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직장인 김보영씨 집에는 가구가 단 두 개다. 침대 하나, 테이블 하나가 전부다. 침대에는 서랍장이 달려 있고, 테이블은 식탁과 책상을 겸한다. 부부가 단둘이 사는 50~60㎡(20평대) 오피스텔에는 싱크대와 냉장고, 옷장과 세탁기가 빌트인돼 있어 많은 가구가 필요치 않다. 소유를 줄이려 빌트인된 집을 구했다.

집에는 소파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다. 그릇도 간소하다. 머그잔 두 개, 프라이팬 하나, 냄비 하나, 접시와 밥공기 등이 전부인데, 다 합쳐도 15개가 넘지 않는다. 냉장고도 텅텅 비었다. 두고두고 먹는 음식은 들이지 않는다. 마트 장을 보지 않고 인터넷 장을 보는데, 친환경 농수산물 전문 인터넷 쇼핑몰 ‘마켓컬리’ 등을 통해 다음 날 먹을 식재료를 소량만 주문한다. 그의 집에 들어선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은 “신혼부부세요?”라고 묻고, 그를 잘 아는 지인은 입을 쩍 벌리며 “예상보다 훨씬 휑뎅그렁하다”며 놀란다. 김씨는 16년 차 주부다.

김씨는 물질 소비를 최소화하는 대신 경험 소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맛집 투어를 즐기고, 공연과 영화를 자주 보며, 여행을 자주 한다. 얼마 전에는 ‘Magazine. B(매거진 비)’에서 일본서점 ‘쓰타야’를 다룬 것을 읽고 바로 일본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그는 주말을 이용해 쓰타야서점을 보고 왔다.

최근엔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고, 일본 드라마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는 ‘핀란드식 행복 보고서’로, 소박하고 간소한 삶에서 행복을 찾는 북유럽 사람들의 철학이 잘 녹아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는 버리는 삶을 소재로 풀어낸 드라마다.


물질보다 정신, 익숙함보다 차이

김보영씨는 대표적인 미니멀리스트(minimalist)다. 미니멀리스트란 삶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소박한 삶, 최소의 삶, 단순한 삶을 지향한다. 여기에서 ‘최소’란 물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맥과 시간 등도 포함된다.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함으로써 인생에서 보다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삶이 이들이 지향하는 바다. 이들은 물질보다 정신에, 타인의 기준보다 자신이 정한 기준에, 익숙함보다 차이에 가치를 둔다.

최근 국내에 미니멀리스트들이 급증하고 있다. 미니멀리스트 열풍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서점가다. 2년 전쯤 서점가에 등장한 ‘심플라이프’라는 키워드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제목만으로는 이 책인지, 저 책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단순’ ‘정리’ ‘심플’ ‘홀가분’ 등을 제목에 내세운 책들이 셀 수 없이 쏟아져나온다. 눈에 띄는 몇 권만 뽑아봐도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잡동사니 정리의 기술’ ‘미친듯이 심플’ ‘심플을 생각하다’ ‘미니멀리스트’ 등이다.

아예 ‘심플라이프’라는 이름의 출판사도 있다. 이름 그대로 심플라이프의 철학을 담은 책을 주로 내는 곳이다. ‘홀가분한 삶’ ‘소로우가 되는 시간’ 등을 냈다. 이 회사의 박경란 편집장은 대형 출판사에서 경제경영 및 자기개발 서적을 내다가 2년 전 독립해서 1인 출판사를 차렸다. “머지않아 개인의 가치 있는 삶이 전면에 나서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트렌드를 읽고서다.

“책을 만들다 보니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성장시대가 끝나면서 각자가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봤다. 기존의 성장 위주의 삶, 복잡하고 경쟁하는 삶, 천편일률적 삶과는 반대되는 삶 말이다. 5년 전 ‘심플라이프’라는 출판사 상표등록을 했고, 2년 전에 출판사를 열었다. 처음엔 심플라이프라는 출판사명에 대해 주변에서 100% 반대했다. 삶의 방식이라기보다 인테리어 회사 같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크게 공감하며 백만달러짜리 이름이라고 부러워한다.” 

‘정리 컨설턴트’라는 직업도 생겼다. 한국의 정리 컨설턴트 1호는 윤선현씨다. 윤씨는 20여만부가 팔린 ‘하루 15분 정리의 힘’의 저자이자 5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카페 ‘정리력’의 운영자다. 그는 ‘베리굿정리컨설팅’을 운영하면서 ‘정리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그가 배출해낸 정리컨설턴트는 30여명에 이른다. 그들의 ‘정리력’ 범위는 물건 위주지만 인맥정리, 시간정리로 점차 확장해 가는 모양새다. 두 번째 책 ‘관계정리가 힘이다’에서 그는 인맥정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인맥도 정리를 하지 않으면 시간과 감정, 돈을 허비하게 된다는 얘기다.

심플라이프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북유럽에서 시작해 미국, 일본을 거쳐 최근 한국에 본격적으로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사실 심플라이프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삶을 간소하게 살려는 삶의 철학이라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월든’으로 유명한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대표적 미니멀리스트다. 검박함을 미덕으로 삼았던 조선시대 선비들도 심플라이프의 삶이라 할 만하다. 티셔츠와 운동화, 청바지로 상징되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심플라이프를 추구했고, 옷장에 똑같은 디자인의 회색 티셔츠를 조르르 걸어놓고 사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삶도 심플라이프다.


물건을 정리하기 전과 후.photo 비즈니스북스

성장시대 종말의 산물

그런데 왜 최근 들어 대한민국에 심플라이프 열풍이 거셀까? 전문가들은 ‘성장시대의 종말’이라는 경제상황, 각종 SNS로 야기되는 ‘네트워크 사회 피로증’이 심플라이프를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경제전문가 홍성국 대우증권 대표는 “심플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소박하고 간단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건 저성장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증거다. 과거 성장시대에는 사회적 성공과 경제적 성취가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저성장시대에는 쉽지 않다.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좌절을 느끼고 시선을 자기 안으로 돌리는 거다. 21세기가 만들어낸 복잡한 네트워크 사회도 심플라이프의 급증에 한몫했다. 여기에 편승하지 못한 사람들이 복잡성의 등 뒤로 숨어버렸다.”

네트워크에 쏟아지는 정보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유튜브에는 1분 동안 306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고, 트위터는 분간 43만건의 글이 올라온다. 이런 정보의 홍수와 네트워크의 복잡성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이의 대척점에 있는 ‘단순함’에서 가치를 찾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이나미 서울대 의대 겸임교수(이나미 심리분석연구원장)는 “저성장이라니까 우울해지는데, 저성장은 선진국의 특징”이라며 “심플라이프가 트렌드로 부상했다는 건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자존감 낮은 사람들이 인맥이나 물건에 집착한다. 저장강박증은 저소득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삶과 돈에 대한 철학이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졸부들이 과소비를 많이 한다. 일종의 과시욕이다. 심플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건 사회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인맥을 간소화하는 것도 좋은 징표다. 영장류가 무리를 지어 살 수 있는 숫자는 200~250마리밖에 안 된다. 그 이상의 인맥은 가짜다.”

