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으로 6927억엔(약 6조6500억원)을 남겨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소비세 인상 여파로 인한 국내 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보다 4.4% 늘어난 액수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국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뼈를 깎는 혁신이 효과를 거둔 덕분이다.
혼다, 닛산 등 다른 6개 자동차회사도 원자재 비용 절감과 플랫폼 부품 공통화 전략에 엔저 효과가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즈호은행 분석에 따르면 달러당 엔화값이 10엔 떨어질 때마다 상장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1조9000억엔(약 18조2400억원) 늘어난다. 전기와 기계산업이 1조2000억엔(약 11조5200억원), 자동차가 6000억엔(약 5조7600억원)의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최근 한 달 동안 달러당 엔화가 6엔 가까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조원 이상 영업이익 상승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일본 대기업 순익 증가는 주가 상승, 배당과 투자 증가, 신용등급 상향 등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상장기업 2262개를 대상으로 4~9월 중간배당 실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3조1700억엔(약 30조4300억원)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도 전년 동기보다 4%포인트 높아진 27%로 상승했다.
세콤이 사상 처음 중간배당을 결정했고, 미쓰비시자동차는 17년 만에 중간배당을 재개했다.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올해 4~9월 20개사의 신용등급이 오른 반면 신용등급이 하락한 회사는 2006년 상반기 이후 가장 적은 3개에 불과하다. 실적이 개선되자 공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이 올해 대기업의 설비투자를 조사한 결과 작년보다 15% 늘어난 17조7102억엔(약 170조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율로 보면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급격한 엔저의 수혜가 일부 대기업에만 집중되면서 일본 재계에 엔저 경계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로이터가 280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5%의 기업이 달러당 엔화값이 105엔을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특히 내수 서비스가 주업인 비제조업체들은 엔저로 인한 원료비와 전기요금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쉽지 않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즈호은행에 따르면 엔저로 수혜를 보는 대기업과는 달리 비상장 중소기업은 달러당 엔화값이 10엔 떨어질 때마다 1조2000억엔(약 11조520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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