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발표·토론수업때 쩐다·케바케·흑역사 등 은어·비속어 버젓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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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 26일 모 사립대 사범대학 교육행정 수업시간. "A정책의 결과가 좋지 못해 교육정책 분야에서 정책 흑역사가 되고 말았습니다"라고 한 학생이 발표했다. 담당 교수가 "흑역사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발표 중이던 학생은 머뭇거렸다. 흑역사는 일본 애니메이션 '턴에이 건담'에서 처음 비롯된 말로 굳이 표현하자면 '잊고 싶은 과거'라는 뜻이다. 

# 2. 모 사립대 재학생 정아름 씨(가명·23)는 이틀 전 학생 3명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주제로 조별과제를 만들다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발표자료를 만들기로 한 조원이 최종적으로 완성한 자료에 비속어가 난무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이 조원들에게 건넨 자료에는 '정책이 집적거리다' '씹는다' 등 황당한 표현이 가득했다. 정씨는 "이게 최종안이 맞는지 의심했다"며 "수정하지 않았다면 망신당할 뻔했다"며 한숨지었다. 

새학기가 시작된 대학교 발표·토론 수업에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만연하던 은어와 비속어가 난무하고 있다. 일부 학생의 '국어 파괴'는 심각한 수준으로 "대학 신입생들에게 글쓰기를 다시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읽기'라는 교양수업을 강의하는 한 교수는 최근 몇몇 학생 보고서를 읽고 황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알바(아르바이트를 줄인 말)' '쩐다(뉘앙스에 따라 '지독하다'거나 '잘한다'로 사용되는 신조어)' '관종(관심 종자의 줄인 말)' 등 적절하지 않은 단어를 상당수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신입생들 첫 글쓰기 과제를 받아보면 참담한 심경"이라며 "초·중·고등학교 때 국어교육을 어떻게 받은 건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대학 울타리를 넘어 직장으로 눈길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오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회사 신입에게 초안 메일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초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된 보고서에는 'ㅈㄱㄴ'이라는 자음만 적혀 있었다. 'ㅈㄱㄴ'은 '제목이 곧 내용'을 줄인 말로 '제곧내' 초성만 딴 인터넷 용어다. 이 글이 올라오자 '상사로서 격식 없는 이런 보고서를 받으면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기본적인 언어교육은 받은 신입인지 의문이다' '무례함이 지나치다' 는 지적이 빗발쳤다. 

[김시균 기자 / 박윤예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0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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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결혼을 안 해도 우아한 중년을 맞지만, 남자는 결혼을 안 하면 늙어서 초라해진다." 결혼시장에 떠도는 속설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밝혀주는 빅데이터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신한카드가 최근 발간한 '한국의 1인 가구' 조사 보고서를 통해서다. 40·50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왕성한 소비력을 과시하는 독신 여성과 달리 혼자 사는 남성은 30대를 정점으로 소비가 급격히 꺾이는 현상이 신용카드 데이터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주소지 기준으로 홀로 거주하는 신한카드 가입자 1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30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1인 가구는 20대 때 월평균 57만9000원을 쓰던 소비성향이 30대 때 93만1000원으로 정점을 찍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들어서 월평균 72만7000원으로 소비가 급격히 꺾이고, 50대에 이르면 월평균 61만원까지 카드 사용액이 급격히 줄어든다. 

