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아시아 등 글로벌 증시가 '도미노 급락세'를 연출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잔뜩 얼어붙었다. 중국발 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금융권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하루 새 3.12% 폭락한 1만6459.75에 장을 마쳤다. 이틀간 888.98포인트의 낙폭을 보여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월 이후 추락세가 가장 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도 21일에만 각각 3.19%, 3.52% 급락해 201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주 금요일 2.95% 하락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8월 들어서만 11% 빠져 2011년 8월 이후 최악의 달을 맞았고 범유럽 증시 지수인 Stoxx600도 이달 들어 8.9%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 CAC40지수는 21일 하루에만 3.19% 떨어졌다. 제이슨 프라이드 글렌메드트러스트 투자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하면서 "중국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발 악재가 미국·유럽 등 다른 경제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실물경기 침체와 함께 증시도 동반 침체해 글로벌 증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주 초 4000을 바라보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일 3500에 턱걸이해 한 주 새 12%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월가에서 "상하이 증시가 다음달 320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을 때만 해도 중국 증권시장은 낙관론이 우세했다. 정부의 부양자금이 풍부하고 금리 인하와 같은 부양카드가 여전히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시장이 급변했다. 이달 중순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 카드를 꺼냈음에도 상하이지수는 며칠 반짝 상승한 뒤 급락하고 있다. 믿었던 부양자금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증권금융공사, 회금공사 등을 통해 증권안정기금을 운용 중인데 지난주 폭락장에서 이들이 지수 방어를 위해 쓴 자금이 4700억위안(약 9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들어 매수세가 실종된 뒤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부양자금마저 고갈되고 있어 증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상하이지수가 조만간 3000선 밑으로 폭락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위즈빈 쓰카오투자관리회사 사장은 최근 중국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상하이지수가 300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차트 분석으로는 2400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는 유동성 해갈을 위해 지급준비율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주 인민은행이 역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방식으로 2600억위안을 시장에 공급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HSBC도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중국의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6.7%에서 6.3%로, 7.1%에서 6.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실기를 강도 높게 지적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자 사설에서 연준이 경제성장률을 최근 수년간 낙관적으로 전망해온 데다 금리 인상 타이밍까지 놓쳤다고 비판했다. 특히 연준이 중국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연내 금리 인상 공언이라는 덫에 걸려 움직이기 힘든 딱한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만약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한 직후 금리 인상을 미리 단행했으면 지금쯤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월가의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악재 중 하나로 중국발 침체 외에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꼽고 있다. 금리 인상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에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는 금융권 주장이 계속되고 연준 일부 위원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연준 내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는 불협화음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곧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또 하나의 변수다.
한편 최근 글로벌 증시 폭락이 펀더멘털의 대대적인 변화를 뜻하는 건 아니라는 월가 시각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앨런 시나이 디시전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으로 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은 강세장을 보일 것"이라며 "단기 주식투자 전략에 노란불이 들어온 건 맞지만 주식에서 발을 빼는 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9년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증시가 지난주 급락한 게 투자자들이 찾던 조정장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제기됐다. 대개 18개월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증시 조정장이 4년여 만에 처음 온 만큼 더 늦기 전에 조정 국면을 맞는 게 향후의 큰 충격을 덜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금요일로 S&P500에 속한 종목 가운데 3분의 2에 달하는 328개 기업이 조정 영역에 진입했다.
작년 9월에 우리가GrowthHackers.com을 런칭했을 당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성장을 해체(growth teardowns)“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로켓 같은 회사 밖의 사람들은 모두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성장했는가?”에 대해 궁금해 했고 우린 답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우버(Uber), 스냅챗(Snapchat), 옐프(Yelp), 링크드인(LinkedIn), 허브스팟(HubSpot), 에버노트(Evernote) 같은 회사들에 대한 심층 조사에 착수했다.
인터뷰, 영상, 이전 프로필 등을 웹에서 뒤지면서, 수많은 출처에서 각각의 케이스 스터디를 위한 인사이트를 도출했다. 우리의 조사에 기반하여 무엇이 이 회사들을 그렇게 성공시켰는지, 그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성장 엔진을 어떻게 뒤바꾸었는지를 종합할 수 있었다. 비록 우리가 100% 맞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케이스 스터디들이 이런 회사들의 성장 엔진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가장 자세하게 설명한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압도적으로 많이 받았다.
그렇게 지금의 난 성장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 10개(ten growth studies)를 만들게 되었고, 여러분에게 영감을 주고, 스타트업의 성장에 대해 생각을 하도록 이런 엄청나게 성공한 회사들에서 배운 것 10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10개의 케이스 스터디 모두를 읽고 싶은 이들은 아마존에서 킨들판 이북으로 구매할 수 있다.
첫번째 교훈 “성장은 제품 없이는 불가능하다” Lesson 1: Growth is nothing without the product
제품과 시장의 궁합(fit)이 좋아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정리했던 독특한 성장 엔진을 가진 회사 10곳은 각각 단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의 성공 기반이자 성장의 동력이 되는 고객을 행복하고 충성되게 만드는 ‘must-have(고객에게 필수적인)’ 제품에 대한 체험이었다.
