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업체들 "누가 먼저 죽나" 증산경쟁…원가도 못건져 농가 울상
치킨 제품가격은 되레 올라 소비자 불만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8월 들어 산지 육계 가격(생체 1㎏ 기준)은 1200원 안팎까지 급락했다.
복날 등이 있어 최대 성수기로 평가받는 7월에도 가격은 마리당 평균 1412원에 머물러 최근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성수기 기준으로 산지 육계 가격은 최근 5년 새 30%나 급락했다.
영세 농가들은 사료비 등을 포함한 생산원가가 마리당 1200원 안팎이어서 사실상 원가도 건지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또 상반기에 다소 회복세를 보이던 닭고기업체들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지난해 말에는 업계 10위권인 청정계가 오랜 불황에 문을 닫았고, 올해에도 업계 5위 체리부로가 360%에 달하는 부채비율 부담 등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육계업체들이 서로 "누가 먼저 나가떨어지는지 보자"며 이른바 치킨게임식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어 여건이 단시일 내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1위인 하림은 2017년까지 익산공장에 추가적으로 5개 도계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동우 참프레도 2년 전 국내 최대 규모 부안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군산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 경쟁사 인수를 추진했던 사조도 당장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보고 신규 투자로 방향 전환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800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김제에 대규모 공장 건설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치킨게임이 계속될 경우 자칫 육계업계가 공멸할지 모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사육되는 닭의 숫자가 늘어나는 데다 닭고기업체들의 과당경쟁 등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닭고기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닭고기 가격이 빠르게 추락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가격 하락에 대한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의 최대 접점인 치킨업체들이 오히려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프랜차이즈업체들 치킨 가격은 대부분 마리당 1만5000원을 훌쩍 뛰어넘었고, 비싼 것은 최고 2만원에 육박한다. 프랜차이즈업체가 납품받는 생닭 가격이 마리당 평균 3000원 수준이나 도축비, 운반비 등을 빼고 1차 생산자인 양계 농가에 떨어지는 돈은 마리당 1200원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대한양계협회는 주요 치킨업체에 제품 가격을 내려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치킨업체들 고가격 정책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가격을 낮춰 닭고기 소비 촉진에 동참해 달라는 취지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농가가 닭을 팔아서 받는 금액과 프랜차이즈 매장의 치킨 가격 간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는 이익을 못 보고 생닭 가격 하락 혜택이 사실상 치킨업체들에만 돌아가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손일선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94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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