반면 1인 가구 여성은 20대 때 월평균 59만2000원을 쓰다가 30대(71만3000원)를 거쳐 40대에 접어들면서 카드 사용액은 93만80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50대 들어서도 월평균 카드 소비가 78만8000원으로 50대 남성(61만원)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본인을 위해 쓰는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 1인 가구는 카드 소비에서 자기관리(미용·자기계발·잡화쇼핑) 비중이 14.5%에 달했다. 하지만 30대(10.2%), 40대(4.9%)를 거치며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다. 반면 여성은 20대 때 19.2%를 기록한 자기관리 소비 비중이 30대(15.6%), 40대(15.9%)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혼자 사는 여성이 남성보다 자신을 가꾸는 데 훨씬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을 데이터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신 1인 가구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홈쇼핑 소비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기보다 집에서 머물며 홈쇼핑으로 필요한 물건을 사는 '은둔형' 남성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20대 1인 가구 남성은 카드 소비에서 홈쇼핑 비중이 0%에 가까웠다. 30대 1인 가구 남성도 홈쇼핑 비중은 0.5%에 불과했다. 하지만 40대로 가면 이 비중이 6.3%로 치솟는다. 반면 1인 가구 여성은 20대와 30대 때 홈쇼핑 비중이 각각 0.7%, 1.5%로 남성보다 높다. 하지만 40대에는 비중이 4.2%로 40대 남성(6.3%)보다 오히려 홈쇼핑을 덜 이용하는 편이다. 40대에 접어들며 외로움을 호소하는 1인 가구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신한카드 사용액만을 대상으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1만6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기 때문에 다른 데이터를 합산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0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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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가 개발한 `모바일 간편주문 앱` 美로 역수출

매장 밖서 미리 주문·결제…줄 안서고 바로 픽업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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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직장인 김광운 씨(28)는 요즘 매일 점심식사 전 스마트폰 앱으로 회사 근처 스타벅스 매장에 커피 5잔을 미리 주문해둔다. 본인을 비롯해 팀원 선배 4명의 커피 후식 심부름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스타벅스에서는 '진동벨'을 나눠 주지 않는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점원에게 주문한 뒤 자리에 앉아 기다리지 못하고, 제품 받는 곳까지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씨처럼 매장에 들르기 전 휴대폰 앱으로 미리 주문과 결제를 다 해두면 매장에서 곧바로 커피를 받을 수 있어 평균 10~15분 정도는 시간이 절약된다. 김씨는 "나처럼 커피 심부름이 많은 '미생' 직장인들에겐 모바일 사전주문 시스템이 아주 요긴하다"고 말했다. 

이 스마트폰 앱 서비스가 바로 지난해 5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전 세계 매장 가운데 최초로 개발한 '사이렌 오더' 시스템이다. '사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상반신이 여인, 하반신이 괴수인 인물로 스타벅스 로고에도 들어 있는 스타벅스의 상징이다. '사이렌 오더' 앱은 도입 10개월째인 3월 말 현재 누적 접수 건수 90만건을 넘어서 다음달 1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규억 스타벅스코리아 사회공헌팀장은 "현재 국내 740여 곳 전 매장에서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 역수출돼 시범 운영 중이며, 본사가 연내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사이렌 오더의 원리는 간단하다. 휴대폰에서 스타벅스 앱을 내려받은 고객은 사이렌 오더를 클릭해 매장과 제품을 선택하고 결제까지 미리 한다. 이후 소비자가 해당 매장에 들어서면 각 매장에 설치된 무선근거리 통신장비가 블루투스를 켜지 않아도 자동으로 작동한다. 소비자 휴대폰으로 '주문하시겠습니까'란 문자가 뜨고, 고객이 '예'를 터치하면 대기줄에 서 있는 다른 고객보다 먼저 주문이 접수된다. 합법적인 '새치기(?)'가 가능해 곧바로 커피 접수대로 향하면 되는 것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한국의 사이렌 오더 개발 소식을 접하고 "환상적(fantastic)"이라며 반겼다는 후문이다. 사이렌 오더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 매장에서 '모바일 오더&페이'라는 이름으로 시범 서비스되고 있다. 이달에는 알래스카, 아이다호, 워싱턴주 등 미국 북서부 내 다른 매장으로도 확대돼 현재 650곳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스타벅스 본사는 올 연말까지 이를 전국 매장으로 정식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한국보다 낮아 미국 스타벅스 1만2000여 곳 모든 매장으로 확대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지만 사실상 미국 전역으로 '한국형 모바일 서비스'가 역수출 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0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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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부동산 시장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예전처럼 사두면 무조건 오르는 부동산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집값 하락을 경험한 학습 효과로 시장 주도층도 투자자에서 실수요자 위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디플레이션 시대엔 고성장기에 통용되던 부동산 상식들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선 거래가 늘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100만5173건으로 주택 경기가 호황이던 2006년(108만2000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집값 상승률은 2.1%로 물가상승률(1.3%)을 약간 웃돌았다. 2006년 집값 상승률(11.6%)의 5분의 1 수준이다. 

