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좋은 파도를 놓치기 아까워서 순간접착제로 찢어진 살을 붙이고 서핑하는 여자, 19개월의 세계여행을 위해 집을 월세로 내놓고 아들도 군대에 보내버리는 여자, 남들은 한번도 하기 힘든 자퇴를 두 번이나 하고 바리스타의 길로 뛰어든 여자, 영화가 아닌 영사기에 꽂혀 낑낑거리며 영사기를 수집하는 여자. 

여자들도 인생을 걸고 취미를 즐긴다. 취미를 향한 여자들의 열정은 파도처럼 강렬하고 향수처럼 그윽하다. 지난주 출간된 '여자의 취미'(페퍼민트)엔 좋아서 미친듯이 하고 결국은 인생까지 바뀐 행복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들 중 다섯 명의 인생을 따라가보자. 이들은 누구를 위한 인생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인생을 살고 있다.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서핑에 미친 여자 김나은 씨 © 페퍼민트


집채만한 파도가 몰려와도 '스테이 쿨, 돈 패닉!' 속으로 외치는 김나은 씨 © 페퍼민트


Δ서핑 홀릭녀 김나은

"바로 앞 편의점으로 달려간 그녀는 사온 생수로 상처를 헹구고 지혈한 뒤 순간접착제를 서핑하다 생긴 상처 부위에 짜서 발랐다. 발가락은 이내 불에 덴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왔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지 만에 하나를 대비해 접착제를 듬뿍 짜서 이중으로 상처 부위를 접합했다. 발가락을 툭툭 건드려보고 잘 붙었다고 생각한 그녀는 다시 바다로 달려 나갔다." 

김나은은 "서핑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개인의 인생관도 바꾸어 버리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서핑은 겨울이 참맛'이라며 머리와 속눈썹에 고드름을 달고도 서핑하는 여자가 그녀다.


한번뿐인 인생을 위해 여행 간 오현숙 씨 © 페퍼민트


Δ"인생에 나중은 없다" 여행가 오현숙

"저는 두 아이의 엄마에요. 남편과 헤어지고 조그마한 가내 수공업 공장을 꾸려가며 아이들을 키웠죠. 그러던 어느날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니 삶에 찌든 인상이 마치 악마처럼 보였어요. 이대로 살아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다른 취미도 없이 살아왔는데 제일 하고 싶은 게 뭔가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세계여행'이었다. 방을 빼고, 아들은 군대에 보내고...이런 계획으로 시작했지만 이내 난관에 부딪친다. 군대가기 싫어하는 아들이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다. 

그러자 그녀는 직접 '군특기생' 모집에 원서를 넣어버린다. 오현숙씨는 떠나기 전 아들 얼굴은 보고가야 할 것 같아 군대간 아들에게 면회순서 변경을 신청하라고 했다. 변경사유를 말하는 아들에게 사무관은 묻는다.
"너희 집 부자니?"
"아뇨...가난한데요."
"야, 근데 너네 엄마는 무슨 돈으로 세계여행을 떠난다는 거야?"
"제 등록금 빼서 가는데요."
"헐…"  


커피는 나의 종교 천혜림씨 © 페퍼민트


커피를 만드는 데 몰두하느라 밤낮이 없는천 혜림씨 © 페퍼민트


Δ카페인교의 열성신도 천혜림

커피를 더 잘 알기 위해 자퇴를 두 번이나 했다. 대구 가톨릭 대학교 패션 디자인학과 2학년 중퇴, 대경대학교 VMD(비주얼 머천다이징)과는 1년도 마치지 못하고 중퇴. 왜? 커피공부할 시간을 빼앗기는 게 아까워서. 결정적으로 자퇴결심을 하게 한 이는 잘 알고 지내던 유명 커피 로스터리 숍 대표다. 그를 찾아가 고민을 말했더니 이렇게 그가 물었던 것이다. "카페인교를 믿지 않나?" 

2005년과 비교하면 10년사이에 국내 커피 소비량은 260%늘어났다. '악마의 음료' 커피에 매혹된 신도들이 대폭 증가했음을 말해준다. 천혜림 씨는 커피를 공부하다가 동이 트는 광경을 보는 날이 부지기수일 정도로 시간관념이 사라졌다. 커피가 '0순위'라 남자친구들도 멀어졌다. 오늘도 그녀는 커피와 추출도구들을 사고 연구하고 노는 '커피놀이'를 즐긴다.


안면도를 씩는 사진사 손현주 씨 © 페퍼민트


이게 뭘까요? 손현주 씨가 찍은 안면도의 부표© 페퍼민트


Δ포토그래픽 아티스트 손현주

'신문사 밥' 20년을 먹던 2010년 겨울, 아침에 출근하여 의자에 앉았는데 가슴 속에 바람 하나가 쿵 하고 들어왔다. 십년, 이십년마다 온다는 직장인 병인지, 그게 뭔지는 모르겠으나 집중이 안됐다. 일주일 휴가를 갔다와도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 '휴가 끝에 사표낸다'는 말처럼 손현주 씨는 사표를 내고 훌쩍 고향 안면도로 내려온다. 그리고는 생활의 터전인 안면도의 자연과 일상을 사진으로 찍기 시작한다. 

그녀는 섬 구석구석을 돌면서 많은 섬사람들을 만난다. 노인들에게 그녀는 밤낮없이 섬의 위험한 곳을 쏘다니는 '이상한 딸'이자 '걱정스런 어느 집 자식'이다. 정작 손현주 씨는 어떻게 안면도의 자연과 사람들을 사진에 잘 담을지만 걱정이다. 그의 눈앞엔 최근 보아둔 고성능 중형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가 아른거린다. 한숨을 푹 쉬며 그녀는 "돈 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면 좋겠어" 하고 중얼거린다.  

영화 애호가에서 영사기 수집가로 발전한 임혜순 씨© 페퍼민트


임혜순 씨는 약 600점의 영사기 및 촬영기를 소장하고 있다. © 페퍼민트


Δ시네마 키드에서 영사기 수집가된 임혜순 

"나이 오십이 빨리 왔으면 하고 기다렸어요. 엄마라는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그 나이쯤이면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런데 오십이란 나이는 너무 먼 미래였어요. 턱없이 멀리 있었죠. 허구헌날 영화관에 가 있던 시네마 키드에겐 당장 실현할 꿈이 더 절박했을까요? 돈을 한 푼 두 푼 모으는 대로 영사기를 사모았어요. 영사기가 있다는 곳이면 안 가본 데가 없었죠." 

