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경제/IoT/미래] 미래학자 리프킨 인터뷰 "IoT發 경제·산업재편 못하면 재앙"
Insights & Trends/Social/Consumer 2014. 10. 13. 08:12"한국, 사물인터넷 선진국 조건 갖춰"
리프킨 "서울 공유경제 사업 통합해야"…朴시장 "마스터플랜 짜는데 도움달라"
리프킨-박원순 대담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세계지식포럼 행사장에서 미래경제학자인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소 소장을 만나 공유경제 확산 등 서울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이승환 기자]
세계적인 미래ㆍ경제학자인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소(FOET) 소장의 제안이다. `엔트로피` `노동의 종말` 등 저서로 유명한 리프킨 소장이 14일 세계지식포럼 무대에 서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에 앞서 미국 메릴랜드주 베서스다에 위치한 FOET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그는 "한국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와 `하이브리드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나라"라며 "문화, 경제, 사회적으로 리더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전력, 정보기술(IT), 물류 운송, 건설 산업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한국인의 자세 또한 세계 `넘버 원`"이라며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는 지적인 자극과 관련해 가장 동기부여가 잘돼 있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비용이란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말한다. 리프킨 소장은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물류 인터넷이 통합된 슈퍼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생산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면 이 한계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재화나 서비스 가격이 사실상 `공짜`가 된다는 의미다.
리프킨 소장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 대해 "19세기 초 자본주의, 사회주의 이후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라며 "제로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재화를 만들어 남들과 공유하는 현상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국은 면적이 넓지 않기 때문에 사물인터넷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를 빨리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그렇게 얻은 기술을 외국에 수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프킨 소장은 "21세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슈퍼 사물인터넷` `하이브리드 경제`와 `협력적 공유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재앙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패러다임 전환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러미 리프킨 소장은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지만 한국 역시 중앙집중적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며 "기존 산업을 전환시키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되는 구식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되고 있는 재원의 25%를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인프라스트럭처에 돌릴수 있다면 성장과 고용 차원에서도 막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리프킨 소장은 특히 "슈퍼 사물인터넷(IoT) 기반시설을 마련하는 향후 40년 동안은 전력 건설 운송 IT 등 모든 산업에서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고, 유일하게 일자리 기회가 없어지는 곳은 석유(발굴) 산업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5~30년 뒤 초기 인프라스트럭처가 자리를 잡은 다음부터는 일자리가 어디서 생겨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유경제 또는 협력적 공유사회에 진입해 한계비용이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면 공장과 사무실의 일자리는 대부분 자동화하고, 변호사 회계사 등이 해왔던 고등 업무도 소프트웨어와 해석적 알고리즘에 자리를 내줄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는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될 수도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20~30년 후에는 자본주의 경제가 자연스럽게 `사회적 경제`로 변모하게 되기 때문에 공장과 사무실의 일자리는 줄어도 사람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사회적 자본을 창조하는 영역은 커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기계에 온갖 귀찮은 일을 맡겨놓고 사람은 건강관리, 보육, 노인 복지, 교육, 스포츠 문화 등의 영역에서 봉급과 사용료를 받으며 `심오한 놀이`에 전념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리프킨 소장은 "전 세계 40개 국가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분야는 비영리 부문"이라며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와 미국에서는 전체 고용의 13%와 10%가 비영리 부문 일자리"라며 "한국에서도 비영리 부문 일자리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으로는 이같이 변모될 사회에 대비할 수 없다고 그는 경고했다. 리프킨 소장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육"이라며 "지식이란 그 누군가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기여하는 함수여야 하므로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보다 수평적인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로스쿨이나, 의학, 경영학 대학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집단사고(Team Thinking)` 수업방식을 학부와 고등학교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프킨 소장은 12일 세계지식포럼이 열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서울시가 진행해온 모범적인 공유경제 시범 프로그램을 하나로 묶는 공유경제 로드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숙박ㆍ차량ㆍ데이터ㆍ에너지를 타인과 공유하되 필요한 때만 적은 돈을 들여 쓰는 `서울형` 공유경제 사업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서울시가 강력한 인터넷 환경을 바탕으로 공유경제 밑그림을 새로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시장은 "내년에 공유경제 통합 작업을 진행할 서울디지털재단을 설립하려 한다"며 "민간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그룹을 한 테이블에 모아 디지털 마스터플랜을 세우겠다"고 화답했다. 박 시장은 "서울이 마스터플랜을 짜는 과정에 리프킨 소장이 많은 조언을 해달라"고도 주문했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 서울 = 김정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0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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