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다보스/경제] “한국 기업 이대로는 미래 없다” 작심발언 쏟아낸 ‘컨설팅 女帝’
Insights & Trends/Economic/Industrial 2015. 1. 22. 08:3115년전에도 같은 얘기 했지만 변한 기업 거의 없어
수출기업에 머물지 말고 ‘글로벌 오퍼레이터’ 돼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주문에 가디시 회장은 “한국에서 ‘글로벌’이란 것은 여전히 ‘해외에 수출하는 기업’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수출 기업일 뿐이란 얘기지 기업이 전 세계를 상대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와 같은 방식에서 한국 기업은 뒤처질 수밖에 없고 하루빨리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전망을 해달라는 부탁에 가디시 회장은 “올 한 해는 지정학 위기 고조와 함께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저유가까지 겹쳐 기업 환경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장이 나타날 수 있는 지역에 대해서도 미국을 제외하면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향후 세계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국가별로 경제성장에 편차가 나타날 것이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견고한 성장을 이어갔지만 이제는 변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중국에 철광석 등을 수출하던 호주와 브라질 등은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타격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중산층 소비 진작은 신용대출 활성화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용대출 활성화는 가능성이 매우 낮고 고임금 서비스산업 발달을 통한 임금 인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이를 상쇄하는 것이 미국이다. 미국은 드디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했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의 회복은 이제 시작됐으며 한동안은 변동이 심할 것이다. 하나 걱정이 있다면 일자리가 늘고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임금 인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다. 경제성장 속도 측면에서 중간에 있는 게 유럽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독일의 생산량을 받아줄 국가가 없어 한동안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다.
―올해 기업들이 주의할 요소는 무엇인가.
▶금융시장 변동성과 저유가다. 가장 큰 위험이 금융시장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금리 인상 이후 축소되면 기업들의 자본구조와 인수·합병(M&A), 자금 조달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유가 하락 역시 향후 경제를 뒤흔들 변수다. 저유가로 인해 에너지 업체들은 울상이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선 긍정적인 변화다. 업종별 편차를 떠나 심각한 문제는 유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에너지 지형은 근본적으로 달라져 있어 경영자 입장에서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란 점이다.
―한국 기업들의 경영 전략을 평가해달라.
▶중국이 한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그리고 엔화 약세는 일본의 부활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출 부진은 앞으로 한국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것이다. 전 세계는 이제 수출 주도에서 내수 주도의 경제로 바뀌어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점점 더 글로벌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에 있어 ‘글로벌화’란 ‘한국에서 생산해 해외에 판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모델은 한계에 봉착했다. 이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출 업체가 아니라 글로벌 오퍼레이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상품 기획과 마케팅뿐 아니라 원자재 및 자금 조달, 전략적 아웃소싱과 제휴, 인재 채용에 있어서도 세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기업 마인드를 세계화해야 한다.
―향후 유망한 산업을 꼽는다면.
▶향후 10년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나노기술, 인공지능, 유전학, 로봇, 통신기술 분야에서 플랫폼 변화가 인류의 생활과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이러한 기술 발달은 금융, 제조업, 유통 등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여성 인력 활용을 위한 방안을 알려달라.
▶글로벌 시대에 모든 조직이 원하는 결과물을 얻고 싶다면 여성 인력 활용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양성 평등은 회사가 발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여성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고 일을 계속해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위 상사들이다. 최고경영자가 아무리 여성 인력 활용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장 바로 위 상사가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여성들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올해 다보스포럼 주제가 ‘새로운 세계 상황’이다. 기업 경영자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흔히 우리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모든 문제들이 기업 활동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정학 갈등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구 국가들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루블화 폭락을 불러오는 것은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지정학 갈등은 교역 감소로 이어져 글로벌 기업들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기획취재팀 : 다보스 = 서양원 부국장 / 정욱 기자 / 임성현 기자 / MBN = 강두민 기자 / 서울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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