임혜순 씨가 소장한 영사기와 촬영기 등은 약 600점 이상. 그 중에는 지게차만한 영사기도 있다. 돈을 모으는 대로 사모았다. 정작 돈을 많이 버는 영화배우나 제작자들은 관심조차 없는데 왜 자신같은 일개 애호가가 이러고 있는지 화가 날 때도 있다. 하지만 재개발돼 극장이 헐리자 영사기를 고물상에 팔아 소중한 영사기가 용광로로 들어간 것을 알게 됐을 때, 아예 영사기와 자료가 든 상태로 불도저로 건물을 밀어버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앞을 가린다.
ungaungae@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421&aid=0001589079&sid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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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대한민국 `임금비율 양극화`

①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56% ②소기업 대비 대기업 174%
③ 남성 대비 여성 63% ④ 고졸 대비 대졸 164%


◆ 양극화 이렇게 풀자 ① 노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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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노동 양극화 실태는 각종 지표로도 드러난다. 양극화 문제가 과거 귀족과 천민, 양반과 상인처럼 극복할 수 없는 장벽으로 인식되면서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양극화는 물론 학력별, 성별, 기업 규모별로도 노동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4대 양극화와 정책 대안 : 일자리 격차와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양극화로 특정 계층이 차별을 받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명목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양산했다. 하지만 이후 정규직은 노조를 중심으로 철옹성을 구축하면서 자신들을 보호한 반면 비정규직은 고용 불안에 내몰리면서 노동시장은 오히려 더 경직됐고 양자 간 격차는 급속히 확대됐다. 지금은 채용 과정에서 비정규직으로 출발하면 정규직으로 옮겨갈 수 없을 만큼 직장인들이 느끼는 장벽은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시직 비율은 21.7%로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다. 우리보다 임시직 비율이 높은 나라는 스페인(24%) 폴란드(28.4%) 칠레(29.2%) 등 3개국에 불과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대비 임금 비율은 2014년 말 기준으로 55.8%였다. 이 비율은 2002년에는 67.1%였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집계한 임금 비율도 2000년에는 53.7%였으나 2015년 3월에는 49.1%로 떨어졌다. 기업에서 받는 퇴직금, 상여금, 시간외수당, 유급휴가 등 근로복지 수혜 측면에서도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대우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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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도 정규직은 80%가 넘었지만 비정규직은 40%대에 불과했다. 

대기업과 소기업 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5~9인 중소 사업자 근로자 대비 5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 비율은 지난해 말 174.3%에 달했다. 이 비율은 2001년에는 138.33%였으나 10년 새 40포인트가량 늘었다. 월평균 근로일수는 5~9인 사업장이 20.7일, 500인 이상 대기업은 20.6일이었다. 일은 거의 비슷하게 하지만 임금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중소기업은 전체 고용 중 87.5%를 차지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차이가 계속 확대되면서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과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돼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남성과 여성 근로자 간 격차도 다른 나라에 비해 크다.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 임금은 남성 근로자의 63% 수준에 불과해 OECD 국가 평균(85%)에 한참 못 미친다. 특히 저임금 근로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현재 38.9%에 달해 남성(16.6%)의 두 배가 넘는다. 미국은 이 비율이 남성 21.7%, 여성 29.2%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기업체 규모가 커질수록 여성 근로자 비율이 줄어들고 있어 여성이 양질의 일자리에 접근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대졸과 고졸 근로자 간 임금 격차도 확대됐다. 고졸 근로자를 100으로 볼 때 대졸 근로자 임금 비율은 1998년 147에서 2011년에는 164로 늘어났다. 학력에 따른 임금 양극화는 사회 전체적으로 사교육 등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이어져 노동 수요와 공급 간 불일치를 야기한다.  

[노영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82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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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꽁꽁…車판매 석달만에 25% 급감

인터넷 쇼핑마저 정체…7% 성장 점점 멀어져


◆ 중국發 글로벌쇼크 5대 궁금증 / Q1 : 中경제 얼마나 심각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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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중국발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아시아 신흥국 증시는 일주일 만에 10% 넘게 폭락했고, 미국에선 중국 경제위기를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25일 성장률 둔화 염려를 불식하겠다며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하했지만, 시장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긴급카드를 비웃듯 미국 증시는 1.5% 하락했고, 다음날 상하이지수도 장 초반 반등하는 듯하더니 결국 3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1.27%(2927.29)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 같은 시장 반응은 하반기 실물경기 지표 악화와 증시 폭락 과정에서 보여준 중국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시장 신뢰를 잃어버린 결과다. 

25일 처음 판매를 개시한 샤오미의 스마트폰 '훙미노트2'는 인터넷 예약이 폭주해 하루 만에 80만대가 팔렸다. 성장세가 둔해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신드롬'이 재현된 것은 순전히 가격 때문이다. 대당 799위안(약 15만원)에 출시돼 애플과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기종 대비 5분의 1 가격에 불과한 것.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창청자동차의 SUV '하푸H6'로, 대당 가격이 10만위안(약 183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반면 작년까지 없어서 못 팔았던 벤츠, BMW 같은 프리미엄 자동차와 명품 핸드백은 중국 시장에서 가격을 할인해도 팔리지 않아 최근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우리가 알던 '왕서방'의 화끈한 씀씀이는 이제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소비자들이 싼 것만 찾고, 다른 제품엔 지갑을 닫는 이런 상황은 현재 중국 경제의 현주소를 드러낸다. 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어 최대한 소비를 줄이고 이로 인해 기업 실적이 나빠지고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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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시진핑 정부 들어 바오바(保八·8% 성장률 유지) 정책을 폐기해 작년에는 7.5%, 올해는 7.0%로 성장률 목표치를 낮췄다. 그나마 하반기엔 경제지표가 부진해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에서 최근 제시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8~6.9%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주요 경제지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시장이 신뢰하지 않는 데서 이번 위기가 발생했다. 

