당신에게 오라고 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걸 명심하자.

매출이 급상승하는 상황이라면, 옮기는 데에 다소 안심이 될런지는 몰라도, 그런 회사라면 Death Valley라 불리는 초기 단계는 이미 넘어선 시점이고, 당신이 받을 수 있는 파이는 작을 것이며, 생각하는 그 로켓은 이미 떠났을 확률이 높다. 이른바 직원으로서의 합류인 것이지, 결코 로켓의 조종사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요구할 돈에 대한 고민은 잠시 내려 놓아야, 나중에 나에게 오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큰 곳이 바로 스타트업이다. 단순히 재무적 투자 관계를 떠나서 이 회사가 매출 몇백억, 몇천억의 매출과 그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가져야, 그 중 몇%의 지분이라도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앞서 결혼과 비슷하다는 얘기도 했듯이, 이미 경험해본 친구들은 잘 알겠지만,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그 결혼관계가 성립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3. 내가 충분히 도전적인지 생각해보고 옮겨야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을 놓치곤 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실제로 신사업과 관련된 진취적인 일을 많이 했다 치더라도,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비즈니스(영업, 매출관리 등)와는 다른 ‘기획’과 관련된 일들만 했을 확률이 높고, 그 전에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무수히 많은 부서들의 도움과 노력에 의해 ‘내가 잘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그런 업무 환경’과는 작별이다.

오히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온갖 터프(tough)한 경험과 날것(rare)인 상태들의 연속이다. 오히려 큰 회사에서 내가 겪던 정치적 갈등이나 위계적 구조와 의견 묵살 정도는 애교인 경우가 많다. 최소한 회사의 메인 비즈니스는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니 그런 것 아니던가. 생각보다 우리는 기존에 일하던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어서, 정말 아무것도 없이 허허벌판에 남겨졌을 때 모래성을 쌓는 것 조차 익숙치 않은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이런 부분이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많다.

스타트업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당신이 회사에 기대하는 ‘기본’이라는 게 있었다면 스타트업은 그 ‘기본’ 조차 없는 경우가 많고, 당장 없는 그걸 만들어내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의 몫이다. 그건 내 일이 아니고 누군가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스타트업에 최소한 공동창업자나 핵심 멤버로서 생각하고 이직한다면, 그건 당장 내가 해야할 일이며, 주변의 동료들을 위해서 세워야 할 탑이다.

또는, 이걸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온 것에 익숙했던 경험(특히 대기업이나 컨설팅 등 큰 회사에서)이 많은 사람이라면, 당신이 배운 그 지식들은 오히려 쓸모없을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랬지만,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에 맞는 가볍고 당장 할 수 있는 솔루션이지 않으면 매우 어렵다. 이건 개발이든 경영이든 마찬가지이며 당장 ‘lean(가볍게 기대어)’하게 실행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이건 스타트업이 아니라 대기업에서 해야할 일인 것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메카 Y Combinator(소규모 초기(seed)투자와 교육을 실시하는 미국의 유명 인큐베이터)에서 전설에 가까운 ‘Paul Graham’선생께서 한 말이 매우 인상 깊다.

‘규모가 안 나오는 일을 해라.’ (Do Things That Don’t Scale.)

내가 선데이토즈에서 가장 초기에 했던 일 중의 하나가, 일하던 지친 친구들 휴가 신청을 눈치보지 않고 할 수 있게, Google Docs로 간단한 인사 시스템을 만들고 휴가 체계를 만들었던 일이다. 외부의 거창하고 무거운 솔루션들은 당연히 비싼데다 필요도 없었고,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일 중에서 먼저 필요한 것 부터 닥치는 대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게 스타트업의 일이 ‘실행’되는 모습이다. 내가 개발자이든 아니든 상관 없다. 리소스(인력, H/W, S/W)는 항상 모자라니까.

애니팡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당시 인원으로는 정말 턱없이 모자라 매일 밤을 새는 그 헬게이트 틈바구니에서,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일도 ‘로켓에 올라타세요’로 유명했던 간단한 채용지원 페이지를 만들어 여기저기 올리고, 주변에 전화해가며 사람을 구하는 일이었다. 누가 해달라는 얘기 안했지만, 당장 필요했기 때문에 했었고, 누군가의 지시사항에 의해 만들었다면 이런 일들은 ‘실행’되지 않는다. 큰 방향에 대해 경영진과 코드를 맞춰두었다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팀에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어야 스타트업의 멤버로서 적합한 사람 아닐까.