링크드인 같은 몇몇 곳은 ‘필수적인 것(must-have)’이 되기 위해서 일정 수준까지 키워야 했고, (에버노트 같은) 다른 곳도 그런 식으로 시작했으며, 각 회사들은 기존에 그들의 유저에게 존재하던 중요한 틈새(critical gap)를 채웠다.
(여기에서 인용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Marc Andreessen은 이렇게 말했다.
“회사는 주로 2가지 이유로 실패하는데, 성장시키면 안될 때에 성장시키려 하거나, 성장해야 할 때 너무 소심하다.” “Companies fail for two main reasons—trying to grow when they shouldn’t, or being too timid when they should.”
2번째 교훈 “성장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Lesson 2: Growth is never ‘done’
이 모든 회사들은 끈질기게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들은 그저 말로만 하지 않았다. 성장에 사람과 자원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 중에서도 링크드인이가장 풍성한 열매를 맺은 거 같다. 그들은 10년 이상 꾸준히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고, 내게 성장은 결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는 영감을 주었다.
링크드인은 10년이 넘은 지금도 그들의 성장 엔진을 혁신하고 있다. 놓친 것도 많았지만, 다음의 다음, 그 다음 성장으로 이끌 수단을 찾는 그들의 열정은 영감이 된다.
3번째 교훈 “성장은 마케팅과 동일하지 않으며, 마케팅 또한 성장이 아니다” Lesson 3: Growth is not marketing, marketing is not growth
이 모든 회사들에서 얻은 또 하나의 큰 교훈은 아무도 전통적인 마케팅 강령(traditional marketing playbook)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유료 도달(paid reach)이나 이메일 마케팅의 대가가 되었다는 얘기를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물론 그들 중 많은 곳이 결국에는 이런 경쟁력들을 추가했지만, 막상 변화무쌍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한 건 이런 것들이 아니었다.
대신 이 회사들이 성장을 주도하는 특정한 – 그 중 대부분이 마케팅을 포함한 – 강령을 볼 수도 있는데, 그들에게 가장 큰 성장의 기회들은 제품 자체에 의지했을 때가 더 많았다.
스퀘어(Square)의 카드 리더기가 까만색 아이폰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거나, 에버노트가 새로운 앱 스토어 런칭에 맞추어서 전체 제품을 새로이 디자인하는 등 이런 수단들은 전통적인 마케터들의 영역 밖이었다. 마케팅팀은 회사에서 이런 종류의 영향력을 갖지 않는다.
진정한 성장을 이끄는 팀은 엔지니어링, 제품, 그리고 마케팅을 아우르며 실제로 바늘을 움직일(상황을 바꿀) 성장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이런 접근에 반해 광고에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그루폰(Groupon) 같은 회사는 궁극적으로는 지속이 불가능하다.
4번째 교훈 “다른 모든 이가 하는 걸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전략이다” Lesson 4: Doing what everyone else is doing is the wrong strategy
이렇게 크게 성공한 회사들 중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곳을 없는데, 현직자들이 유사하거나 같은 업종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으며,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떠나는 경우도 많았다. 허브스팟(HubSpot)이선불로 교육을 제공하기로 했을 때사람들은 실수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들의 막대한 성공을 이끈 큰 파트였다는 게 드러났다.
옐프(Yelp)는리뷰에 돈을 지급하거나음식에 대한 평가를 올리라고 조르지 않는 대신, 이런 어떤 것보다도 커뮤니티에 100% 집중하고 있다. 시티서치(Citysearch)나 다른 대기업들이 업계의 구미를 맞추고 리뷰에 돈을 주던 그 때 당시에는 거의 바보 같은 짓으로 보였다.
5번째 교훈 “바다 전체를 들끓게 하려들지 말라” Lesson 5: Don’t try to boil the ocean
Wealthfront의 공동 창립자인 Andy Rachleff는[스타트업에겐 항상 건너야 할 틈새가 있다(Startups Always Have a Chasm to Cross)]라는 미디엄 포스팅에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초기에 틈새에 아주 집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연구한 모든 회사들은 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전개했다.스냅챗은 대학생과 고등학생을,스퀘어는 소상공인을,벨리(Belly)는 시카고의 중소 매장을 노리면서, 이들은 모두 화살을 적게 쏘더라도 그 뒤에 있는 더 많은 숲이 시간이 흐르면 더 위대한 성공을 가지고 올 거란 걸 깨달았다.
6번째 교훈 “그로스 해킹은 단기적인 전략으로는 불가능하다” Lesson 6: Growth hacks have nothing to do with short-term tactics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란 단어는 기자들과 다른 이들이 이 단어의 의미를 이용하고 이를 지금까지 알려진 거의 모든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 갖다 붙이면서 과대 광고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전히 에어비앤비(AirBnB)와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에 사로잡혀 있을 때에 이런 회사들은 각각 독특한 인사이트 혹은 그들 사업의 성장을 도울 ‘해킹법’을 찾았다. RapGenius의 바보 같은 링크 형태의 스팸이 아니라, 오래도록 성장으로 이끌 진정으로 독특하고 사려 깊은 통찰이었다.