3월 서울 아파트의 하루 평균 매매거래량이 1년 전보다 37% 증가했다. 지난 20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389건으로 신규 분양시장 열기가 기존 아파트까지 옮겨붙으며 거래가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일선 중개업소에선 거래는 늘었지만 일부 인기 지역을 빼면 집값이 예전만큼 오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매매가가 8억5000만~9억원으로 지난해 이맘때와 비슷하다.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6㎡도 지난해 시세 수준인 5억9000만~6억원 선에서 손바뀜되고 있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택 경기 침체를 겪으며 재건축 환상이 깨지고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30·40대가 유입되면서 호가가 500만~1000만원만 올라도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고 거래가 소강 상태에 빠진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에 사람이 몰리면 청약도 대박일 것이라는 기대도 깨질 판이다.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을 때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지만 분양시장 중심축이 실수요자로 옮겨오면서 이런 암묵적인 공식은 통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간 단지는 견본주택 개관 첫 주말 2만여 명씩 몰렸다고 발표했지만 성적표는 크게 갈렸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5.0·6.0, 울산 드림인시티 에일린의 뜰 2차, 구미 문성 파크자이 등은 수십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마감됐지만 수원 영통 라온프라이빗, 공주 신관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 등은 미달돼 3순위 청약을 받아야 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요즘은 총 집객 수의 절반 정도가 실제 방문자 수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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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줄기는커녕 전세 품귀 현상은 더 심해진다. 거금을 들여 집을 사서 가격이 하락할까 불안에 떠느니 최대한 오랫동안 전셋집에 사는 게 이득이라는 세입자들의 계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만성적인 전셋집 부족으로 39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금이 매매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오르면서 전세가율이 90%를 웃도는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경제학 원리에 따라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전셋집은 전세금이 아무리 치솟아도 마땅한 대체재를 찾을 수 없다 보니 수요가 좀처럼 줄지 않는다. 특히 전세 수요가 공급을 항상 초과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전셋집의 품귀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학교와 학원시설 등 자녀 교육 때문에 비싼 전세금을 내서라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끊임없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서초구 반포동 D공인 관계자는 "물건이 워낙 없다 보니 심리적 마지노선을 뚫는 가격에도 나오기가 무섭게 바로 계약된다"며 "대부분 고소득자라 자금 여력이 있다 보니 결과적으로 비쌀수록 잘 팔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 전세금은 지난해 9억~10억원 중후반대였지만 지난 18일 11억원에 계약된 뒤 현재 12억원까지 뛰었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 매매가는 14억~15억원 선에 머물고 있다 

이렇다 보니 주택 시장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3구의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택 구매층이 투자자에서 실수요자로 바뀌면서 강남에 군불을 때면 강북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온기가 퍼지는 '낙수 효과'가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대비 지난달 거래 증가율을 보면 금천구가 48.9%로 거래가 가장 많이 늘었으며 강서구(44.2%), 중구(43.5%), 양천구(41.6%), 강동구(41.1%) 등 순이었다. 마포구와 노원구도 30% 이상 늘었다. 반면 강남3구는 강남 17.3%, 서초 23.9%, 송파 5.3% 등에 그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살이에 지친 세입자들이 주택 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수요층으로 등장하면서 강남권보다 강북 지역과 수원, 영통, 이천, 오산 등 수도권 거래가 활발하고 집값도 더 오르고 있다"며 "강남과 다른 지역 사이에 '역(逆)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도 싼 게 잘 팔린다. 저금리 속에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거두는 게 최고의 재테크인 만큼 우선 매매가가 저렴한 상품을 고르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지름길이어서다. 보증부 월세가 임차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강남·도심 주변 나 홀로 아파트나 중소형 아파트가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잘만 하면 4~5%대 연간 임대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요즘은 가능한 한 집 보유 시 들어가는 비용과 기회비용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큰 집을 팔고 중소형 두 채를 사서 하나는 자가 거주, 다른 하나는 월세 임대를 놓으려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김인오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7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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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디어아트 일색 현대화단에 던지는 조소

백현진·리송송·박진아·바스·사스날 등 젊은 작가들
삼성미술관 플라토서 회화 실험 `그림/그림자`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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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여름촬영'

"요즘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보면 머리가 지끈거려요. 대형 설치 작품에, 이해하기 어려운 뉴미디어, 사진 등 각종 매체 실험이 너무 많아요." 