4. 자유로운 업무환경과 막강한 권한의 뒤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외부에서 보는 스타트업은 매우 자유롭고 혁신적이며, 소통이 편안한 분위기에 기존 내가 있던 회사에서는 보기 힘든 아름다운 복지들로 가득찬 달콤한 선물상자 같은 느낌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혁신하겠다며 Hip한 분위기에, 기존 다니던 직장과는 차원이 다른 Cool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미안하지만 그건 그저 겉 모습이고 현실을 이야기하자면,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마저 없다면, 내부에서 정말 견디기 힘들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나중에 회사가 상장(IPO)까지 하면서 상장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보통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이라고 하며, 각각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상호통제할 수 있도록 조직별 분리 시켜야 한다) 회계팀, 재무/IR팀, 인사팀, 경영지원팀, 마케팅/홍보팀 등등을 점차적으로 분리해서 세팅해야 했지만, 그 이전에는 30명이 될 때까지 모든 경영관련 일들은 내가 혼자 해야만 했었다. 실로 막강한 권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말이 쉬워 혼자서 하는 것이지 막상 이런 상황에 여러 이슈들이 겹쳐서 닥치게 되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내 역량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매일매일 받게되고,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내 책임을 회피할 곳 역시 없다. 비단 이런 경영관련 일 뿐만 아니라 서버개발이든 클라이언트/프론트 개발이든 어느 직무를 막론하고 다 똑같은 상황인 것이다.

만약 내가 책임지고 있는 부분에서 어떤 큰 사고라도 터진다고 가정해보자. 큰 회사야 이런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팀이라도 있겠지만, 이건 나 혼자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결해야 한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누군가의 악의적 고발 민원으로 사법기관의 조사요청을 받았는데, 대응하기 위해 수십 페이지의 답변서류 쓰고 새벽에 퇴근한 다음, 그 다음날 9시에 조사 받으며 제출하고 나서야 무혐의 처분 받았던 적도 있다. 모든 것이 다 내 일인 셈이다.

소위 스타트업들의 실험적인 복지들(회사에 수영장이 있네, 야근이 없네, 집에서 재택할 수 있네, 해외로 워크샵을 가네)은 사실 이런 무거운 책임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와 보상인 것이며,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고, 이상적이지도 않을 것임을 장담한다. 스타트업의 생활이란 프랑스의 대규모 전쟁의 아름다운 군단이 아닌 베트남에서 대규모 미군 화력과 싸워야 하는 게릴라전이며, 정글 숲을 헤치며, 때로는 내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전쟁터다.

나중되면 여러분도 익숙해지겠지만, 창업 3번정도 해 본 나 조차도 매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전에 있던 큰 회사에서 내가 숫자 하나 바꾸면, 자회사의 직원들이 해고되는 상황도 겪어보고, 어떤 의사결정 하나로 커다란 부서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는 상황도 자주 보긴 했지만, 스타트업에선 직접 내 손으로 어떤 일들을 직접 결정해야만 하고, 클릭 한 번과 메시지 한 번에, 그 여파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짧은 시간 안에 누구, 어디, 상의는커녕 내 스스로 당장 결정해야하는 막중한 책임감들의 연속이다.


5. 이상을 바라보고 미래에 투자하기 위해 옮기지만 현실은 생각해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으로 가야만 하는 내 마음 속의 목소리가 잠이 든 와중에도 들렸다면, 현재 세상에서 해결되지 않은 무수히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가야하는 것은 맞다. 어디 큰 회사의 대체 가능한 부품이 되어 답답하게 직장생활하는 것 보다는, 내 인생 올인하더라도 정말 도전해야만 하는 시간이라면, 일단 현실적인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스타트업에 멤버로 합류하는 것은 어찌보면 장거리 마라톤에 가깝다. 100미터 달리기의 ‘스퍼트를 올리기 위해 가는 시간’은 어찌보면 매우 짧지만, 벤처캐피탈의 막대한 자금이나 어떤 운좋은 계기가 있지 않는 이상, 스타트업은 매우 길고 힘든 여정일 확률이 높다. 로켓의 연료라고 해봐야 저기 화성 갈 정도 밖에 없는데, 궤도를 제대로 못 잡았다면 저 넓은 우주를 추진력 없이 유영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을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따라서 스타트업으로 옮기기 전에 나의 현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인지 먼저 생각해보기 바란다. 하다못해 이 스타트업에서 월급 제대로 못 받는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내가 당장 어디 취직할 수 있거나 아니면 어떤 다른 일이라도 하면서 이 일을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지는 비단 대표 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멤버들도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

선데이토즈도 정말 초기에는 자본금 마련을 위해 온갖 게임과 관련된 일들을 하면서 자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준비를 2년 가까이 했었다. 주변에서는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과 함께 굉장히 빠른 성장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 오지만, 사실 이건 나에게 해당되는 일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을 뿐더러, 오히려 급격한 성장은 치명적인 독이 될 확률도 높아진다.