그들은 이렇게 사물을 다른 식으로 독특하게 바라보며, 전통 광고에 수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각자의 성장 엔진을 찾게 되었다. 허브스팟은 전통적인 소셜 및 콘텐츠 전략과는 동떨어진, 공짜 툴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인바운드 마케팅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걸 최초로 깨달은 곳 중 하나이다.
우버와 벨리는 둘 다 초기에 성장하기 위해 각 시장이 가진 유동적인 도전 과제를 푸는 걸 도울만한, 지역화된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칠 성장 전략을 설계했다. 링크드인의double viral loop는 전설적인 성장 신화가 되었다.
에버노트(Evernote)는 앱 스토어 런칭이 크게 편승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걸 깨달았고, 플랫폼들에서 발표를 할 때 즈음에 새로운 기능이 준비되도록 가열차게 일해서 매번 런칭할 때마다 주목을 모으거나 앱 스토어에 소개되었다. 이는 분명히 기준화할 수는 없지만, 분명 매우 강력한 유통 방식이다.
이와 동시에 이런 회사들은 기준화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예를 들어 우버는 새로운 도시에 런칭할 때 쓰는도시별 진출 강령(city rollout playbook)이 있다. 우버가 새로운 도시에 진출한다는 PR 계획을 말하는 게 아니다. 우버는 초기에 운전자와 소비자 양쪽에 팀을 심을 계획을 한다. 그들은 테스트 시장에서 초기에 효과가 있는 강령을 개발하고, 이를 새로운 도시에 진출할 때 반복적으로 쓸 수 있는 best practice로 활용한다.
8번째 교훈 “분석과 인사이트 툴을 활용하라” Lesson 8: There are analytics and then there are insights
많은 이들이 분석 툴로 트래킹한다. 대시보드와 무의미한 측정 기준이 넘쳐난다. 이를 Avinash Kaushik는 ‘데이터 토하기(data puking)’라고 부른다. 수치는 많은데 쓸만한 인사이트는 적다. 이 모든 성공적인 회사들은 성장을 주도하는 진정한 인사이트를 발견했다.
Upworthy는 이제는 잘 알려진 ‘헤드라인 25개(25 headline)’ 쓰기 연습과 끈질긴 테스트에 집중해서구전성(virality)에 과학을 접목했다.거의 이 모든 회사들이 분석에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들은 그저 숫자를 보고하는 게 아니라, 숫자 안에서 끌어낸 인사이트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도록 적용한다.
9번째 교훈 “다양한 성장 엔진을 결합하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Lesson 9: Combining multiple growth engines can lead to faster growth
깃허브(GitHub) 같은 회사는 한 개 이상의 성장 엔진을 서로 결합하여 큰 성과를 얻는다는 걸 보여주었다. 깃허브는 소셜 네트워크이자, 코드를 거래하는 장터이자, 퍼블리싱 플랫폼이자, 주요 작업 흐름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고 있기도 하다.
깃허브는 모든 코드를 자산으로 하는 네트워크 그 이상이다. 막대한 도입과 성장을 위해 이런 것이 한데 어우러진다.
이제 깃허브는 수 많은 개발자들의 작업 흐름의 일부가 되었다. 비즈니스가 놀랍도록 공격적이 되게 해주는 stack의 일부이다. 옐프(Yelp)는 그 네트워크가 되는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으며, 리뷰를 자산으로 한다. 링크드인도 비슷하다. 복합적인 엔진이 성장을 촉진한다.
10번째 교훈 “한방에 듣는 묘책은 없다” Lesson 10: There are no silver bullets
이 회사들은 모두 묘책(silver bullet)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았다. 수백만 명의 유저들이 그저 폭발적으로 다운로드하게 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마법 같다’고 여기는 제품조차도 도입과 성장을 주도하는 세심한 성장 전략들을 활용했다.
되돌아보면 입소문이 여러 방식으로 성장하는 법에 익숙한 개발자들을 끌고 온 거 같다. 성장은 운에 맡길 수는 없다.
이 회사들은 대박 아이디어를 낸 걸 수도 있지만, 이는 그들이 항상 준비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그렇게 되었을 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묘책을 찾으려는 시도는 헛되며, 엄청나게 비싼 값을 치룰 수도 있다.
11번째 교훈 “성장은 팀 스포츠이다” Lesson 11: Growth is a team sport
보너스로 하나를 더 소개한다. 최고의 회사들은 중심에 성장 조직이 있다. 그들의 DNA말이다. 최고위직부터 말단까지 모든 사람들이 성장을 무척 중시한다. 그로스 해커는 혼자일 수 없으며, 최고로 빨리 성장하는 회사들에 있는 모든 이가 성장을 주도하는데 각자의 역할을 한다는 걸 안다. 계약하기가 쉬워서 더 빨리 실행할 수 있게 하든, 검색 최적화를 위해 코드를 최적화하든, 모든 이들이 성장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가장 빨리 성장하는 조직에서는 세일즈와 마케팅팀이 제품에 접근할 수 없게 방화벽으로 막지 않으며, 엔지니어들은 마케팅을 위한 노력이 스팸(spam)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이 모든 팀들이 성장을 촉발하고, 이런 막대한 기회들을 잡기 위해 함께 일한다.