인민은행이 26일부로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하했지만, 성장률 제고 효과에 대해선 시장이 여전히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26일 상하이증시가 오히려 1.27% 떨어진 채 마감한 것도 이런 기류를 보여준다. 가장 큰 원인은 돈을 쓰는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지준율을 내려 은행 대출 여력을 키워 주고 금리를 인하해 금융비용을 낮춰 줘도 개인은 소비를 하지 않고 기업은 투자를 미루고 있다. 

특히 소비 침체가 심각하다. 수출은 성장률 기여도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내수 성장률 기여도는 작년부터 50%를 넘어섰다. 그런데 믿었던 소비가 붕괴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려 하지 않는 것이다. 자동차 시장을 예로 들면, 4월 200만대에 달했던 자동차 판매대수는 계속 급감해 지난달 150만대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선 이런 추세라면 자동차 대리점 30%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상반기 소매판매 증가율은 10%에 턱걸이하며 작년 동기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중국이 7%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소매판매가 최소 12% 이상 증가해야 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번 금리·지준율 동시 인하 조치는 기업과 개인이 미래 소득을 담보로 더 많이 투자하고 소비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상반기 세 차례 금리 인하에서 드러나듯 통화정책은 기대한 것만큼 내수진작 효과가 크지 않았다. 

기업 투자도 마찬가지다. 임금 상승과 글로벌 수요 감소 여파로 중국 기업들은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기업들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1.2%로, 1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잦은 개입에 신뢰 상실…금리 내려도 `돈` 맥경화

28조달러 막대한 국가부채…재정확대 이젠 쉽지않아


◆ 중국發 글로벌쇼크 5대 궁금증 / Q2 : 中 경기부양책 왜 안먹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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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네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와 세 차례 지급준비율 인하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경기 부양책에도 중국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근본적 배경은 '돈맥경화'로 인한 소비 침체다. 

금리와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돈을 풀었는데도 기업과 가계가 대출받아 투자와 소비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잦은 부양책 발표가 되레 투자자 불안감만 더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그간 중국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이 감소하면서 기업과 가계 유동성이 줄고 있고 최근 일련의 주식 폭락장까지 겹치자 소비 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에 이르는 공룡 부채(약 28조달러 추정)로 공공 부문마저 선뜻 지갑을 열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예전 같으면 지방정부가 도로를 놓고 토목공사를 하며 단기 부양이라도 했지만, 지금은 빚더미에 앉은 지방정부도 제 코가 석 자라 투자할 여력이 바닥난 셈이다. 

소비 진작에 어려움을 겪은 중국 정부는 급기야 이달 중순 급히 위안화 가치 절하를 '긴급 카드'로 꺼냈다. 그러나 이런 긴급 처방도 잘 먹히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유로존을 비롯해 지구촌 전체적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마당에 저렴한 상품만으로 수요를 살릴 추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위안화 절화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주변국 통화 가치 도 덩달아 떨어지면서 구매능력이 감소하는 현상도 예상된다. 

반면 투자자들은 위안화 절하로 인한 중국의 달러부채 급증을 우려하고 있고 아울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 미국 시장으로 옮아가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래리 후 맥쿼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 이후 25일 현재까지 6000억위안(109조8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역내 은행 시스템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세계가 G2로 주목했던 중국이 생각만큼 유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잇단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또 다른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투자자와 시장을 설득할 '리더십'이 없는 반면 잦은 시장 개입으로 불신만 키웠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위안화 평가절하나 최근 중국 증시 폭락 사태 그 자체는 별문제가 안 되지만 리더십으로 상황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중국 정부의 대응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책당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 부족 때문에 부양책이 약발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지용 기자]




정부는 방어한다지만…월가선 "2600 갈수도"


◆ 중국發 글로벌쇼크 5대 궁금증 / Q3 : 中 증시 이제 바닥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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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리와 지준율을 동시 인하한 26일 상하이지수는 오히려 장 초반 3% 가까이 폭락했다. 

부양 조치가 나왔는데도 장이 반등에 실패함에 따라 시장 공포 심리가 더 커져버렸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지수 3000이 바닥'이라고 장담하던 증권사들은 이제 증시 바닥에 대한 전망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건 지수가 더 떨어질 경우 정부가 보다 노골적인 수단으로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상하이지수가 폭락했을 때 중국 정부는 대주주들의 지분 매도를 금지하고 공매도세력을 조사하고 증시 부양자금을 쏟아붓는 등 직접적인 수단을 총동원했다. 당시 국제금융기구에서 중국 당국의 증시 개입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음을 냈지만, 증시 부양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3400까지 폭락하던 지수가 정부의 직접 개입에 힘입어 지난주 초 4000까지 회복한 것. 

이번 폭락장에선 이런 형태의 직접 개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매에 나서는 이유다. 상하이지수가 더 떨어질 경우엔 지난달과 비슷한 '우격다짐' 방식의 직접 개입도 예상된다. 

증권감독원 대변인은 24일 증시 직접 개입의 두 가지 조건으로 비정상적 파동과 시스템 리스크를 꼽았다. 시장에선 상하이지수 2600을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저점으로 인식한다. 

지난해 11월 지수 2600 언저리에서 신용거래가 대폭 증가해 2600 밑으로 떨어지면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증시 폭락을 지난달에 예견한 톰 드마크 드마크애널리틱스 대표도 26일 중국 주가의 저점을 2600 언저리로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증시) 위기의 가장자리에 불안정하게 서 있다"며 "상하이지수는 259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26일부로 단행된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로 증시가 추가 급락을 피하고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뤼팅 화타이증권 수석경제학자는 "인민은행이 과거에 비해 시장친화적인 부양책을 내놨다"면서 "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지표만 보면 연내 인상…시장은 "확 늦춰라"


◆ 중국發 글로벌쇼크 5대 궁금증 / Q4 : 美 금리인상 연기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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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은 월가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서조차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첨예한 이슈다. 미국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회복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지만 2009년 미국 양적 완화 정책 이후 천문학적으로 풀린 시중의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통화정책 정상화 출발로 해석되기 때문에 가뜩이나 중국발 쇼크로 겁에 질려 있는 미 경제에 또 한 번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염려가 높다. 