이를 세대론으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 한국의 심플족 내지 미니멀리스트 중에는 40대가 가장 많다. 특히 2차 베이비부머(1968~1974년생)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홍성국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1차 베이비부머는 성공과 성취의 기회가 많았다. 여유가 있으니 물질도 풍족하다. 반면 2차 베이비부머는 불안하다. 직장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압박감이 몰려오는데, 자녀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이다.” 심플라이프를 지향하는 2차 베이비부머 중에는 적극적·자발적으로 심플라이프를 택한 사람도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아 자의반 타의반 심플라이프로 내몰린 사람도 상당수라는 얘기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이들의 심리 기저에는 일종의 자기 미화 내지 자기 합리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나미 교수도 세대론 측면에서 본다. 그는 “40대인 X세대(1971~1977년생) 중에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부모세대의 과소비에 대한 거부감에서 연유했다”고 본다. “X세대의 부모들은 못 입고 못 먹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비닐봉지 하나도 못 버릴 정도로 저장강박이 있는 사람이 많다. 냉장고도 꽉꽉, 옷장도 꽉꽉 채워야 마음이 놓인다. 욕심과 욕구가 많은 사람들이다. X세대들은 그런 부모들을 보면서 ‘저런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과소비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는 거다.”

40대 초반 직장인 김소희씨가 이 경우다. 김씨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절대 사지 않는다. 경험 소비에는 과감하지만, 물건 소비에는 인색하다. 어머니의 저장강박에 질려서다. 60대 중반 김씨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대형 냉장고 4대를 사용한다. 놀랍게도 냉장고는 하나같이 음식재료들로 빈틈이 없다. 김씨와 그의 어머니는 소비성향 문제로 종종 갈등을 빚는다. 어머니는 경험 소비를 중시하는 김씨에게 “그게 무슨 남는 게 있다고…”라며 타박하고, 김씨는 그의 어머니에게 “경험 소비야말로 진짜 남는 것”이라며 반박한다.


환경 문제에 관심

21세기 현대판 심플족은 ‘와이파이를 든 소로’에 비유된다. 삶의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 간소한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19세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닮아 있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소비를 기꺼이 즐긴다는 점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건 자발적 소박함이지, 자발적 가난은 아니다. 이들의 삶은 무소유와는 거리가 있다. 특별한 소비 취향을 가진 사람들,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이 많다. 몇 개 안 되는 물건마다 분명한 스토리를 지닌 경우가 많다.

또한 이들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 미니멀리스트들 대부분은 쓰레기로 지구가 몸살을 앓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앞서 등장한 김보영씨 역시 “쓰레기를 내보내는 것이 싫어서”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한다. 물건 대신 경험을 선물하는 것도 미니멀리스트들의 특징. 콘서트 티켓이나 영화 관람권, 행사 초대권이나 집에서 요리한 식사 등이 이들이 즐기는 선물 목록이다. 

현대판 심플족의 대두는 2010년쯤으로 본다. 네트워크사회에 접어든 시기와 맥을 같이한다. 각종 정보와 인맥들이 인터넷 네트워크망을 타고 거미줄처럼 뻗어나가는 시기, 이에 대해 염증을 느낀 ‘미니멀리스트’ 또한 자신의 철학을 인터넷 망을 타고 하나의 운동이자 조류로 확산시켜 갔다. ‘미니멀리스트’ 저자인 미국의 조슈아 필즈 밀번, 라이언 니커디머스가 그 예다. 이들은 자신의 웹사이트(TheMinimalists.com)를 통해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삶을 전파해 나갔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불필요한 것을 없애는 도구’를 표방한 이 웹사이트에 쏟아지는 관심은 컸다. 2010년에 개설한 웹사이트는 개설 1년이 되지 않아 한 달 10만명이 넘는 방문자가 몰려들었다. 이들이 낸 책은 151개국으로 수출됐다. 

두 사람이 미니멀리스트로 전향한 과정은 반성문에 가깝다. 이들은 과거 억대 연봉을 받는 직업에 좋은 차, 큰 집, 넘쳐나는 물건을 소유한 20대 후반의 청년이었다.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이었지만 그들 스스로는 만족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70시간 이상을 일하고 번 돈으로 더 많은 물건을 사들이는 삶이 반복됐다. ‘조금만 소유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로 전향한 이들은 과거 자신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 널리 퍼진 터무니없는 기준에 집착하고 있었다. 성공한 줄로 알았던 바보였다.”

미니멀리스트 붐은 ‘누가 누가 더 적은 물건으로 살아가나’로 화제몰이를 하기도 했다. ‘100개만으로 살아보기’의 데이브 브루노가 등장한 데 이어 72가지, 51가지, 50가지 물건만으로 살아가기 신기록이 잇달아 탄생했다. 현재까지 미니멀리스트 신공은 단 47가지 물건만 남긴 니나 야우다. 그런가 하면 심플족의 생활방식은 물건을 넘어 주거 방식으로도 확산됐다. 일본에서 일어난 ‘스몰 하우스’ 운동이 대표적. 10만엔으로 지은 집, 바퀴 달린 집 ‘모바일 하우스’가 그 예다.

“물건을 줄이자 삶이 달라졌다.” 미니멀리스트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특히 미니멀리스트가 되면 부수적으로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미니멀리스트가 된 후 10㎏이 줄었다고 한다. 미니멀리스트 중에는 비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필요한 만큼만 먹으면 몸에서 ‘나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사인을 보낸다는 것. 욕심이 적어졌으니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얘기다.

바깥의 욕망이 아닌, 내면의 욕망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본질에 충실한 삶. 심플족의 지향점이자, 심플족에게 뒤따르는 선물이다.

물건 잘 버리기 tip

- 한 가지를 사면 한 가지를 버려라.
- 여러 개 있는 물건은 버려라.
- 1년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버려라.
- 남의 눈을 의식해 갖고 있는 물건은 버려라.
- 버릴까 말까 망설여지는 물건은 버려라.
- ‘언젠가’ 쓸지 모르는 물건은 버려라.
- 잊고 있던 물건은 버려라.
- 버리기 힘든 물건은 사진으로 남겨라.
- 물건씨의 집세까지 내지 마라.
- 수납장이라는 둥지를 버려라.
- 죽은 공간은 살리지 마라.
- 버릴 때에는 창조적이 되지 마라.
- 버릴 때에는 산 가격을 떠올리지 마라.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비즈니스북스) 참조



/ 김민희 기자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53&aid=0000021514&viewType=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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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보다가 잠을 잘 수 있는 서점이 있습니다. [Book and Bed Tokyo]

동경 이케부쿠로역에서 1분 거리에 위치한 "북앤베드"는 호스텔 컨셉을 지향하며 책을 보다가 책 사이에서 잠드는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매우 독특한 공간입니다. 만화에 등장할 법하지만 일본 독서 애호가들 사이에 매우 인기를 끌고 있는 서점입니다. 

서점에서 숙박을 하다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인쇄본 책을 즐겨 읽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꿈의 장소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책들 사이에 아지트 같은 나의 침소가 있다니 상상해 보면 흐믓해 지니까요. 

책장 앞에 놓인 편안한 쇼파는 기본. 500엔 짜리 에코백엔 치솔,치약, 샴푸, 비누 등 풀 팩키지가 제공되며 시설은 세면, 샤워실, 화장실가 완비되어 있네요. 토스트기나 오븐 전자레인지 커피머신 같은 식사를 위한 시설이 제공되고, 록커와 드라이기까지 이용이 가능합니다. 와이파이까지 지원되니 말 그대로 호텔이 따로 없네요. 물론 침실 정리 등은 본인의 몫입니다. 

2015년 2분기 일드 '싸우는 서점걸(이나모리 이즈미 주연)에 보면 서점의 생존 경쟁을 위해 이러한 컨셉의 '서점에서 일박' 이벤트를 진행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정말 줄을 많이 서고 단 시간만에 매진되는 현상이 발생하죠. 이때만 해도 정말 만화같지만 발상은 뛰어나다고만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정말 현실화 된 것이죠. 