GE는 자타 공인 세계 1등 기업이다. 토머스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에디슨종합전기회사가 1892년 톰슨휴스턴전기회사와 합병해 탄생했으니 3세기째 기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에 비하면 여전히 ‘굴뚝’ 냄새가 난다. 그리고 ‘중성자 잭’으로 불리던 잭 웰치 회장(재임 1981~2001)의 존재감이 워낙 컸던지라 비정하고 권위적인 분위기도 여전히 남아 있다.
10%룰 없애고 피드백 강화
그런 GE가 회사 운영의 뼈대인 인사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다. ‘10%룰’로 대표되는 웰치 시대의 인사평가 방식을 30년 만에 전면 혁신했다는 소식(한경 8월20일자 A2면)이다. 10%룰은 매년 평가를 통해 최하위 10% 그룹을 도려냄으로써 성과 지향의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려는 평가 방식이다. 평가는 재무적 목표에 대한 정량적 평가인 ‘성과’ 평가와 4E, 성실성 등을 기준으로 한 정성적 평가인 ‘잠재력’ 평가로 이뤄진다. 잠재력의 지표인 4E는 결단력(edge) 열정(energy) 활력(energize) 실행력(execute) 등이다. 이 평가를 통해 상위 20%는 핵심 정예 인재, 70%는 지속적 육성 대상, 그리고 나머지 10%는 해고 대상인 꼬리집단으로 분류한다.
간부들에겐 하위 10%를 선별하는 것이 고통이었다. 실제 제도 시행 3년차 때는 직원들의 성과가 너무 좋아 도저히 10%까지 저성과자를 채울 수 없었다. 그러나 ‘중성자 잭’은 무조건 10%를 강요했다. 그것이 GE의 20세기였다. 회사가 정한 틀에 맞지 않는 저성과자는 무조건 도려내는 비정한 시스템이었다. 1등 GE가 그렇게 하니 대유행처럼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표준이 됐다.
이런 10%룰이 폐기되는 것은 시대를 바꾸는 역사적 사건이다. GE는 인사와 평가에 관한 한 웰치 시대의 유산이 21세기에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 요인은 기술이다. 전사 직원들의 성과와 활동이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안에 들어 있고 사내 통신망과 연결돼 있어 이제 성과평가를 수시로 할 수 있다.
연간 평가 자체가 무의미해진 것도 상당한 계기가 됐다. 평가와 보상 시기가 연간이 아니라 분기로 당겨지고 있는 것이 최근 추세다. 또 신세대 직장인들의 달라진 요구도 구식 평가 방식의 폐기를 가속화했다. 소셜미디어로 항상 네트워크 선상에서 연결돼 있는 젊은 사원들은 연말에 한 번 있는 A, B, C 평가보다는 페이스북에서처럼 상사가 수시로 보내는 ‘좋아요!’ ‘잘했어요!’ 등의 메시지를 실질적인 평가로 믿는 경향이 있다.
권위적 잭 웰치 시대와 결별
21세기는 저성장의 시대다. 그저 땀만 흘려서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뭔가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며 차별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한다. 회사가 틀을 정해놓고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10%를 도려내는 건,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없는 보수적이고 딱딱한 시스템이었다.
구글은 회사에서 먹는 간식이나 밥이 전부 공짜다. 애플엔 집에 가지 않고 밤새워 자기 일을 하는 ‘또라이’들이 넘친다. ‘늙은 기업’ GE는 옛방식으론 이런 인재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훨씬 더 인간적이고 생동감 있는 인사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인재 쟁탈전이 GE를 21세기형 기업으로 바꾼 모양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벌써 30%에 육박하는 아파트값이 전고점을 뚫어 서울 부동산시장이 정점을 넘보는 양상이다.
19일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서울 아파트 109만9039가구의 현재 시세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의 28.9%에 달하는 31만7649가구가 과거 고점인 2008년 2분기 당시 매매가격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서울 아파트 10채 가운데 3채의 가격이 7년 전에 형성된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거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년 새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한국은행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대출금리가 2% 후반~3% 초반까지 급락한 여파다. 특히 초저금리로 인해 주택 수요가 늘면서 2008년 이후 잠잠했던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전세금이 급등한 것도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아파트값 상승폭이 큰 100개 주요 단지를 분석한 결과, 재건축아파트가 집중된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와 강동구가 72개 단지로 가장 많았다. 특히 서초구는 42개 단지로 압도적이었다.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3차, 경남, 신반포6차 등 최근 정비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는 반포·잠원동 재건축 아파트가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반포 주공1단지 전용면적 72㎡만 해도 2008년 6월 당시 9억9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던 게 올 들어서만 1억원 이상 뛰어 현재 13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전용 228㎡는 2008년 6월 매매가격이 37억2500만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40억5000만원으로 전고점보다 3억2500만원이나 상승했다.