대중들의 푸념이 아니다. 문화예술계에 오래 몸담고 있는 사람들도 가끔 이런 발언을 쏟아낸다. 현대미술이 너무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것이다. 작가들은 대중과 소통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지만 그 소통의 간극은 좀처럼 메워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매체인 회화에 대한 갈망을 숨기지 않는다. '회화의 죽음'이 언급되는 이때 역설적으로 '회화의 기원'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유다.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는 '그림/그림자'전은 국내외 젊은 작가 12명이 참여해 그리기의 본질을 묻는 기획전이다. 

백현진(43)과 박진아(41)를 비롯한 한국 작가와 루마니아 출신의 셰르반 사부(37), 국내 미대생들이 좋아하는 폴란드 출신의 빌헬름 사스날(43)과 미국 작가 헤르난 바스(37) 등 모두 6개국 작가 12명의 작품 35점이 벽에 걸렸다. 대부분 1970년대생인 참여 작가들은 다양한 차용과 기법, 자유분방한 세계관을 통해 날 것 그대로의 싱싱함을 화폭에 담는다. 회화의 손맛과 질감을 느낄 수 있어 그 어느 전시보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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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캘빈 'Can with Landscape'

전시장은 크게 세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방은 거장들의 기법과 작품을 거리낌없이 차용하며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의 현주소를 만날 수 있다. 백현진과 미국 작가 데이나 슈츠(39), 브라이언 캘빈(46)의 작품에선 언뜻 파블로 피카소와 장 미셸 바스키아, 빌럼 드 쿠닝의 이미지와 붓질이 연상되지만 젊은 작가들은 개의치 않는 듯하다. 

2인조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보컬로도 활동하는 백현진은 팝아트와 표현주의 기법을 버무린 '평상심'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구상성과 추상성이 함께 결합된 작품에선 회화의 거친 촉감이 도드라진다. 캘빈의 작품 '캔과 풍경' 속 젊은 여성은 한 손에 콜라 캔을 쥐고 화면 밖을 응시한다. 로스앤젤레스 문화 특유의 '쿨'함을 드러낸다. 

두 번째 방에선 성(性) 정체성을 묻는 영국 흑인 여성 작가인 리넷 이아돔-보아케(38)와 미국의 헤르난 바스의 그림들이 걸려 있다. 어둡고 불안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이 공간을 에워싼다. 

세 번째 방에선 사진이 회화에 어떻게 활용되고 또 사진과 회화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무엇인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하나의 화면에 여러 사진을 결합한 회화를 보여주는 박진아는 영화 촬영 장면을 스냅 사진처럼 찍어 회화로 재구성한 '여름촬영'을 선보인다. 빌헬름 사스날의 '무제'에선 미니멀한 스타일에서 극적인 표현주의 붓질까지 기법이 자유분방하다. 세르반 사부는 폴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을 오마주했으며 중국 작가인 리송송(42)은 화면을 분할해 파편화한 하나의 작품 '장군'을 선보인다. 

조나영 삼성미술관 플라토 큐레이터는 "오랜 시간 멀어졌다고 치부되던 회화가 최근 미디어와 설치 사진의 범람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며 "각종 디지털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회화가 신선한 매체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화의 귀환:오늘날, 그림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주제로 전시와 연계한 강의가 28일 열린다. 19일부터 6월 7일까지. 1577-7595 

[이향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63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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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몸값 12조로 급성장

사진 중심 간편성 장점에 `돈쓰는` 여성 가입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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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미국 예일대 출신의 청년 벤 실버먼이 2009년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내놨을 때 사람들은 그저 '페이스북' '트위터'의 짝퉁 앱으로 치부했다. 그의 앱은 '사람'과 '글'이 중심이었던 페이스북·트위터와 달리 철저히 사람들이 올린 사진 등 비주얼에 집중했다. 