책은 1700여권이 진열 되있고, 주로 여행, 음식, 사진, 취미, 만화 등 다양합니다. '슬램덩크, SEIKI' 같은 만화책은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 등 유명인의 책도 있지만 아저씨들만 관찰한 내용을 담은 '아저씨 도감' 같은 독특한 도서도 꽤 곳곳에 진열되어 만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결정적으로 이곳은 서점이긴 하지만 책을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오로지 보는 것만 가능하죠.

하루 숙박료는 캡슐 호텔 같은 콤팩트가 3500엔, 책장 사이에 있는 밀실 느낌의 침실 공간인 스탠다드는 4500엔입니다. 16시 체크인, 다음 날 11시 체크 아웃입니다. 물론 낮 시간 이용도 있습니다. 1500엔. 이곳에 하루 머물기 위해 예약도 매우 치열하다고 합니다. 애호가들의 성지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 

올 봄엔 꼭 들러 봐야갰네요.


출처: http://blog.naver.com/moviejun/220658905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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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사업다각화 다양하네 주총 앞두고 정관변경 잇단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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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요 회사들이 정관상 목적 사업을 추가하면서 새로운 사업 추진을 대거 공식화했다. 9일 금감원 기업공시 사이트에 따르면 포스코, LG화학, 아모레퍼시픽, 롯데케미칼, 인터파크, 이마트 등이 정관 변경을 통해 신사업을 시작한다. 

포스코는 11일 주총에 앞서 정관 사업 목적에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을 추가했다. 신제철공법인 파이넥스 등 기술 수출이 철강 공급과잉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포스코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롯데케미칼은 정관에 전기공사업과 환경전문공사업 및 환경시설운영관리업을 새로 추가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그동안 개발하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기공사업을 신사업에 추가했다"며 "지난해 초 삼성SDI에서 인수받은 수처리사업을 통해 환경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동부팜한농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LG화학은 종묘생산 및 종균배양사업을 신사업으로 정관에 반영했다. 아모레퍼시픽도 메세나 사업 강화를 위해 '교육서비스업과 도서출판업'을 정관의 목적 사업으로 추가했다.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은 거의 모든 상장 계열사가 정관 변경을 통해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점포 내 금융회사 광고를 직접 하기 위해 광고업을 목적 사업으로 추가했고, 신세계건설은 유원시설업(하남복합쇼핑몰 내 테마파크) 주택임대관리업을 새로운 사업으로 삼았다. 패션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OEM 업체 인터코스 인수를 계기로 화장품 용기제조업에 나서며 분더숍 매장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주류판매도 목적 사업에 넣었다. 

신세계푸드는 인테리어 디자인업, 가전제품·주방용품 소매업 등 주택 관련 소매업에 도전한다. 온라인오픈마켓 인터파크 역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웨딩컨설팅업이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김제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82354&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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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의료사업 인수 유력 

후지필름도 헬스케어 다각화


일본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이 의료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캐논의 도시바 의료기기 자회사 도시바메디컬 인수가 유력하다고 9일 보도했다. 

CT(컴퓨터 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일본 시장점유율 1위인 도시바메디컬 인수에 성공하면 캐논은 단숨에 의료기기 강자로 부상하게 된다.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도시바메디컬 매각을 논의했다. 캐논과 후지필름이 도시바메디컬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인데 캐논이 인수전에서 승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논은 약 7000억엔(약 7조5500억원)을 인수가로 제시했다. 

도시바 경영진은 높은 인수가액은 물론 캐논이 인수할 경우 독점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유력 후보로 검토해왔다. 연 매출 4000억엔(약 4조3000억원) 수준인 도시바메디컬은 CT와 MRI 일본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한다. 특히 CT 분야는 세계 2위를 차지할 만큼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분식회계로 곤욕을 치른 뒤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컴퓨터와 메디컬 사업 매각을 진행해왔다. 지난 4일 진행한 매각 입찰에는 캐논, 후지필름, 코니카미놀타가 참여한 바 있다. 안과 검사장치 등을 보유한 캐논이 도시바메디컬 인수에 성공하면 디지털 카메라는 물론 의료기기 강자로 우뚝 서게 된다. 캐논은 2000년대 디지털 충격이 몰려왔을 때부터 전통 카메라 사업에만 올인하지 않고 사업 다각화를 꾀해왔다. 


캐논뿐 아니라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전통적인 필름 강자 후지필름도 제약, 의료, 건강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상태다. 2000년 이후 도야마화학, 소노사이트 등 제약 초음파진단 관련 회사들을 줄기차게 인수해 신사업 진출 발판을 마련했고, 필름 원료인 콜라겐을 이용해 노화방지 화장품을 개발해 대히트를 치는 등 상식을 뛰어넘는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쇼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몰락을 자초한 코닥과는 달리 재빠르게 변신에 나선 캐논과 후지필름은 구조조정 성공 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82342&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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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자동차수리, 미용실, 네일숍, 주차장, 대리운전…. 카카오의 O2O 확장 속도가 숨가쁘다. 때론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고 때론 인수하면서 O2O 사업 범위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속도가 너무 빨라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일부 사용자들은 포털 댓글 등에서 “다 독식하려는 거냐”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카카오는 다음을 사실상 합병할 당시, 일성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람과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연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의 O2O 사업은 이 거대한 청사진을 한발짝 한발짝 실현해가는 과정이다. 



카카오의 O2O는 카카오택시의 성공적 안착을 주도했던 정주환 최고사업책임자(CBO)가 총괄하고 있다. SK플래닛을 거쳐, 넥스알 사업총괄책임자, 소셜데이팅 서비스 써니로프트 대표 등을 거친 그는 카카오택시를 성공시키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이사급 팀장에서 부사장급 CBO로 승진하면서 카카오 내외부에서 주목받는 인재가 됐다. 올해엔 MWC라는 글로벌 무대에도 데뷔했다. 

카카오 O2O 사업의 5가지 특징 

현재까지 카카오는 약 10가지 안팎의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과 연결해왔다. 앞으로 그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정주환 부사장은 대략 30여가지 오프라인 사업을 지난해부터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사업을 먼저 온라인으로 연결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시장의 특색이 다르고 규제의 범위도 제각각어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O2O 시장을 진입하는 그간의 행보를 보면 앞으로 어떤 오프라인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게 어렴풋이 유추해볼 수 있다. 과거의 흔적에서 내일의 선택을 짐작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카카오가 O2O로 진입한 사례를 보면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1. 공급과잉 시장 

출처 : 김기원·이홍직·한채수.(2015.6.3.). 서비스산업 업종별 수요·공급 현황과 시사점.

당연한 말이지만 공급과잉은 O2O 비즈니스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수수료라는 수익모델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이 아니면 굳이 카카오 쪽에 수수료를 지불해가면서까지 공급자가 입점에 나설 이유가 없다. 공급과잉으로 수요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야만 카카오의 수수료 납부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진다. 택시, 대리운전 시장을 비롯해 뷰티, 학원 시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택시는 2000년대 초부터 공급과잉에 시달려왔다. 감차를 통한 해소 방안이 연구된 지 오래지만 정부가 쉽사리 단행하지 못했다. 택시 사업이 지닌 특수성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음식·숙박, 교육, 운수·보관, 문화 기타 업종을 공급과잉 시장으로 분류했다(김기원 등. 2015.6.3.). 숙박과 음식의 예에서 보듯, 공급과잉 시장엔 어김 없이 O2O 스타트업이 들어차 있다. 