서대문·마포·동작·관악구 등 최근 젊은 세대들이 몰리는 소형 아파트단지들도 전고점을 훌쩍 뛰어넘는 상승세다. 서대문구 연희동 대우아파트 59㎡는 7년 전 2억8500만원에서 현재 1억원 오른 3억8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7년 전 1억9500만원에 거래됐던 마포구 아현동 서서울삼성아파트 전용 48.92㎡는 2억9000만원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2008년 이후 하락 전환하면서 2012년 -4.48%, 2013년 -1.84% 급락하는 등 전형적인 부동산 침체기를 경험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의 잇단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지난해 1.09% 상승 반전한 데 이어 올해는 7월 기준으로 벌써 2.68% 급등하는 등 완연한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고점을 돌파하거나 육박해 가격 메리트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정부 정책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서 가계부채 안정 쪽에 무게가 쏠려 실수요자가 아니면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이 하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요?" "10명의 사람들이 하루에 24시간씩 쉬지 않고 일해도 2000만년이 걸립니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 등장하는 실존 수학자였던 앨런 튜링. 그는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기 독일군이 사용하는 암호를 풀어내는 데 성공한다. 2000만년 걸리는 일을 단 몇 분 만에 해낸 셈이다. 그가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은 '크리스토퍼'라는 이름의 회전자 기계 덕분이었다. 알파벳이 무수하게 나열된 암호는 회전자에 입력되고, 한 자 한 자 다른 알파벳에 대응시켜 가며 규칙을 찾아내는 원리다. 그의 업적은 제2차 세계대전의 빠른 종식은 물론 약 1400만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겠다던 튜링의 목표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의 모태가 됐다. 70년 전 튜링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했다면 현재 과학자들은 이슬람 테러조직인 'ISIS'가 일으키는 테러와 여러 사건 간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앤드루 샌턴 교수진이 지난 5일 전 세계 과학자들의 논문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이들은 2200여 건의 테러와 테러전후로 발생한 다양한 사건과의 인과관계를 인공지능 컴퓨터를 이용해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독일군 암호 해독에서 테러를 예측하는 수준으로 인공지능이 진보한 셈이다.
분석 결과 ISIS가 이라크에서 '폭발'과 관련된 군사훈련을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면 7일 이내 시리아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음을 의미한다. 100번 훈련을 하면 92번 테러가 발생하는 수준이다. ISIS가 이라크 티크리트 지역에서 군사훈련과 함께 인질에 대한 처형을 진행했다면 이라크와 시리아는 급조폭발물(IED·사제폭탄)을 활용한 테러에 대비해야 한다. 연관성은 97%에 가까웠다. 이라크에서 군인으로 복무했으며 이번 연구에 참여한 파울루 사카리안 애리조나주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시리아군이 ISIS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상과학(SF)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스마트폰, 이메일의 스팸 필터 기능, 자동비행 시스템, 자율 주행 자동차,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등도 모두 인공지능의 산물이다.
다가올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람 개개인의 유전체를 분석한 맞춤형 치료, 개인 비서처럼 일정을 관리해 주거나 건강을 체크하는 일은 이미 기술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 재난재해 예측 및 예방,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전 제품의 컴퓨터화도 머지않았다. 이를 뒷받침하듯 인공지능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학술지 '네이처'에는 구글 자회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인 '딥Q네트워크'에 대한 논문이 게재됐다. 딥Q네트워크는 49개 비디오게임 조작법을 스스로 익혔으며 이 중 29개 게임에서는 인간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사람 얼굴을 97% 정확도로 구별해낼 수 있는 '딥페이스'라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지난달 27일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테슬라의 설립자 일론 머스크, 언어학자 놈 촘스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등 전문가 1000여 명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무기인 '킬러 로봇' 개발을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양면을 갖고 있는 인공지능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이 삶을 편리하고 아름답게 바꿀지, 인간의 미래에 어둠을 가져올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동아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현직 기업 대표와 경제연구소장 등 국내 산업 분야 오피니언 리더 10명은 향후 30년 뒤인 2045년을 대비해 신(新)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에 이같이 주문했다.
○ 미래 먹거리에 대한 준비 부족
오피니언 리더 10명 중 7명은 ‘2045년을 대비한 주요 그룹의 신성장 동력 준비 수준’에 대해 ‘보통’이라고 평가했다. 3명은 ‘못 하고 있다’고 점수를 줬다.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이는 1명도 없었다.
동아일보가 10여 개 주요 그룹을 취재한 결과 대부분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10대 그룹 중 30년 뒤인 2045년 신성장 동력에 대해 자신 있게 ‘이것’이라고 꼽은 그룹은 한 곳도 없었다. 10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 환경이 시시각각으로 바뀌기 때문에 30년 후를 내다보고 지금부터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주요 그룹이 신성장 동력 준비를 잘 못 하는 이유’에 대해 ‘신성장 동력 발굴의 어려움’(7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단기 성과에 치중하기 때문’(20%), ‘신성장 동력 육성보다 성공 모델을 따라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10%) 순이었다.