서비스 개시 후 첫 4개월 동안 사용자는 3000명에 불과했다. 투자자 유치에 나섰지만 돈을 대겠다고 나선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실버먼과 그의 앱 핀터레스트(Pinterest)는 '대기만성'형이었다. 여심을 사로잡는 비주얼에서 폭발하는 마케팅 가능성을 뒤늦게 알아본 투자자들이 '돈되는 SNS 기업'으로 주목하고 줄을 서면서 몸값이 순식간에 배로 뛴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핀터레스트가 최근 3억6700만달러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으며 뒤이어 최대 2억800만달러 추가 자금조달을 추진 중이다. 이번 자금 조달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핀터레스트 몸값을 110억달러(약 12조1600억원)로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께 핀터레스트 기업가치는 절반 수준인 50억달러에 불과했다. 

핀터레스트 장점은 '간편성'이다. 사진을 보드에 핀으로 꽂아 모으듯이 웹과 앱에서 이미지를 모아 공유한다. 예술과 건축부터 반려동물과 역사까지 30여 개 관심 분야를 설정해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의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이런 비주얼적 강점을 타고 2011년 485만명에 그쳤던 가입자는 2015년 1월 현재 7000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핀터레스트 가치가 지난해부터 주목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단순히 가입자·방문자 숫자로 홍보 효과만 거창한 여타 SNS와 달리 너무 늦기 전에 가입자들을 매출로 연결시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디스플레이 광고를 새롭게 선보였고 조만간 이용자들이 바로 쇼핑을 할 수 있는 구매버튼도 적용할 예정이다. 핀터레스트의 주요 가입자들이 쇼핑에 관심이 많은 여성층이라는 점도 다른 SNS와의 차별화 포인트다. 

[이지용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5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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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센츠·엘스·트리지움 등 거래 3분의 1이 고액

저금리에 집주인 월세전환 늘어…마포·성동도 대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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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최근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80만원에 '월세 계약'이 이뤄졌다. 올 들어 이 아파트 같은 평형에 유사한 조건으로 이뤄진 거래 건수만 10건이다. 보증금을 더 낮춰 5000만원에 월세 220만원에도 계약됐다. 김찬경 잠실1번지 대표는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셋집을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200만원짜리 월세가 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저금리 여파로 전셋집이 빠르게 줄면서 일반 아파트 시장에 고가 월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오른 전세 보증금만큼 월세로 돌리는 보증부 월세가 많았지만 최근 보증금 1억원 이하, 월세 수백만 원의 비싼 월세 아파트가 늘고 있는 것. 1억원 이하의 보증금은 월세가 밀릴 경우를 대비한 보험금 성격이 강한 만큼 순수 월세에 가깝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통계로는 지난 1~2월 잠실동 간판 아파트인 리센츠와 엘스, 트리지움(전용면적 84㎡ 기준)에서 보증금 1억원 이하로 맺은 월세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31.3%로 조사됐다. 이는 3개 단지 전체 월세 거래량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특히 전세난이 심한 강남3구에서는 월세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200만~300만원 안팎의 고가 월세가 늘어나고 있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올해 초 보증금 1억원, 월세 33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학군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50만~400만원에도 계약이 됐다. 금리가 내려가자 은행 대출을 받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준 뒤 보증금을 덜 받고 월세를 더 많이 받는 식으로 세를 주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가 월세는 강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포, 성동구처럼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면서 최근 몇 년 새 새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보증금 5000만~1억원에 월세 100만원 이상이 임차 상식처럼 대중화된 상황이다. 

옥수동 래미안리버젠 전용면적 84㎡도 전세금이 5억~6억원 선이어서 보증금 3억~4억원에 월세는 100만원을 넘기는 경우가 적었지만 최근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30만원 등 100만~200만원대 월세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강남 등 인기 지역은 교육, 교통, 편의시설 등 뛰어난 기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목적을 갖고 진입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전셋집은 사실상 동이 나다 보니 단기 거주한다는 생각으로 비싼 월세를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월세 시대가 빨리 다가올 수 있다고 말한다.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는 "지금까지 월세는 다세대·연립주택 등 저가 소형 주택에서 일반적이었지만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집주인들은 월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보니 고가 중대형 아파트로까지 월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도 "저금리에서는 전세금을 은행에 묻어둘 이유가 없는 데다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할 여력이 있는 집주인들은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여 임대 수익을 최대한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보증부 월세에서 사실상 '보증부'가 사라지는 월세 계약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월세 바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 부담이 커서 주거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어서다. 