투자 단계에 따라 나뉘는 Series A, Series B 등 여러 차례 투자받은 대표분들도, 항상 그들의 얼굴에는 ‘아 이제 어떡하지’라는 근심을 지우기 힘들다. 일단 연료 공급을 받은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하고,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exit)를 위해 바삐 움직여야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생각했던 대로 안 풀리는 경우가 많고, 거의 원점에서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그래서 그런 회사의 고통과 나의 고통이 맞물려 동일시 될 때, 같이 일하는 대표와 동료들과 이 도전을 계속하기 위한 깊은 고민과 방법을 지속적으로 함께 찾아내야 한다. 이러한 고민조차 없이 스타트업으로 갈 것이라면, 결코 같은 여행을 하는 멤버라 부를 수 없을 것이고. 그는 그저 ‘직원’일 뿐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란 작은 회사 입장에서도 감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적조건을 대표와 솔직하게 그리고 깊게 미리 이야기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나 자신이 솔직해져야 대표와 같이 일하는 팀 입장에서도 최소한 그 금액을 위해서는 무조건 수익을 내야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또한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도 이 부분은 솔직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으며, 어떤 방법이든 그 시간을 늘이며 도전할 수 있다면, 그건 자신에게 더 좋은 성공의 기회가 올 수도 있는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은 매우 매력적인 곳임에는 틀림 없다.


가끔가다 난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그때 같이 일했던 대표의 제안을 거절하고 원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다녔더라면? 보통 직장인들, 특히 고연봉의 엔지니어의 연봉을 생각했을 때, 1억씩 십 몇년을 받는다 한 들, 그렇게 벌 수 있는 돈과 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 등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에는 매우 큰 차이가 난다.

만약 재테크, 주식투자의 귀재라 한 들, 수익률로 얻을 수 있는 돈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스타트업의 경우 오히려 확실한(물론 그걸 알아볼 수 있는 식견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운도 많이 따라야겠지만) 로켓이라면, 고객이 원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열심히 만들어 나가다 보면, 상대적으로 돈을 잃을 리스크는 적으며, 어디 직장의 부속품으로 살면서 나이들어 구조조정, 퇴직 걱정하며 다니는 것 보다는 훨씬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히 맞다.

작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수억대 세금을 내며 나에게 찾아온 이 기회들은 어찌보면 위에서 얘기한 것들을 그저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던, 나 자신이 내게 준 선물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과거, 여러번 창업 경험과 망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어찌보면 결코 쉽지 않은 힘든 시간이었으며, 이런 나의 짧지만 다채로운 경험들이, 최근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청하는 분들께는, 부족하지만 아는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조언을 드리려 한다.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선배, 동료, 후배들의 일종의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의 이런 조언들은, 외국의 먼 사례보다는 더 현실적이고 더 와닿을 것이다. 사실 내가 새로 시작하는 회사의 메인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일종의 콘텐츠 테스트로서의 강의들을 만들고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유니콘 네트워크(http://www.uniconn.net)라는 교육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서울 강남권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공간에서 이런 교육과 만남의 장을 열어보려고 한다. 이 교육의 주체는 어떤 교육을 사업의 목적으로 하는 회사도 아니요, 투자자나 어떤 이권을 바라고 도와주는 곳도 아닌, 바로 우리가 서로 배우고 이끌어주는 그런 장이 되었으면 한다.

나 자신도 부족하지만 용기를 내어 시작하려 하고,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자신의 경험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런 강의에서 직접 이야기하셔도 좋다. 관심 있고 함께 참여하시거나 도움주실 분들은 언제든지 yann@r-fn.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란다.


출처: https://medium.com/@yannheo/잘-다니던-회사-때려치고-스타트업으로-가려는-당신을-위한-5가지-조언-639d6f61ad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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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압착시대

 

미국 경제학자들은

1950년대와 1960년대를 가리켜

‘대압착(the great compression)’ 시대라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 시기 계층간 소득 격차가

극적으로 좁혀졌기 때문인데요.