○ 무인화와 스마트화가 강세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지만 주요 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은 2010년 바이오, 의료기기, 자동차용 전지,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설정했다. 5년이 지난 현재 삼성은 태양전지 사업을 종료하고 LED 사업도 축소하는 등 일부를 조정했다. 하지만 삼성 측은 “기존 바이오, 의료기기, 자동차용 전지와 함께 사물인터넷(IoT)을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추가해 집중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의 이동 수단은 어떻게 변할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면서 스마트카와 자율 주행차, 친환경차를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이에 맞춰 정보기술(IT)과 자동차의 융합, 무인 주행,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기술력을 모으고 있다.
무인화 혹은 스마트화 관련 사업은 10개 주요 그룹 중 5개 그룹이 미래 성장 사업으로 꼽을 정도로 신성장 동력의 주류를 형성했다. 현대중공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박에 적용해 선박의 운항이나 안전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 선박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군수 및 방위 물자 관련 사업이 많은 한화는 민간과 국방 분야 모두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무인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 한화테크윈은 8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석·박사 연구 인력이 역량을 집중해 지상용 감시 정찰 이동 로봇을 개발했다.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 대해선 오피니언 리더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2045년 신성장 동력 분야(2개 응답)로 무인 자동차 등 무인화, 스마트화 분야(3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태양광 등 자연 에너지(25%), 탄소섬유 등 신소재(15%), 바이오와 제약(15%), 친환경 분야(10%) 등 순이었다.
○ R&D와 정부 지원 필수
오피니언 리더 10명 중 4명은 현 시점에서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 준비를 위해 해야 할 것으로 ‘R&D에 주력’을 꼽았고, 다른 4명은 ‘정부의 체계적, 장기적 지원’을 꼽았다. ‘신성장 동력 및 전략 관련 부서 강화’를 꼽은 이도 2명이다.
박소연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산업팀장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개발하는 주체는 기업이지만 정부의 지원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새로운 사업을 막는 규제들을 과감히 풀고 대규모 R&D에 대해 세제 혜택을 확대한다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신성장 동력 관련 부서 강화를 주문했지만 주요 그룹들 중 전담 부서를 갖춘 곳은 많지 않았다. 삼성그룹의 경우 2009년 기존 신사업추진팀을 신사업추진단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전담시켰다. 하지만 추진단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한 뒤 2013년 하반기에 해체됐다. 지금은 계열사별로 신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LG도 현재 계열사별로 성장 동력을 챙기고 있다. 다만 계열사별로 흩어진 R&D 조직을 통합해 2020년에 완공하는 ‘마곡 LG사이언스 파크’에 집결시켜 향후 LG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핵심 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 中, IT-로봇 등 10대 제조업 집중육성 ▼
해외의 신성장동력 발굴
해외에서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거쳐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표적 정책으로는 일본의 ‘산업 활력법’을 꼽을 수 있다.
1999년에 제정된 이 법은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세금을 줄여 주고 금융 지원이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단축해 주는 등 행정 절차를 쉽게 해 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제정 당시에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만 적용되다 2003년에는 설비투자, 2007년에는 기술개발, 2009년엔 저탄소·에너지 절감 분야로 지원을 확대하면서 기업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덕분에 도요타와 닛산 신일본제철 소니 산요 스미토모금속 등 일본 대기업들은 신속히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분야로 쉽게 진출할 수 있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소는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소는 67개 개별 연구소를 둔 독일의 대표적인 정부 연구소이자 유럽 내 최대의 응용과학기술 연구기관이다. 직원 2만3000여 명 대부분이 자연과학자나 공학자다. 연간 예산의 3분의 1은 독일 정부와 주 정부의 지원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민간 및 공공 분야의 위탁 연구를 통해 마련한 돈으로 운영된다. 민간 분야로부터 받는 돈이 많은 프라운호퍼연구소는 응용 기술을 기업들에 제공할 동기가 클 수밖에 없다. 이 덕분에 2012년 기준 696건의 독일 발명품 중 499건이 프라운호퍼연구소 산하 기관 특허를 활용했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로 기업을 스핀오프(분사)하는 것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정부 지원을 받는 출연연구소를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받고 있지만 몇 년마다 기관장이 바뀌는 한국에서 수십 년간 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모험적인 연구개발(R&D)을 하는 프라운호퍼연구소만큼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중일의 산업 분야 경쟁이 격화되면서 중국과 일본 정부는 더욱 적극적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5월 국무원 주도로 10대 제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해 독일 일본과 같은 반열의 제조업 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차세대 정보기술(IT)과 로봇 및 항공·우주·해양 설비, 신에너지산업 등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일본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집권한 후 경제산업성과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과 함께 협의해 다양한 산업 정책을 펴고 있다.