집주인도 마냥 좋지 않다. 아파트 시장에 월세가 늘어나면서 보증금을 낮춰도 월세를 기대만큼 올려 받기 어려운 데다 전월세 전환율도 전반적으로 내려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 1월 서울 주택 전월세 전환율은 6.8% 수준이지만 월세 물량이 늘어나면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김혜현 대표는 "집주인은 월세로 전환할 경우 전세에 비해 집 수리·보수 등 관리에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엄밀히 따져보면 기대만큼 큰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김인오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54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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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등 잇단 출시…지방 적고 단백질은 많아


그리스 방식으로 만든 요구르트인 '그릭 요구르트'가 유제품 시장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요구르트를 자주 만들어 먹을 만큼 시장이 확대되는 분위기를 타고 웰빙 요소를 더욱 강조한 그릭 요구르트 제품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전체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인 그리스에서는 대규모 목축 대신 산에서 소규모로 이뤄지는 양이나 염소 사육이 많다. 이 때문에 가축 젖이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자리 잡았으며 건조한 지중해 기후 덕분에 치즈와 함께 요구르트 생산도 활발하다. 그릭 요구르트는 그리스에서 전통적으로 음용해온 요구르트로 일반 제품보다 3배가량 더 많은 우유를 농축·발효시켜 만든다. 그만큼 수분이 많이 제거돼 크림치즈처럼 단단하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또 지방과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 함량은 더욱 높아 다이어트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유제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빙그레와 남양유업 등 요구르트 업계 1~2위를 비롯해 일동후디스와 롯데푸드, 풀무원다논 등이 그릭 요구르트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발효유 강자인 빙그레는 지난해 말부터 그릭 요구르트 신제품 '요플레 요파'를 내놨다. 요플레보다 수분 함량을 줄여 더욱 진하게 만든 이 요구르트는 1등급 우유 투입을 늘린 제품이다. 남양유업도 최근 자사 주력 요구르트 제품인 '불가리스'를 업그레이드해 '불가리스 그릭 요거트'를 내놨다.
 일동후디스와 롯데푸드 파스퇴르 역시 빙그레·남양유업에 앞서 그릭 요구르트를 전격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 쟁탈에 나섰다. 


국내 그릭 요구르트 시장 규모는 2013년 17억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66억원 정도로 3배 이상 급성장했다. 

그릭 요구르트가 일반 떠먹는 요구르트보다 우유 투입량이 높은 만큼 그릭 요구르트 열풍은 우유 소비 촉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5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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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 못한 위상…재취업 걱정할 판

각박한 의료 현실…생존 경쟁 내몰려
병원 10개 문열때 8곳 이상 문 닫아


◆ 공대 부활의 신호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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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 의사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급여가 줄고 취업하기도 예년만큼 쉽지 않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성형외과 S원장은 "의료 사고와 환자 감소로 경영난에 직면한 강남 대형 성형외과 병원들이 의사를 대거 구조조정하고 있다"면서 "해고된 의사들이 예년처럼 재취업하기 힘들고, 덩달아 몸값도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성공한 대표적인 성형외과로 손꼽히는 G성형외과와 R성형외과가 조만간 폐업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2015년 성형외과 위기설'마저 나오고 있다. 소위 잘나가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이 정도인데 다른 진료과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병·의원 경영난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개인병원 폐업률은 2010년 11.4%에서 2013년 12.18%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동네병원(의원급) 개업 대비 폐업률은 2009년 74.9%에서 2013년 83.9%로 4년 새 9%포인트 높아졌다. 동네병원 10곳이 문을 여는 동안 8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는 얘기다. 