공급과잉 시장은 카카오와 같은 O2O 중개 플랫폼에 유리한 사업 환경을 제공한다. 출혈 경쟁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O2O 서비스에 의존하게 된다. 10%에 달하는 수수료를 물고서라도 일단 매출 확대에 열을 올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중개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 우위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대신 또다른 조건도 고려해야 한다. 공급과잉 시장이지만 개별 사업자의 규모가 크면 곤란하다. 규모가 큰 개별 사업자가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 굳이 카카오 O2O 서비스에 기댈 필요가 없다. 커피숍 시장이 대표적이다. 커피숍 시장은 공급과잉 시장임은 분명하지만 개별 사업자(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등)의 규모가 커서 외부 중개자의 진입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카카오가 인수하지 않는 한 손대기 쉽지 않은 분야다(김종대·김나경, 2015.4.).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소규모 사업자들은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지 않아서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여 독자적으로 O2O 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2. 제품이 아닌 노동력 상품 시장 



카카오가 그간 주력해온 O2O 시장은 대부분이 노동력이 곧 상품인 시장이다. 다시 말해 노동의 숙련도와 서비스의 품질을 좌우하는 인력 서비스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헤어숍이나 네일숍, 택시나 대리운전, 최근 케이큐브홀딩스가 인수한 학원 등도 사람의 노동력이 곧 상품인 서비스 직종이다. 

노동력이 곧 상품인 시장은 일반 제품과 달리 최종 서비스의 품질이 균질하지 않다. 해당 서비스 공급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서비스의 품질이 달라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플랫폼의 평가 시스템이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낸다. 같은 택시 운전기사나 헤어디자이너라도 숙련도와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서비스의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플랫폼의 평가 알고리즘이 유익할 수밖에 없다. IT 기업의 정교한 알고리즘 개발 노하우가 관여하기 좋은 조건인 셈이다. 

O2O 플랫폼의 평가 알고리즘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결과도 낳는다. 알고리즘 자체가 경쟁자의 진입을 방해하는 장벽이 될 수도 있어서다. 

#3. 결제 시스템과 완결적 데이터 연동 

케이벤처스그룹이 인수한 하시스의 포스(POS) 시스템.

  

카카오에 있어 카카오택시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상처다. 수수료라는 기본 수익모델을 적용하지 못한데다, 택시 비용 거래 데이터를 플랫폼에 담지 못했다. 발견-주문-결제로 이어지는 카카오 O2O의 완결적 프로세스가 유독 카카오택시에만큼은 적용되지 못했다(김수. 2016.2.20.).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규제 문제 때문이었다. 이 건은 두고두고 뼈아픈 경험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택시가 카카오택시 블랙이라는 고급 승용차 서비스를 별도의 등급으로 출시한 배경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향후 진출하는 O2O 사업에서 이 같은 패착을 반복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뷰티 산업에 진출하면서 준헤어와 같은 헤어숍 체인이 아니라 뷰티 솔루션 기업 '하시스'를 인수한 이유다. 하시스는 헤어짱·뷰티짱 칵테일이라는 미용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헤어숍 고객관리솔루션 시장의 69%를 장악한 기업이다. 이 솔루션은 전국 12만 개 헤어숍 가운데 9700여 헤어숍에 깔려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관리부터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다. 참고로, 고객관리솔루션을 활용하는 헤어숍은 1만4천여곳에 불과하다. 

이 시스템과 카카오헤어샵이 연동될 경우 미용과 관련된 전국의 수많은 헤어숍 이용 고객 및 거래 데이터에 카카오가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헤어숍 POS 1시스템과 카카오헤어샵 예약 매출의 관리 이원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하시스는 카카오헤오숍의 결제 데이터를 POS 안에 통합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시장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카카오는 하시스와 협업으로 후발 주자를 따돌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될 대리운전 O2O 카카오드라이버도 카카오택시와 달리 앱 안에서 결제와 완료되는 형태로 제공될 확률이 높다. 카카오택시 블랙처럼 신용카드를 등록해두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4. 협회 등 공급자 대리 단체 존재 



카카오의 O2O는 연결하고 평가하는 대상이 사람이냐 업체냐를 구분한다. 택시나 대리운전이 서비스 주체가 개별 사람 단위라면 뷰티나 자동차수리는 업체가 된다. 서비스 주체가 사람이라면 대리 단체, 즉 협회의 존재 여부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카카오택시가 우버나 리모택시에 비해 후발주자였음에도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운전기사를 대변하는 협회나 노조와 신속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어서였다. 만일 개별 운전자를 대변하는 단체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전국적으로 빠르게 카카오택시가 스며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공급자 대리 단체 존재는 탐색 비용과 연결된다. 공급자를 적정 규모 이상으로 유치하는데 투입되는 제휴 비용 등을 낮출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위해 전국택시노조, 전국민주택시노조 등과, 대리운전 O2O인 카카오드라이버를 위해선 민주노총 산하 대리운전노조 등과 우호적 관계를 맺었다. 대리 단체는 빠른 시일 안에 O2O 플랫폼에 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대신 수행하게 된다. 

양면 시장의 성격을 지니는 O2O는 규모의 경제가 성공의 촉매 역할을 한다. 공급자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되지 않으면 거래가 활성화하지 않는다. 선택권이 좁고 편의성이 낮아져 소비자는 오프라인의 번거로움을 그대로 감수하게 된다. 공급자 대리 단체의 존재는 이처럼 탐색비용을 낮춰줄 뿐 아니라 적시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기여한다. 

카카오는 공급자 대리 단체가 존재할 경우 이들과 협상을 거쳐 진입하는 전략을, 대리 단체가 없다면 시장 주도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왔다. 카카오택시가 전자라면 뷰티O2O는 후자에 해당한다. 카카오는 뷰티 O2O를 위해 하시스를 인수했는데, 하시스는 뷰티 고객 솔루션 시장 69%를 장악하고 있는 리딩 기업이다. 

카카오의 다음 O2O 사업은 무엇?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이 2015년 ‘O2O 임팩트 컨퍼런스'와 블로터 O2O 컨퍼런스 등에서 발표한 자료 캡처.

  

카카오 O2O 사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유추해보면 예상 진출 사업군은 어느 정도 좁혀진다. 현재 카카오가 내부에서 검토한 O2O 진출 서비스는 배달, 홈서비스, 보관, 뷰티, 의료 등 30개 업종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출시되지 않은 영역은 홈서비스와 의료, 보관이다. 

의료의 경우 대형병원을 제외하면 중소규모 병원은 과잉공급 상태다.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의 최근 발표 자료를 보면, 병원 개폐업의 95%가 300병상 미만의 중소형 병원에서 발행하고 있다. 의료계 안에서도 동네의원 병원 급팽창에 따른 폐원 대책을 논의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심지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자연스럽게 과잉 공급된 동네의원과 지역 환자를 연결시키는데 O2O의 역할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진입 방식이다. 카카오는 ‘발견-예약-결제‘의 완결된 구조로 의료 O2O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사업주체는 개별 사람이 아니라 병원이 될 것이다. 의료 서비스를 매개로 병원과 사용자를 연결시켜주면서도 앱 안에서 결제가 일어나야 한다. 병원은 진료 기록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고 이는 다시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버로 쉽게 전송돼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제를 풀기 위해선 유비케어, 비트컴퓨터와 같은 시가총액 1000억원대의 의료정보시스템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예를 들어 유비케어는 전국 1만3천 곳의 병의원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옐로모바일이 의료 CRM 기업인 위버소프트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률 시장도 카카오가 탐낼 만하다. 대형로펌을 제외하면 법률 시장도 공급 과잉인 것은 마찬가지다. 로스쿨 체제로 개편된 뒤 변호사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변호사 수의 증가로 공급자인 변호사와 수요자인 법률 의뢰인 사이에는 미스매칭이 지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O2O 플랫폼이 들어서기 적합한 시장이다. 