 

다시 말해 호황기였으며

모든 사람들이 거의 동일하게

부유해질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 평등했습니다.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요?

 

이런저런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경제구조’입니다.

 

‘테일러-포디즘’으로 대표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가

2차 세계대전을 거쳐 꽃을 피웠죠.

 

고도로 분업화, 표준화된 업무시스템은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동시에

공평하게 모두가 부를 얻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하지만 1970년대와 1980년대를 시작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데요.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대기업 회장 소득평균과

일반 근로자 소득평균은 차이는

1965년 20배에 불과했지만

2013년 295배로 폭증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정보통신 혁명의 그림자

 

미국 주류 경제학자들은

경제구조의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이른바 정보통신 혁명으로

테일러-포디즘이 구축한 시스템이 무너지고

소수 노동자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노동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에릭 브릭욜프슨 MIT 교수는

<제 2의 기계시대>라는 저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기3

 

“컴퓨터 성능이 좋아질수록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원의 숫자도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컴퓨터가 대신하니까요.

이에 따라 근로자 간 명암도 무섭게 갈리죠”

 

“기술을 통제할 수 있는 근로자에게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대입니다”

 

“반면 기술과 경쟁하는 근로자에게는

지금이 가장 나쁜 시대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폭스콘의 경우 생산시스템을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고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더 나아가 인력감축을 위해

로봇 100만대를 도입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에서는

임직원 숫자가 100명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기술활용에 힘입어

 

기5

 

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스타트업이

계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참조 – 기업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당신의 일자리는 대체 가능한가요?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우면서도

오싹한 기술 트렌드를 이야기할까 합니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연구 분야는

머신러닝에 관한 것입니다.

 

머신러닝이란 컴퓨터로 하여금

특정 알고리듬에 따라

특정 주제를 반복학습 시킴으로써

데이터 분석력을 높이는 기술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의 얼굴인식 기능과

 

(페이스북은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의 음성인식 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구글은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구글은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가 수많은 그림과 소리를

반복학습한 끝에

 

기6

 

“아~ 이것은 눈, 코, 입이구나”

 

“아~ 이것은 ‘가’라는 음성이구나”

 

인식하는 것이죠.

 

‘제레미 하워드’라는 데이터 전문가는

TED 강연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8

 

“대부분 문명화된 국가는

서비스업종이 고용 80%를 차지합니다”

 

“헌데 문제는 서비스에 필요한 직능이

말하고, 읽고, 보고, 쓰는 능력이에요”

 

“기계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이죠”

 

“하지만 최근 머신러닝의 고도화는

여기까지 침투하고 있습니다. 먼 미래가 아니에요”

 

(사진=영화 '아이로봇')

(사진=영화 ‘아이로봇’,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고 윙크하는 모습)

 

“쉽게 말해 고용 80%가

날라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과거사례를 봤을 때 구현시점의 차이가 있을 뿐

기술발전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극단적으로 접근했을 때

두 개의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겠죠.

 

첫 번째는 비관적인 미래입니다.

 

현재 추세가 쭉 이어져

1%에 해당하는 기술리더들이

모든 생산시스템, 권력, 부를 갖고

나머지 99%는 그저 소비행위만을 반복하는

잉여인간으로서 연명하는 것이죠.

 

다시 한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영화 <메트릭스>의 모습일 수도 있죠. 

 

(사진=영화 '메트릭스')

(사진=영화 ‘메트릭스’)

 

두 번째는 낙관적인 미래입니다.

 

1%에 해당하는 기술리더가

전반적인 비전과 트렌드를 제시하되

나머지 99% 또한 기술이 접근할 수 없는 직능으로

인류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죠.

 

기술이 접근할 수 없는 것은 

바로 혁신과 창조입니다. 

 

이것은 벤처투자자 피터 틸이 말하는

제로투원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데요.