이 때문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연내 금리 인상을 수차례 천명한 옐런 의장은 12월보다는 9월을 첫 인상의 적절한 시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연내 인상을 미룰 때 신뢰도 추락은 옐런 의장에게 두려운 부분이다. 사실 시계추를 불과 20일 앞당긴 이달 초순만 해도 월가에서 '9월 인상론'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연준 목표치에 거의 부합하는 7월 고용지표가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되자 월가 금융사들은 9월 인상 가능성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일부 기관의 예측치는 75%까지 상승했다. 

이런 기류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게 중국발 금융 쇼크다. 지난 18일 상하이종합지수가 6%대 급락한 이후 중국 주식시장이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갔고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일본 주가가 동반 폭락하는 글로벌 증시 패닉에 휩싸였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타이밍을 실기했다는 비판이 불거지면서 9월 인상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 것이 최근 일주일간 상황이다. 증권중개회사인 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다음달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한 트레이더들은 24%로, 지난주 46%를 크게 하회했다. 바클레이스는 당초 9월로 예상했던 첫 인상 시점을 내년 3월로 늦췄다. 

하지만 9월 인상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8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7월 신규 주택판매는 한 달 전보다 5.4% 상승한 연율 50만7000건을 기록하는 등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만한 지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신흥국 대부분 경상흑자 `탄탄`…외채상환능력 1997년의 5배


◆ 중국發 글로벌쇼크 5대 궁금증 / Q5 : 아시아로 위기 전염될까 ◆ 

중국발 쇼크와 함께 신흥국들의 주가가 동반 폭락하고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연쇄 반응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시아 신흥국에서 촉발된 1997년 외환위기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요 통계와 전문가 견해를 감안할 때 아시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말레이시아 링깃, 인도네시아 루피아, 태국 바트화 가치가 올 들어 8~20%가량 하락하기는 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낙폭과는 비교가 안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97년 당시 태국 바트화는 148%,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무려 556%나 하락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고정환율제를 탈피해 유연한 환율 체계로 전환한 점도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신흥국들의 단기외채 상환능력이 외환위기 때보다 3~5배 향상됐다고 진단했다. 20년가량 지난 현재 상당수 신흥국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고 외화보유액도 종전보다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신흥국 기업과 소비자의 유가 부담이 줄어든 점도 호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쇼크로 인한 신흥국 경제의 타격을 우려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중국 성장이 둔화되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국 수출 차질이 불가피해 경제성장률에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중국 위기 여파로 해외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흥국 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안전자산으로 갈아탈 공산도 크다. 이로 인한 자본 유출의 충격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중국발 쇼크가 세계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다는 게 중론이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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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심해지면서 월세 거래는 올해 상반기 43%로 늘어

국토硏 자료 매경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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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상반기에 실거래된 서울 전세 4채 가운데 1채의 보증금이 3억원대를 돌파했다. 전세금이 뛰고 가계의 월세 부담이 높아지면서 주거의 질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전세 버블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6일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올 상반기 거래된 전월세시장 거래자료 77만1000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3억원 이상 고가 전세 거래 비중이 2년 전 15%에서 올 상반기에 24%로 껑충 뛰었다. 이번 조사는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빌라·연립·다가구주택·단독주택 등 모든 주택 유형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보증금 규모별로는 △3억원 이상 24% △2억~3억원 미만 17% △1억~2억원 미만 29% △5000만원 미만 8% △5000만~1억원 미만 22%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도 3억원 이상 고가 전세 비중이 12%로 껑충 뛰었다. 

지역별로는 3억원 이상 고가 전세 93%가 서울, 경기도에 집중됐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미래전략전담반장은 "올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전세 주택의 24%가 3억원 이상이라는 의미는 고액 전세의 문제가 더 이상 강남 등 일부 부유층에 국한된 게 아니란 얘기"라며 "주거의 질적·양적 측면이 모두 악화되면서 고가 전세가 전국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액 전세가 크게 늘어난 반면 전세보증금 1억원 미만의 저렴한 임대주택 거래는 크게 줄었다. 중산층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2년 전만 해도 전세금 1억원 미만 주택 거래 비중이 37%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30%로 줄어들었다. 

전세물량이 감소하고 월세 거래가 늘면서 올 상반기 월세 거래 비중은 43.4%로 늘었다. 하지만 월세시장에서 보증금 규모가 계속 상승하는 것도 주목되는 현상이다. 

전체 월세 거래 가운데 보증금 1억원 이상인 월세 비중이 서울에서는 18%에 달했다. 경기지역에서도 1억원 이상 월세보증금 비중이 12%로 높았다. 박미선 전담반장은 "임대차계약이 보통 2년 주기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약 만료 이후 신규 계약 시점에서의 임차가구의 보증금 상승 체감도는 매우 심각하다"며 "특히 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젊은 층의 주거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준 도시근로자(4인 가족 기준) 월평균 소득은 473만원 선으로, 이 정도면 소득 상위 20% 선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서울 전세 거래량의 24%가 3억원대가 넘었다는 것은 평균적인 도시 근로자들이 거주할 수 있는 전세나 보증부월세, 그리고 월세의 가격 기준이 3억원대가 됐다는 얘기다. 정상적으로 근로자가 한 푼도 안 쓰고 돈을 모은다고 해도 6~7년씩 걸려야 내 집 마련은커녕 겨우 서울시내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는 세상이 된 셈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생애최초대출 금리를 낮춰서 집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며 "뉴스테이와 행복주택 등 정부 주도의 임대주택 공급도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근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82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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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신, 과학기술이 답이다] <2> 수학자들 손 잡은 기업