국내 법률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3조6천억원. 변호사 수는 2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법률 의뢰인들은 여전히 적합한 변호사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로앤컴퍼니의 로톡, 헬프미 등 법률 스타트업이 국내에도 등장하고 있는 까닭이다. 카카오가 법률 시장에 노크할 것이라는 예상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기타 인테리어나 수리 등 홈서비스 등도 카카오가 진작에 검토를 마쳤을 개연성이 높다. 이미 준비 중인 서비스도 있을 것이다. 정주환 부사장도 발표 등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다만, 그것이 뛰어들 만큼 큰 시장인지,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은 있는지 대한 판단이 서지 않았을 수는 있다. 혹은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요컨대, 온라인 정보의 탐색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출된 아이디어가 검색이라면, 오프라인 서비스의 탐색 시간과 거래 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등장한 플랫폼이 O2O라고 할 수 있다. O2O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오프라인 서비스의 검색 플랫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카카오는 오프라인의 검색 사업인 O2O 시장에 전방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와의 경쟁을 감안하면 속도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더 신중하게 그러면서도 더 빠르게 진입하는 기업이 결국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참고 자료 


  • 김기원·이홍직·한채수.(2015.6.3.). 서비스산업 업종별 수요·공급 현황과 시사점.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 김수.(2016.2.20.). 카카오의 온디멘드서비스 성공전략 및 한계. 산업경쟁력포럼 제7회 세미나 토론자료.

  • 김종대, 김나경.(2015.4.1.). 온오프라인 연결하는 O2O 혁신의 가능성 열려있다. LG경제연구원.

  • 이상규.(2010.12).양면시장의 정의 및 조건. 정보통신정책연구 제17권 제4호. pp.73-105

  • 황지현.(2015.10.14.). O2O, 커머스를 넘어 On-Demand Economy로. KT경제경여연구소.



이성규 기자(dangun76@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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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93&aid=0000017873&viewType=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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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급 청소 교육 받은 헬퍼 300명
강남 고객 1300명과 연결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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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에서는 청소도우미를 ‘파출부’라면서 하대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걸 좀 바꿔보면서 사업 기회를 찾아보고 싶었어요.”

 청소도우미 연결 서비스 ‘와홈’의 이웅희(27·사진) 대표가 말하는 창업 계기다. 지난해 11월 ‘우리집으로 와’ ‘와우!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집’ 등의 의미를 담아 상호를 와홈으로 정했다. 현재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고객 1300명과 ‘헬퍼’라 부르는 청소도우미 300명이 등록돼 있다.

 이 대표는 투자은행 뱅커였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모건스탠리 홍콩지사에서 채권 트레이딩을 담당했다. 하지만 뭔가 모험적인 일을 해보자며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2013~14년 홍콩의 한 창업 인큐베이터에서 일하며 실무를 경험했다. 그 때 그가 담당했던 벤처기업이 바로 ‘화물차판 우버’로 불리는 고고밴(Gogovan)이다. 2013년 창업한 고고밴은 차주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앱 서비스로 현재는 싱가포르·대만·홍콩 등지에서 5만대 이상의 차량이 서비스하고 있다. 와홈은 우버나 고고밴의 청소도우미 버전인 셈이다.

매주 300명 정도가 이용하는 이 서비스는 시간당 9900원(부가세 별도)의 저렴한 요금으로 집안 청소를 준다. 고객이 스마트폰의 와홈 앱을 구동해 자신의 집으로 헬퍼를 요청하면 등록된 헬퍼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간다. 그러면 이를 승낙한 헬퍼가 고객의 집으로 가 청소를 해주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가격은 몇 만원에 불과하지만 청소는 호텔급”이라고 자신했다. 콘래드호텔 등지에서 20년 이상 하우스키퍼 경력을 쌓은 이강숙 본부장, 그랜드하얏트 출신인 박애숙 대리 등이 헬퍼에 대한 교육을 담당한다. 헬퍼로 등록한 사람은 예외없이 와홈 본사가 있는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청소 교육을 받아야 한다. 청소 경력에 따라 교육 횟수는 1~5회로 다르다. 지난 7월 서비스를 시작해 아직 월 매출은 1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수수료를 떼지 않고 헬퍼들에게 모두 지급하고 있어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능성 하나를 보고 가브리엘 퐁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 대표를 비롯한 투자자로부터 10억원의 초기 투자금을 받았다.

 이 대표는 “회원수가 충분히 확보되면 인테리어·조명·조경·세탁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인 서비스 지역도 다음달께 분당·여의도로, 내년 1분기 중 서울 전체로 확대된다. 이 대표는 와홈 창업 전 실무를 알아야 한다며 2개월 동안 청소용역 업체에서 청소도우미로 일한 경험이 있다. 기분이 어땠을까. “일부 연세 드신 분들 중엔 청소도우미를 하인부리듯 하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청소도우미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청소 중 화장실의 묵은 때를 벗기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요령이 생기며 지금은 베이킹 소다만 쓰고 30분이면 지워낸다는 이 대표, “아직은 미미하지만 청소도우미 시장에서 혁신을 일궈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1905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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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Lego가 2000년대 초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그것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이야기는 저희 블로그를 통해서도 여러 번 공유했습니다. (참고 : 레고 회사로부터 창의성과 혁신 배우기) 어떤 사람은 이것을 ‘디자인 혹은 디자인 사고’에 의해 극복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진정한 창의성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인문학이나 현상학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무엇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주장들 가운데 하나에서, ‘놀이’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한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라는 책의 제5장 내용을 근거로 요약하였습니다

 

레고의 위기

레고는 전통적으로 매우 강력한 브랜드여서 1993년도까지는 어려움을 전혀 모르고 늘 성장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이후 레고가 안 팔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전자오락이나 컴퓨터 게임에 더 열광하게 된다. 레고가 위기를 겪자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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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

이것이 레고가 처음 가졌던 질문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점점 즉각적으로 자극을 주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였다. 예를 들면 전자 오락 같은 것이다. 현대의 아이들은 시간이 없으니까, 옛날처럼 오랫동안 길게 놀 수는 없으니까 짧은 시간 조금씩 할 수 있는 자극적인 오락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였다.

과거와 달리 아이들이 시간적 압박을 많이 받고 있으므로, 더는 놀 시간이 없다! p. 161

아울러 현대의 아이들은 다양한 매체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예를 들면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나오는 것을 보고 장난감을 고르는 것이다. 그래서 레고는 먼저 컴퓨터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란 방향으로 시도해 보았다. 이제 ‘레고’라는 상표만 가리면 사실 다른 장난감 회사와 구별도 되지 않는 제품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그 다음은 인기 영화와 연결하는 것이었다. 이런 영화 관련 상품은 인기를 끌어서 레고를 위기에서 구하는 듯해 보였다. 그러나 그 영화가 관심에서 벗어나면 다시 제품은 판매가 줄어들었다.

결국 레고는 아이들을 좀 더 깊이 연구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들은 지금까지 물었던 ‘아이들은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라는 질문을 버리고, 다음과 같이 질문을 바꾸었다.

‘놀이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상을 좀 더 깊이 이해하려고 책임자인 크누드스토르프는 ‘레고 엔트로스’라고 불리는 조사팀을 미국과 독일의 가정에 파견하여, 몇 달에 걸쳐 부모를 면담하고 아이들을 따라다니면서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아이들의 세계를 구성하는 인기 영화와 이야기들의 기호학적 의미를 분석하였다. 부모와 쇼핑도 함께하고 완구점, 학교 놀이터를 방문하였으며, 학습/아동 발달 전문가를 만났다.

