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경제] 한국경제 내년 3.5% 성장도 힘겨워…‘低성장 공포’ 스멀스멀
Insights & Trends/Economic/Industrial 2014. 12. 11. 08:49소비·투자 동반부진 예상…수출도 대외변수 휘둘릴 우려
정부 경기하강 위험에 대비해 과감한 재정·통화정책 펴야
KDI는 10일 발표한 ‘2014년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4%, 3.5%로 전망했다. 이는 KDI가 지난 5월에 내놓은 올해 3.7%, 내년 3.8% 의 전망치를 0.3%포인트씩 낮춘 것이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는 정부가 지난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가 포함됐다. 이 효과가 성장률이 0.1~0.2%포인트 정도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민간부문의 성장률은 3.3~3.4%에 그친다. KDI는 특히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태 KDI 박사는 “IMF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8%로 예상했지만 이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3%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신용카드 사태가 있었던 2003년, 신흥국이 급부상한 2005~2008년, 미국·유럽 재정위기가 있었던 2011년과 같이 특정 이슈가 있던 해를 제외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항상 세계 성장률을 상회해왔다. 내년도 성장률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하회함으로써 한국이 본격적인 ‘저성장의 늪’으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DI 분석에 따르면 내년 한국 경제는 소비와 투자가 동반 부진에 빠지고, 그나마 호조세를 보이는 수출은 대외 변수에 휘둘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가계의 소비 여력이 축소되고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등 구조적 요인 탓에 올해보다 소폭 확대된 2.3% 증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 또한 기업 실적이 저조해지면서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매출액 증가세가 둔화되고 영업이익률도 떨어져 설비투자는 올해(4.7%)에 비해 낮은 3.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회복으로 점차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저물가 위협’ 또한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8%로 올해보다는 높겠지만, 담뱃값 인상분(0.6%포인트)을 제외하면 1%대 초반의 낮은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8%로 전제하고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초반, 원화값은 연평균 5% 하락을 가정해 내년 전망을 내놨다.
KDI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본격화함에 따라 정부가 경제를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와 실질 성장률을 합한 경상 성장률은 정부 전망치인 6%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5% 내외로 예상했다. 경상 성장률이 낮아져 세금이 덜 걷히고 정부의 살림살이는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33조4000억원으로 GDP 대비 2.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정부가 보다 과감한 재정·통화 정책을 펴 경기 하강 위험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미약한 경기회복세를 감안하면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것은 용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덜 걷히면 정부가 필요한 곳에 지출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세금을 적극적으로 거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성태 박사는 “일단 비과세 감면폭을 줄이고 세원을 확대하는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원 투명성 강화를 위해서는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업종을 확대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활용 등으로 소득 탈루를 통한 조세 회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확장적인 통화정책도 주문했다.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면서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우려가 나오고 있어 물가안정 목표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정책 당국이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물가안정 목표치가 2%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정책당국이 이를 지키기 위해 금리 인하를 포함한 추가적인 돈풀기를 적극 고려해아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KDI는 한국은행이 물가전망을 실제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망하는 일이 반복되는 점을 지적하며 물가전망 방식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영우 기자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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