산업수학연구관련기업들

삼성중공업은 최근 수학자들과 ‘동행’을 시작했다. 부산대 수학과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해양플랜트 등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교류하기로 했다. 사업에 수학이 반드시 필요해도 기업 입장에서 당장 수학자들을 채용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삼성중공업과 부산대는 산학협력 교류를 통해 난제 해결과 인력 양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제약이나 생명공학 기업들도 수학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양사와 파미셀, 노바셀 등은 건국대 수학과 연구진과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난제 해결에 나섰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 기술이 실제 임상에 쓰일 만큼 한 단계 발전하려면 원하는 장기의 세포로 정확히 분화하도록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업들은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줄기세포의 분화 과정을 필요한 대로 설계하거나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빅데이터팀에 수학과 출신 직원들이 포진했다. 이들은 매일 쏟아져 나오는 정보통신 데이터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수학적 기법을 고안해 각계에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성과도 몇 차례 냈다. 서울 시내 심야버스 노선을 결정할 때 휴대폰 위치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을 정류장으로 점 찍었고,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철새 분변이 아닌 축산 차량으로 확산된다는 근거 역시 수학으로 제시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넥슨, 메리츠화재보험, 수협, 세브란스병원 등도 수학자 채용이나 수학계와 협력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비공식적으로 수학계의 ‘슈퍼 인재’들을 찾아나서는 등 수학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첨단 반도체 산업의 암호화 기술이 수학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금융, 교통 분야에 쓰이는 반도체인 스마트카드칩의 보안과 전자 서명 등의 기능을 강화하려면 수학 기반의 암호화 기술이 필수”라고 말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벨연구소 등 세계적 기업의 혁신 기반이 수학이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약 4,000조원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유명 헤지펀드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가 활용하는 주요 전략 역시 수학 알고리즘이다. 수학자 3명이 2008년 공동 창업한 미국 벤처기업 아야스디는 위상수학을 활용해 추가 암 검진이 필요한 환자와 사기성 신용카드 등을 판별해내는 기술을 상업화했고, 1억달러 이상의 투자자금을 확보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출처: http://www.hankookilbo.com/v/9f2ff83e78934a67861bc2d7b32ed9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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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국내외 1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협력체계 ‘기가 IoT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고 25일 밝혔다. IoT 얼라이언스는 IoT의 실제 성공 사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사업자연합으로, 삼성전자, 노키아, 차이나모바일 등 국내외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참여했다.

IoT에 관심 있는 기업과 개발자는 누구나 연합에 참가해 경기 판교의 ‘기가 IoT 사업협력센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KT노키아IoT연구소 등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개발 단계별로 컨설팅, 서비스 개발, 투자자금 유치 등도 돕는다.

소규모 기업이나 개인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IoT 메이커스’라는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만들어 삼성전자의 IoT 소프트웨어ㆍ하드웨어 플랫폼인 ‘아틱’(ARTIK)과 연계한다. ‘기가 IoT 포털’(gigaiot.olleh.com)을 열어 개발자들끼리 각종 사업 제안과 아이디어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윤경림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은 “연말까지 10개, 내년까지 100개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IoT의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다양한 협력을 통해 창조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출처: http://www.hankookilbo.com/v/f203fc183bdb4342af1e395f5eaff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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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슈퍼사이클 끝…15년 다운사이클 온다"

유가 6년만에 최저…금값도 6%대 급락


◆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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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쇼크'로 국제 유가가 6년 반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난해 중순부터 추락하던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예측할 수 없이 하락하면서 원자재 시장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최장 15년간 하락하는 다운사이클이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2.21달러(5.5%) 떨어진 배럴당 38.2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2월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도 6.1%나 하락하면서 배럴당 42.69달러까지 떨어졌다. 

다른 원자재도 쇼크에 빠졌다. 중국 경기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구리는 런던금속거래소에서 2.1% 하락하며 t당 4951달러를 기록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알루미늄 가격도 1.7% 하락한 t당 1521달러까지 떨어져 역시 6년 반 만에 가장 낮았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몰림에도 불구하고 이날 금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가격은 6% 하락해 트로이온스당 1153.6달러까지 떨어졌다. 

원자재 시장 전체는 중국발 랠리가 시작됐던 1998년으로 돌아갔다. 22가지 원자재 바스켓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24일 전일 대비 3% 떨어진 85.1752를 기록해 1999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으로 인해 시작된 원자재 시장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슈퍼사이클이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전 세계 원자재를 끌어들이면서 1998년부터 10년간 원자재 가격이 대세 상승한 것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년까지 소폭 반등했던 원자재 가격은 이후 계속 하락세를 기록해 올해도 20%나 하락했다. 더 이상 중국이 과거처럼 세계 최대 원자재 수요처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으로 장기간 원자재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다운사이클이 펼쳐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애널리스트인 제프 커리는 "원자재 시장은 완전히 반대로 뒤집혔다"면서 "지금까지 과잉 투자를 감안하면 최장 15년간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영국 바클레이스은행도 원자재 시장이 '죽음의 악순환'에 빠져들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함께 브라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원자재 수출국 통화가치 하락이 상호 작용하면서 원자재 시장을 악순환에 빠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원자재 생산국 기업들의 영업비용이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을 더 낮출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덕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818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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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성장률 두 토끼 잡겠다" 예상밖 조기결단

"자동차 소비 확대" 할부금융사 지준율도 파격 인하


◆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 / 中 기준금리·지준율 동시인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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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 전격 발표된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시장에서는 "갑작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중국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지급준비율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예상보다 더 빨랐던 것이다. 게다가 지준율과 금리를 동시에 내렸다. 블룸버그는 "예상보다 너무 빨리 발표한 감이 있다"며 "상하이 증시가 폭락한 것에 놀란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 카드를 서둘러 꺼냈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인민은행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더욱 융통성 있는 통화정책 요구가 커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발 리스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뜨리고 중국 증시도 잇따라 급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서둘러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시장에선 이번 지준율 인하로 은행권 대출여력이 6000억위안(약 110조원)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역RP(환매조건부채권) 발행 방식으로 시장에 5650억위안(약 105조원) 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론 중소기업들에까지 대출 증대 효과가 내려가지 않는다며 지준율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4일과 25일 이틀간 상하이종합지수가 15% 폭락한 데는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금리 인하나 지준율 인하가 물 건너갔다는 실망감이 반영됐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그동안 중국 당국이 시장에 대응하면서 보여줬던 미숙함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질 때마다 유동성 공급을 하면서 버텨왔지만 한계에 부닥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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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5일 상하이지수가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져온 3000선 밑으로 내려가자 당국이 더 이상 팔짱을 낀 채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국 증권가에서도 신용거래가 급증한 지수 2600 부근에 접근할 경우 당국이 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가 추가로 폭락하면 증시뿐 아니라 은행권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타오둥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센터장의 분석을 인용해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중국 증시 추락을 막기 위한 목적이 분명하다"며 "현재 중국 금융시장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데 위험의 불씨를 끄기 위해서는 추가 유동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25일 금리와 지준율 인하를 발표하면서 이번 조치가 시장 안정화와 함께 경기 부양 목적이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인민은행은 문답 형식의 발표문을 통해 "이번 금리 인하는 기업의 금융비용을 낮춰 실물경기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행권 유동성 수요를 충족시키고 대출을 안정적으로 늘리기 위해 지준율도 함께 내린다"고 밝혔다. 