이들은 단순한 포커스 그룹에서 밝혀낼 수 없었던 많은 자료를 모았고, 문화에 푹 빠져들어 민족지학자로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놀이 속에 감춰진 아이들의 욕망은 무엇인가?

연구팀은 우선 엄마들에 의해 ‘기획’된 아이들의 모습을 벗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거기에 갇혀 있었다. 이들이 발견한 놀이의 한 가지 역할은, ‘어른의 관리 감독에서 벗어나 숨 쉴 틈을 찾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자기만의 세계’여야 했다.

또한 아이들은 등급과 서열을 좋아한다. 누가 1등이고 누가 2등인가가 아이들에게 중요하다. 아이들은 누가 더 빨리 달리나, 누가 더 많이 모으나, 누가 더 많이 알고 있는가 등으로 끊임없이 경쟁하고 서로 더 앞서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큰다.

마지막으로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아이들이 어떤 것을 완전히 습득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반복하더라도 그들에게는 매우 자랑스러운 것이다. 11세의 독일 소년은 조사자에게 자기가 가장 아끼는 물건을 보여 주었는데, 그건 비디오 게임이나 장난감이 아니라 낡은 신발이었다. 소년은 낡아빠진 신발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면서, 이것으로 자기가 어떻게 스케이트보드 기술 하나를 완전히 습득했는지 알려주었다.

아이들이 기술을 마스터하고 얻은 사회적 평판을 자랑스러워하는 점은 아이들이 느끼는 시간적 압박이나 즉각적 만족감을 주는 장난감의 기존 전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놀이는 기술 습득의 기회가 있고 난이도가 높은 놀이인 듯했다. 조사팀은 그 통찰을 가리켜 ‘즉각적인 매력VS투쟁 끝의 권리 획득’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해서 레고가 발견한 놀이의 패턴은 크게 네 범주로 분류했다.

 

레고가 발견한 놀이의 네 가지 특징

  • 감시

아이들은 어른(특히 엄마!)들에게서 벗어난 공간을 원한다.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싶은 것이다.

  • 위계

아이들은 등급과 서열을 좋아한다.

  • 기술 습득

아이들은 무언가를 마스터하기 좋아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는 반복도 마다하지 않는다.

  • 사회적 놀이

아이들은 사회적 놀이를 좋아한다.

사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에게 놀이라는 것이 이것 말고 다른 것이 있을까 싶다. (원래 훌륭한 발견의 특징은 발견 후에는 당연해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잘 생각해 보면 사람들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사자나 다른 포유류 새끼들의 놀이도 비슷할 것 같다. 결국 그들의 놀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반복과 경쟁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거기에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더 나은 평판을 얻게 되는, 즉 어른이 되는 연습 아닐까?

 

그렇다면 시간의 압박은?

시간의 압박이란 잘못된 조사 결과였을까?

정량적으로 혹은 대략 조사를 해 보면 확실히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시간이 없다’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실제로 아이들의 40%는 시간이 많고, 또 다른 40퍼센트는 시간이 전혀 없다. 여기에 ‘평균’이라는 함정이 있다. 레고는 평균에 맞추기 위해 방향을 틀었지만, 사실 레고의 충성 고객은 레고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때 더 드러난다.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사실 이 부분도 잘 생각해 보면 그런 즉각적인 측면도 있지만, 위의 4가지 사항을 요즘의 컴퓨터 게임이 훨씬 더 훌륭하게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컴퓨터 게임은 훨씬 장기적으로 노력하고 레벨을 올리고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게임일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중독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대개 부모들은 컴퓨터 게임에는 ‘중독’이라고 부르고, 축구나 피아노, 독서를 열심히 할 때는 ‘중독’이라고 하지 않는다)

 

레고가 사업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요소

사실 발견 중 가장 큰 부분은 ‘아이들의 반항’이라는 부분이었다. 조사팀은 이 반항심의 사업적 잠재력을 보고했지만, 레고 임원들은 ‘우리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어쩌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이 꼭 비도덕적인 것은 아니고, 단지 기업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책에서는 니켈로디언 어린이 방송을 언급하면서 여기에서 내세우는 많은 가치 중에, 아이들이 부모에 갖는 반항심을 적절히 공감하고 다독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어쨌든 레고는,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진정한 마스터리와 등급, 서열을 이용한 전략을 만들면서 이를 ‘다시 브릭으로’라고 이름 붙이게 된다. 예를 들어 작은 레고로 더욱 복잡한 것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하고, 레고 카페에서 저학년 옆에 고학년이 더 복잡한 것을 만들면서 옆의 저학년을 가르쳐주는 구조를 만들었다.

 

다시 브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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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 있는 한 무더기의 브릭(Brick)들

레고는 이렇게 해서 다시 자신들만의 장점인 ‘브릭’으로 전사적인 집중을 이루어내며 성공적으로 재기하였다. 이 글에서는 레고의 재기 방법 보다는 아이들의 놀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우리가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

어른들 눈에 아이들이 ‘자극적인 것’만 쫓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어른들 눈에는 아이들이 저런 자극적인 컴퓨터 게임만 하다가 이상한 괴물이 될 것 같이 걱정될지 모른다. 그리고 장난감을 많이 팔고 싶은 어른들 눈에는 자기들도 ‘자극적인 것’만 만들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이들’이다.


원문: PXD / ※ 이 글은 PXD의 동의를 얻어 게재된 글입니다.


출처: http://ppss.kr/archives/7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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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부라더소다'와 '카누 디카페인'은 각각 술을 잘 마시지 못해 고민인 사람, 카페인에 과민한 커피 애호가 등 소수자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소수자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누구나 어디에선가, 또 언젠가는 소수자가 된다. 필기를 할 때마다 노트를 세로로 놓고 손목을 비틀어야 하는 5.8%의 왼손잡이도, 구내식당에서는 메뉴를 찾을 수 없는 채식주의자도 소수자다. 서른이 넘어 왜 결혼을 안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들어야 하는 이유도 상대적 소수자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투표조차 할 수 없었던 여성들처럼(스위스가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것은 1971년의 일이다). 

이야기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1846년 미국 연방 대법원. 군의관을 따라 여러 주를 떠돌던 흑인 노예가 주인의 미망인을 상대로 자유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노예제가 금지됐던 주에서 오랫동안 살았으니 자유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연방대법원 판결은 단호했다. "노예 흑인도, 자유 흑인도 미국인이 아니며 따라서 그들은 연방법원에 제소할 권리가 없다." 대법원 판사 9명 중 흑인 노예의 편을 든 사람은 딱 두 사람이었다. 7대2. 노예제 폐지는 당시에 소수의견이었고 판사 두 사람은 당시 법정에서 소수자였다. 

대법원의 판결은 다수결이다. 소수 의견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의견은 소중하게 기록된다. "대법원 판결에서 반대 의견은 새로 움트기 시작하는 법의 정신에 대한 호소요, 오늘의 법원이 범하는 오류를 시정해 줄 미래 법원의 지혜에 대한 간청"(윌리엄 더글러스 미국 연방 대법원 판사)이기 때문이다. 

광고 이야기를 하면서 소수자와 연방 대법원 판례까지 들먹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움 그리고 미래의 변화. 광고는 '날것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새로움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그래서 실현되지 않은 욕망을 찾는 일이다. 누가 어느 때 소수자인지. 다수의 욕망이 획일화돼 있는 자리에서 어떤 욕망이 눈치 보며 숨어있는지. 