드라마·스포츠 보며 즉석쇼핑 KTH 'K쇼핑' 대박 계기 NS홈쇼핑 등 연내 10개 개국 내년엔 7000억 시장 기대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이용해 TV를 보며 물건을 살 수 있는 T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거래액 기준 관련 시장 규모는 작년 790억원에서 내년 7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e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TV홈쇼핑업체 등이 새로운 영업 채널 확보 차원에서 T커머스로 눈을 돌리면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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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T커머스 채널
T커머스는 TV와 상거래를 의미하는 커머스(commerce)를 결합한 단어다. 전자상거래(e커머스)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보급과 함께 PC 기반에서 시작됐고 2000년대에는 스마트폰으로 범위를 확대하며 일정 수의 사람이 모이면 파격적인 가격에 상품을 파는 소셜커머스까지 등장했다.
e커머스는 PC나 스마트폰이 매개가 되지만 T커머스는 TV를 이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생방송 중인 제품만 살 수 있는 TV홈쇼핑과도 다르다. T커머스는 양방향 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가 언제든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인터넷쇼핑, 모바일쇼핑 등 연간 거래액이 50조원이 넘는 기존 e커머스 시장과 비교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2년 만에 거래액이 10배 늘어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올 들어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오쇼핑, GS홈쇼핑 등 홈쇼핑업체들이 기존 채널과 별도로 T커머스 채널을 선보인 이유다. NS홈쇼핑 등도 연내 개국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KTH, 태광과 함께 2005년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받은 10개 사업자가 10년 만에 모두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인수합병(M&A) 열기도 뜨겁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달 화성산업으로부터 T커머스채널 드림&쇼핑 지분 70%를 인수했다. 유통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TV홈쇼핑 채널을 갖지 못했던 신세계가 T커머스를 통해 TV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유통분야의 한 대기업도 개국을 준비 중인 T커머스 사업자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비슷한 독립 채널형 인기
T커머스는 2005년 사업자를 처음 선정했지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말이다. KTH는 TV홈쇼핑처럼 유료 방송의 독립 채널로 운영하는 ‘K쇼핑’을 선보이며 출범 2년 만인 지난해 매출을 26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T커머스 인가제를 등록제로 바꾸려는 이유는 T커머스가 TV에만 머물지 않고 스마트폰 등과 연계한 쇼핑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다 관심이 가는 등장 소품을 TV로 검색하면 해당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보내 구매하는 방식이다.
미래부는 TV홈쇼핑 개국 20년을 맞아 10월에 T커머스를 포함한 홈쇼핑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4월에는 5년마다 거치는 데이터홈쇼핑 사업자 재승인 심사도 앞두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TV,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를 넘나드는 양방향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신규 사업자 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다만 TV홈쇼핑에 이어 T커머스까지 쇼핑 채널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료 방송별로 독립 채널형 쇼핑 채널 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T커머스
TV와 커머스(commerce)가 결합된 단어로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통해 소비자가 상품정보 검색·구매·결제 등 상거래를 하는 서비스다. 생방송 중인 제품만 살 수 있는 TV홈쇼핑과 달리 소비자가 언제든 검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 e커머스
인터넷 쇼핑몰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것을 일컫는다. 최근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PC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무게중심이 모바일 쇼핑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인터넷 등 네트워크를 통해 일어나는 모든 거래를 의미한다.
상반기(1~6월) 코스피시장 상장사들의 매출과 이익이 모두 1년 전에 비해 뒷걸음질했다. 내수 침체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돌발 변수가 튀어나오고,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이익률(5.83%)은 1년 전보다 다소 나아졌지만, 기업들이 선전(善戰)했다기보다는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덕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하락으로 생산원가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됐지만, 매출이 늘지 않으면서 수익은 좋아지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상장사들이 부진한 성과를 나타낸 데 반해,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 상장사들은 외형과 이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저유가 인한 '불황형 흑자'
18일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628개사의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533조746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8% 줄어들었다. 영업이익(31조3659억원)도 2.1% 줄고, 순이익(27조7520억원)은 5.9% 감소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로 매출이 쪼그라들면서 이익도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83%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상반기 중 1만원어치를 팔아 583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지난해는 5.61% 수준이었다. 김창연 신영증권 부장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은 다소 좋아졌지만 매출이 감소해 질적인 실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악재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 향후 영업환경도 밝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시장의 12월 결산 902개 상장사의 올 상반기 성적표(개별·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50조23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0.8% 증가했다. 영업이익(2조8186억원)도 0.46% 늘고, 순이익(2조2866억원)은 10.47% 증가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648개사의 매출은 5.28% 늘어 어느 정도 외형 성장을 이어나갔다.