최근 제조업물가지수(PMI)를 비롯한 경제지표가 성장 둔화를 가리키자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7.0%를 사수하기 위해 금융 완화 정책을 먼저 꺼내든 셈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소비를 촉진한다며 자동차할부금융사에 대해선 지준율을 한꺼번에 3%포인트 내린 것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 자동차시장은 올 들어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해 중국 내수침체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지난 4월 200만대에 달했던 월간 자동차판매대수는 3개월 연속 급락해 지난달 150만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금리와 지준율 동시 인하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지난 경험을 비춰보면 증시에는 단기 호재로 작용하지만 성장률 제고로 이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상반기에도 3차례나 금리를 내렸지만 실물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CNBC는 중국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 "당국이 실물경제 발전을 위해 칼을 빼들었지만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3일 예정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이 끝난 뒤 대규모 재정투자와 같은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시진핑 정부가 추진해온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는 아직 개념계획에 그치고 있는데, 지역별로 하반기부터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CNN머니는 24일 중국의 빠른 도시화에도 여전히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수요가 많다면서 도로와 지하철, 수처리시설 등 인프라 투자 가능성을 보도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대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818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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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김연아 기자 yuna@munhwa.com


김범준의 과학 이야기 - ④ 관대함의 미덕

날이 더워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샀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역시 여름에는 최고다. 예전에 비하면 값이 올랐지만 지불한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내가 1000원을 내고 어떤 상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그 상품이 최소한 1000원보다는 더 큰 가치를 내게 돌려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좀 놀랍기도 하다. 내 돈 1000원에 대해, 가게 주인은 그 대가로 1000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치를 갖는 상품을 내게 파는 것이 그에게는 더 유리하다. 그냥 포장만 그럴듯하게 한 맹물을 얼린 얼음을 내게 주지 않고, 정말로 제대로 1000원의 값어치를 하는 아이스크림을 왜 내게 줄까. 사실 우리 모두는 답을 안다. 답은 ‘장사 한두 번 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놀라운 일들이 우리 곁에서 늘 벌어지고 있다. 서로 악착같이 등쳐먹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대부분은 속이지 않는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돈을 지불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생면부지의 누군가가 팔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도 우린 믿고 구입한다. 휴대폰을 주문했더니 벽돌이 배달되었다는 소식도 들은 적이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대부분의 경우에 남을 속이지 않는다. 우린 왜 착하게 굴까.

생각해보면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운전을 하고 있었다. 신호대기로 멈춘 내 차 옆에 트럭 한 대가 서더니, 자기가 유명 백화점에 납품하는 사람이라면서 마침 물건이 딱 하나 남았으니 싼값에 줄 테니 지금 나보고 사라는 거다. 이게 웬 떡이냐, 뭔가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 필자는 덥석 물건을 구입하고 집에 들어와 “잘했군, 잘했어” 칭찬을 잔뜩 기대하며 자랑스럽게 아내 앞에서 포장을 펼쳤다. 그리고 저녁 내내 이어진, 사람이 어찌 그리 순진하게 잘 속느냐는 아내의 핀잔.(이 물건이 ‘딱 하나’밖에 남지 않았으니 살지 말지 ‘지금’ 결정을 내리라고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그날의 교훈. 사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효율적인 전략이다. 중고차를 고르거나 살 집을 구할 때, 그리고 케이블TV의 쇼핑 채널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돈을 지불하는 측에서 속이기도 한다. 술 마신 후 택시를 타고 집에 거의 도착한 사람이 택시 안에서 택시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은 주머니에 잔뜩 있는 동전을 한 움큼 쥐어서 기사님께 드리고는 기사님이 동전을 세는 동안 유유히 걸어서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상황도 학자들은 일반화된 모형을 이용해서(굳이 복잡하게) 설명하고는 한다. 오늘 얘기는 서로 속이는 것이 각자에게는 더 이익이 되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서로 협조하게 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거다. 이런 연구를 하는 분야가 ‘게임이론’이다. 물리학자가 왜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할까 궁금한 분도 많겠지만, 게임이론은, 컴퓨터 과학, 정치학, 경제학, 수학, 진화 생물학, 그리고 통계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는 주제다. 게임이론의 ‘게임’이 사람들이 즐기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과 정확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면이 있다. 게임이론의 게임이든 컴퓨터 게임이든, 내가 내 선택의 대가로 얻는 이익이 상대방(사람이든 컴퓨터든)의 선택에도 의존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접하는 상황들을 게임이라는 틀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둑도 게임이고, 온라인 게임도 게임이고, 포커도 게임이고, 사자와 얼룩말의 잡고 잡히는 추격전도 게임이다. 애플과 삼성의 신제품 출시 시점의 결정, 그리고 한 지역의 백화점들이 세일을 언제 시작할지 결정하는 것도 게임이고, 두 나라 사이의 군비경쟁도, 그리고 국가 간의 전쟁도 게임이다. 상품을 사고파는 것도 게임이고, 월급을 주면서 누군가를 고용하는 것도 게임이고, 사실 결혼도 게임의 정의에 따르면 게임이다. 결혼해서 얻게 되는 내 행복의 양은 당연히 상대에 대한 나의 사랑뿐 아니라 나에 대한 상대의 사랑에도 의존하니까.