술자리에서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소수자다. 한국에선 더더욱 그렇다. 이 나라에선 집단이 모여 끼니를 해결하는 자리가 대체로 술자리다. 직장은 물론이고 대학 모임도 그렇다. '알쓰'. SNS상에서 스스로를 '알코올 쓰레기'라고 부르며 자조하는 사람들은 받아놓은 술잔을 요령껏 숨기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한다. 혹은 사이다를 탄산 거품 가려가며 끊임없이 들이켜기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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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주시장을 흔들고 있는 과일 소주 돌풍에는 술자리에서 소수자인 알쓰의 욕망이 투영돼 있다. 쓴 소주가 식도를 자극하는 고통을 감내하거나 분위기 어색하지 않게 만들면서 술자리에 어울릴 수 있는 술.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술. 술자리의 소수자를 위한 술. 잠재된 욕망은 분출했고 한때의 유행이라고 생각했던 소주회사들이 뒤늦게 뛰어들었다. 

하연수가 등장하는 보해양조의 '부라더소다' 광고는 술자리 소수자를 위한 술 광고다. 신나고 왁자지껄한 술자리는 소수자들에게는 광장의 무대 같은 자리다. 알쓰는 아무도 따라주지 않고, 아무도 권하지 않고,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그런 술자리를 욕망한다. 술잔이 테이블에 닿기도 전에 술병을 들고 권하는 상사도 없고, 분위기 못 맞춘다고 눈 흘기는 선배도 없는 나만의 공간. 게다가 맛있어 보인다. 무료함을 달래줄 만큼 흥미롭고, 빨대로 빨아먹고 싶을 만큼 달콤해 보인다. 집은 알쓰들의 파라다이스다. 소수자의 자유공간이다. 

소수자는 마케팅에서 TPO(Time Place Occasion)라고 하는 존재이자 상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인생의 어느 한때, 또 어떤 사람들은 하루에도 잠시 소수자가 된다. 

디카페인은 유당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락토우유처럼 카페인에 과민한 사람들을 위한 커피다. 그래서 대부분의 커피 브랜드는 디카페인 제품을 출시·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껏 산모를 위한 커피로 생각했기 때문에 마케팅 요소를 투입할 만한 제품이 아니었다. 그러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도 의외로 저녁이나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해가 지면 출현하는 야간 소수자인 셈이다. 이때까지 커피의 소수자는 산모라는 '누구'였다. 하지만 동서식품 카누의 디카페인 광고에서 커피의 소수자는 '언제'라는 '상태'다. 광고는 그들의 밤을 배려하고 위로한다. "굿 나이트(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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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멀리 돌아 '소수자'라는 키워드로 시장을 바로 보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새로움과 가능성. 새로움은 늘 소수에서 시작하고, 가능성은 소수의 전유물이다. 이는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이기도 하다.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광고가 찾은 첫 번째 방법은 새로움이다. 익숙한 것을 그냥 지나침으로 인해 수많은 정보에서 유익한 정보를 찾아내는 두뇌활동의 첫 번째 문턱을 넘는 방법이다. 소수자의 눈으로 시장을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세상은 소수자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기회가 거기에 있다. 물론 이러한 관점도 아직은 소수 의견이기는 하지만. 

[서용민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68776&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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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만드는 것 중에는 스마트폰도 있지만 아파트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투자이긴 하지만 무려 1억 위안(약 180억원)이나 투자한 아파트다. 이름은 유플러스. 다만 ‘LG U+’가 아닌 ‘YOU+’다. 샤오미는 어떤 목적으로, 왜 아파트에 투자했을까? 유플러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아봤다. 

  

1. 샤오미 사장과 카페 사장이 만났다.



- 처쿠카페 내부 풍경
 
중국 IT업계의 신화를 써가고 있는 샤오미의 사장님 레이쥔과 카페 사장님이 만나서 5분 만에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레이 쥔은 180억원을 내놨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사실이다.
중국 젊은이들은 몇 년전부터 창업 정보를 얻기 위해 베이징 중관촌의 ‘처쿠(車庫) 카페’에 모여들었다. 잡스와 워즈니악이 차고에서 창업한 한 것을 따라 ‘차고(車庫)’라는 이름을 붙인 카페다. 월 100위안(약 18,000원)만 내면 장소는 물론 컴퓨터, 복사기와 같은 장비도 지원해 준다. 2011년 문을 연 이곳에서 수백 개의 창업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처쿠 카페의 창업자 쑤디(苏菂)와 레이쥔은 2014년 8월 만났고 그 자리에서 청년 창업을 돕기 위한 ‘유플러스’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 5분 만에 이뤄졌다.

- 처쿠카페 홈페이지
 

  

2. 첫 번째 아파트는 치약 공장을 개조했다.



- 왼쪽부터 리우양, 레이쥔, 리우신, 쑤디 
 
2011년 리우양 형제는 젊은 청년들에게 안락한 보금 자리를 주고 창업을 돕기 위한 새로운 공간을 꿈꿨다. 잘나가는 회사의 임원을 때려치우고 600만 위안(약 11억원)의 자금을 투자 받아 2011년 10월 광저우 봉황 거리의 오래된 치약 공장을 8개월에 걸쳐 아파트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2012년 10월 첫 번째 아파트가 문을 열었고 133개의 방을 들어 섰다. 이 무렵 공동 투자자가 모이기 시작했고 위에 언급한 쑤디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마지막으로 레이쥔이 고문으로 합류했고 총 6명의 공동 창업자가 힘을 모아 유플러스 아파트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회장 – 리우양(刘洋), CEO- 리우신(刘昕), CTO- 쑤디(苏菂), CCO- 양후이(杨辉), CFO- 장딩딩(张叮叮), 고문 – 레이쥔(雷軍 )
 
  

3. 아이는 혁신에 방해가 된다?



- 광저우 봉황 거리의 치약 공장을 개조한 첫 번째 아파트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유플러스 아파트의 공식 명칭은 ‘YOU+ 국제청년공우(國際靑年公寓)’로 국제청년아파트라는 뜻이다. 유플러스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45세 이하의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만 들어 갈 수 있다. 아이가 없어야 한다. 일단 두 가지를 먼저 보자. 언뜻 까다로워 보이지만 생각처럼 깐깐한 건 아니다. 커플 또는 부부가 함께 신청할 수 있고 반려 동물도 함께 살 수 있다. 아이만 들어 올 수 없다. 아이는 '혁신의 적'이라는 뜻인 것 같다. 일리가 있다. 국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조건만 맞는다면 외국인도 신청할 수 있다.

  

4. 싹싹하면 먼저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조건은 사교성이 좋아야 한다는 거다. 면접에서 활달하고 쾌활한 성격이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창업자 리우 양은 유플러스의 목적은 청년들에게 편안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홀로 지내며 외로워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세입자가 아닌 이웃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꾸미고 싶은거다. 입주자들은 다양한 내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공통 관심사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입주 후에는 소셜 활동과 내부 커뮤니티에 얼마나 참여하고 친구를 사귀었는지를 평가하며 추적의 끈을 놓지 않는다. 


  

5. 1,000명의 대기자를 뚫어라.