 

(참조 – 제로투원 저자 피터틸 강연후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

우주를 뒤덮는 종족은 지구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게임 '스타크래프트')

(사진=게임 ‘스타크래프트’)

 

다시 말해 우리 모두는

혁신가로 살아남느냐, 잉여인간으로 연명하느냐

기로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출처: http://outstanding.kr/혁신가로-살아남느냐-잉여인간으로-연명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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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역삼동에…160여곳 순차 입주

기업·투자사·지원기관 묶어 효율 높여
朴대통령 "글로벌시장 진출 메카 기대"


◆ 벤처 생태계 업그레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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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강남 팁스타운에서 열린 팁스창업타운 개소 및 벤처투자 비전 선포식에서 청년 창업가들과 벤처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씨앗을 심고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김지현 엔트리코리아 대표, 박 대통령, 류중희 팁스운용사협의회장, 박성호 에스브이인베스트 대표. [김재훈 기자]

군사용 야간 투시경에 쓰이는 이미지센서를 만드는 스타트업(초기기업)인 스트라티오코리아.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 출신인 이제형 대표 등 4명이 창업했지만 기존 소재와 완전히 다른 게르마늄으로 이미지센서를 만들었기 때문에 초기 투자 금액이 필요했다. 이 대표는 초기 기업 전문 투자사인 케이큐브벤처스의 문을 두드렸고 케이큐브는 기술력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여기에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로부터 6억원의 초기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이제형 대표는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팁스사업에 선정됐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후속투자 24억원을 유치하는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2013년부터 추진했던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프로그램인 팁스가 '데스밸리(창업 3~7년차에 자금 지원 없어 폐업에 이르는 구간)'에 빠질 수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력 있는 스타트업들이 팁스 지원에 몰리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정부도 팁스의 허브 역할을 할 '팁스창업타운'을 마련하는 등 벤처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팁스는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될성부른 스타트업이 팀당 최대 10억원까지 민간과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게 해주는 대표적인 창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민간 투자 1억원을 투자하면 정부에서 R&D 지원액을 최대 5억원까지 부담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창업자금 1억원, 해외마케팅 1억원, 엔젤투자 매칭펀드 2억원을 지원해 스타트업 지원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스타트업이 팁스 지원을 받으면 당분간 투자 유치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2013년부터 창업팀 90개가 선정돼 총 208억원의 엔젤투자와 286억원의 R&D 지원 자금이 투입 됐다. 팁스 지원을 받은 키즈노트는 다음카카오로 넘어갔고, 엔트리코리아는 네이버에 인수됐다. 해외 투자 유치도 1080만달러에 달했다. 

정부는 한발 더 나가 14일 서울 강남에 팁스창업타운을 열었다. 기존에 중구난방으로 위치해 있던 창업기업, 운용사, 유관 정부기관을 한데 모아 하나의 팀을 이뤄 업무 시너지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기업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미국의 플러그앤플레이나 영국의 테크시티와 같이 스타트업에 대한 재무, 법률 지원과 육성 프로그램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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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스창업타운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약 1만㎡(약 3025평)의 용지에 총 4개동의 건물로 구성됐으며 10여 대의 3D프린터 등 장비를 마련해 언제 어디서나 시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입주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구체화할 수 있는 작업·협업공간 등도 마련했다. 정부는 이곳에 2017년까지 총 160여 개의 본 글로벌 창업팀, 액셀러레이터, 벤처투자사, 유관기관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팁스창업타운이 조성되면 인근의 민간 창업보육기관인 마루180(역삼동), 구글캠퍼스 서울(삼성동), 디캠프(선릉로), 요즈마캠퍼스, 서울시가 조성할 '개포디지털혁신파크' 등과 함께 한국판 스타트업 밸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강달철 브라더스엔젤클럽 총무는 "총 4개동 중에 1개동은 5개 층을 장기 임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동들은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단계다. 기존 유관기관과 스타트업들이 떨어져 있어 긴밀한 협력이 어려운 구조였지만 건물 내에 같이 모이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팁스창업타운 개소식에 참석해 힘을 실었다.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지난 2년간 기다려온 크라우드펀딩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동안 우리 벤처기업이 해외에서 크라우드펀딩을 받는 사례가 많았지만 마침내 국내에서도 그 길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세제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이 성공적인 EXIT(투자자금회수)를 통해 미래희망을 갖고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팁스창업타운에 입주한 창업팀의 70%가 글로벌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고, 나스닥 상장이나 다국적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목표로 하는 창업팀들도 다수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곳이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는 메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서울 상암동 디지털큐브에서 열린 공영홈쇼핑(채널명 아임쇼핑) 개국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개국하는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인의 꿈을 실현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지난해 정부가 중소기업제품과 농수산품의 판로확대를 지원키 위해 공영 TV 홈쇼핑 채널의 신설방침을 발표한 후 1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선걸 기자 / 손재권 기자 / 김정범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675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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