게임이론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죄수의 딜레마’라 불리는 게임이다. 함께 범죄를 저지른 두 용의자(A, B)를 가지고 이 게임을 주로 설명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둘을 따로 격리해 놓고 검사가 A, B 각자에게 얘기한다. “만약 모두 죄를 자백하면 각각 5년형을 받을 거다. 만약 한 사람은 자백했는데 다른 사람이 끝까지 안 했다고 우기면, 자백한 사람은 집에 가고 안 했다고 우긴 사람만 10년형이다. 모두 끝까지 안 했다고 우기면 증거가 부족하니 검찰로서는 별 수 없이 각자 1년형을 구형한다.” 이런 제안을 당신이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A의 입장. “내가 끝까지 안 했다고 우기는데 만약 B가 자백해 버리면 나만 손해야. B는 집에 가는데 난 10년을 감방에서 보내야 하니까. 반대로 만약 B가 끝까지 안 했다고 우겨주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B에게 의리를 지켜서 끝까지 안 했다고 버티면 나나 B나 함께 1년형인데, 내가 그냥 자백해 버리면 난 집에 갈 수 있어. 에잇, B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경우도 자백하는 것이 더 낫지.” 즉, B가 자백하든 의리를 지켜 버티든, A의 입장에서는 자백해 버리는 것이 더 좋다. A가 이렇게 생각하면 B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니, 결국은 검찰이 원했던 결말, 즉 A와 B가 모두 자백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모두 5년형. 여기서 잠깐. 만약 A와 B가 끝까지 의리를 지켜 서로 협조했다면(사법당국에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끼리 서로 협조한다는 뜻임에 조심할 것) 1년형이라는 가벼운 형벌을 받는 상황이 가능한데도, 어떻게 A, B 모두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서로 배신해서 5년이라는 더 긴 시간을 감방에 있게 되는 걸까. 바로 이것이 이 게임의 이름에 ‘딜레마’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다. 

사실, 우리나라 헌법에도 명시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A, B가 유죄 확정판결을 받기 전이니 ‘죄수의 딜레마’가 아니라 ‘용의자의 딜레마’라고 불리는 것이 맞다는 지적도 있다. 또, 참고로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형사소송법에서는 위와 같이 용의자의 자백을 끌어내기 위해 검사가 구형량을 조정해주는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가 법으로 허락되어 있지는 않다. 어쨌든, 죄수의 딜레마로 부르든 용의자의 딜레마로 부르든 이 딜레마의 핵심은,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이 놀랍게도 높은 이익을 주지 못한다”는 거다. 독자를 더 헷갈리게 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을 보태자면,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이처럼 이기적인 이익을 극대화해서 남을 등쳐먹는 이성적인 판단이 당연한 논리적인 귀결인데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의외로 서로서로 돕고 협조하는 상황이 자주 발견된다는 거다.

위에서 설명한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놓고 벌이는 나와 가게 주인의 게임도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많이 다르지 않다. 나는 아이스크림만 받고 1000원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것이 낫고(이에 수반하는 체면의 상실은 계산에 넣지 말자), 가게 주인은 돈 1000원을 받고는 그냥 맹물 얼음을 주는 것이 더 낫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서로 믿고 협조해 둘 모두 만족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협조가 가능하게 되는 이유는 내가 그 가게에 다시 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속아도 두 번은 속지 않으니, 만약 가게 주인이 맹물 얼음을 아이스크림이라고 속여 팔면, 난 다시는 그 가게에 가지 않을 테고, 그럼 결국 그 가게 주인 손해다. 또, 내가 만약 오늘 아이스크림만 받고 도망갔다면 다시는 그 가게에 갈 수가 없다. 즉,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협력의 상황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바로 이처럼 게임의 양쪽 당사자가 앞으로도 계속 만나게 되는 경우다. 

이를 직접적 호혜성(direct reciprocity)이라고 부른다. 한번 만나고 다시 볼일이 없다면 협력의 상황은 만들어지기 어렵다. 백화점 납품하는 물건이라고 필자를 속인 트럭 아저씨나, 택시 기사에게 택시비에 모자라는 잔돈을 잔뜩 주고는 내려버린 손님의 경우에도, 만약 앞으로도 계속 같은 상대를 만난다고 믿을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결코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테니까.(물론 상대를 다시 만났을 때 누군지 정확히 알아봐야 한다. 잠깐만 봐도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우리가 하나하나 구별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도록 진화한 이유도 게임이론의 틀로 설명하기도 한다.)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익명의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구입하는 온라인쇼핑의 경우는 그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온라인 쇼핑몰에는 워낙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내가 오늘 물건을 구입한 같은 판매자로부터 다시 물건을 구입하게 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으니 위에서 설명한 상황(직접적 호혜성)과는 좀 다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판매자가 상품을 제대로 보내주게 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판매자의 평판(reputation)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는, 판매자가 과거에 상품을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 그리고 구매자가 만족한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고 보통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과거의 평판을 통해서 협조가 가능하게 되는 경우를 게임이론에서는 간접적 호혜성(indirect reciprocity)이라고 부른다. 

최근 박혜진(27·성균관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씨와 정형채(52·세종대 물리학과) 교수와 함께 평판을 고려한 진화하는(evolutionary)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한 사람의 평판을 그 사람이 과거에 협조한 횟수에 비례한 양으로 정의했다. 연구에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전략을 고려했는데, 첫 번째 전략을 택하는 사람들은 협조자로서, 게임을 할 상대를 고를 때 평판이 높은 사람을 더 선호하도록 했다. 두 번째 전략을 택하는 사람들은 배신자들인데, 이들은 상대의 평판과는 무관하게 일정한 확률로 상대를 마구잡이로 고르는 사람들로 정의했다. 협조자들이 과거에 협조한 적이 전혀 없는 상대의 경우 절대로 게임을 하지 않는 상황에선 전체 집단에서 협력의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 결론이었다. 이는 사실 놀랍지 않은 일이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는 배신자들이 협조자들을 상대로 항상 더 큰 이익을 얻어 성공을 거두니, 시간이 흐르면 협조자들이 배신의 행위를 점점 따라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배신자는 협조자로 바뀔 수가 없다. 과거에 늘 배신만 했던 사람의 평판의 점수는 ‘0’이라서 이 사람이 어제까지와 달리 오늘 협조하기로 우연히 마음먹었다고 해도, 아무런 관대함이 없다면 절대로 협력하는 사람들의 사회로 편입하는 게 허락되지 않아 내일이면 다시 배신자로 돌아가게 된다. 그 반면, 협조자들이 약간의 관대함을 가져 과거에 늘 배신했던 사람들하고도 게임을 하도록 하면 놀라운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경우에는 협조하는 회개자들(어제까지는 배신하다가 오늘은 마음을 고쳐먹은 사람들)이 협조자들의 사회에 편입될 여지가 있게 돼 시간이 흐르면 하나씩 협조자들의 숫자가 늘어나게 된다는 결론이었다. 논문을 마무리하다가 우리 사는 사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을 뉘우친 사람을 끌어안는 약간의 관대함이 큰 변화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무더운 여름날, 내가 낸 돈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다 떠오른 생각이다.(문화일보 7월 22일자 24면 3회 참조) 