병원 경영난은 의사들 근무환경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병원은 레지던트(전문의)를 마치고 낮은 보수 혹은 무보수로 1~3년 이상 펠로(전임의)로 일해야 교수로 임용될 수 있다. 약 10년 동안 오전 6~7시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 30대 후반쯤 교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원장(전 의료윤리연구회장)은 "황금시대 의사를 바라보고 의과대학을 들어온 젊은 의사들에게는 각박한 의료 현실이 너무나 가혹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의료계 의사 공급 과잉이라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적어 더 많은 의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의사 수는 1000명당 2.0명으로 독일(3.7명) 영국(2.7명) 미국(2.4명)보다 적다. 

지난해 대학병원을 정년 퇴직한 교수는 "의사에게 부와 명예는 이제 사치스러운 단어"라며 "앞으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칠 후배를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50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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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공연·취미용품 등 나를 위한 씀씀이 과감해져

1990년대 X세대, 구매력 무장하고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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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부장 이 모씨(45)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음달 일산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 티켓을 예약했다. 

조만간 차를 바꿀까 고민 중이었는데 그러자니 일단 모터쇼에 가서 차종별로 좀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5년 전에 미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할 때 일본 차를 탔는데 그때 경험이 나쁘지 않았다. 당시에는 주변 상사나 동료들이 외국물 먹고 와서 외제차냐고 할까봐 눈치가 보여 못 샀지만 이제는 주변에 수입차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게다가 주말이며 연휴까지 다 반납하고 회사에 몸바쳐 일해왔던 지난 세월을 생각해보면 수입차 한 대 정도는 나 자신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형외과 의사 정 모씨(41)는 이번 주말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연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때 해외직구로 구매한 왼손타자용 야구 글러브를 이번 주말 야구동호회 경기에서 개시할 예정이다. 친구들은 주말마다 골프도 치고 아이들과 캠핑도 간다지만 정씨의 가장 큰 취미생활은 야구다. 학창시절부터 학교 앞 야구연습장에서 200원 동전을 넣고 10번씩 배팅 연습을 하던 추억은 요즘 아이들은 모른다. 내친김에 몇 해 전 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정씨는 요즘 야구 장비를 하나하나 직구로 사 모으는 게 꽤 쏠쏠한 재미다. 

대한민국 40대 남성들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 이상 아이들 사교육비, 집값 대출금 상환, 노후 준비 등 각종 재무 부담에 눌려 지갑을 못 여는 아저씨들이 아니다. 해외 출장길에 눈여겨둔 물건을 인터넷으로 가격을 비교해 직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고, 1990년대 복고 분위기에 편승해 문화콘텐츠를 왕성하게 소비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제일기획이 최근 전국 주요 6대 도시(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의 13~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전국소비자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 나타났다. 

'계획에 없던 물건도 눈에 띄면 사는 경우가 있다'고 응답한 40대 남성(40~49세)은 전체 응답자의 45.3%로 지난해(32.7%)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4년 전인 2011년만 해도 30%에도 못 미치던 수치가 최근 급증한 것이다. 

'다른 지출을 줄여서라도 내가 원하는 제품은 꼭 산다'고 응답한 40대 남성들도 36.3%에 달했다. 전년 동기(30.8%)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50대 남성(29.1%)과 비교하면 40대 남성의 소비성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사고 싶다고 다 사는 건 아니다. 이들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합리적인 소비층 중 하나다. '구매하기 전에 여러 곳을 충분히 비교한 다음 물건을 산다'는 항목에서 그렇다고 답한 40대 남성의 응답률은 66.5%에 달했다. 같은 연령대 여성들의 응답률 64.8%보다도 높은 수치다. 꼼꼼한 쇼핑 면에서도 아저씨가 아줌마보다 더한 셈이다. 

40대 남성들이 이처럼 합리적인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이들이 풍요로운 90년대를 겪으면서 개성 있는 소비를 지향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허원구 제일기획 팀장은 "지금 40대 남성들은 1990년대 당시 X세대로 불리며 구매력이 크고 소비취향도 뚜렷했던 계층"이라며 "이들은 인터넷 쇼핑에도 익숙해 온·오프라인 제약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입하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허 팀장은 특히 "최근 무한도전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등 향수를 자극하는 문화콘텐츠의 출현으로 음원 등 관련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경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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