 
유플러스 아파트는 대부분 대도시, 대학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아파트 수요가 많아 집값, 월세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유플러스의 인기에 각 아파트에는 이미 천명 이상의 대기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간단한 전화 면접으로 조건을 확인하고 인터뷰룸에서 진행되는 면접으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사람이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조금은 일찍 방을 배정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6. 못질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완전한 내방



- 항주 유 플러스 아파트 내부
 
광저우의 치약 공장을 개조해 시작한 아파트는 현재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 등에 10개 이상의 아파트가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5년 12월 항주에 새로운 유플러스 아파트가 문을 열었다. 치약 공장을 개조해 허름했던 것과 달리 새로 열고 있는 아파트는 내외부 모두 깔끔하다.
평균 10~30제곱미터의 방의 월세는 1,500~2,000위안(약 27만원~36만원)으로 주변 아파트보다 훨씬 저렴하다.  더 좋은 점은 자기 마음대로 방을 꾸밀 수 있다. 못질을 하고 벽지를 바르고 그림을 그려도 상관없다. 나갈 때는 그냥 그대로 나가면 된다. 원상 복구하라는 주인과 싸울 필요도 없고 보증금 까일 일도 없다. 
 
  

7. 내방에는 주방이 없다.



 
유플러스 아파트는 작은 원룸에 씻을 공간이 있을 뿐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대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식사를 아파트에서 제공한다. 아침은 7위안(약 1,400원), 점심, 저녁은 15위안(약 2,800원)이면 삼시세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젊은 세대가 음식을 해 먹기 보다는 패스트푸드를 시켜 먹거나 가까운 식당에서 사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방을 없앴다. 대신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리 기구가 갖추어진 주방이 있어 자유롭게 음식을 요리해 먹을 수 있다.
 
  

8. 먹고 마시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



 
유플러스 아파트의 넓은 로비는 모두가 함께 모여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되어 있다. 당구대, 콘솔 게임기, 헬스장, 대형 빔프로젝터 등이 자리하고 있다. 편하게 둘러 앉아 토론을 할 수 있는 편한 쇼파가 있다. 이곳에 모인 다양한 재능과 꿈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은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고민을 털어 놓는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 뭉치고 의견을 나누며 각자의 꿈을 키워간다. 이곳에 입주한 청년 가운데 20%~30%는 창업의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9. 머리가 나쁘면 문을 열 수 없다


사진 출처 : NBC닷컴
 
유플러스 아파트의 출입구는 쉽게 들어 갈 수가 없다. 퍼즐을 풀거나 숨겨진 카드 리더기를 찾아야 비로소 들어 갈 수 있다. 현관 앞 쓰레기통 뚜껑에 출입 카드를 대고 삼색 버튼을 순서대로 눌러야 하며 핀볼 게임 레버를 당겨야 들어 갈 수 있다. 다른 아파트 역시 비슷한 장치를 해 놓은 곳도 있지만 영업 기밀 아니 출입 기밀이라서 함부로 다 발설할 수는 없다. 술에 만취해 있다면 현관문과 싸우다 지쳐 잠들 가능성이 크다.


 
덤으로 말하자면 젊은 청춘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보니 내부 인테리어는 마치 클럽을 방불케 할 정도로 화려하고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 揭秘首个小米式公寓:想入住? - NBD

  

10. 돈은 중요하지 않다.



 
“더 큰 꿈이 있기에 당장의 이익을 바라지 않습니다.” 공동 창업자 쑤디가 인사말로 써놓은 글이다. 그냥 듣기 좋은 말이라 써 놓은 것은 아니다.
샤오미의 레이 쥔은 리우양과 만날 때면 “수익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더 많이 유 플러스 가족으로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매번 강조했다고 한다.
  
광저우의 첫 번째 아파트는 10년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다.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원금을 회수하기까지 약 5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5년 동안 받는 임대료에서 남는 돈이 실제 수익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긴 자금 회수 기간과 빈약한 수익에 대해 공동 창업자 누구도 불만을 갖거나 조급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청년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아파트를 늘려 가고 있다. 성공한 6명의 어른이 수백 수천명의 청년들이 조금 더 쉽게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유 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출처: http://thegear.co.kr/1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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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여기어때' 측은 경쟁사 '야놀자'에 자사 마케팅 도구 훼손에 대한 내용증명서를 발송했다. 지난해 10월 야놀자 직원이 여기어때 가맹점 호텔에 부착된 홍보 스티커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여기어때는 "영업 방해 행위가 이전에도 있었다. 공정위 제소를 비롯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 측은 "경쟁사에 대한 비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모바일 광고 플랫폼 제작업체 '버즈빌'은 쇼핑 앱 '쿠차'가 자사 잠금화면 기술 특허를 도용했다며 형사 고소했다. 지난 22일 양사는 상대 주장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분쟁을 본격화했다.

연초부터 스타트업 업계가 1·2위 업체 간 상호 비방으로 얼룩지고 있다. 단순한 비방전을 넘어 법정 싸움까지 난무한다. 시장에서 경쟁은 필연적이지만 '너 죽고 나 살기' 식의 갈등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타트업 업계 분쟁의 대표적 사례는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이다. 2014년 배달의민족은 자사 이용료가 경쟁사의 절반이고, 월간 주문 수나 거래액이 1위라고 광고했다. 요기요는 허위과장 광고라며 배달의민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지난해는 부동산 중개 분야에서 큰 싸움이 일어났다. 부동산 앱 '직방'은 경쟁사 '다방'이 자사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원고 신청을 기각했고 직방은 고등법원에 항고를 제기해 현재까지 사건이 진행 중이다. 내비게이션 분야에선 내비 앱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올이 T맵 운영사 SK플래닛으로부터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로 제소당했다. 록앤올은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대기업이 소송을 통해 후발 업체를 견제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최근 2년간 벌어진 스타트업 업계의 분쟁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투(MeToo) 경쟁'의 한 단면으로 해석한다. '미투 경쟁'은 1위 업체와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해서 1위를 위협하는 것을 말한다. O2O(온·오프라인 연결서비스) 사업은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미투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중개업은 특별한 기술 없이도 진입할 수 있는 분야다. 예를 들어 지난해 직방이 뜨면서 부동산 중개앱은 300개 넘게 생겨났다.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지난 1~2년 사이 붐업한 O2O사업은 IT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보다 기존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하는 형태로 발전했다"며 "요즘 스타트업 분쟁은 새 아이디어 없이 모바일 하나로 시장을 나눠 먹으려는 창업 풍토 위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투 경쟁'에서는 창업정신을 기대할 수 없기에 문제다. 스타트업은 창의적 발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창업가정신이 생명이다. 그러나 최근 스타트업들은 경쟁사를 따돌릴 독보적인 기술이나 장점 없이 대규모 마케팅과 수수료 인하에 매몰돼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수수료도 내릴 만큼 내리고, 마케팅도 쏟아부었는데 그다음 카드가 없으니까 결국 상호 비방이 나온다"면서 "기술 개발에 필요한 돈이 당장 가맹점 확대를 위한 소모적인 경쟁에 투입된 결과"라고 꼬집었다.

김동환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는 "비슷한 서비스로 경쟁하고 소비자 편익을 추구하는 게 시장경제지만, 서비스 간에 차별화가 안 되는 게 아쉽다. 이렇게 자금력 위주로 출혈경쟁만 하면 이익을 보는 건 광고회사밖에 없다"고 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오프라인 시장은 320조원, 온라인·모바일 상거래 시장은 44조원 규모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O2O 분야는 최대 300조원까지 확장 가능한 시장이다. 2~3년 전부터 본격 시작된 O2O 시장은 매해 급성장하며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O2O 시장이 무르익어 가는 이때 소모적 경쟁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한다. O2O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건전한 경쟁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정훈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진입 장벽이 낮은 O2O 시장에서는 기술과 서비스를 확보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며 "사용자 경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만족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향상해 가는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 조희영 기자]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9&aid=0003669349&sid1=001&lfrom=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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