성균관대 교수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5081901032403000001&mobile=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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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중국 전략 필요

중국 기업 성장세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1분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5위로 내려앉았다. 샤오미, 화웨이는 물론이고 비보 같은 신생업체에도 추월당했다. LG전자는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차이나 특별기획]<2>한국, 중국기업에 올라타는 `가마우지` 전략 시급

지금까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급성장 요인은 가격경쟁력으로만 치부됐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중국 스마트폰은 국내 프리미엄 제품과 맞먹는 성능과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점유율 1위 샤오미는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제품을 파는 헝거마케팅, 주문자생산방식(OEM)과 온라인 소비자 직접 판매를 통한 원가절감으로 고객을 늘리고 있다.

결국 국내 제조사는 중국 제조사의 마케팅 전략과 시장 소비 패턴 변화를 읽는 데 실패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대형 유통망 위주 전략을 소규모 판매점, 온라인 강화로 손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 현지기업과 협력해온 대형 유통망을 삼성전자가 직접 관할하면서 현지 유통 파워가 일시적으로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협력 비즈니스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다. 통신 분야 전반에 걸쳐 중국과 협력을 비롯해 새로운 대중국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협력 여건은 조성됐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양국은 협정문 제10장에서 통신 서비스 무역에 대한 포괄적 내용을 규정했다.

통신 분야에서 독립챕터 형태의 통신 서비스 협정문을 채택한 것은 중국 FTA 사상 최초다. 통신은 국가 기간망이기 때문에 그동안 중국은 통신 분야에 엄격한 잣대를 규정해왔다. 업계는 이번 협정문 채택으로 중국 내 통신규제 관련 무역장벽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은 상대국 사업자가 서비스를 공급할 때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공중통신 망과 서비스에 접근하고 이용하도록 보장하는 데 합의했다. 규제는 각국 통신규제 기관의 결정 근거 등을 신속하게 공개하도록 해 그동안의 통신규제(관시)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이 증대될 전망이다.

협력 분야에서 양국은 과학기술과 ICT 분야 공동연구와 전문가 교류 활성화에 협력을 약속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등 양국 통신기술 교류 활성화 기반이 조성됐다.

FTA뿐만이 아니다. 한국은 중국 주도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 참여를 신청했다. AIIB는 아시아 저개발 국가 인프라를 조성하는 자금을 모으는 투자은행이다. 기존 미국과 일본 중심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간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AIIB 내 한국 지분율은 3.81%로 전 회원국 중 5위다.

◇5G 중심 협력 분야 늘어

한중 FTA와 AIIB 참여 등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통신 분야 협력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5G 시대 개막에 앞서 통신 서비스와 통신 장비 분야에서 활발할 교류가 예상된다.

5G는 어느 한 단체나 국가가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이미 노키아, 에릭슨을 비롯해 글로벌 통신장비, 이통사 간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장비업체는 2G와 3G 시대를 거쳐 LTE시대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5G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다.

현재 두 나라 이통·장비업체가 주로 협력하는 분야도 5G R&D 분야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화웨이와 모바일혁신센터(MIC)를 설립,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KT는 화웨이, ZTE를 포함한 6개 장비업체와 5G R&D센터를 구축해 테스트를 시작했다. KT는 지난 4월 화웨이와 다중안테나(매시브 미모) 실외 시연을 세계 최초로 시연하기도 했다.

향후엔 단순한 R&D 협력을 뛰어넘어 공동 개발 후 해외진출 등 실질적인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ZTE는 국내 중소 장비업체와 제품을 개발해 제3국에 수출하는 협력 방식을 택했다. ZTE 글로벌 영업력과 국내 기술력이 만나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과 통신 간 협력 외에도 다른 산업과 협력도 늘고 있다. 핀테크가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와 KT는 국내 카드사, 중국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내 중국 관광객 서비스는 물론이고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골든타임 얼마 안 남아

중국은 그동안 자국 ICT 기업 육성과 시장 보호를 위해 다양한 규제를 시행해왔다. 여전히 외국 기업에 대한 다양한 규제는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특유의 관계 문화를 일컫는 ‘관시’로 인해 중국 진출이나 중국 기업과 협력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가 많았다. 중국 ‘보안 리스크’나 여전히 중국 제품을 ‘저품질’로 인식하는 시각은 중국과 협력 걸림돌이다.

하지만 ICT 분야에 대한 중국 투자와 발전상을 감안하면 중국과 협력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기업이 중국 기업보다 조금이라도 차별화된 역량을 가지고 있을 때가 아니면 향후 그들과 협력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컨설팅 업체로 중국에서 활발한 사업을 추진하는 이화식 엔코아 대표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골리앗에는 없는 민첩성이 있었던 덕분인데 골리앗이 민첩성마저 확보하면 상대가 될 수 없다”며 “우리가 아직 이점을 갖고 있을 때 중국 업체와 협력해 글로벌을 공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중국의 배타적 정책인 ‘죽의 장막’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보다는 그들의 어깨에 올라타는 전략을 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ICT 인 차이나’ 보고서에서 “올해는 중국 ICT 산업이 LTE의 급격한 확산과 콘텐츠 소비 빅뱅을 바탕으로 비약적 성장을 기록하고 양국 간 FTA 시대가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글로벌로 진출하는 중국에 핵심 부품이나 솔루션을 공급해 경제적인 실익을 확보하는 ‘가마우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호천 기자 | hcan@etnews.com


출처: http://www.etnews.com/2015082400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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