조승빈 대신증권 과장은 "하반기에는 원화 약세 흐름 속에 상반기에 부진했던 수출주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최근 원화 약세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요 회복 여부가 하반기 실적 회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전기가스·증권 등 빛 본 업종도 있다
자회사 및 해외 법인 실적까지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9.78%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7.85%, 24.93%씩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이 올해도 발목을 잡은 것이다. 또 다른 대장주인 현대자동차 역시 상반기 매출(-1.44%), 영업이익(-17.06%), 순이익(-13.8%) 모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은 동원수산(5077.14%), 대한제강(2249.21%), 무림페이퍼(1265.50%) 순이었다.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SK텔레콤·KT 등이 속한 통신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2856%에 달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2분기에 KT가 명예퇴직을 시행하면서 인건비 지출이 커져 대규모 적자(8000억원)가 났었다. 비교 대상인 지난해 실적이 이처럼 안 좋다 보니 올 상반기 통신 3사 전체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한전·지역난방공사 등이 속한 전기가스업종은 저유가 기조로 연료비 절감 효과가 커지면서 영업이익 증가율(475%)이 높아졌다. 증권업(315%)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매매 수익에 증시 호황으로 수수료 수익이 많이 남았다.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원가 절감 효과가 생긴 운수창고업(96%)과 화학업(85%)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다른 업종의 흑자 증가율을 압도했다. 반면 조선주가 속해있는 운수장비는 적자로 전환했고, 기계업종도 영업이익이 42% 줄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전략부장은 "하반기에도 금융·화학은 계속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건설은 이른 시일 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 스와로브스키 손잡고 갤S6 고급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 LG, 명품 블루투스 헤드셋 'LG톤플러스' 1000만대 팔려 애견 건강정보 알림 기기도 나와
지난 6월 말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넘은 명품 블루투스 헤드셋 ‘LG톤플러스’
틈새시장에 불과하던 휴대폰 액세서리가 최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했다. 스마트폰의 기술적인 진화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제조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휴대폰 액세서리에 주목하고 있는 것. 성장 정체에 허덕이는 통신사들도 잇따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액세서리를 결합한 ‘앱세서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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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반열에 오른 액세서리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갤럭시S6 시리즈 제품을 출시하면서 몽블랑 스와로브스키 레베카밍코프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공동으로 고급 스마트폰 케이스를 선보였다. 스와로브스키와 함께 제작한 갤럭시S6·갤럭시S6엣지용 케이스는 빛의 각도와 시선에 따라 다채롭게 반짝여 보석의 느낌을 살렸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적 오디오 명품 브랜드인 하만카돈과 함께 명품 블루투스 헤드셋 ‘LG 톤플러스’(모델명 HBS-900)를 내놨다. 하만카돈은 벤츠 BMW 등 고급 자동차에 오디오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명품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가 구글 인텔과 손잡고 고급 스마트워치를 개발하는 등 명품업체와 IT회사 간 협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 3사 ‘앱세서리’ 봇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은 ‘앱세서리’ 사업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부터 스마트 공기측정기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앱세서리 통합 브랜드인 ‘UO’를 선보였다. UO는 통합과 연결을 의미하는 ‘유나이티드(united)’와 사물을 뜻하는 ‘오브젝트(object)’의 합성어다. SK텔레콤은 UO 브랜드를 적용한 첫 제품으로 ‘UO 스마트빔 레이저’를 내놨다.
스마트폰에서 재생하는 영상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초소형 휴대용 빔프로젝터다. 반려동물의 건강 정보를 측정해 알려주는 스마트기기 ‘펫핏’도 출시했다.
KT는 ‘달리고’란 건강관리 앱세서리를 내놨다. 달리고는 손톱만한 크기의 초소형 센서로 옷이나 신발, 운동기구에 부착하고 운동하면 실시간으로 운동량 등을 측정해준다. 스마트폰 앱뿐만 아니라 KT의 인터넷TV(IPTV) 서비스인 올레tv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 TV링크’와 ‘마이빔’ 등의 앱세서리를 판매 중이다. 유플러스 TV링크는 셋톱박스 없이도 스마트폰 영상을 TV 모니터 등 대형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월정액 콘텐츠 서비스인 ‘유플릭스 무비’ 등도 시청할 수 있다. 마이빔은 캠핑족이나 1인 가구 등을 겨냥한 초소형 휴대용 빔프로젝터다. 크기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6㎝, 무게는 200g 정도다.
회사원 박정현 씨(28)는 최근 택시를 타고 가다가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고령의 택시기사가 운전하던 중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난 탓이다. 박씨는 "급히 갓길에 차를 세워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웠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고령 택시기사가 늘면서 일부 승객이 불안에 떨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0년 2140건이었던 고령 택시 운전자의 사고 건수는 지난해 3832건으로 4년 만에 79%나 증가했다.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운전 중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은 정 모씨(66)의 택시가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주차 중인 차량 3대가 파손됐다.
일부 승객은 고령 택시기사들의 미숙함 때문에 과다한 요금이 나온다고 불평한다. 대학생 신 모씨(27)는 지난달 요금문제로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하다 경찰서까지 가는 경험을 했다. 평소 서울 답십리에서 노원구까지 1만5000원이면 충분했지만 미터기 요금에는 2만원이 넘는 금액이 찍혀 있었던 탓이다. 신씨는 "기사분이 내비게이션을 제대로 읽지 못해 여러 차례 길을 잘못 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는 운전 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인제대부속 상계백병원 의사인 김광민 씨(30)는 "노인들은 다리쪽 혈액순환이 느려서 근육경련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며 "전체적인 운동신경이 떨어지는 고령 시기엔 운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은 "운전정밀적성검사 결과 비고령자와 65세 이상 고령자 사이에 60%가량 반응 시간 차이가 나타났다"며 위급한 순간에 순발력이 떨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국내 택시 기사는 총 28만4077명이다. 이 가운데 17.2%인 4만8946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70세 이상 택시기사는 1만6177명이나 된다.
정부가 고령 택시기사들의 안전운행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년부터 65세 이상 버스 기사는 3년마다 자격 유지 검사를 받고 70세 이상은 매년 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택시기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생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일부 개인택시 운영자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어려움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